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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열라는데...

글로리아 조회수 : 1,494
작성일 : 2004-09-15 00:04:51
나라에서는 자꾸 소비 활성화를 위해
넉넉한 소득의 계층은 돈을 쓰라는데
저는 정말 못 쓰겠어요.
제 살림만 생각하고 지갑 닫으면서도,
경력 10년이 넘는 맞벌이까지 이러다가는
내수 완전히 주저앉지 싶어 마음이 무겁네요.

여러분도 소비를 줄이셨나요?

저 오늘 추석선물 사려고 우체국 택배 카달로그 들여다 봤습니다.
우체국에서 뭘 사려고 하는게 솔직히 난생 처음이예요.  
엄청 저렴하데요. 우송된 백화점 할인쿠폰은 넘겨보지도 않고 버렸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택시 엄청나게 타고 다녔어요. 집에서 직장으로, 또는 그 반대로
쫓기는 삶이거든요.^^ 그런데 요즘 퇴근때 버스정류장에서 10-20분씩 버스 기다립니다.
매일은 아니고 교통비를 절반으로 줄이자, 그런 목표로.
외식이요? 이것도 할인쿠폰이나 있으면 갈까. 아예 안가요. 직장에서는 술자리도
엄청나게 줄었구요. 퇴근시간이 늦은 평일이야 그렇다고 쳐도 주말이나 일요일도
안가게 되더군요.
아침밥은 늘 사무실에서 먹지요. 그런데 1차로 아침밥 먹은후 자주 뽑아먹던 별다방 커피
끊었습니다. 그리고 출근전 만들어놓은 애들 아침반찬의 일부와 `헌 밥' 락앤락에
설기설기 담아서 도시락 싸가지고 출근합니다. 허접하지요.
참 심리가 무섭더군요. 경제는 심리다, 그 말 어느정도 맞는거 같아요.
이렇게 되니 아이들 교구며, 가전제품이며, 앞으로 1-2년 쓰고말 물건들,
'중고 사봐?"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고를 사용하는 것 예찬만 했지 저 실제로 사본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동사무소 도서관도 이용합니다. 책 사는 비용 절감할 수 있고 아주 좋아요.
구두요? 옛날 같으면 밑창 너덜너덜해지면 버렸을텐데 고쳐서 내년 봄까지는 신으려구요.

알뜰하게 산다는 기준에서 보면 저 참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참 무거워요, 사실이 그래요.
택시 운전사, 식당 아줌마, 제조업체들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 칠때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잘못한 거 같고,
써야 하는데, 돈을 써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뭐가 그렇게 만드냐고 어느 분이 물으시길래 이렇게 대답했어요.
사오정이니 삼팔선이니 고용이 불안해서 미치겠다고.
그런데 제 직장이 그리 불안한 직장도 아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안정되도
2-3년후를 내다보지 못할만큼 시장이 획획 변하잖아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니까, 벌 때 한 푼이라도....뭐 이런 심정으로....
그리고 우리 사회 평균적인 사교육비 수준으로 보아 앞날이 아찔하다고.

참 어렵네요.
소비를 줄여야할 아주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도 분위기 타고 있나봐요. 이런 분위기는 타서는 안되는데....
그냥 우울해서 적었습니다.







IP : 218.145.xxx.192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개비
    '04.9.15 12:09 AM (220.88.xxx.141)

    저도 긴축재정 돌입합니다.
    8,9월에 워낙 지출을 많이하다보니...
    앞으로 두어달 먹을꺼리가 없어요.
    대형마트 세번갈꺼 모아모아 한번만 가야겠어요.

  • 2. 레몬트리
    '04.9.15 12:32 AM (211.199.xxx.115)

    저도 요즘 대형마트 안간답니다.
    전 같으면..벌써 한 4-5번쯤은 갔을꺼예요. 그런데도 그냥 저냥 버티면..또 살아지대요?
    한번갈때마다.. 메모해가는데도..뭐가 그렇게 살것이 많은지..돈 십만원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잖아요.그런데 지금은 요리는 고사하고..반찬도..1식 3찬도 많다고..더 적게 하고요.
    "소비는 악덕이다" 이러면서 마음을 다잡는답니다.
    요즘 돈벌기 진짜 어려워요. 이달은 추석도 있으니..그래도 허리띠 졸라맨덕에..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지출이 될듯하네요..

