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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파혼한 이유

오늘만 익명 조회수 : 3,891
작성일 : 2004-09-30 10:45:20
제가 스물한살에 결혼을 하게 될 뻔한 일이 있었어요.
날짜까지 잡았는데...
그냥 갑자기 그때 일이 생각나면서 끓어오르는 분노가..-_-;;;
추석 지나고 파혼을 결심했었거든요..

그 당시 제 남자친구였던 사람.. 스물 여덟살이었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유학을 앞두고 있었고, 저랑은 3년정도 만난 상태.(제가 19살이었던 대학교 1학년부터 만났으니..)
자기 유학갈때 결혼해서 같이 가자고 그러더군요.
제 생각에도 유학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그 사람이랑 결혼을 해야 겠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저희 엄마, 당연히 반대하셨죠.
딸이 이제 대학교 3학년인데..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니 말리시는게 당연하죠.
게다가 저희 아빠가 저 고3때 돌아가셔서 안계셔서 엄마가 저한테 많이 의지를 하셨었어요.
근 6개월을 엄마 설득해서 겨우 상견례 했습니다.

뭐 상견례는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그때 남친 아버지께서 정년퇴임을 앞두고 계셨는데, 남친 어머님 하시는 말씀이 "너희 작은아버지께 말씀드려서 물류창고 관리직 자리좀 알아봐라"라는 식으로..
저희 작은아버지 회사가 해외이주화물 이런쪽의 회사라서 물류창고가 여러개 있었거든요.
이것도 기가 찬데 혼수에서 뒤로 넘어갑니다.
유학갈껀데 살림은 별로 필요가 없겠다 싶어 남친과 합의 하에 살림은 미국가서 제가 구입하는걸로 하고 예단비 정도만 현금으로 드리면 어떻겠느냐.. 말씀드리니.. 한국 들어오면(언제?) 자신이 해주시겠다고 혼수 비용까지 요구하시는겁니다..-_-;;;;
게다가 뭐 잘난 아들이라고 남들 하는 밍크코트에... 기억도 나지 않는 상표의 가구, 냉장고..
아.. 정말 다시 생각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추석때 친척분들도 오신다 해서 인사갔는데, 친척분들도 유유상종이시더라고요..-_-

물론 잘난 아들이시겠죠.. (저도 집에선 잘난 딸이니)
그래도 거기 가서 같이 공부하면 제가 더 힘들텐데(제 학비는 누가 대줍니까? 제가 벌어야죠) 유학생 식모노릇까지 해야 하나 싶어 속상하더라구요.

더 큰 문제는 그런 문제가 터졌을때의 남자친구의 태도..
우유부단 그 자쳅니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지네 엄마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랍니다...-_-;;;
저는 저대로 기가 차서 "나는 그렇게는 못한다. 울 엄마 혼자 우리 세 딸 키우시느라 허리가 휘실 지경인데 니네집에서는 저런거 해달란 말이 나오냐. 형편 다 아는 오빠가 말려야 하는거 아니냐..  그런거 받고 싶으시면 부잣집 며느리 얻으시라고 해라..." 이런걸로 또 3개월쯤 싸우다 막판에 파혼을 하게 된거에요.

저.. 결혼 안한것이 잘한 일이겠죠?T.T
IP : 211.196.xxx.246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9.30 10:55 AM (222.109.xxx.68)

    잘 하셨어요..
    21살이면 좋은 남자 만날 기회가 100번쯤 더 있습니다...^^

  • 2. 요리맘
    '04.9.30 10:57 AM (211.44.xxx.105)

    파혼한것 잘 하신것 같습니다.
    만일 결혼했으면 시댁때문에 더 힘들었을것 같네요.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나세요..

  • 3. 이프
    '04.9.30 11:11 AM (202.30.xxx.200)

    그래서, 그남잔 어떻게 됬나요?
    괜히 궁금^^

  • 4. 카푸치노
    '04.9.30 11:16 AM (220.85.xxx.97)

    에휴..정말 잘하셨어요..
    정말 어이가 없는 집안이군요..

