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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상반신에도 멍이..ㅠㅠ

이젠 조회수 : 1,387
작성일 : 2004-09-05 00:46:03
서른 넘어 자전거를 배우느라고 이리 저리 넘어지는 바람에
정강이와 무릎께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생겼는데요..
자전거 도로 나간지 이틀째인 오늘은 드디어 코스모스 밭으로 무너지면서
핸들바에 제대로 윗팔뚝을 찍혔네요.
허연 살이 말랑말랑하기까지 하니 정말 멍이 잘 새겨집니다.^^;;

운동을 기피하며 살기를 20여년..
체육 든 날은 하늘만 쳐다보며 기우제를 지내며 보내던 학창시절..
그러나 잠실 모랫벌 운동장은 오전에 비가 와도 오후 체육이 가능하더랍니다.

이십대 중반에야 수영을 배우면서 자발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네요.
그것도 이년에 걸쳐 서너번 수영을 끊은 다음에야 자유형으로 2미터 이상 전진할 수 있었죠.

...이번에 자전거를 시작한 건
지난 6월에 남편이랑 경주에서 낑낑거리며 2인승 자전거를 탔던 게 계기였어요.

본인도 20년 만에 첨이라는데, 자전거는 녹이 잔뜩 슨 고물이지,
뒤에서 무거운 저는 기우뚱 거리지.. 하여튼 제대로 시동 거는 데 30분은 걸린 것 같아요.
그런데 앞으로 막 나가고 커브도 연습하고 하면서
뒷자리에서 나름대로 낑낑대던 저는 자전거에 반했답니다.

(남편은 제가 힘쓴 거 전혀
못 느꼈대요. 자기 혼자 끌고간 줄 알더라고요. 힝~~ 내가 제대로 중심 안 잡았으면
넘어졌을 거면서.. 결혼생활하고 어쩌면 그리 비슷한지요.)

도로와 가깝고 아슬아슬하게 먼 거리..
걷기와 비교가 안되는 속도가 몸에 붙지만 고통스럽게 헐떡거리지 않아도 되고-.-
언제 넘어질 지 몰라 스릴이 만점.. 하.하.

올라오면서 언젠가 경주를 자전거 하이킹하자 다짐했으면서
미루고 미루다 8월 말에 드디어 시작했네요.

처음에는 자전거가게에서 중고 빌려다가 중학교 운동장에서 시작했어요.
이리 저리 넘어지길 수 차례.. 첫날 겨우 감이 잡히는가 해서
사흘 만에 혼자 커브를 완성^^ (사실은 똑바로 가려다 몸이 기울어 시작된 커브였지만..)

그리고 자전거도로에 나선 게 엊그제네요.
근데 어찌나 잘 굴러가는지!
저는 우선 왼쪽 오른쪽 번갈아 두번씩 탐색한 다음에야 똑바로 비슷하게 가는데..
게다가 이런 위험인자가 굴러다니는 줄도 모르고 태평하게 오가는 파워 워커, 자전거, 인라인
인파들..ㅠㅜ

한번은 쉬었다 일어나는 어린 학생하고 충돌했다는 거 아닙니까?
당황한 저한테 괜찮다며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라이트를 집어주데요.ㅠㅜ

드디어 오늘은 시행착오 끝에 (코스모스 밭도 좀 훼손하면서..ㅠㅜ)
앞에 가는 가족도 비켜 가고 반대편에 자전거 네 대 나타나도 쫄지 않고
좀 되나 싶더니만 결국 옆길로 꼬나박힌 거예요.

참... 자전거란 게 정직하데요.
조금만 마음이 흔들리면 바로 갈피를 못 잡고 왔다갔다 해요.
평정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왼쪽으로 조금 기울면 반대로 조금 틀어 상쇄하면 되는데 그게 어느 한도를 넘으면 불가능하죠..
뒤뚱거렸던 그간 인생길도 생각나고..
이런 개똥철학 끝에 넘어지기도 하고요.

언젠가 여유롭게 강변을 질주할 날이 올런지..
여기 보니 사십대에 친구분과 자전거 배우는 분 계시던데, 맘 속으로 건투를 빌어봅니다.