  • 3. 빈수레
    '04.9.15 12:56 AM (218.53.xxx.243)

    아뇨 집사온 저희 신랑도 저희 아버지 아플때 아들보다 더 병간호 많이 했고 친정오면 뭐 고쳐주고 밥이라도 퍼요 요즘 친정에 자주 가는데 가끔 가면 왕처럼 사위 대접할지 몰라도 자주 오는 사위 만만하게 대하지 왕처럼 대하면 서로 지쳐요. 남편을 교육시키세요. 친정가서 왕처럼 있는거 예의가 아니죠 모자란 딸 시집보냈습니까 왠 왕

  • 4. 빈수레
    '04.9.15 1:10 AM (218.53.xxx.243)

    근데 이렇게 생전 첨으로 지갑에 먼지만 날리니깐....
    냉동실에 먹을만한 것들이 있기는 해도, 가장~~ 중요한 쌀과 잡곡들이 똑~!! 떨어져 버리는 겁니다, 글쎄.

    그래서 요즘, 울엄마시대의 봉지쌀 개념인 800그람 짜리 현미랑 13곡인가 잡곡이 마구 섞인 것 하나씩 사 왔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히죽.
    (아, 카드 없었으면 어쨌을라나 몰라, 참나. ^^;;;;;;)

  • 5. 글로리아
    '04.9.15 1:14 AM (218.145.xxx.192)

    ㅎㅎㅎ
    저도 쌀 4킬로짜리 샀어요.
    며칠있다 추석때 시골가면 좀 싸게 햅쌀 살수 있을까 해서.
    저도 가끔 "월급날까지 3만원에서 산다"면서
    줄창 도시락에, 택시 기본요금 거리는 걷기...이렇게 살때
    있어요.

  • 6. 빈수레
    '04.9.15 1:16 AM (218.53.xxx.243)

    히, 전 평소에 사는 것이 4키로 짜린디요?? ^^;;;

  • 7. 레몬트리
    '04.9.15 1:39 AM (211.199.xxx.115)

    ㅋㅋㅋ 저는 쌀을 시골서 농사짓는 형부가 보내준답니다.
    너무 많아서.(여름에 오래두면 벌레나잖아요) 시어머니도 드리고.. 여기 저기 마구 퍼 날랐다는... 지금도 벌레 난 쌀..바락바락 씻어 가면서 밥해먹습니다.사실 떡해먹으려고 뒀던건데.."떡은 무슨 떡이냐~ 떡은 간식이요. 쌀은 주식이니라"..-_-;; 이렇게 변했답니다.
    아무래도 형부덕에 굶어죽지는 않을듯 싶어요.
    형부~~~ 고마워요 ㅇㅇㅇㅇㅇㅇ. ^^;;

  • 8. 누룽지
    '04.9.15 2:17 AM (221.151.xxx.209)

    시골에서 쌀 보내주고 부식거리 보내주는 집이 젤로 부러운 누룽지... ㅠ.ㅠ
    다들 도심생활만 하느라 농사짓는 사돈에 팔촌도 없네요...
    그래서 이종사촌의 시댁에서 보내준 고춧가루, 메주가루가 제 손에 왔던 지난해 "아! 시골에서 뭔가 보내주는 게 이런거구나..."하며 감회에 젖었다는....^^;;;
    레몬트리님 형부...저의 형부였음.... ㅠ.ㅠ

  • 9. 헤르미온느
    '04.9.15 6:54 AM (210.92.xxx.187)

    그렇죠?...지갑이 닫히는것...
    그래도 저는 야밤에 퇴근하는 신랑, 국가경제를 생각해서, 진짜 순전히 그 맘으로 택시타고 오게 합니다... 꼬박 꼬박 데릴러 갔었거든요. 매일은 안그러고 한달에 대여섯번 정도 진짜 야밤에 오는데, 건물앞에 쭉 늘어선 택시들 틈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왠지 이래선 안되겠다, 싶더라구요.
    외식을 하되 잘되고 비싼 음식점보다는 작은 음식점에서 팔아주자, 뭐 그런 생각이고,
    할인마트보다 집앞 가게를 이용하거나 노점 할머니들 도와드리자, 도 생각하구요...
    여러모로 생각이 많은 요즈음 이네요...

