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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를 다시보고...

커피와케익 조회수 : 1,050
작성일 : 2004-09-28 18:02:43
나온지 한 4년 된 영화라..앤간히 김도 빠졌죠? ^^
스포일러는 거의 없는..그저 수다 수준의 글입니당...




원래 한번 재미있게 본 영화를 다시 보는 적이 없는 저로서는
이 룰을 어긴 영화가 딱 두 개인데...하나는 엘에이 컨피덴셜,
또하나는 바로 글래디에이텁니다...둘다 러셀 크로가 나오기 때문이지요...^^
여자는 머리모양이 반인물이라는데, 남자는 목소리가 반인물인 것 같습니다.^^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깊은 데에서 울리는 듯한 낮은 톤의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이 그를 로마 장군 역할에 부족함이 없이 만들었죠..
(근데 왜 울신랑은, '건장한' 체구에 '하이톤'-_- 목소리냐구요..)



1.코니 닐슨(공주 역)...

감탄감탄..입니다...나이가 40은 훌쩍 넘었을 터인데..영화 보다보면..와..남자들이 생각하는
섹시한 여자란 바로 저런 여자구나..싶습니다...여성숭배주의자인 리들리 스콧 감독이..
아무 여배우나 이런 역할에 캐스팅했을리가...없겠지요..날씬한 몸매와 영리해 뵈는 얼굴..
모계사회의 가모장 같은 여배우..하지만...여자에게 있어 아들이란, 가장 큰 힘의 원천이자
가장 치명적인 약점임을 보여주는 듯...흑..


2.Are you not entertained yet?

검투사 경기를 즐겼다는 자체로 비난을 할수는 없겠지요...현대 서양의 야구장이나 축구장의 명칭에도
'콜롯세움'이란 단어는 많이 등장하니깐요...근데..눈길을 끄는 것은..그들의 검투사 경기는 철저하게
강자와 약자가 대비된다는 것입니다..
한쪽에겐 철가면과 방패, 갑옷, 철퇴, 쌍절봉, 전차 등 갖은 무기를 쥐어주고, 한쪽은 달랑 단검하나..
한쪽은 지친 검투사이면, 다른 한쪽은 사흘 굶은 대호 서너마리..-_-;;;

한마디로 로마 군중은 대등한 '게임'을 원하진 않았다는 것..이죠..자기들의 소외감과 스트레스를
원사이드 게임에서 일방적으로 살육되는 희생양의 피를 보며 달랬다는 것이겠지요...-_-;; 무서워용..
근데 이런 비겁하고 잔인한 욕망은 참 끈질긴 놈인가 봅니다..
민주주의와 인본주의에 세뇌된 현대인들도, 종종 이런 유혹에 빠지는 것을 보면요..
요즘 말로, '시범 케이스', '왕따', '마녀재판' 등등..이라고도 하지요..-_-


3. 난 정치에 관심없어요!

처음 2-3번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영화의 주제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역시 권력에 초연하고 깨끗한 인물이 정권을 잡아야 해, 암..'
근데 다시 보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작가나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혹시 이게 아닐까...
거시적인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결코 자신의 미시적인 행복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는 것 아닐까...하구요..

자기 아부지인 선왕을 암살하고 그 사실을 은근슬쩍 막시무스에게 승인받으려는 황제의
손을 꼭 그렇게 대놓고 무안줘야 했었나...겉으로는 폭군의 비위를 맞춰주고
뒤로는 막시무스에게 더 유리했던 상황을 잘 이용할 수는 없었나..하구요..
그게 결국, 선왕의 뜻과 로마의 미래, 글고 막시무스의 가족..모두를 지킬 수 있는 길이 아니었나..하구요..
막시무스는 훌륭한 인격이자 유능한 군인이지만..역시 정치력은 완전 꽝...

여담인데.. 인간과 영장류의 닮은 점이..지도자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지요..
원숭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그냥..자연스럽게..투표나 시험도 없이...정해지듯이..인간세상의
지도자도..그냥 그렇게..저절로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자기가 하고 싶다고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
이 아닌데...괜히 용쓰다가는 비극을 불러오기 쉽다는 것..자기에게나...그 집단에게나...



뱀발1)혹시 이 영화 DVD 보신 분 있나요? 공주의 아들(루시우스)이 막시무스의 핏줄이라는 암시가
거기 있다던데..제 생각에도, 그렇지 않으면 영화 내내 나오는 공주의 행동이나 분위기
(막시무스를 대하는)가 설명이 안될 것 같아요..

