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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아이의 진로관련)
아이는 지금 외고 다니구요 책읽기와 글쓰기, 그리고 티비 토론 프로그램을 보며 논쟁하기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문과타입이죠. 내심 법대를 가거나 역사를 전공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아이 아빠가 의산데 아이가 의대로 진학해서 지금 하고 있는 병원을 물려주고 싶어 합니다.
아이는 지금껏 언제나 수학이나 과학 보다는 언어나 사회 과목이 더 뛰어난 편이었습니다.
남편은 자기도 문과 체질인데 노력해서 (?) 수학 과학을 정복했다면 장래가 불투명한 문과보다는 무조건 이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혹시 여러분들 중, 혹은 자녀들 중 적성을 무시하고 진로를 결정한 분들이 있나요?
저 같으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이과 전공은 절대 못 할 거 같거든요.
전 아이가 인생을 좀 더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고용이 점점 불안해지는 미래에 확실한 직업없이는 즐기는 거고 뭐고 없다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리틀 세실리아
'04.9.9 5:46 PM (210.118.xxx.2)제신랑 친구중에 집안모두 의사셔서 당연히 의대로 진학..
그렇치만 학고 세번맞고 결국은 본인이 좋아하는 컴퓨터공학과로 다시 재입학해서 들어갔습니다.
남들보다 괜한 2년 헛수고하게된거죠.
물론 남편분 의견도 일리는 있지만, 자녀분의 뜻과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듭니다.
물론 억지로 강요해서 잘된 케이스도 있겠지만,
글쎄요..제가 만약 제 아이가 확실하게 어느쪽으로 뛰어나다고 생각된다면 그쪽으로 밀어주고싶습니다.2. ....
'04.9.9 5:50 PM (211.41.xxx.152)제 주변에 딱.. 그런 케이스 있어요..
할아버지. 아빠가 의사셨는데.. 본인은 대원외고로 진학했죠..
대원에서 꽤 날렸는데 집안의 반대로 결국은 자퇴하고 1년 재수하고해서 설대 의대 갔어요..
8년만에 졸업하더군요.. ㅎㅎ 학교 다니는 내내 방황했어요..
철학책 좋아하고 토론하는거 좋아하고.. (이런거 좋아하면 문과체질인건진 모르겠지만)
근데 대학 다닐때는 정말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자기 삶에 만족하는 듯 해 보여요..
더군다나 아빠가 의사면.. 일찍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잖아요..
그리고 의대는.. 이과계에서 가장..문과랑 가까운 전공이라고 하잖아요..
오히려 그런 전문직으로 자리 잡고나면 나머지 여생은 좀 편하게 자기하고픈거 하면서 살 수 있으니
더 낫지 않을까요? ^-^;;
아무리 하고싶은 일이라도 돈 버는 것과 관계되면 힘들어진다는데..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하고픈 일은 그냥 취미로만 하는게 더 좋을 거 같아요.. 저라면.3. 그래요
'04.9.9 5:56 PM (221.151.xxx.108)정신과 같은건 오히려 문과 적성에 더 맞지 않나요?
4. 학부모
'04.9.9 5:58 PM (218.145.xxx.206)저의 집도 3대가 의사입니다. 저도 의사구요. 아이가 2명인데 큰애가 의사, 막내도 의과대학생입니다. 큰 아이는 본인이 원했고, 둘째는 선생님이 법대를 보내라고 했습니다. 아이도 법대 가고 싶어 했구요. 그러나 제가 설득해서 아이가 의대를 가도록 했습니다.
결론은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의대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만약 법대를 갔으면, 그아이의 인생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의료환경이
너무나 열악해져서 그 아이가 졸업해서 아빠의 병원을 물려받는다 해도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 없습니다. 그냥 본인 이 하고 싶어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5. 쫀득이
'04.9.9 6:21 PM (61.98.xxx.215)적성검사를 안받았다면 한 번 해보는게 어떨까요? 그거를 빌미로 애기아빠한테 들이밀고 다시 한번 더 설득을,,, 아님 의외로 이과타입으로 나올 수도 있죠. 의학계열 굳이 원하시면 한의대는 문과 적성이 더 잘 적응합니다, 물리, 화학 잘하던 애들은 초기에 좀 미칠려고(^^) 하죠.