  • 10. 미씨
    '04.9.15 8:57 AM (203.234.xxx.253)

    저도 이상하게 대형마트가면,,, 소비가 확 되네요,,
    그래서,,저도 2번갈거,,,1번으로 쭐이고,,,
    추석에,, 가을되니,,결혼식도 많고,,정말,,지출할것이 한두군데가 아니더군요,,,
    가능하면,, 아껴야지 하면서도,,심리적인 압박만 될뿐,,,
    맘같이 긴축재정이 싶지 않네요...

  • 11. 하늘사랑
    '04.9.15 9:03 AM (221.140.xxx.116)

    저희도 대형마트에 안간지 두달이 된것 같네요.
    이번달에 추석에 여동생 결혼식에 정말 더 졸라맬 허리도 없어서 적금통장하나 들었다 놨다 하면 고민중이네요.
    얼른 경제가 풀렸으면 좋겠어요.

  • 12. 커피빈
    '04.9.15 9:06 AM (61.74.xxx.127)

    정말 사는거 보면 다들 어느정도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경제.. 넘 어렵죠. 예전엔 별 생각없이 사고 쓰던 것들 요즘은 두번세번 다시 생각해보고난 후 정말 필요없는 것들은 과감히 버리는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해요.
    예를들어 마트에 가면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들, 아님 평소에 갖고 싶었던 건데 마침 세일이거나 하나 더 준다든지.. 이럴경우 예전같으면 웬떡이냐 싶어 마구 집어넣었을텐데 요즘은 정말 자제한답니다. 그래도 정말 자제가 안될경우 일단 카트에 넣고 나중에 계산하기 직전에 다시한번 생각해봐요. 이거 없음 못살아? 그럼 얼떨결에 넣었던 물건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답니다. 그러고 나면 정말 필요한 것, 내가 살려고 했던 건만 계산하게 되요. 그런데 이상하죠, 예전같으면 그런 궁상(?)맞은 모습에 좀 비참해지기도 하련만 뿌듯한 마음이 생기는건 왜인지.. 헤르미온느님 말씀처럼 돈잘버는 백화점, 마트이용하기 보단 집앞 수퍼나 노점상 할머니들 물건 사드리는게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실제로 필요없는 지출 줄이는 방법이기도 한것 같아요. 그냥 주절주절 쓰다보니 넘 길어졌네요. 제맘같아서리^^

  • 13. 답답해
    '04.9.15 9:06 AM (221.138.xxx.168)

    경제를 너무 잡아 놓았어요
    갑자기 세금으로 모든걸 때려 잡겠다고 나섰으니
    집을 샀습니다
    집을 샀으니 도배도 해야지요 수리도 좀 해야지요 (여기서 도배쟁이 인테리어업자
    나아가서는 페인트 싱크대 업자들 장사가 되겠지요)
    집에 들어가보니 아이고 가구도 좀 바꿔야겠어요 (가구장사가 장사 되겠지요)
    가만 보니 전자제품도 좀 바꿔야겠단 말씀 (전자제품 장사 되지요))
    집들이도 좀 해야겠고 (생필품 장사들 장사되지요)
    이사할려니 복비 내야지요 (부동산돈벌고)
    이삿짐 옮기려니 이삿짐 불러야하고 (이삿짐센터 돈벌고)
    우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군요
    그런데...
    집이란 집은 모조리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만들어놓았어요
    집값을 이렇게 잡는법이 어디있어요
    저도 이사가고 싶은데 이사도 못갑니다
    집이 팔려야 이사를 가지요
    집을 사려고 해도 세금 물어야 하는데
    내가 왜 뭣땜시 이 정부 좋은일 시켜야 하남요?
    내 세금으로 내 노후가 보장되고 내 아이들 교육비 걱정 안하는
    그런 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라면 기꺼이 기쁜 맘으로 내야지요
    하지만
    세금은 세금대로 죽어라 내면서 내가 보장 받는건 뭐가 있나요?
    그러니 사람들이 이 정부에서는 절대로 돈 안쓴다는 말이 나오는겁니다
    높은 사람은 경제 걱정없다고 큰소리 탕탕 치는데
    과일시장에서 과일 경매 하는분이 맨날 집에 맛있는 과일을 갖다 먹어요
    얻어먹어보곤 너무 맛있다고 이게 제일로 좋은 과일이냐고 했더니
    제일로 좋은 과일은 높은집으로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제일로 좋은 과일이니 곡식이니 다 세금으로 빵빵하게 들어가서
    잘먹고 있으니 서민들도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겠지요
    가족들 데리고 자살 하는 사람들 심정을 알기나 할까요
    말로는....
    아 정말 답답하고 힘든 세월입니다
    희망이 안보이는 그래서 10년뒤가 두려운
    잘살아도 우리나라 못살아도 우리나라
    그래도 희망을 키우고 싶은데
    왜 절망만 자꾸 앞서지는지....

