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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그리고 성교육.

자유 분방 조회수 : 1,394
작성일 : 2004-09-21 20:29:16

여기서 대학생 따님이 남자친구와 자게 된걸 알아서 괴로워 하시는 님의 글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일이 몇가지 있어서요. 저는 지금 서른 하나이고 결혼한지 1년이 채 안되는데요 남편이 나의 첫 남자는 아니었습니다. 남편한테도 제가 첫 여자는 아니었구요. 그나마 따져본다면 제가 남편보다는 훨씬 많이 까진(!) 편이었구요. ㅠ.ㅠ

제가 초등학생 때였던가요. 집 벽장을 뒤지다가 굴러다니는 성인 잡지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선데이 서울 뭐 이런류였나봐요. 폐지로 묶어 놓은거 힘도 좋아 쑥 빼서 감상을 하게 되었는데..전 정말 아무 개념이 없는 아이였는데요, 그 때 그 잡지가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를 특집으로 엮었는지 한줄 한줄 읽을 때마다 쏙쏙 들어오더라구요. 경이적이었습니다. 이런 이런..어멋 어멋. 거기서 끝냈으면 좋았을 껄 병태같이 일기장에 그걸 곧이 곧대로 다 적어두었죠. 특히 초딩으론 상상도 못하는 '어쩌구 저쩌구 - 나도 오%를 해 봤으면 좋겠다. 어쩌구 저쩌구 -.

네 엄마한테 들켰습니다. 울 엄마 일기장 검사라는 핑계로 알고보니 제 일기장 꼬박꼬박 다 읽어보셨더군요. 안 방에서 몸져 누우며 야 너 들어와봣! 하고 부르시더라구요. 무슨 일일까..전혀 감이 오질 않았는데. 울 엄마 - 엄마의 충격 이해는 합니다만 - 온갖 험한 소리 퍼부으시더라구요. 저 엄청 충격 먹었었지요. 뭐 알고 그런 것도 아니고, 그렇게 까지 심하게 야단을 쳐야했을까 싶더라구요. 자존심에 엄청 상처 받았고, 거기다 수치감까지 백배. 그 일이 있고 잊을만 하면 우리 엄마 저음으로 깔고 '너 잘 하고 있지.' '다시 이런 일 생기면 너 두고보자.' 등으로 일깨워 주었죠.

정말 잘못된 교육이었습니다. 그거 저한테는 평생 한과 수치가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엄마라는 사람이. 나라면 절대 저런식으로 딸을 뭐라하진 않겠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화가 없습니다만....

지금은 생각해 보죠. 내가 딸을 낳으면 어떻게 성교육을 시켜야 하나. 나는 정말 참 자유 분방하게 살았는데 부모가 되면 딸래미가 덜 자유 분방하게 크기를 은근히 바라는거..참 이거 굉장히 이기적인 태도인게 아닌가. 그래도 전 최대한 딸의 생각을 존중해 주렵니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순결 보다는 safe sex와 피임을 더 강조하면서요. 아 어렵습니다....!




IP : 195.244.xxx.3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4.9.21 8:39 PM (220.77.xxx.194)

    ...부모 자식간에도 예의가 필요한것 같다..
    나도 울 아들(겨우 8살짜리) 한테 야단칠때 넘 자존심 뭉게는것 같아 반성중
    맞아..예전에 나도 엄마한테 혼날때 자존심이 상했던적 있었지...

    근데 난 26살에 첨으로 남자와 뽀뽀를 해보았는데...
    그래서 그이와 결혼했는데...(좋아하니까...)

  • 2. 동감
    '04.9.21 9:42 PM (220.76.xxx.207)

    어떻게 성교육을 시킬것인가 참 어려울것 같네요. 저두 결혼한지 얼마안되 아직 자식은 없지만요, 걱정이 되네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아들같은 경우는 어땟을까
    20살 된 내 아들이 여자랑 잔걸 알게 되었다. -,-
    역시 놀랄일이겠죠??

  • 3. 겨란
    '04.9.21 10:00 PM (211.119.xxx.119)

    하프클럽, 패션플러스 이런곳에 메이커 이월상품도 있고 신상품도 세일해서 파니
    직접 안보고 살때는 그나마 괜찮아요.
    먼저 인터넷 쇼핑몰 여러곳 들어가 보시고 안목을 키운신후 가격과 질 비교하세요.
    일반 비메이커옷들은 조아맘, 초코맘, 메이 블루 .. 등등 많아요.

