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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입맛에 맞으면 되지 않는가

지나가다 조회수 : 961
작성일 : 2004-10-01 10:50:14
조미료 넣어서 먹으면
엄청 큰일나는줄 아는 사람들 보면 좀 이상타
유명한 요리 선생님 책을 봐도
갈비탕 끓일때 시판하는 다시다 좀 넣어라고 나와 있다
어떤 식당에 갔더니
식구들이 와서 음식을 먹는데
아예 조미료 봉투채로 가져와서 뿌려서 먹는걸 보면서 입 벌린적있다
그러나 저러나
자기 입맛에만 맞으면 되는걸
나는
맨날 모든 국물을 멸치로 맛을 우려내기 때문에
조미료 그다지 사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필요하거나 맛이 영 나지 않을때는 가끔 사용한다
내입에 맞으면 되는걸
잘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잖은가



> 그런 콩나물국.....
> 남편이 몇년째 노래를 불렀습니다.
>
> 비싼 풀무원 콩나물로도 끓여줘보고
> 장날 다양한 종류의 콩에서 나온 콩나물들
> 종류대로 구해서 끓여줘보고....
>
> 콩나물만 넣고 끓여도 줘보고
> 고추가루 풀어도 줘보고
> 멸치와 다시마 국물 정성껏 우려내서 끓여도 줘보고...
> 국간장으로 간을 맞췄다가
> 꽃소금으로 맞췄다가
> 왕소금으로 간을 맞춰도 봤다가
> 이 모든걸 섞어도 봤다가.......
>
> 매번 개운하고 시원한 그 맛이
> 아니라면서 2% 부족하다고..아쉬워하더군요.
>
> 토박이 서울 담백한 음식이 어쩌구 저쩌구...
> 지방출신인 제가 서울 토박이 입맛을 알 도리가
> 없으니......그럴려니 했지요.
>
> 콩나물국때문에 대판 싸운 적도 있습니다.
>
> 전.....그놈의 담백하고 시원한 서울토박이 입맛을
> 맞춰줄 재간이 없더군요.
>
> 포기했지요.
>
> 추석장볼때 천원주니 콩나물을 많이 주더군요.
> 반쯤 남았는데.....
> 마침 국이 없어서 콩나물 국을 끓였습니다.
>
> 콩나물국이라면 노력해봐야 기분만 상할테니
> 애초에 제대로 할 맛이 안나더군요.
>
> 양념칸 구석에 2년쯤 전에 사놓은 막대형 쇠고기다시다가
> 보이더군요. 한번 써보구 전 못쓰겠더군요.
>
> 콩나물 푹푹 삶아서....그 국물에
> 그냥 그 쇠고기다시다 막대기 하나를 다 넣었습니다.
>
> 아...느끼한 조미료냄새
> 비위가 확 상하더군요.ㅠㅠ;;;
> 넘 많이 넣었다고 후회 후회...
> 생선 비린내만 나도 밥을 못먹는 남편이
> 얼마나 찡그릴까.........
>
> 그냥 버릴까? 하다가.......
> 아까워서...구색이나 맞추자고 마늘 파넣고
> 상에 올렸습니다.
>
> 진한 조미료 냄새에 골이 띵~~ 하고
> 입맛이 싹 달아나더군요.
>
> 국을 한수저 뜨는 남편 안색을 모른체 하고 봤습니다.
>
> 남편 왈.....
>
> "그래 바로 이거야!!!!!"
>
> 개운하고 시원한 콩나물국 맛의 비밀은
> 거기에 있었군요.
>
> 어찌나 허무하면서 웃기던지......
>
> 담백하고 시원한 맛의 서울토박이 음식...ㅠㅠ;;;을
> 항상 주장하길래
> 얼마나 대단하고 거창한 것일지 궁금했는데....
> 에구.......
>
> 한 그릇 먹더니...제 것까지 들고가서 쭈욱 들이키더군요.
>
> 조미료 많이 먹어도 죽거나 병걸리진 않겠지요???
>
> 앞으로 쇠고기다시다 골드 애용할 듯합니다.
> 몸이야 좀 상해도 정신건강에는 좋을 듯합니다...
>
>
>
>
IP : 221.138.xxx.16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10.1 11:18 AM (211.190.xxx.30)

    그렇죠 자기몸 자기가 맘대로 하겠다는데 누가 말립니까..
    다만 그게 자기 자식이나 남편 식구들이라면 몸에 별 좋을것도 없는데 솔직히 말리고 싶은게 사실인거 아닌가요?

  • 2. 랄랄라
    '04.10.1 11:20 AM (203.235.xxx.95)

    건강에 별로 좋을게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와이프 입장에서 쓰신 글인걸요..
    아이들이 사탕을 좋아하지만 치아엔 좋지 않으니 부모가 많이 먹이지 않는 것처럼..
    그쵸? ^^

  • 3. yuni
    '04.10.1 11:25 AM (211.210.xxx.139)

    남편분이 그렇게 주장하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의 비밀이 다시다였다...
    헐.. 허무 만빵....하는 그런 재밌는 글이었죠.
    우리가 생각하는 시원, 담백하고 다시다하고는 솔직히 먼거 사실 아닌가요??
    전 재밌게 읽었는데...
    아, 그리고 저도 가끔은 다시다써요.
    줄창 먹는다면 당연히 나쁘겠지요. 여기 주부중에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 쓰는 다시다까지
    혐오하는 눈으로 보는 사람은 없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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