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나 어릴 적처럼 이 가을이 시작하는 날 반장이 되어 왔다.
나는 학교에 인사 차 들렀다 선생님께서 국화 화분 두어개를 부탁하시기에 꽃집으로 향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오전 내 추적 추적 비가 내렸다.
화분은 노란 봉우리가 맺힌 화분 하나가 6000원.
6000원 하니 얼마나 풍성하고 좋은지...
나도 모르게 제일 좋은걸루 주세요! 아저씨 더비싼건 없나요?이렇게 묻고 있었다.
내 아버지는 어린딸이 회장이 되어 학교에서 부탁한 국화화분으로 한물 간 국화 화분을 학교에 보내쎴고
선생님은 우스게 소리로"노인 국화"라고 시든 국화 화분을 한켠으로 치웠다.
어린맘에 얼마나 아버지가 미웠던지.. 그날 학교를 파한후 아버지께 우며 얼마나 짜증 냈는지...
두고 두고 맘에 상처로 남았다.
그런데 몇해전에 그때일을 떠올린 내가 섭썹함을 토로하자.아버지는 입을 여셨다
하루벌어 하루 먹는 일용직 이던 그때 하나빢에 없는 딸이 회장이 되어 사달래는 화분인데 돈이 부족하여 꽃집에서 재고이던걸 샀노라며.
꼬깃꼬낏 접은 돈을 점원에게 건네며 그래도 기뻤는데..딸이 놀림을 받아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고..
20여년전의 일 인데도 국화 화분만 보면 그래서 가슴이 져민다.
그래서 오늘 난 제일 좋은 국화화분을 찾았나보다.
그리고 아버지께 전화도 한통 넣고..
"아버지 내 하는일 잘되서 돈 많이 버니 용돈 많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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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화분
이향숙 조회수 : 899
작성일 : 2004-09-07 23:30:53
IP : 218.235.xxx.8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깜찌기 펭
'04.9.7 11:32 PM (220.81.xxx.147)국화만 보면 아버지 생각에 애뜻하시겠어요.
2. 프림커피
'04.9.8 12:23 AM (220.95.xxx.41)가슴 찡하네요,,,,
3. 그냥
'04.9.8 12:33 AM (61.85.xxx.130)자랑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참 슬픈 이야기군요.
전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기 한달전에 어버이날이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아버지한테 섭섭한 일이 있었는지 카네이션을
엄마한테만 달아드렸어요. 그때 꽃값이 50원인가 그랬거든요.
그랬는데 엄마와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계시는데 엄마 가슴에만
꽃이 달렸는데....
그리고 한달쯤후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그이후로 어버이날만 돌아오면 왜 그때 아버지께 꽃을 안달아 드렸을까.
안달아 드렸을까... 왜 자꾸 그 생각만 드는지 안타까워요.4. 싱아
'04.9.8 8:28 AM (221.155.xxx.114)오랜만이네요.
황토집은 다 지으셨는지요?
그 아버지 마음은 세월이가 제가 부모 되니 조금씩 느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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