  • 4. 헤스티아
    '04.9.21 10:19 PM (221.147.xxx.84)

    제 남편은 유치원때 가정생활백과를 보고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파악했다고 하더군요^^;;

  • 5. 하루나
    '04.9.21 10:36 PM (211.217.xxx.47)

    저는 예전에 소녀잡지로...헤헤...엄마가 사다주셨거든요...그냥 놔두면 또래 지들끼리 다 알아가던데요. 저도 중,고딩 자율학습 시간때 친구들이랑 모여서 쑥덕거리면서 알게 되었죠. 그런건 또래들끼리 의논(?)하면서 알게 되는것이 젤 편한거 같아요. 그리고 책이랑 구성애 아줌마가 있잖아요. 요즘은 다 인터넷으로 알게 될테지만요...고등학교때 친구의 친구가 좀 앞서나가는 친구였는데, 글쎄 피임을 안하고 첫경험을 한후에 바로 아기를 가져서 낙태한 사건이 있었죠.

    그 사건 이후로 다들 몸사리고 자기몸 챙기는 기회가 됬다지요...
    남편에게 저번에 한번 슬쩍 물어보니, 삼류극장에서..이런...뵤온태...알아봤쪄...!!!

  • 6. simple
    '04.9.21 10:38 PM (218.51.xxx.132)

    저 중학교때 헤스티아님 남편분이 보신것과 유사한 가정생활백과류가 도서관에 있었답니다^^;
    거기 보니까 첫날밤 해야할것들이 몇십가지 나왔는데.."남편과 침대에 눕기 전 수건을 깐다.."가 있었어요..

    왜 수건을 깔아야 하나 항상 궁금했더랍니다..

  • 7. 꼬마신부
    '04.9.22 2:18 AM (218.152.xxx.250)

    ^--^;; 저두 초등학교 일학년때 모든 '초등학생용 성지식'을 습득했었죠.. 애들이 '아기는 배꼽으로..' 운운할때 진짜 모르나.. 궁금했던 기억이..^---^;;; 저희 부모님은 각종 어린이용 지침서(만화책.. 동화책.. 등등)를 사방 책장에 살포해 놓는 식으로 성교육을 대체하셨어요. 오학년인가 육학년인가 되었을때 "다 알지?" 한마디로 넘어가셨던 기억이...;;

  • 8. Judy
    '04.9.22 9:16 AM (211.196.xxx.246)

    저두 왜 수건을 깔아야 하는지 한참 고민을 했다는....-_-;;;

  • 9. 진짜몰라서
    '04.9.22 10:59 AM (61.32.xxx.33)

    저 스물아홉인데 경험없습니다.. 남친은 있구요.
    그런데.. 수건을 깔아요..? 왜 깔아야 하는데요? 혹시 피 나오는 것 때문에 그런가요?
    (저 바본가봐요 -,.-)

  • 10. 창원댁
    '04.9.22 1:55 PM (211.168.xxx.66)

    저도 왜 수건을 깔아야 하는지 한참 고민을 했었어요....

    근데 그거 책마다 다 있었나봐요

  • 11. 오렌지페코
    '04.9.22 9:51 PM (220.118.xxx.221)

    전 중고등학교가 모두 공학이라 오히려 성교육 받아본적이 없었어요. 유일하게 고등학교때 윤리시간에 1시간 받았는데 것도 '그림으로 설명하는 비디오교육....' -.-;;; 그런데도 수업시간 내내 아무도 티비를 쳐다보지를 못하고(모두 고개를 티비와는 반대로 돌리고 있었음) 수업 끝난후 남자애들이 민망하다면서 항의해서 그걸로 성교육시간은 끝... 남자애들이 더 내숭을 떤다니까요...-.-;; 대학갈 때까지 성에 대해 친구들과도 얘기해 본적 없었음...

    덕분에 꽤 오랫동안 고민한 것이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만나는가 였어요. 과학시간에 배워서 수정이 이루어지는것은 아는데 정자는 남자몸에 있는데 어떻게(how?) 여자몸으로 이동을 할까였죠.... 오랜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순간이동!! 명쾌한 답을 내리고 속이 시원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죠...

  • 12. 헤스티아
    '04.9.23 8:13 AM (221.147.xxx.84)

    ^^;; 중학 1학년 가정시간에 '생식'에 대해 배우다가 정자, 난자가 갑자기 수정이 되어버리길래, 어떻게 만나냐고 손들고 질문했다가.. 처녀 선생님 얼굴 빨개지고, 야유받고.. 그래서,, 해선 안 될 질문을 했다 싶었죠.. 이후로 그 이유를 찾느라 백방으로 수소문--;;

  • 13. 아름다운그녀
    '04.9.23 2:47 PM (221.153.xxx.116)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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