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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격이 있는지..
기분이 좋아서 손잡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는데..
지하철 대림역 엘리베이터(왜 무척 길잖아요) 내려 걷던중 갑자기 아기가 뒤쳐진 느낌이라 뒤돌아
보니 누워서 절 쳐다보고 있더군요. 무척 짧은 순간이었죠. 누워있는 딸바로 뒤로 어떤 젊은 남자와
수많은 사람들... 딸이 절 보고 갑자기 울더군요. 무척 놀란듯이.. 저도 무슨일인가 싶어 (너무
순간적이라) 아이를 세우고 보니 그 젊은 남자가 때렸다고 울 아이는 놀라서 울고..
그남자 약간 비정상인듯 싶어 보이고 전 아이를 안고(손에 짐도 많고 했는데 아이가 너무 놀란 것 같고 혹 어디 다쳤나 싶어 저도 놀라서요) 달래면서 무슨일인가 묻는데 그 젊은 남자는 울 아이가 막
우니까 더 흥분된 상태로 우리쪽으로 오면서 뭐라 뭐라 하더군요. 전 무섭기도 했고 뭐야 뭐야 하면서
아이를 달랬구요.
다른 사람들도 그냥 쳐다보는데 갑자기 젊은 아저씨가 나타나 그 남자를 저지하면서 옥신각신..
저는 아이데리고 그냥 가던 길 가면서 다친데가 어딘지 살펴보고.. 그 젊은 아저씨가 뒤따라와
아느사람이냐고 묻고 전 아니라고 대답하고 그 아저씨가 자기와 우리가 방향이 다르니까 어떤
아줌마보고 동행하라고 부탁까지 하고.. 그 이상한 남자가 계속 같은 방향으로 왔나봐요. 가는
길인지 어떤지.. 아줌마왈 왜 빨리 애데리고 피하지 거기 서있느냐 훈계하시고..
저도 순간적이라 놀라서 우는 딸 달래면서 상황파악하고 있었거든요.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들이라서요.
다시 아이를 앉혀 물어보니 다리가 아프다고 때렸다고 하는데 아마 발길질을 한 것 같은데 집으로
오면서 아이는 다 잊은 듯 다시 즐거워하고 저도 그냥 왔는데 그 착한 아저씨한테 고맙단 말도 못하고
기분도 찝찝하고 하던차에 신랑이 연수가서 전화왔길래 얘길 했더니 마구 화내면서 저를 탓하니
갑자기 울컥하고...
왜 빨리 직원을 부르지 그랬냐 소리를 지르지 그랬냐는 둥 얘길 하는데 순간에 그런 생각은 못했거든요.
또 직원 부르러 갈만큼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저도 신경질나서 옥신각신 싸우다 신랑이 전화를
툭 끊고.. 화난 심정은 아는데 저도 대응을 잘 못한 것 같아 저 자신한테 화나고.. 신랑이 화내니
더 화나고.. 울적합니다. 왜이리 못났어 하는데 정말 요즘 내가 못난이같은 심정인데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슬프고... 요즘 일도 끊겨 없어서 우울한 상태였거든요. 그나마 아이도 제대로 못 지키고..
정말 부모 자격이 있는지.. 원래 소심한 성격인데 더 위축되고 울 아이를 이런 저런 상황에서 잘 키울수 있을지 너무 걱정돼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잘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울 딸도 불쌍하고
그렇다고 제자신이 능력이 뛰어나서 일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이리 사는지 우울합니다.
1. 플로리아
'04.9.11 2:17 AM (218.51.xxx.229)얼마나 놀라셨어요!!
그런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할수있는 사람이 얼마나될까요?
그저 아이한테 무슨일이있는지먼저 살피게 되고 상황파악이나마 제대로 됬을까싶네요.
어떤놈이야 도대체 !!! 하여튼 지하철근처엔 왜그리 정신병자들이 많은지 알수가 없네요.
얼른 잊어버리시구요 뭘 그런 불가학력한일에 부모자격까지 ....
아이일에 속상하셔서 애태우는것만으로도 엄마자격충분하십니다.2. 누구나
'04.9.11 2:21 AM (211.49.xxx.117)지나고 나서 '아, 그때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하는 거 있죠.
그러나 그 당시는 입도 달싹 못하거나, 손가락도 까딱 못했던 기억...
그건 나중에 기억해도 불쾌한 기억이죠.
누구에게나 다 한번씩은 있는 흔한 -하지만, 너무 불쾌하고 좋지 않은- 일일 뿐입니다.
남편 분께서 또 집에 안계시다니 걱정돼서 그러신거잖아요. 잘 아시면서...^^
별일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하시구 잊어버리세요.
