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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맞는 친정엄마한테 해야할 기본적인 도리?

못된딸 조회수 : 1,214
작성일 : 2004-09-08 18:03:17
저 고딩때 엄마가 돈 다 날리고 아빠랑 이혼했어요.
한마디로 사기당한거죠.
피해자라고 하기엔 엄청난 액수였어요.
완전히 꾼들한테 입에 발린 소리 듣고 빌려준건데..
울 아빠가 사장이었는데도
아빠는 그거 갚느라 7-8년 걸렸고(갚은것도 용해요)
이제야 우리집 좀 여유있지만.
한때는 정말 어려웠어요.
고 3때 수박먹고 싶어도 참았으니까..
정말 우리 형제, 아빠 피눈물나게 한 엄마가 정말 미웠어요.

엄마는 혼자살았는데
그 상실감이 클거라는 건 이해하지만..
우리가 누구땜에 그 고생을 했는데
계속 아빠 탓에 우는 소리에
(물론 결혼생활중에 아빠 잘못도 있었겠지만,
엄마는 어린 딸들 모아놓고 별얘기 다했어요)

정말 철딱서니 없고, 자기 연민에 빠져서
자식들 말로만 걱정한다고 하지 실제로 뭘 했는지..

사실 결혼하고 저도 임신하니
엄마에 대해서도 좀 애틋해지고,
어쨌든 엄마가 결혼해서 해왔던 엄청난 노동에 대해서도 미안하고 그래요.

근데 제가 직장생활하면서 입덧해도 와볼 생각도 안하고
(엄마는 시골에 살아요)
휴가때 입덧땜에 힘들어서 엄마 있는데 가서 있겠다고하니
오지 말라고(나중에 집이 누추해서 그랬다는데 참 이해가 안가요)
저 애 낳을때도 와볼 생각이나 있는지..
임신했다고 하니까
자기 처음에 유산했다는 재수없는 소리나 하고..
결혼할때도 뭐 해주는 건 둘째치고 도움되는 얘기하나 해준거 없어요.

학교다닐때도
저 공부잘한다고 다니면서 자랑하고,
딴 친구엄마들한테 부러움 받는거나 좋아했지

자식들 대학입시보고, 취직걱정 이런거 할때
도움되는 말한마디 못들어봤네요.

지금껏 모아둔 돈 하나도 없는거 보면
또 돈 날린거 같아요.

제가 엄마한테 모성애만 강요하는지는 몰라도
대화하려고 하면 속이 터지고,
전 엄마한테서 배운것도 없는거 같아요.

시어머니땜에 가끔 짜증나도 울 엄마보다 훨씬 나으신 분이니 참아요.

이런 엄마한테 기본적인 도리로서 제가 뭐 해야 하나요?
결정적으로 전 엄마한테 전화하기가 싫어요.
만나기도 싫고..
차라리 인연끊고 싶을 정도예요.
엄마 혼자 사는건 안됐지만..
가끔 보면  다 자기팔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질적인 부양은 할 생각이 있지만..
제가 못됐나요?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할까요?
IP : 203.240.xxx.2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겨니
    '04.9.8 6:23 PM (218.53.xxx.173)

    저기....죄송한 말씀인데요....어머님을 위해서 어느정도 거리를 두시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단 어머님께서 그래도 자식한테 기대감이 아직 있으신것 같은데, 그거 정말로 부모를 위해서나 자식을 위해서 좋은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어머님께서도 기대를 버리시고 자기연민에서 벗어나셔야 비로소 행복한 삶을 사실수 있을것 같아요....(주제 넘게 이런 말씀 올려서 죄송....저도 약간은 비슷한 입장이라서....ㅜ.ㅜ)

  • 2. 동감
    '04.9.8 6:48 PM (211.225.xxx.69)

    겨니님 말씀에 동감
    저도 비슷한 입장이라서..

