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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러지 보다도 못한 인간이 된사연

김선곤 조회수 : 1,098
작성일 : 2004-09-20 01:25:03
친환경 저농약 품질 인증 받은지가 벌써 5년이라 세월이 흘럿습니다

올해 부터는 저농약에서 무농약으로의 도전이다 꿈은 야무졌지요

상부에서의 과일은 나의 주소득원으로 하부에서의 미나리 머위 민들레 씀바귀 쑥 갖은 청정먹거리는

도회지 분들께 공짜로라는슬로건 아래 실제로 올해 무지하게 돌미나리 머위 민들레 씀바귀

호박 옥수수 질경이 가지 가지 먹거리를 제주까지 전국 어디든지 안보내곳이 없었습니다

청정 먹거리 만드느라 5월 30일자로 농약 뚝했다가 지금 올농사 패농하고 있습니다

아낸  매일같이 배밭에 나가 벌레먹은 배 따다가 발려서 씻고 쪼개고 해서 주면 전 하루종일

배즙 내리는 일이 일과가 되었습니다 벌레란 녀석이 왕창이라도 먹었어면 차라리 덜 아깝지만

고 작은 주둥이로 한입씩만 쪼아 팔지도 못하고 요즘은 작은 벌레와의 전쟁에 패해서 매일 배즙

다리는 누드배 아찌로 전락했습니다

그냥 평생을 시행착오 잘난척은 많이해가지고 새농민이다 신지식인이다 이것 저것 주는 상은 다

받아챙기고  마누라 고생만 시킴니다  그래도 주둥이는 살아서 아 선구자의 길은 험난하다라고......

아내는 과수원에서 하늘 쳐다보며 벌레가 먼저시식한 험집난 배따는라 찔찔매고 난 배즙 내린다는

핑게로 그냥 집에 그냥 있으려니 가시방석이다

얼른 식당 쓸고 딱고 주방 설겆이 그릇정리 밥하기 다해놓고 땀이 범벅되어 들어올 아내

생각하면 집에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미안해서 얼른 특별식 준비해놔야 인상 좀 들쓰겠지

예전에 직장다닐때는 쉬는날에는 날마다 맛난것 만들어식구들을 즐겁게 해줬는데

그땐 음식만드는게 그렇게 재밌고 행복했는데 그래서 아빠가 만든게 더 맜이다라고들 했는데

식당하고 부터는 음식만드는것 그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오늘은 아내가 좋아하는 낚지 볶음

을 다시 한번 옛생각하며 한번 해봐야겟다 무침 그릇에 양파 중으로 하나까서 송송 썰고

파도 숭덩 숭덩 썰고 다진마늘 듬북 설탕은 쬐금 배고추장 듬북 태양초 청양고추가루 더듬북

기름은 농촌에서 수확한 들기름짠것 넣고 부산 사람들은 들기름 들네난다고 먹지 않았거든요

근데 들기름이 몸에더 좋답니다 말이 그렇다는거구요 사실은 아내가 들기름 먹는데 재가 무슨

재주로 버팀니까 하나 하나 아내 식성 따라가야지요 어머니는 자식 버릇 못고쳐도 아낸남편

버르장머리 고치는 세상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살아생전 하시든말 얘야 우리아이는 절대 찬밥

안먹는다 끼니때 마다 따근하게 해서 먹여라 알았제 아내는 예 어머님 염려마세요 하곤

찬밥 먹기 싫음 굶어 하며 제 버르장 머릴 고친 여자 입니다 이건 지난이야기고

청양고추가루도 모자라 얼른 고추밭에 뛰어라 발다닥이 안보이게 아주 매운걸로골라 뚝 따온것

숭덩 숭덩 썰어넣고 낚지바닥에 깔고 그위에 삼겹살 올리고 그위에 양념 버무린것 올려놓고

마지막으로 집에서 농사지은 참깨 볶은것 술술 뿌려주면 오늘에 요리끝 이제 들어올 시간이

되었는데요 오늘은 요즘 분위기가 분위기 인지라 칭찬까지는 없겠지만 그래도 맛나게는 먹어주겠지요

오늘은 일산에서 중개업 하시는 분이 작자를 모시고 다시 왔었습니다 이것 저것 서류 때어놓어라고

하시곤 가셨는데 왜이리도 가슴이 쨘한게 쓰린지 가슴에 구멍이뻥 하고 뚫린 기분입니다

매운 낚지뽁음 먹고 속이나 더 쓰려버려라 아내말고 저 말입니다............................

전 지금 새벽 한시가 훨 넘었는데 못자고 배즙 다리고있습니다 졸리지 않냐구요 아휴 그런소리

입밖에 내었다간 아내한테 죽음이지요 뭘 잘했다고 재산 다 말어먹는 주재에

그래도 끊임없이 주문을 해주셔서 힘들지 않습니다 도와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82cook 운영자님께

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못자고 있어도 다들 좋은 꿈꾸십시오
IP : 61.74.xxx.7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4.9.20 2:16 AM (211.179.xxx.10)

    저도 82cook 밀린 공부하느라 잠 못자고 있는데
    선곤님의 글이 가슴을 찡하게 울립니다.
    그렇게 고생하셔서 키운 배즙을 먹고 있는 거네요....
    고생하신만큼 보람이 있어야하는 것이거늘
    참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ㅜ.ㅜ

  • 2. 커피빈
    '04.9.20 9:44 AM (211.196.xxx.103)

    저 배즙 토요일에 받아서 친정엄마 한 상자, 저 한 상자 먹고 있어요.
    너무 달고 맛있어서 저의 친정엄마는 손님오실 때마다 음료수 대신 내놓고 계시답니다.
    보내주신 밤도 삶아서 아이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구요^^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으셔서 정성으로 보내주신거라 맛 이상의 감동이 있나 봅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대접받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할텐데.. 그런 날이 오기나 올까요.

  • 3. 미스테리
    '04.9.20 10:47 AM (220.118.xxx.42)

    아직 결정 된거 아니시라서 다행이예요..^^

  • 4. 사기진작
    '04.9.20 11:09 AM (222.108.xxx.87)

    요즘 감기때문에 고생하는데..배즙 잘 마시고 있답니다. ^^

  • 5. 짱가
    '04.9.20 6:36 PM (221.168.xxx.62)

    보내주신 밤이랑 옥수수 너무맛있게 먹고 외사촌 소개시켜줬더니
    좋은곳 알려줘서 고맙다고..별거별거 다 넣어서 보내주셔서 넘 고맙다고 했는데..
    이리 힘드셨군요...
    힘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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