  • 5. 일복 많은 마님
    '04.9.30 11:16 AM (203.255.xxx.83)

    이젠 딸이 크니 이런 일 당할까봐 걱정됩니다.
    안 당하길 바라지만 당하면 이렇게라도 대차게 해주길 바라는데 될까 걱정이네요.
    몇일전 케이블 티비 채널 돌리다가 이런 드라마 본 것 같은데 결말을 못봤네요.
    그거 보면서도 우리 딸 걱정했어요.
    저런 사람들은 정말 아들이 잘나서 그럴까요?
    전에 어느분이 이런 말씀하신것 같아요.
    우리부터라도 아들 이렇게 만들지 말자고.
    제가 피켓이라도 만들까요?
    한 십년이내에 나도 당할 일인데, 남의 일 같지 않아요.
    우리 저런 사람 되지맙시다.
    시어머니로나 친정엄마로나.(요즘 친정엄마 사위구박도 만만치 않답니다.)

  • 6. 원글
    '04.9.30 11:18 AM (61.74.xxx.10)

    그사람은 그 후로 3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선을 봐서 결혼하더군요.
    여기까진 괜찮은데 이 사람과 이 사람의 부인이 제 싸이에 들락거리는거에요.
    어떻게 알았냐구요? 제가 이벤트 걸어놓으면 꼭 걸려들더라구요.
    올려면 로그아웃이나 하고 올것이지..

    헤어진지 이제 4년인데 왜 제가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한지 모르겠어요.
    그사람 부인은 더 가관이더군요..
    제 싸이 들어와봐놓고 일기라고 써놓은것이 '오늘은 오빠의 예전 여자친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어쩌구저쩌구..-_-'
    아.. 정말 세상엔 왜 이렇게 광놈이, 광년이가 많은건지..

    으.. 그때 제 생활모토가 오죽하면 "대찬인생" 이었을까요.

  • 7. 메이지
    '04.9.30 11:23 AM (211.207.xxx.143)

    결혼 안하길 정말 잘하셨네요..
    원글님 앞으로 훠얼씬 좋은 사람 만날테니까 이제 그런 나쁜 기억 잊으세요... 아자!~

  • 8. 꼬꼬댁
    '04.9.30 11:25 AM (211.201.xxx.18)

    파혼한거 님 팔자가 좋아서 입니다 ㅋㅋㅋ
    정말 어이없는 부부네요...
    앞으로도 대찬인생 사시길!

  • 9. 일복 많은 마님
    '04.9.30 11:26 AM (203.255.xxx.83)

    글 쓰신분은 잘 사시고 계시죠?
    앞으로도 그렇게 대차게 사세요. 아주 잘 하셨어요.
    설사 결과가 좀 안 좋더라도 내 의지로 대차게 산 것은 후회가 적답니다.
    우리 딸도 그렇게 대차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10. 미씨
    '04.9.30 11:55 AM (203.234.xxx.253)

    ㅎㅎ 파혼 정말 잘하셨네요,,
    근데,, 그 엽기부부들,,왜 그러고 사는지????
    좋은 낭군 만나실껍니다..

  • 11. 이프
    '04.9.30 11:57 AM (202.30.xxx.200)

    ㅋㅋ
    그남자 천생 연분을 만났군요.

    님은 좋은 남자 만나실 거예요.

  • 12. ..
    '04.9.30 11:58 AM (210.118.xxx.2)

    근데요..님.
    다른 사람 사이트 들어간거 어떻게 확인이 되나요?
    며칠전 딱한번 나에게 아주 상처준 녀석 싸이트에 들어가봤는데(호기심에 나없이 얼마나 잘사나--;)
    그거 확인되면 왠 망신이래요.. 아직도 자기를 잊지 못하는줄 알거아니야..
    아아악..어떻하나...

  • 13. 김현철
    '04.9.30 12:11 PM (211.55.xxx.179)

    하이구 얼마나 야무지고 똑똑한지 댓글 달고 싶어 지금 회원가입했답니다.
    '오늘도 본명'이래도 아무~ 꺼리낌 없습니다. 조금 가난해도 정직하고 겸손한 남자를 찾아 행복하게 살 분이네요.

  • 14. 원글
    '04.9.30 12:26 PM (61.78.xxx.9)

    그사람 어머니, 나중엔 저희 아빠가 안계셔서 저보고 되바라졌다는 말씀까지 하시더군요.
    예단비만 드리겠다는게 그렇게 잘못한건지.. 왜 절 이때까지 낳고 길러주신 엄마가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서 더욱 결심이 굳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절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버르장머리 없는 여자애 취급하시더니 결국 본 며느리도 홀어머니가 키우신 따님이시더군요.(절대 비하 아님.. 저도 처지가 같지요 뭘..-_-;;;)

    ..님 싸이월드에서 어떻게 그 사람이랑 부인이 왔다갔는지 알았냐면요..
    제가 몇번째 방문자.. 요렇게 이벤트를 걸어놨거든요..
    근데 그 사람이 걸리길래... 또 이벤트를 걸어놨더니 이번엔 그사람 부인이 걸리더라구요.
    뭐 이렇게 해서 알았죠 머..

