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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곤 조회수 : 881
작성일 : 2004-09-15 07:23:44
야생화 밭이 붙은 창가에 비가 오네

내가 사랑하는 그아이가 집에 와 있는날이면 이곳 농장이 훤히 보이는 곳에앉아

띠리 띠리 띠리리 하고 엘지제를 위하여라든가요

피아노를 즐겨 쳣지요 난 그앞 농장을 지나며 다소곳이 앉아 피아노 치는 그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것이 사람 사는 모습이구나

항상 우린 둘만 살다보니 그아이가 오는날이면 집안에 생기가 돈다 그리고 꾸밈없는

웃음거리로 우릴 즐겁게 해주었지요

그리고 그아인 웃는 모습이 너무도 이뻣지요 생김세는 동생만 못해도 웃는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가지른한 치아가 들어나 보이는 아름다운 미소

난 지금 이 비를 바라보며 그아이의 미소가 보고픕니다

영국으로 떠나든날도 이런 비가 내눈속에 내렸지요 저멀리 아득히 전화기 속에 들려

오는 목소리 아빠 나 잘갔다 올께요 그리고 아빠 나 지금 비행기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 사랑해요라고 했을때 내눈속에서 소리없는 비가 마구 마구 내볼을 타고 내렸

읍니다 차마 나의 약한 모습을 보일까봐 잘갔다와라고 짧게 이야기 하고 말았지요

왜 그아이 생각만 하면 자꾸만 눈물이 나는지 지금도 가슴 깊은곳에서 정말 뜨거운

눈물이 마구 섣아진다 내딸 미나야 사랑해 보고싶어

3년전 영국으로 가겠다고 했을때 내가 제일 먼저 해주었든 못난 아비의 첫말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난 학비 댈 자신없다라고

걱정마 내가 알아서 할거야 난 아프리카에 갖다둬도 살수있다라고장담하고 떠낫든

내딸 미나가 얼마지나지 않아 오징어 불고기 한접시를 먹기 위해 수시간을 생각해야

한다든 말과 다른 아이들은 부모 잘만나 그곳에서도 자가용 굴린다고 했을때

그런 소리 하려면 당장 들어오라고 했던 나 너무도 못난 아빠가 미안하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난 사랑하는 내 딸 미나가 너무도 보고픕니다

청정 철원에서 향긋한 배즙향에 취해 사는 시골아낙과 누드배 엿습니다

IP : 61.74.xxx.11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르미온느
    '04.9.15 7:42 AM (210.92.xxx.187)

    부모님 닮아 따님도 씩씩하네요...
    그런 씩씩함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자긍심이 강한 사람들에게 많대요...
    두 분의 사랑이 따님을 강하게 키워놓으셨으니 절대 미안해하지 마세요..^^
    저도 흰머리가 가득인 아빠에게 전화해서 "사랑해요~" 해야겠어요...^^

  • 2. 요조숙녀
    '04.9.15 10:11 AM (218.148.xxx.157)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 어떤 물질로도 비교 안된다는걸 따님도 알겠지요.

    언제 읽어도 한편의 수필이십니다.

  • 3. 그린
    '04.9.15 11:32 AM (211.179.xxx.10)

    ㅜ.ㅜ...
    저도 예전에 부산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 진학했는데
    그 땐 저의 아버지도 선곤님같은 애틋한 마음이셨겠지요.
    내리사랑이라고....
    어찌 부모님의 사랑을 따를 수 있을까요....
    아~~저도 아버지 보고싶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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