길가다 물벼락 맞은 격인데요... 푹 주무시구 낼부터 또 좋은하루 되시길...3. 빼빼로
'04.9.11 2:26 AM (219.251.xxx.89)저도 애들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속상하구 소름이 끼치네요.
그런 일엔 누구나 그렇게 밖엔 대처 못 하지 싶어요.
너무 순식간이라서 말이죠.아이가 많이 안 다쳤으니까 정말 다행인데
놀랐을까봐 걱정이예요.다독거려 주시고 같이 빨리 잊어 버리시는 게 낫겠네요.
계속 생각하면 더 속상하시겠어요.내일부턴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4. 세상이
'04.9.11 3:27 AM (211.53.xxx.176)싸이코들이 많은 세상이에요 ...
물론 애들 키우기 더 조심스럽죠 ...절대 방심하면 안되구요 ...
애들 어릴땐 좀 답답하겠지만 시장 같은데 넘 데리고 다니지 않는게 좋아요 ..
휴우 ... 어떻하겠어요 ....자꾸 세상은 험해지니 ....ㅡ.ㅜ5. 페파민트
'04.9.11 9:18 AM (211.172.xxx.119)속상해님 넘 속상해 하지 마시고 기운내세요..
저도 한 소심하는 사람인데 아이 키우다보니
씩씩해지는 부분도 있더군요.. 특히 애들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
어디가서 말 잘 못하고 그랬는데 용기가 생깁니다....
애 잘 위로해주시고 힘내시길,...6. 김흥임
'04.9.11 10:24 AM (221.138.xxx.61)아가가 자다가 놀라진 않던가요?
마음에 상처를 받은 건 아니었음 좋겠어요
그만일로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님이 못나서가 아니고
사람 산다는거
불가 항력적인거
돌발적인 상황
예상도 못한 구석 구석에서 생기거든요.
님이나 저처럼 앙칼지지 못한 사람 위해 그나마
도움 주는 고마운 분도 있잖아요.
아자!
힘 내세요^^7. 마농
'04.9.11 10:44 AM (61.84.xxx.22)너무너무 놀라면...사람이 그 순간 머리회전이 멈춰버려요....
맘 푸세요......8. 원글쓴이
'04.9.11 11:16 AM (61.106.xxx.231)어제 너무 속상해서 잠못자다 아침에 늦잠을 잤어요. 너무 다행히 딸은 어제일은 다 잊은듯 평상시와 똑같아요. 어제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퇴근시간 많은 사람들속에서 넘어졌기에 큰사고가 아니라 다행이다 감사한 마음도 생기고 하더군요.
어제밤은 남편의 질책에 마음이 상했었나봐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못났다는 말을 들으니 만감이 교차하면서 남편에게 서운한 맘이 들었거든요.
신랑은 딸이 울다 토하거나 약한 모습등을 보이면 왜그리 못났냐고 가끔 말하는데 어제는
저한테도 처음으로 그런 말을 했거든요. 요즘의 내 모습에 회의를 느끼는 중이었는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약점을 잡힌듯 더 초라해져서요.
요즘 매체등을 통해 무서운 일들을 보면 제일먼저 울딸을 떠올려요. 이런 험한 세상을
저랑 성격이 비슷한 이애가 잘 견뎌나갈지 미리 걱정도 하고 대책없이 아이를 낳은것에 가끔 미안하기도 하고요. 저는 어떻게 운좋게 아무 사고없이 그럭저럭 살아왔는데 우리딸도
그렇게 커주었으면 싶고..
남에게 피해주거나 부담주거나 하는 행동은 너무 싫어하고 그런 사람도 싫어해서 여태 가능한 내가 좀 손해보아도 좋게좋게 살았는데 세상은 그렇지도 않고...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어릴때는 나이들면 걱정도 없고 더 좋을 줄 알았는데 한해두해 가슴에 고민이 더 많이 쌓이네요. 더욱 힘낼께요.9. 저두요~
'04.9.11 11:38 AM (218.147.xxx.184)놀라셨겠어요.. 요즘 지하철 역에 이상한 사람 많아요.. 저도 어제 강남역에서 아는 언니랑 손 붙잡고 룰루랄라 걸어가다가 왠 이상한 아저씨가 저한테 와서 소리지르는 바람에 너무 놀라 멈춰버렸어요..
아는 언니가 손으로 잡아 끌고 가지 않았다면 몇번 더 당했을지도...
암튼 너무 갑자기 당한 일이라 순간 머리가 공황상태에 빠지더라구요.10. 김혜경
'04.9.11 11:14 PM (218.237.xxx.203)세상에 무슨 그런일이...너무 무서운 세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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