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오늘입니다.
이새벽이 무섭습니다.
날이 새면 대구로 내려가야(끌려가야)하는데......
이번 연휴 길다지만 전 어쩌면 친정 문턱도 못넘을지 모릅니다.
시댁이랑 거리는 걸어가도 30분이 안될텐데,
작년에 시댁엔 혼자되신 시아버지 뿐이라서 친정으로 도망갈건 별로 생각지도 않습니다만,
이기적인 시댁식구(남편포함 시누이들)들은 오히려 시아버지만 챙깁니다.
추석날 아침 제사만 지내면 오겠다고 ....(지들은 맞며느리면서도 잽싸게 친정오는데)
제가 받는 스트레스는 음식때문이 아니라 음식할 그릇,
더정확하게는 부엌 때문입니다.
저희 시댁 100년도 넘은 한옥이거든요.
그동안 개조라고 했다지만 화장실은 완전 재래식, 방문은 한지 붙여진 문(생각보단 따뜻하지만 문작이 잘 안 맞아 바람이 솔솔,부엌은 그야말로 억장 무너집니다.
게다가 시아버지가 살림하시니....
보통때도 시댁가면 온갖 그릇 다 꺼내서 다 씼습니다.
안그러면 밥 퍼먹을 그릇,수저하나 건드리기 힘들정도거든요.
평소에 도우미 아줌마 부르시는데 제가 간다면 한 20일, 그냥 기다리십니다.
요즘은 시어머니가 생전에 돈 빌려드린거땜에 소송까지 겹쳐서 집안이 말이 아닐꺼라 생각됩니다.
명절이라고 시누이들이 올텐데(대구에 같이 살아도 혼자 계신 시아버지 한번 안 찾아가는 ***없는 것들입니다. 이런 *들 먹이려고 음식해야하다니) 큰 솥,채반, 냄비들...씻을 생각에 벌써 허리가 아픕니다.
저희 부엌에선 불가능입니다.
마당에 나앉아서 씻어야하는데 어린 아들 데리고 어떻게해야할지....(물장난친다고 난릴텐데)
남편이 추석날 저녁에 다 모여서 나가서 외식하자.(저흰 잘 그러거든요)했더니 큰시누이왈 '그래도 사위들보기 뭐하게 어찌 그러냐, 아버지랑 니 ㅅ신랑 체면도 그렇고..'
네, 제생각도 그렇습니다.
남편이야 제생각해서 그런다지만 저도 그럴 생각 없습니다.
근데 막상 그런 얘기 들으니 기분 안 좋네요.
추석날 아침에 성묘도 다녀와야하는데 돌아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바로 부엌행이라니...
주절주절 넉두리하다보니 스트레스의 주범이 발견됐네요.
첨엔 부엌과 더러운 그릇인줄 알았는데,
진범은 얄미운 시누이들이네요.
윗말때문이 아니라 평소에 하도 ***없이 구니깐 그들을 위한 제 수고가 아깝고 억울해서네요.
그래도 미운놈 떡하나 더준단 심정으로 한 5년(길게 10년) 참아보렴니다.
시아버지(올해76세)까지 돌아가시면 오라고해도 안오겠죠?
그땐 친정에 가서 살아야지...(올케들이 싫어하려나?)
모두 덜 힘든 추석 보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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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준비해야하는 추석 스트레스!
고릴라 조회수 : 890
작성일 : 2004-09-25 04:42:14
IP : 218.48.xxx.24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지윤마미..
'04.9.25 5:51 AM (211.205.xxx.96)정말 ㅎ ㅣㅁ ㄷ ㅡ ㅅ ㅣ ㄴ 추석이 되시겠어요...
대구까정...
100년 된 한옥..
홀로 계신 시아버님....
정말..***있는 시누들이 있다 해도 힘드실텐데...
***가 모자라는 분들이라...
암튼, 쬠만 더 참으셔야겠네요..
홧팅!!하고 다녀오시고, 스트레스는 82쿡과 신랑분께 푸세요..2. 현석마미
'04.9.25 8:19 AM (70.56.xxx.78)설것이 같은 건 남편분께 좀 도와달라고 하시면 안 될까요??
그럴땐 식기세척기 왕창 때려넣고 뜨거운 물로 확~~~~씻어버림 일도 아닌데...
100년이상 된 한옥이라니...^^;
고생이 많으시겠지만..
아자아자~ 화이팅~!!!3. 김희영
'04.9.25 10:23 AM (217.44.xxx.75)힘드시겠어요. 저희 막내 시누는 정말 말을 이쁘게 한답니다. (제가 외며느리거든요.) 언니...힘들죠... 그러구, 제가 아가씨 일하면 하지말라고 하면, 언니 힘든데...하면서 도와주고 그래요. (어머님이 뭐라고 하시면 꼭 제편을 들어주지요. 제가 없을 땐 뭐라고 하는지 몰라도...)
정말 힘들때 그런 위로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힘든 추석 명절... 여자들끼리 서로 따듯하게 말한마디 해주면 위로가 될텐데...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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