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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안좋아서...
저와 남자친구는 결혼을 서서히 생각하고 있구요
그래서 며칠 전에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만나뵈었는데 역시 생각만큼 어려우신 분이더군요 좀 차가우신 분 같기도 하고...
예전에 만나뵙기 전에 남자친구와 지나가는 말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애교도 없고 살갑게 구는 것도 못해서 나중에 결혼해서 자기 부모님께 애교부리는 며느리 못되면 어떡하지?" 라고 했더니
"우리 엄마는 그런 것 싫어할걸~ 우리집은 아들밖에 없어서 (남자친구가 아들 둘에 장남입니다) 오히려 애교 부리면 부담스러워 할거야" 이러더라구요
근데 그 말이 계속 머리에서 빙빙 맴도는거에요
그게 저를 위로(?)해주기 위해 했던 말인지, 아니면 진짜 그런 분이신건지...
전 애교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부모님께도 애교 부릴 줄 모르는 무뚝뚝한 장녀거든요 남자친구에게도 애교부리기가 민망하다고 생각할 정도랍니다 ㅠㅠ
그렇다고 제가 툭툭거리거나 내성적인 성격은 아니구요, 시간, 장소 잘 가려가면서 조리있게 재밌게 이야기하는 편이거든요 얼굴도 내내 웃는 인상이라 인상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구요
근데 어머님 앞에 서니까 갑자기 막 떨려오고 당황스럽고... 웃는데 입술에 경련이 생기더라구요 -_-;
거의 물으시는 질문에만 대답하는 정도였지 막 옆에 가서 애교부리고 이야기 하고 (무슨 질문을 하고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_-;) 하지를 못했어요
분위기는 잠깐잠깐 말 끊기고 썰렁...
남자친구가 중간에서 거들면서 분위기 도와주곤 했는데 회사에서 온 핸드폰 연락 받느라 잠깐 자리를 비우는 동안은 정말 어색 그 자체였어요 -_-;
그냥 어머님께서 물어보시면 대답하는 정도...
더구나 남자친구 부모님은 정말 독실한 기독교인 이시거든요
항상 남자친구에게도 교회 다니는 여자 만나야 한다고 하셨고...
저도 부모님이 기독교인이시라 모태신앙이기는 하지만 아직 종교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성경이나 종교적인 이야기는 잘 몰라요 남자친구도 이걸 알고 있죠 근데 자기 집에는 그냥 모태신앙집이고 교회 잘 나간다고 말씀드렸나봐요 -_-;
근데 어머님이 갑자기 성경에 나온 이야기를 툭 던지시는데 - 이건 저를 한 번 시험(?)해보려고 하셨던 듯... -_- - 제가 대답을 못했더니 그냥 웃으시면서(?) "교회 다니는 애 맞니? 이것도 몰라?" 하시더라구요 ㅠㅠ
순간 다시 당황... -_-;
그 날은 그냥 어머님만 뵙고 같이 저녁식사하고 헤어졌죠
집에 오는데 식은땀이 주륵 흐르더라구요 -_-;
남자친구에게 나중에 어머님이 뭐라 하셨냐고 물어보니 별말 없었고 참하고 그렇네, 하셨다는데
별로 좋은 말 같지도 않아요 ㅜㅜ
근데 이번 주말에 저녁먹으로 집으로 오라고 초대해주셨거든요
그 때는 아버님도 함께 하실텐데... 저 벌써부터 떨려요 -_-;
어떻게 가서 행동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해야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건지...
남자친구는 성격이 활발하고 애교도 잘 부려서 제 부모님이 좋아하시거든요 -_-;;
저도 가족같이 부모님들 진심으로 대하고 싶고 좋은 인상도 남기고파요
도와주세요 ㅠㅠ
1. 참하다는 말 칭찬
'04.9.20 10:23 AM (220.121.xxx.67)첨 만나는 자리에서 조잘조잘 너무 말을 많이해도 흠 잡힐 수 있고 너무 애교 잘 떨어도 흠 잡힐 수 있고 .. 어차피 첫 만남이란건 다 그런겁니다 .. 참하다는 말이 왜 칭찬이 아닙니까 ?
칭찬입니다.. 아버님 어머님께 잘하고 싶은 지금의 마음을 계속 간직하고 어른들한테 진심으로 대하면 됩니다.. 넘 걱정마시고 애교를 부려야지 하고 부리면 더 어색합니다 ..시어른이 되실 분을 처음 만나는 자리가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 잘하셨어요 .. 앞으로도 화이팅 !!2. 그정도면
'04.9.20 10:32 AM (211.49.xxx.117)그래도 좋은 점수 받으신 편인거 같은데요?
그리고 아들의 여친 소개받으면서 무조건 좋게 넉넉하게만 대해주시는 시어머니자리 많지 않습니다.
너무 어려워 마시고, 그냥 생긴대로(?) 자연스럽게 하세요.
세상에서 적응기간이 제일 오래 필요한 데가 시댁이라는 곳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화이팅 빌어드립니다. 아자아자!!!3. 페프
'04.9.20 10:47 AM (220.78.xxx.184)저두 시댁에서 거의 곰팅이야요...ㅋㅋㅋ
위님들 말씀처럼..첫만남이란거 다 그렇죠..더군다나 시댁이 될지도 모르는...