    그냥 사이트라면 모를수도 있어요.(가입 안해도 볼 수 있는..)

  • 15. kimi
    '04.9.30 12:37 PM (144.59.xxx.154)

    박수 ㅉㅉㅉ^^^^ ㅉㅉㅉㅉ

    현명한 판단과 쉽지않았던 결정에 또 한표 줍니다.

    제가 가장 이해못하는 부분중에 왕 1등이 바리바리 싸가지고 시집가는 여성들,
    그집가서 아이낳아주고, 키워주고, 살림 늘어주는 그 공로가 무엇에도 견줄수가
    없는데, 특히나 대한민국에서는,
    왜 바리바리 싸가지고 시집을 갑니까? 민몸으로 가서도 잘 살고 살림 늘여주는
    대한민국의 여성들 트럭으로 태평양까지 이어질텐데....
    아마 한국의 남정네들과 여성들 같은 조건하에서 싱글로 있으면
    여성들은 (90%) 여유만만이겠지만, 남정네들? 글쎄요? 빚이나 없으면 다행아닐까?
    내가 너무 한국의 싱글 남정네들 무시했나?

  • 16. 따양
    '04.9.30 1:01 PM (24.187.xxx.103)

    아아아~

    아니, 지금이 어떤시대인데 아직두 이런 미친 사람덜이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요

    anyway~~결혼때 시집에서 요구가 있거들랑

    '고따우 결혼'은 초판에 고만두시라구요 !!! 아 열받네~

    여자들아~지금껏 어찌 살았길래 그렁거 다 들어주고 결혼하냐~~정신 좀 차리시이소~~ㅠㅠ

    도대체 뭐가 모자라고, 아쉬워서 그따위 시집에 가느냐구요~~으윽

    또 신부어머니들도 문제야~딸들 정신똑바로 차리고 키웠음 절대로 혼수따위 하지마세요

    키워준게 어딘데~

    단둘이 사는데 필요한것을 꼭 사야한다면 그때 신랑신부가 웃으며 의논해서 사도록~~

    나는 아들만 셋인데~이번여름에 막내를 장가보내는걸로 끝난 사람이유~

    나는 한 번도 혼수따위를 거론하지않았수~

    내가 웃으면서 아들덜한테 '야~ 너네들은 되게 느덜 색시편든다~'라고 슬쩍 찔러보면~~

    아들덜 왈 ~~엄마가 우릴 그렇게 키워놓으시구선 뭐~~~~이러지요.


    결국 메누리사랑하는것이 우리아들 가정이 행복해지는 첫걸음이거덩요~요걸 몰라요~

    ~덕분에 우리메눌덜은 아직까지 시집에 와도 부엌에 나가는 '벱'이 없지만~^^~~~

    바쁘게 사는, 또는 공부하는 메누리덜이 일년에 어쩌다 한 번 와도 부엌에 들이질않으니까~~

    시집에 오면 부엌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시되면 시집이 싫어지거든요 !!! 그렇찮아요~

    아마 이 다음에 내 몸이 아주 늙어 아프면 몰라도 메누리덜이 힘들것 시키고싶지않아요

    나도 남의 부엌에 들어간다고 생각함 싫거든요. 일하러~

    그대신 먹을것은 간단히 준비해서 먹지요.

    요즘 사람덜은 나부터도 그렇지만~~맛있는거 먹는거보다 일 조금하는것이 좋거든요.

    더구나 오랫만에 왔으니 이야기나 많이 하지요 배꾭빠지게~~

    유학간아들넘한테 갔을때도 '많이 도와줘야한다~왜 차갖고 마중안나가느냐~'같은 잔소리~~

    확실히 우리나라 여자들 아들키우는 방법에 문제가 있거든요~

    지금 82cook 싸이트에 들어오는 젊은 여성분들도 각성하여야해요

    그래야 우리나라 고부갈등이 없어져요~

    첫딸낳아서 시부모님한테 미안해서 쩔쩔매는 새댁을 저는 열심히 세뇌시키는 사람이거든요

    왜 미안해하느냐 너 혼자 아기를 낳았느냐~굳세게 나가라 하면서요~~

    남자들 먼저 먹고 메누리덜이 먹다니요~참 기도 안차네요

    그럴땐 정정 당당히 맞서 쟁취하세요~남편이 뭐라그러면 남편한테도 세세히 이야기하고.