    전 엄마한테 모진소리도했어요. 정신차리게 하려고.
    엄마인생 엄마가 그렇게 했지.내가 했냐고. 돈이라두 모아서 양로원을 가던지 말던지. 난 신경안쓴다고. 귀찮게 하지말라고..난 엄마랑 같이 못산다고, 사위가 좋다고 해도 내가 못한다고 하면서 정신차리라고.. 물론 맘은 상당히 아팠지만 어쩌겠어요. 엄마의 그 버릇(?)을 고쳐야 함께 살아갈수 있은것을. 전 엄마를 제가 모시려고 하거든요.

    물질적인 부양을 할 생각이 있으시더라도 그걸 입밖에 내놓지않는게 좋지 않을까요?
    요즘은 엄마가 나아졌어요. 금방은 아니더라도 차차 더 나아지겠죠.

  • 3. 마농
    '04.9.8 7:00 PM (61.84.xxx.22)

    못된거 아니세요.
    부모 자식간 이야말로 '예'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예를 다하고...
    자식은 효로써 그 예를 갚고...
    예라는건..주고받는 것이거든요.
    옛 성현들께서...효를 강조하셨지만..
    그건 그 부모가 부모로써 예를 갖춘 사람일때...였습니다.

  • 4. 저도 불쌍한 딸
    '04.9.8 8:20 PM (211.201.xxx.220)

    마농님 말씀 절대 100% 맞습니다.. 님이 나쁘신거 절대 아닙니다..
    저도 정말 저희 친정엄마때문에 맘고생 할만큼 한 사람입니다.. 저희 어머님은 이상한 여자들 (겉으론 모두 부잣집 마나님이지만 모여서 돈놀이 하며 사기치는..)을 친구랍시고 몇십년동안 만나면서 그 여자들 보증서주다 집말아먹고, 같이 사기 당하다 집말아먹고.. 저 초등6학년 이후로 대여섯번입니다.. 게다가 일만 치면 그냥 집나가버리고 어디 가있다가 최소 몇일~몇년씩 집비우고 들어오고 아버지는 그 빚 갚고 돌아온 엄마는 또 일벌리고... 결국엔 제 결혼식 몇달 앞두고 집을 나가서 제 결혼준비는 커녕 결혼식도 못왔지요..
    마지막엔 저희 자매가 낌새를 채고 제발 그 여자들이랑 끊으라고 하니 "니들이 용돈 쫌 주면서 내 친구관계까지 관여하느냐.. 나는 가족없인 살아도 친구없인 못산다"는 충격적인 말을 하더군요.. 그런말까지 해놓고서도 이젠 그 잘난 친구들 어디간지 모르고 또 아버지한테 기어들어 왔더군요... 자꾸 생각하니 다시 열받습니다만...

    결론적으론 그런 엄마를 과연 엄마라고, 부모라고 내가 신경써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다가 지금은 아버지때문에 부모님댁에 아주 가끔 가고, 명절때도 최대한 시댁에 있다가 친정엔 잠깐만 가고, 무능하지만 불쌍한 아버지 인생떄문에 가끔씩 용돈 드리는 정도만 하고 제 도리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엄마는 지금도 뭐가 당당한지 저희 부부 가면 말도 제일 많고 엄청 활달? 합니다.. 그 천성은 죽어야 없어진다고 생각되지고요.. 전 행여 제가 저희 친정엄마 쪼금이라도 닮을까봐 무지 노력합니다.. 싫으면서도 닮는다는 말이 있어서 행여 그렇게 될까봐 저자신에게 더 엄격하고 다 잡으며 살아갑니다.. 전 아버지 돌아가시면 어머니랑 인연 끊을 작정입니다..

  • 5. ..
    '04.9.9 5:27 AM (211.201.xxx.127)

    친정엄마도 님한테 기본도리 못했는데..
    뭘 애틋하게 챙길려고 하세요..
    님 마음이 착한건지..
    그냥 핏줄이니 의절 못하고 산다..정도만..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하심이..
    저쪽은 님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걸요..
    언제나 마음이 애끓는쪽은 버림받은 자식들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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