6. ..........
'04.9.9 6:53 PM (221.140.xxx.212)제 친구 오빠 자살했어요.
의사인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거든요.
대학다닐때 자살했어요.
성격도 명랑하고 잘생긴 오빠였는데..
십년도 더 지난 얘기지만. 아직도 슬프네요.
엄마가 제일 잘 파악하실테니..아들이랑 같이 신중한 판단을 하시기를..7. 흠
'04.9.9 7:30 PM (81.205.xxx.243)제 생각에도 셋이 같이 춘분한 대화를 해 보는게....억지를 떠나서 그냥 편하게요...
미리 아빠에게 양해를 구하고 애 생각을 먼저 들어보고 우리도 그냥 조언으로 말해보지,강압적으로 나가면서 얘기는 말자,고요...
본인이 선택하는데도 확신은 아마 힘들죠....
설득보다 공감이 가게 선택해보도록...아이 의견과 적성을 존중해주면 스스로도 더 열심히 할테니까요...
아,말은 쉽지만....
암튼 좋은 결과보시길....8. 아줌마의사
'04.9.9 9:16 PM (220.77.xxx.40)저도 전형적인 문과적성인데 친정아버지의 강한 권유로 의과대 졸업했습니다
의대 다닐 때 적성에 안 맞다고 하던 동기들.
지금은 다 개업해서 자기 몫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의과대 적성이란게 따로 필요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많은 공부량을 감당해낼 수 있는 성실함만 있다면요
물론 공부하기가 쉽진 않죠
그리고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스트레스가 많죠 생활이..
인간의 생명이 달려있잖아요 저희 직업이..
근데 문제는 윗분 글처럼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이 점점 열악해져서
의사들도 장미빛 미래가 아니라는거죠
저도 제 아이가 의대 간다면 글쎄요 좀 고민할것 같습니다
의사들은 좀 비관적인 전망을 하거든요
근데 문제는 다른 분야는 더 비관적으로 보인다는거죠
아이가 성실하다면 의대공부도 잘 해나갈거라 생각됩니다만
앞으로의 전망을 잘 따져봐야하지 않을런지요9. 딸하나..
'04.9.9 11:11 PM (219.249.xxx.200)딱 제 여동생 이야기네요.
외고 출신 의대생
저와 또 다른 동생의 강력한 권유로 본인 의지와 아무 상관없이 의대에 진학했습니다.
혹시나 중간에 자퇴한다 하면 어쩌나, 유급이나 당하면 어쩌나 내심 불안불안 했었는데
벌써 본4네요.
원래 문과 출신이라, 의대 공부 많이 힘들어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결과적으로 본인이 '의사'가 된다는 것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의사들의 미래가 장미빛이 아니라고 해도, 그만한 자격증이
또 어디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바로 위 의사분이 말씀하신것처럼
의과대 공부라는게 적성이 따로 필요없다는 이야기는
여러사람에게서 들었어요.
아이가 의대가서 잘 견뎌내기만 한다면
의사로서의 안정된 생활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도와주실수 있으니
좋을것 같은데요.
제 동생 말로는 친구들 끼리도
누구누구는 아버지 병원 있다... 뭐 그런거 다 알고,
약간은 부러워 하기도 하는거 같던데...
그리고 '적성' 이요.
저도 그만한때는 그런게 따로 딱 정해져 있고,
적성에 안맞으면 못하는걸로 알고 문과로 진학했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단맛 쓴맛 다 보고, 사회가 어떤 곳인지 현실을 알았더라면
적성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그냥 이과공부도 해봤을거 같아요.
직업이 공부인 제 남편은
제가 제 여동생 의대적성 아니라, 성적 별로고 걱정된다고 말할때
'적성'보다는 노력이라고, 쉬운 공부는 없다고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던데요.
제 동생과 비슷한 이야기 같아서
말이 길어졌네요.10. 적성
'04.9.9 11:37 PM (211.50.xxx.221)우리나라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자기 적성을 잘 알아낼 수 있을까에 먼저 회의를 갖습니다.
