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올해 87세이신 외할아버지를 찾아뵈었습니다.
결혼하고 두달에 한번 정도는 찾아뵙고...가서 자고 오고 그랬는데요.
재작년부터인가...치매증상이 있으셔서
출입금지령이 내려...일년정도 찾아뵙지를 못했네요.
요즘 병원다니시고 약드시니 좋아지셨다고 해서 갔어요.
할머니께서 와도 괜찮겠다 하셔서...
도착해서...혹시 못알아보고 그래도 서운해 하지마라...하셨는데
역시 못 알아보십니다 ㅠ.ㅠ...서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결혼해서 아이 둘 낳을때 까지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
그래두 제가 위에 이종사촌오빠 다음으로 첫손녀라...혹시나 했는데...
오랫만에 가는거라...이것 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갔죠.
할아버지 간식꺼리...쵸콜렛, 견과류, 꿀, 과일...등등
할머니 반찬꺼리...굴비랑 소고기
할아버지는...그러시니...누군지도 모르는 신랑이랑 바둑두시고
그 정신에 바둑은 제대로 두신다니...놀랍지 않은가요.
울신랑이 바둑실력은 더 좋아지셨다고 하데요....총기가 더 좋아지셨다나
암튼 바둑 둘 줄아는 울신랑이 무지 기특하고 고맙더라구요 ㅎㅎㅎ
안그럼...앉혀놓고 너 누구냐 부터 시작해서...몇시간동안 되돌이표거든요.
저녁먹고 집을 나서는데...그때서야 알아보시데요.
너...누구구나...얼굴이 많이 상했다
우리애들보고...얘들이 니 애들이냐
아들만 둘이냐...딸없고...힘들겠다
우찌 아들 낳는 재주밖에 없냐...또 낳으라고 할수도 없고 등등...
무지 감격스러웠습니다 ^^
할아버지랑 옛날처럼 뽀뽀하고 나왔습니다. ^^
저희 할머니께서 짱아찌류를 이것 저것 싸주시더라구요.
그중에 매실도 있고 고추도 있고 더덕도 있고
매실엑기스도 한병 받아오고...횡재했습니다.^^;;;
그 할머님이...친정엄마 친엄마는 아니시고
20년 전에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들어오신 분이신데
15년정도...여지껏 할아버지랑 잘 살고 계십니다.
그분 자녀가 4명인데...할아버지께서 공부도 시켜주시고 결혼도 시켜주시고
전 이모, 삼촌...이렇게 부르고
지금은 전혀 남같지 않은 식구가 되어버린 가족이구요.
우리엄마를 비롯하여...이모 삼촌들도 어머니라고 부르며 따른답니다.
갈때마다...손녀라고 이것 저것 받아오는거 많은데요.
이번에도 역시....친정은 좋아여 ^^
집만 가까우면 자주 가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할어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몇번이나 더 뵐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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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친정이 좋아요 ㅎㅎㅎ
쵸콜릿 조회수 : 917
작성일 : 2004-09-06 14:45:56
IP : 211.35.xxx.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코코샤넬
'04.9.6 3:04 PM (220.118.xxx.227)그럼요~~ 친정이 좋지요..
그나저나 쵸콜릿님 외할아버님,외할머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친정갔다가 김치를 무려 8가지나 싸서 차 트렁크에 싣고 오는데 김치 무게때문에
안 나가서리 애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
전 왜이리 김치 욕심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돈욕심은 없는데 ^^;;2. lyu
'04.9.6 4:49 PM (220.118.xxx.98)샤넬님, 나도 전라도 김치 여덟가지면 돈 보다 더 갖고 싶은데요?
3. 잠보
'04.9.6 4:53 PM (211.178.xxx.147)어머, 외할아버님이 신식이시네요. 손녀 아들둘만 있는것 걱정도 해주시고요...
새로 들어오신분의 자녀분들과도 사이좋게 지내신다니, 외할아버님이하 모든 식구들이 다 좋으신분들인가봐요. 그래도 바둑도 두시고 하신다니, 앞으로 더 좋아지시길 바랍니다.4. 키세스
'04.9.7 9:23 PM (211.176.xxx.134)정말 외할아버님 이하 모든 식구들이 다 좋으신 분들 같아요.
할아버님이 베푼신 덕이 존경스럽습니다.
그 옛날에 그러기가 참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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