(처음 가입한 주제에 넘 길었죠?
눈팅 1년에 이제야 가입한다고 이젠이랍니다.
가입해도 이보다 더 오래 82에서 개길 순 없다고 생각해 가입했네요.
모두 반갑습니다. 저는 다 친숙한 분들이지만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읽다 말고 지쳐 나가신 분들 모두모두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IP : 218.51.xxx.1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정
    '04.9.5 12:54 AM (211.59.xxx.125)

    멍은 아프지만~ 자전거를 잘 탈수 있게 되었을때 기분이 참 날아갈것 같았어요~
    님도 날아갈듯한 질주를 하루빨리 느껴보시길 바래요~^__________^
    반갑습니다. 그리고 님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 2. 이젠
    '04.9.5 1:00 AM (218.51.xxx.12)

    그렇죠~ 김혜정님! 저도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조금 잘 가는 것 같다가도 맞은편에 누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얼마나 쪼는지..
    방향 안 지키고 내 길로 오는 사람들 얼마나 얄미운지.
    찌릉찌릉 벨좀 울리려다 그 사람들 오기도 전에 잡초더미에 다이빙했다니까요ㅠㅜ
    고새 긴장이 풀려서..
    반포 사는 친한 언니에게 자전거타고 놀러가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서리 내리기 전에 가능할련지..
    (그 언니 플래카드 들고 환영해준다 했거든요.. 흐흐^^)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헤헤

  • 3. 옷~!
    '04.9.5 8:33 AM (81.205.xxx.243)

    전 오늘 세번째인데....ㅋㅋ저도 첫날 생긴 두 손바닥의 멍,왼족 허벅지,무릎의 멍...(밤새 아프고 지금도 닿으면 무쟈 아파요유.ㅜ)
    그리고 오른/족은 무릎이 아예 까지고...
    ㅋㅋ 그래서!!! 두번째...담날은 넘어지는게 싫어서 드뎌 잘탔다는....
    세번재 날인 오늘은 드뎌 찻길 건너 공원가지 남편 따라 잘 다녀왔구요...

    아직도 커브나 첨 타서 중심 잡고 출발을 제대로 못하지만...
    저도 자전거의 묘미를 안 이상 점점 더 늘겠죠?
    우리 애들 태우고 다닐 정도의 실력이 되려면...
    후하...
    암튼 자전거 첫시작 동기?를 만나니 반갑네요.
    전 곧 40인데 이제 자전거를.....ㅎㅎ
    암튼 운동한다는거,참 멋진거 같네요.
    이거 다요트에 돔 될가요?타면서두 배살이 신경 쓰이던데...ㅋㅋ

  • 4. 이론의 여왕
    '04.9.5 4:21 PM (222.110.xxx.248)

    어흑, 저는 제목만 보고는 아주아주 엉뚱한 생각을 했지 뭐예요. ㅡ,.ㅡa
    (매맞는 아내, 뭐 이런 거...)
    이젠 님, 정말 죄송해요!! (사죄의 절.. 넙죽)

  • 5. 맑은하늘
    '04.9.5 7:06 PM (211.225.xxx.196)

    오밤중에 친구랑 자전거 배우는 사람이 바로 저에요.

    저는요~~
    글 올리고 이틀후엔가 그야말로 앞으로 거꾸러졌슴다.
    오른쪽 팔 반기부스하고 버티기 열흘...
    우아앙~~ 자전거 너무 타고 잡은디...

    님은 넘어져도 꽃밭으로 넘어지셨군요...
    역쉬~~

    이젠님, 그렇죠?
    초보자전거 운전자에겐 평정심이 정말 중요한것 같아요.
    마음이 조금만 흩어지면 바로 균형에 교란이 일어나더군요.

    강변길따라 반포까지 달리는 그날을 향해
    아자!! 아자!!! (단 서리내리기 전에...)

  • 6. 이젠
    '04.9.5 9:13 PM (218.51.xxx.224)

    앗, 아직도 이게 첫 페이지에 있네요. 역시 회원님들 일요일을 바쁘게 보내셨나봐요.
    옷~님, 이론의 여왕님, 맑은하늘님 다들 반가와요~!!
    (전 사실 자주 다니던 사이트에도 글을 올려놓으면 민망해서 한동안 안 가요..
    그래서 이제야 왔네요.)
    근데 옷님, 운동은 뭐든 열심히 하면 빠지는 거 같아요.
    저는 몇 달 걷기를 했는데 그게 꽤 좋았거든요. 배도 좀 들어가고..(다만 덥다고 맥주 마시면
    낭패..--) 자전거는 지루할 틈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듯해요.
    걷기는 암만 빨리 걸어봐야 갈 수 있는 거리가 빤하잖아요.

    맑은하늘님 어째요.. 지금은 많이 나으셨죠? 앞으로 고꾸라지시다니..
    전 겁이 많아서 무조건 옆으로 쓰러져요. 주로 좌우로 요동치기 땜시 자연스럽게 글케 돼죠.
    긴장해서 이를 갈면서 뒤뚱뒤뚱 앞으로 가다보면 브레이크 잡는 것도 까먹고.
    (얼마나 보기 웃길까요.^^;;)
    같이 화이팅해요 아자!!

    이론의 여왕님 그런 착각을 하시다니..
    (저도 수틀리면 멍든 자국 갖고 신고해버린다고 장난삼아 협박을 한답니다...흐흐)

  • 7. 김혜경
    '04.9.5 10:20 PM (211.215.xxx.193)

    곧 여유롭게 강변도로 달리시게 될겁니다...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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