그리고 아드님이 가지신 성향을 갖고 의사가 된다면 특별한(?) 의사가 될 수 있을것 같아요.
저희 신랑은 넘 이과적인 성향 뿐이라 ......
그리고 의대를 마치신 후에 법공부를 다시하셔서 법의학자가 되어도 좋을것 같구요. 우리나라 법의학, 정말 한참 후진이지 않나요......
그 살인적인 공부를 해낼 수있는 머리와 끈기등등만 된다면 멋진의사가 되실것 같은데요...^^11. 저도 의사
'04.9.10 3:36 AM (211.215.xxx.153)저는 문과적 성향을 엄청 가진 의사거든요. (언어, 역사, 철학...)
문이과 나눌 때 고민 좀 했었어요.
근데 그런 성향이 의사인 저를 더 풍요롭게 하는 거 같아요.
오히려 법이니 철학이니를 전공했다면 질려서 싫어졌을거 같다는 느낌도 있구요.
그 분야는 지금도 계속 호기심의 연속이라 짜투리 공부를 해도 항상 재미있거든요.
(정작 전공보담...)
근데 저도 그렇고 저희 남편도 개원의사지만 저희 부부는 자식을 의사만들고 싶지는 않거든요.
공부힘든 거보다는 그 스트레스때문에...12. 주위에 의사들 보면
'04.9.10 9:58 AM (210.204.xxx.4)저희 언니가 의사인데요. 적성검사할때 문과가 거의 100점에 가까울정도로 나왔습니다. 근데 아빠가 강력하게 우기셔서 이과가서 의대갔는데요. 수학 물리는 못했지만 의대에서 장학금 받고 다녔습니다. 언니말로는 의대는 이과적성이 아니라고... 외우고 공부하는 성실함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별로 적성은... 제 남편도 의사인데요. 자칭 문학소년입니다. 온 세상의 잡학은 다 갖고 있고 토론 시사 이런거 무지 좋아해요. 제가 보기에는 아주 아닌 이상에는 별 상관 없을 거 같습니다. ^^
13. ....
'04.9.10 10:19 AM (211.252.xxx.1)아니가 죽어도 싫다고만 하지 않으면 보내세요.
의외로 단순한 것이 의학공부입니다.
누가 많이 잘 외우느냐~~~이거 거든요.
그리고 그런 문과쪽의 적성을 가지고 있으면 정신과 하면 좋을것 같아요.
정신과는 갈수록 괜찮을 걸로 생각되거든요.
그리고 안정적인 직업가지고 자기 취향에 맞게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14. 저도 참견
'04.9.10 12:16 PM (220.126.xxx.223)본인 또는 주위분들이 의사인 분들의 경험담이 저의 경우와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영문학쪽을 하고 싶었는데, 저희 아버지가 심각하게 의대쪽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요 말씀하셔서 결국 아버지 뜻에 따랐는데요, 잘 간것 같아요.
의대는 정말 공학에 너무너무 적성에 맞아하는 아이들 외엔 문과쪽 재능이 있다고 해도 잘 할 수 있답니다. 정말 아이가 죽어도 싫다고 하면 모를까 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봤더니 오히려 이 일이 제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제가 원래 관심이 많았던 어학은 전공한 것이 아니라 그런지 지금도 공부하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의학쪽으로 나와도 다른 곳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의과전공을 토대로 다른 분야로도 나갈 수 있잖아요. 예를들어 의학전문 법률가, 병원경영 컨설턴트(의과대학 졸업후 미국에서 MBA따서 외국계컨설턴트 회사에서 일하는 분도 있어요.). 의학전문 기자, 아님, 공학쪽 재능이 있으면 의공학계통이나 의료기기 및 의료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병원관련 인테리어 전문가, 아님, 보건계통의 공직자등등 몰라서 그렇지 의대간다고 해서 지금 생각하는 문과쪽 재능이 사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아드님이 사춘기 이므로 잘 이야기 해 보세요. 똑똑한 아이이니 본인이 잘 판단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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