넘 긴장하지 마세요
그저 예의바르게 정성껏 대답하고 조심조심 식사하시고..글면 되는거죠
어렵겠지만 울 엄마 아부지다~ 생각하고 그저 그렇게 하세요~
어르신들께서 그 맘을 이쁘다 봐주실거예요
긴장하지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4. 칭찬!!
'04.9.20 11:16 AM (220.117.xxx.41)시어머니가 며느리감더러 참하다는 거, 최고의 칭찬 아닌가요?
그리고, 자신이 아닌 모습 보이려고 애쓰지 마세요.
애교가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맘만 정성으로 보여 드리세요.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사는 거 얼마 못가거든요.
진심은 다 통한다는데.. 님의 이쁜 맘 시어머니도 다 아실거예요.5. 곰팅며늘
'04.9.20 11:18 AM (220.126.xxx.104)저도 시어머님이 애교떠는 것 싫어하시면 좋겠습니다.
참하다는 것은 칭찬이지요.
그리고, 어쩌면 그 어머님께서 속이 매우 깊으신 분이실 것 같기도 해요.
게다가 종교적으로 통하면 좋은 고부간이 될 것도 같은데요.6. 제경우
'04.9.20 11:22 AM (218.237.xxx.56)저도 비슷한 처지였습니다.
신랑은 2남의 장남에다 전 애교없는 장녀..
첫 인사에서 어색하여 웃기만 했더니..
예비 시어머님께서 참 좋아 보이셨나봅니다.
그래서 예삐보이고 싶어서 그 담부터 더욱 열심히 웃었는데..
결혼하고 지금보니.. 그게 이젠는 힘드네요. ^^:
윗분들 말씀대로 그냥 편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나중에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7. 쵸콜릿
'04.9.20 11:28 AM (211.35.xxx.9)별 말씀없으셨다면 된겁니다.
그 어머님이 상당히 담백하신 분 같네요.
보통의 경우...좋아도 말이 많고 싫어도 말이 많은 법인데
신앙생활 잘 하시면 다른거 문제 될 것이 없을것 같아요.
일부러 오버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도 애교하건 무지 거리가 멉니다.
울시부모님은 제가 그랬으면 하시는데...사람이 천성이 바뀌는 게 아니라서
걍 생긴데로 하고 삽니다....울시어머님이 그러셨으 좋겠네여
저...성경이야기라면 자신있는데 ㅎㅎㅎ8. 햄토리
'04.9.20 2:45 PM (211.177.xxx.31)시부모님 되실 분 첨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애교떨고 말을 잘할 수가 있겠어요~~ --;;
너무너무 긴장되는 자리인데.... 저두 시부모님 첨 뵙던 날 이루 말할 수 없이 긴장해서
물으시는 말씀에만 네네 거렸어요... 그래두 좋으신 분들은 다 이해하십니다요...
며느리 될 애가 얼마나 긴장했으면 저럴까...하구요.
울 신랑은요..울 엄마 첨 만나는 자리에서 어찌나 긴장하던지 제가 다 웃음이 나왔다니까요.
우리 엄마도 넘 긴장한 신랑이 보기 안스러워서(?)
첨 만난 자리에서 '우리 딸 줄테니까 걱정하지 말게...'라구 말씀까지 하셨다죠...^^;;
나중에 신랑 하는 말이 등줄기에 땀이 줄줄 나서 와이셔츠가 다 젖었었대요.
다 지나구 나니 지금은 시부모님도 너무 편하게 느끼고 살지만...
첨엔 다~~~ 그런 법입니다.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면...제가 부모님 입장이라면 첨 만난 자리에서 너무 말 잘하고
애교까지 떠는 사윗감, 며느리감 보다는 오히려 어른 어려워하고 긴장하는 사람이
더 귀여워 보일꺼 같애요... 걱정 마세요~~ ^^9. 레몬트리
'04.9.20 7:51 PM (211.225.xxx.208)참하다는말 칭찬맞고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조잘 조잘 말잘하고 애교떨고 그랬다면..아마 너무 나선다..혹은
되바라진거 아니냐고 생각할꺼예요.잘하셨어요..
주말에 그댁에 초대받으셨다니.너무 떨지마시고 가실때는 빈손으로 가면안되고요. 또 저녁이든..점심이던 식사하고 나서는 가만 있지말고. 예비시어머님께" 설거지라도 제가 도와드릴께요" 하면서 말씀하세요.(그만두라고 말씀은 하겠지만,,)
밥먹고 가만있는거 안좋대요........
저 첨에 인사가서 그렇게 했거든요. 울 동서는 손가락하나 까딱안하고 밥만 먹었다고
어머님이 제게 말씀하시더라고요.(칭찬은 아닌거 아시죠?)
아참 그리고
성경말씀 물어보면..."사실 제가 모태신앙이긴 한데..교회를 자주 다니진 않아서 잘 몰라요. 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다닐께요" 이렇게 하시믄 될것 같은데요? 솔직하게....10. 원글이
'04.9.21 12:16 AM (221.139.xxx.81)아..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사실 아침에 남자친구에게 주말 초대 이야기 듣고 긴장되어서 하루종일 걱정했었거든요
이렇게 신경써주시다니... 저 진짜 눈물날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주말에 인사 잘 다녀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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