  • 14. 에효
    '04.9.15 9:57 AM (61.32.xxx.33)

    답답해님 말씀 정말 와닿네요. 더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로..

    말로는 괜찮다 문제없다 하면서도
    돈좀써라 지갑 열어라 투자를 해라 이러니
    헷갈리고 불안해서라도 돈 안쓰고싶어요.

    높으신분 임기 끝날때까지만 기다려보면 무슨 수가 날런지..
    근데 아직까지는 인물이 없어보여서 걱정걱정..

  • 15. 열쩡
    '04.9.15 10:00 AM (220.118.xxx.72)

    다들 힘들다힘들다 하고(저도 물론 그렇슴다)
    그 동안 소비수준을 너무 높혀놓아서 그렇지
    지금 우리가 부족하게 사는 건 아닌거 같아요

    이제는 적게 벌어 아껴쓰고 살면서
    만족하는 법을 배울때가 된거 같아요...

  • 16. 이서영
    '04.9.15 10:31 AM (220.85.xxx.168)

    알뜰하게 사는게 왜 문제가 될까...
    인공적이고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낭비를 부추긴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안될까요...
    모든 사람이 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잘먹고 잘 살수 있는
    그런 사회 제도는 없을까요...

  • 17. ..
    '04.9.15 11:17 AM (211.41.xxx.231)

    제 남편은 사오정의 사십오세를 막 넘었습니다.
    나름대로 잘난 사람이니, 사실 걱정 안해도 될지 모르지요...
    하지만 불안합니다.
    앞날이, 나라가 어찌될지 모르니 제가 할 수 있는건 절약밖에 없네요.
    제모습이 궁상맞게 보였던지, 남편이 월급 한번 안가져다 준 적 없는데 왜 그러느냐고 하네요.
    하지만...정말 불안해서 지갑이 안열립니다.

  • 18. **
    '04.9.15 12:19 PM (220.126.xxx.191)

    알뜰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불안해서 알뜰해 질 수 밖에 없는 거이 문제인 것이지요.
    솔직히 전 불안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여러모로 발전된 나라가 될지요. 지금보다(지금도 대접을 못 받고 있긴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대접을 못 받고 살까봐 불안합니다.

  • 19. 페파민트
    '04.9.15 12:28 PM (211.172.xxx.202)

    저희는 연봉 그리 낮지 않고 아이도 아직 돈 많이 안 들어가지만
    그놈의 집값 때문에 쓰질 못하고 있어요....아직 집을 마련하지
    않았으니 집 마련하려면 아무리 모아도 끝이 없습니다...모기지로
    집 샀으면 더 쪼들렸을 거구요,,,,,아마 10년 후에도 집 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집 값 한 번씩 오를 때마다 우리는 10년씩 집 마련
    늦어집니다.....집 가진 분들은 집 값이 계속 오르길 바라겠지만
    집 없는 저희는 월급으로 쥐어지는 돈 있어도 쓰질 못합니다...

  • 20. 미스테리
    '04.9.15 1:10 PM (218.145.xxx.148)

    두달간 저도 많은 지출로 인해 추석이고 뭐고 지갑 여는게 아니라 열고 싶어도 못열게
    본드로 붙여야 합니다...ㅠ.ㅜ

    맘이 불안해서 쓸수가 없죠!!!
    마트도 가지말고 안먹고 쟁여놓은 냉동실의 음식 뒤져서 청소 할래요...
    물론 딱 필요한 명절 음식만 준비하고요...^^;

    에휴...경제는 갈수록 태산이던데~~~
    들리는 말로는 내년엔 더 심할꺼라는....ㅠ.ㅠ
    제발 그리되지 않기를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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