    바보같이 화내거나, 더 못난이처럼 절대루 울지말구~냉정하게 똑똑하게 조목조목 따져서

    의견을 말하라구요~본인이 그런식으로 속상하기만하면 당신들의 자식(특히 딸)들을

    또 그렇게 키우는거라구요~

    우리는 이렇고 이렇다 너네들이 요구하는 혼수는 못한다 !! 그게 싫으면 우리도 네가 싫다 !!

    이렇게 나가라구요 제 발!! 제 발!!

    그 따우집에 시집가면 평생고생살이라구요~~

    잠시 미국 둘째네 집에 와서 도와주고 있는데 손자 손녀 돌보고 가사일 돌보고 청소 ect ...

    남편이 명퇴해서 같이 와서 돌봐주고 있지요~

    가끔 뉴욕에 있는 막내도 보러가고~~ 밀라노에 있는 큰넘도~

    우리집은 홈싸이트가 있어서 하루에도 여러개의 글들이 올라오니까 자주 못 만나도

    '갭'이란 게 없어요.

    시간나면 챗팅도하고. 저요? 저는 윈도 나오기 전, 도스로 컴을 배웠지요

    그때 배우게 된 계기가 ~~

    제가 갱년기 우울증이 와서 엄청 고생을 할 때, 큰 넘하고 엄청 싸웠거든요.

    그래서 속으로 '이럼 안돼지, 컴이라도 배우자' 하구 시작한것이 시초였지요.

    물론 아직도 깊이는 몰라요, 내가 필요한것만 알지요.

    모르는건 아들넘덜한테 '멜'날리면 금방 날라오니깐~

    내가 돈이 많은가부다구요? 천만에요 저는 서울서 전세 살아요

    그치만 앞으로 얼마를 산다구 집사려구 애쓰겠어요

    집짓고 세놓고 살다가 팔아치우고 저는 전세살아요

    사는날 까지 호호 살거예요

    에구, 말이 길어졌네요

  • 17. 익명
    '04.9.30 1:24 PM (211.215.xxx.219)

    잘하셨어요..
    저희 시모가 딱 그런분인데 전왜 진작 몰랐는지..
    알았어도 남편때문에 결혼은 했겠지만..참..인생이란게 힘드네요..

  • 18. plumtea
    '04.9.30 1:57 PM (211.108.xxx.126)

    잘 하신 것 맞네요. 그런 남자는 결혼해서도 애 먹일 거에여.

  • 19. 헤스티아
    '04.9.30 2:28 PM (221.147.xxx.84)

    현명한 판단이셨습니다. 짝짝짝!!

  • 20. 박수..
    '04.9.30 2:41 PM (220.121.xxx.67)

    잘하셨습니다 .. 유유상종이라더니 .. 엑스 보이프렌드는 비슷한 사람이랑 결혼했군요
    왜남의 살림에 그렇게 궁금한게 많은지 ..

  • 21. 레이첼
    '04.9.30 3:39 PM (211.192.xxx.26)

    제 친구도 그런 경우 있어서 결국 파혼했죠. 요즘은 개나소나 다 유학생이고 유학 안한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많은데, 아직도 유학하고 오면 인생 피는 줄 알고 여자쪽에 온갖 악행(?)을 부리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어요. 정말 잘 하셨습니다. (그나저나 싸이는 그게 문젭니다.-_-;;) 그리고,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 중에 한분이 계신데, 그분이 하신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원래 그냥 전업주부로 남편 따라 갔던 분이었는데 정말이지 유학생 마누라는 못해먹겠다고 하시더군요. (완전 식모잖아요 -_-;;) 그래서 결국 남편 먼저 서울로 들여보내고 독하게 공부해서 교수되어 오신 분이었습니다. 글 쓰신 분 정말정말 잘하셨습니다.

  • 22. 아짐
    '04.9.30 5:28 PM (211.183.xxx.78)

    저희 시어머니도 그런 부류인데..

    결혼 7년인 지금까지 계속 이에요.. 자식을 봉으로 아는 분이라서..

    명절 과 생일 이거 치루는데 벌써 90만원 들었답니다..-.- 올해..

  • 23. 리미
    '04.9.30 6:11 PM (220.85.xxx.109)

    정말 원글님 큰일날 뻔하셨어요!!!
    정말 내 맘 같지 않은 사람 많죠...
    게다가 마마보이도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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