뱀발2)요아킨 피닉스 연기 너무 맘에 듭니다..황제의 정통성을 스스로 잃어버리는 순간..즉
막시무스를 칼로 찌른 상태에서 검투사 시합을 하는 장면...이 특히 압권이지요..
그 비겁한 모습에.. 친위대도 황제에게 등을 돌린다지요...
이 사람을 마음놓고 미워하게 하려는 각종 영화적 장치..친부살해..근친상간..등..에도 불구하고
..정말 미워할 수 없는 배우입니당...


혹시 이 긴글을..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이 있다면...
오늘밤 보름달 보고 소망하실 모든 소원이 1년내로 성취되시길..빌어드립니다...^_____________^;;;




IP : 203.229.xxx.17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iring
    '04.9.28 6:05 PM (211.220.xxx.137)

    다 읽긴 했는데..달을 볼 수 있을라나 모르겠네요.. 여긴 거제도 인데요.. 비가 부슬부슬 내린답니다..

  • 2. DVD
    '04.9.28 7:09 PM (203.229.xxx.176)

    오래전 본 거라 기억은 잘 안나지만 막시무스의 핏줄아닌가요? 실제 역사에서도 그렇다고 나오던데..(물론 실제 역사에선 영화와는 정반대로 황제가 승리했지만요..)
    여러분들 모두 즐추석!!

  • 3. 고미
    '04.9.28 8:47 PM (61.111.xxx.159)

    몇 해 전에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는 영화입니다.
    러셀 크로의 "마이 네임 이즈 막시무스."라는 대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나중에 TV에서 하는 것 보니 그때 만큼 재미가 없더군요.
    암튼 러셀 크로가 아주 멋있게 나오는 영화더군요.

  • 4. 김혜경
    '04.9.28 11:12 PM (211.201.xxx.241)

    저희집에 비디오 있는데...글을 읽으니 다시 보고 싶네요..^^

  • 5. 커피와케익
    '04.9.28 11:53 PM (203.229.xxx.176)

    airing님..참 좋은 곳에 사시네요..대학때 젤 친했던 친구랑 대학원 선배네 고향이 거기라 자주 가봤어요..디비디 님..저도 내일 그거 주문하려구요..오늘 OCN으로 다시 보다보니 이렇게 글까지 쓰게됬네요..고미님..저두 그부분 좋아해요..으~~목소리 죽여여..ㅋㅋ
    샘님..하루종일 바쁘셨죠? 따뜻한 차 한잔 드시고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랄게요..__ (수줍~*)

  • 6. 흑흑
    '04.9.29 3:37 AM (194.80.xxx.10)

    여자는 머리모양이 반인물? 맞는 말이에요.
    난...탈모증에 반곱슬에...새까만 머리...흑흑

  • 7. ..
    '04.9.29 7:01 AM (203.229.xxx.176)

    저두 어제 봤어요..코니 닐슨 데블스 애드버킷에 나오는 여잡니다.

  • 8. 111
    '04.9.29 8:25 PM (220.121.xxx.67)

    아 그렇군요 데블스 애드버킷에 나왔던 여자군요 .. 흠흠 그때도 카리스마 느껴지더만 ..
    데블스 애드버킷에서는 샤릴리즈 테론 너무 이뻐서 .. 다른 여자는 거의 신경도 못썼네요 ..
    요하킨 피닉스 .. 정말 연기 잘하죠 ? 투다이포에서도 연기 넘 잘하잖아요 .. 거의 처음 연기라는데 .. 그치만 그 사람 볼때마다 리버피닉스가 그리운건 어찌 할 수 없네요

  • 9. 오렌지페코
    '04.9.30 12:37 PM (220.118.xxx.209)

    저도 애들 초등 들어가서도 읽어주는거 좋다고 알고 있어요.
    전 둘째가 아직 6세라 읽어주는데 9살인 아이도 옆에 끼어서 같이 볼때가 많은데 같이 듣게 해요.
    그렇게 엄마가 읽어주는거 듣는게 정확한 억양, 발음, 끊어일기, 호흡 등을 익히게 되어 좋구요
    또 연상작용도 활발히 할수 있고 듣기 능력도 향상시킨다고 해요
    (며칠전에 빌린 책인데 우리 아이, 책 날개를 달아주자 라는 책에서 지금 보고 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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