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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선생님 엄마글 읽고서...T.T

Adella 조회수 : 919
작성일 : 2004-09-10 17:36:15
우왕....엄마...

집을 팔아서라도 공부를 시키겠다던 혜경선생님 엄마의 맘이 있었기에, 혜경선생님이 여기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거..읽으면서 너무 맘이 짠합니다. 지금도..

저희 엄마도 그러셨어요. 정말 담배팔고, 화장품 팔아서 그돈으로 저 대학보내주시고, 유학도 보내주셨습니다. 10년전에 나갔다왔으니, 그 때는 그렇게 많이 나갈때는 아니었거든요. 유학은 결국..아버지 하던 일이 더 안되셔서, 포기하고 돌아왔지만, 그 때 약간 슬펐지만, 그래도 어학연수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큰딸인데요.
어릴때부터,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 있었습니다. 절대 일 놓지 말라고..
엄마가 정부기관에 국장 비서를 하셨는데, 일이 한참 재미있을 무렵. 아버지랑 결혼하셔서 일을 거의 강제적으로 놓게 되었답니다. 그 때 당시 비서=아가씨 였을테니..
엄마 말로는 그게 두고두고 한이 되셔서 회사에서 다시 일하는 꿈도 많이 꾸셨대요. 저 가지고서두..

철이 없을 때부터 워낙 자주 들어서, 지금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일은 계속하겠다는 거요. 아직 선배님들처럼 애가 있는건 아니어서, 덜 힘든편이죠.

저희 집이 중학교 때 아부지직장따라서 제주도로 이사를 갔었어요.
부모님이 경상도라 그 때만 하더라도 거의 20년전이니... 경상도에 대한 배척이 중학생인 저에게도..어쩜 외지인인지도..암튼 첨에 부모님 고생이 많으셨어요.
자식 셋 키우는데, 아무래도 외벌이가 힘들어서, 그 때 취미삼아서 엄마가 작은 화장품가게를 시작하셨었는데..제가 고등학교 들어갈때니까.. 아마 90년입니다...작년봄 제가 결혼할때까지 가게를 몇번 옮기시면서 해오셨습니다. 취미삼아서 하신게 아부지 일이 잘 안되면서 거의 생계가 되었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큰 딸이지만, 공부한다는 핑계로 엄마 힘든데도, 엄마가 차려주는 밥 당연시 받아먹고, 엄마가 매달말일마다 돌아오는 수금문제로 고민하실 때, 옆에서 그냥 가만 들어주기만 해도 힘이 되었을 텐데도, 그것도 제대로 못하구요.
엄마가 대학못갔던 아쉬움에, 아버지가 반대할 때도 제편이 되어주셔서 유학에 찬성하시면서 하시던 말..“내 X 묻은 팬티라도 팔아서 공부시켜주께..걱정마라..” 그 때는 그 표현이 웃기다고 생각한거 보니 철 들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제주도에서 그렇게 고생하는거 아는 주위 성당 아줌마들이 막말로 “딸자식 그렇게 공부시켜서 어디다 써먹을래... 딸은 서울대 보낼거 아니면 그냥 제주대 보내라.. 휘둘려서 좋은거 없다.. 돈도 없다면서 말야...”하고 위로해주시는 것처럼 하면서 엄마 속을 휘집으실 때, 엄마는 그냥 큰 딸 바라보고 저 밀어서 보내주셨습니다. 전 대학도 후기 나왔어요.
그런 엄마가 있었길래, 지방대 나왔지만, 연수다녀와서 공부 열심히 해서 여기저기 대회도 나가고, 그런 경력으로 IMF 터졌을때 졸업생 50명중에 3,4명 취업할 때 취업해서 졸업식 참석할 수 있었답니다. 강한 엄마덕분에 첫 직장지가, 제주도 부산도 서울도 아닌, 아무도 없는 밀양에 내려가서 일하고, 그 담에 부평가서 일하고...할 때도 망설임없이 일 할 수 있다는것에 감사하라는 엄마말에 쇄뇌당했었습니다.  그 때 참 몸도 많이 상하고, 힘들었지만, 일 즐겁게 열심히 했었죠.

그 때 보내주신 영어연수덕분에, 영어라도 잘해서 취직을 할 수 있었고, 또 현재 있는 직장에도 아주 운좋게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직장 브랜드로 주위에 인정도 어느정도 받고, 좋은 사람도 만나서 이렇게 결혼도 했구요.
그 때 엄마의 힘든 결심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저 뭐하고 있을까요. 글쎄요...

아까 아빠랑 통화하는데, 엄마가 열흘전에 접촉사고로 몸이 안좋아서 병원다니고 계시답니다. 어제 통화할 때도, 딸걱정, 사위걱정만 하셨는데, 너무 죄송한 맘이구요.  사고 낸 나쁜 X가 명함만 던져주고 오히려 엄마한테 막 욕하고 도망갔대요. 너무 속상하고, 아파도 아무 말 안하고 저 속상한 이야기 듣고 다독거려준 엄마 볼 낯이 없네요.

그참에 혜경선생님 엄마 이야기 읽고는 그만 눈물이 펑펑...나버렸습니다.
저는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이쁘고 강한 엄마 될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 훌륭한 엄마인거 알면서도 엄마한테 좋은 딸 되드리지 못하는거 너무 맘이 아픕니다.
지금부터라도 더 잘해야죠. 주말에 사위생일이라고 밑반찬에 없는돈에 고기양념해서 싸가지고 올라오신답니다... 돈없어서 큰 선물 못해준다고 넥타이 하나 사줄게.하는 여린 울 엄마.
엄마 사랑해요.
IP : 210.117.xxx.20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키티
    '04.9.10 5:59 PM (211.35.xxx.138)

    넘 좋으신 어머님....엉엉(눈물이...)
    아델라님이 잘해드리셔요....

  • 2. 모래주머니
    '04.9.10 6:02 PM (220.85.xxx.167)

    훌륭한 어머니를 두셨어요...

    친정엄마를 생각할때면 어떤이유에서든지 항상 보고 싶고 그립고 미안하고 그래요.

    결혼나고나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구요.

    adella님도 그러시죠?^^

    친정엄마 오신다니 좋으시겠어요. 오시면 맛있는거 많이 사드리구 예쁜옷도 사드리세요..^^

  • 3. 마농
    '04.9.10 6:02 PM (61.84.xxx.22)

    아델라님도 복이 많은 분이시군요. 그런 어머님이 계시다는건...평생의 축복이랍니다.
    사람의 행복은....따뜻한 순간,감사한 순간의 기억이 얼마나 많으냐에 좌우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참 부럽네요.^^

  • 4. 나우
    '04.9.10 9:29 PM (218.159.xxx.156)

    고추장물...말씀하시나봐요. 그게 입맛없을때도 참 좋긴해요^^

  • 5. 감동먹음
    '04.9.10 11:50 PM (194.80.xxx.10)

    양모이불 그냥 털어서 햇볕에 널어 소독하시구 면으로 이불호청을 맞추세요 이불마다 가로 세로 길이가 달라서 맞춰야 할껍니다..이불끝에 고리 달아서 움직임이 없게 하시구요..제가 예전에 이불가게 할때 손님들 그렇게 해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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