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새 일을 시작하는데 겁이 나요..

이젠 조회수 : 844
작성일 : 2004-09-08 22:45:00
제가 학교 졸업하고 제대로 된 직장을 안 가져봤거든요.
그저 제가 재밌는 일 하겠다고 작은 잡지사, 출판사를 오가다가 뭐 준비하다가 말다가..
하여튼 우왕좌왕하면서 살다가 그나마 서른 넘어 정신 차리고 한 건 해서
(신랑은 다 제 덕이라고 큰 소리 칩니다. 결혼 안했으면 지금도 모모동에서 모여사하고
지지고 볶고 있을 거라고요..-.-)
여튼 덕분에 지금은 간혹 프리랜서로 나가는 일도 있는데,
막상 그 일이 들어올 땐 신 나다가도
시작할 때가 되면 어찌나 마음이 어지러운지 모르겠어요.

워낙 백수 체질에 젖은 지라, 오늘 할 일은 내일로, 아니 모레로, 별 탈 없으면
한 달 뒤로.. 하염 없이 미루고 살다가
매일매일 칼같이 출근하는 그런 것도 부담되고

날이면 날마다 나 좋은 사람만 만나고
꺼리는 사람 도움되도 역시 만나길 미루고 살다보니
남의 사무실 가서 인사하고 얼굴+이름 외우기도 신경쓰이고..

근데 사실 제일 무서운 건
제가 하는 일이 상당히 실력;;;이 필요하고 빠릿한 정신이 필수라
깜빡 정신이라도 놓았다가 일 망칠까봐 두려운 거예요.

... 뭐 늘어놓아보니 바보 같네요.
게다가 비슷한 일을 이미 무탈하게 해치운 적이 있으니 그렇게 망치지 않으리라 싶지만
그건 두 달 전이고 그 새 공부도 안 했잖아아아아 하고 속에서 메아리가...--;;;

어려서 겁쟁이고 경쟁을 싫어했던 성격은
제대로 시련을 겪고 사회에서 단련되지 않으니 그대로 있네요.ㅠㅜ
정말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했어야 하는 건데..
뭐 하나 하려면 제일 망신스러운 경우가 바로 머리에서 떠오르고
상상력이 무궁무진 나래를 펴죠. (하필 게다가 일터도 이번에는 시내 중심가에
잘난 기업의 본사라죠--;; 아 싫어라. 십년만 전이면 신이 나서 준비하겠건만)

정말 막상 시작해서 부딪히면 괜찮을 걸 알면서도
시작할 땐 혼자 창피해서 얼굴이 지레 벌개지지만 하다보면 신이 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애고애고.. 읽으시고 혀를 차실 분들도 많겠지만 그래도 제겐 절박하답니다.
낼 첫 일이 있거든요.

옷도 차려입고 가야하는데, 그것 땜에 옷장 뒤집어엎고
끄집어낸 정장바지도 이제 다려야 해요. 하아~~

주변 친구에 남편에 하소연을 하다못해 여기에다까지 넋두리를 쏟아냈네요.

...지금 제겐 자전거의 첫 페달을 밟을 때의 용기가 필요하답니다.
처음엔 조금 뒤뚱거려도 열심히 밟다보면 앞으로 가고 있겠죠.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고.
(다만 그걸 뼈도 근육도 좀더 젊었을 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서도..)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알아요. 다만 조금.. 많이.. 움츠러들었을 뿐이죠.
내일 다녀와서 씩씩하게 후기 올리겠습니다. ^^
IP : 218.51.xxx.3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젠
    '04.9.8 10:46 PM (218.51.xxx.38)

    아참, 저 며칠 전에 가입했는데 고새 아이디와 비번을 잊어먹었네요.-.-
    간혹 잊어버리신 분들 왜들 그러시나 했는데 죄송해요..
    이름과 달라서 잊어버리기 쉽네요.. 흐흐..
    좀더 시도해보고 정 안되면 혜경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면 되겠죠?

  • 2. 서산댁
    '04.9.8 11:00 PM (211.224.xxx.64)

    움츠러들지 말고 씩씩하게 ... 아자 화이팅.....
    힘내세요..

  • 3. 이규원
    '04.9.8 11:50 PM (220.127.xxx.38)

    날라올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래요
    일주일만 기다리세요
    카메라찍힐 때는 번쩍하던데...

  • 4. 지윤마미..
    '04.9.9 12:29 AM (211.204.xxx.5)

    한번해보시면 더 자신감이 드실꺼예요..
    항상 시작은 어렵잖아요...
    아자~~

  • 5. ripplet
    '04.9.9 12:29 AM (211.54.xxx.191)

    고민중인 대부분의 내용이..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머릿속의' 일이군요.^^
    직장생활 제법 했던 저도 다시 일 시작할 때마다 그런 느낌 드는걸요. 새로운 장소,사람,일을 만날때면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런 긴장감이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준비하세요.

    명강의와 연구로 많은 부러움을 받은 어느 교수님의 정년퇴임사 중에..."지난 수십년간 강단에 올라가는 걸 하루도 두려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심지어 강의실 문 앞에서 도망가고 싶었다"는 고백이 있습니다.

    그렇게 걱정하는 사람치고 정말로 그 실수를 저지르는 분들 잘 못봤습니다. 오히려 지나친 자신감(자만?)보단 적당한 긴장이 꼼꼼한 업무처리엔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돌다리를 두드리며 일처리를 하니까). 잘 하실거예요. 힘내세요..으쌰으쌰!!!!!!!!

  • 6. 어흠
    '04.9.9 2:15 AM (211.53.xxx.176)

    무모한 자신감에 차있는거보다 한발 내딛는데 대한 두려움과 조심스런 글을 보니
    분명 잘 해 내실 분 같네요 ....뭔가 두드러진 장점이 있기에 지금처럼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선택 되신거니까 자신을 믿으세요 !!!

  • 7. 미스테리
    '04.9.9 9:24 AM (220.118.xxx.231)

    새로운 생활에 도전하시네요~~~^^

    힘내세요...당근 잘하실수 있을꺼예요!!!'

    아~자, 홧팅 홧팅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3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2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8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4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6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1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21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7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8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7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12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8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1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52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23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6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5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4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9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7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70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2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12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