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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어머니는 아들편..

큰며느리 조회수 : 1,119
작성일 : 2004-09-03 14:41:43
한달도 더 남은 추석명절땜에 별일이 다 있습니다....

저희 시아버님이 작은 아들인 관계로, 게다가 자식들이 다 결혼한 후에는 지방에 있는 큰댁에는 한번도 내려가 보질 않았습니다.  지금 결혼 7년찹니다...

근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번엔 고향 산소엘 가자고 하더군요....
연휴가 기니..(닷새 연휴가 다 자기네껍니다... 처가에.. 며느리 친정가는 생각은 조금도 안합니다...)

아마 작은 아들이 장인장모가 추석때 여행을 가서 처가에 들리지 않아도 되니 이번엔 시간이 남아서 도모해 보는 듯 합니다. 보통땐 전날 왔다가 바로 아침 수저 내려 놓구 바로 갑니다...
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때로는 손님 계실 적에도 수저만 내려놓구 바로 짐 싸서 갑니다...
뒷정리는 누가 하냐구요?? 네 바로 맏며느리가 합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숙소를 알아보다 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더군요...
저희는 남편 고향에 가도 잘 곳이 없습니다.... 기다리는 친척도 없습니다...
식구가 많아 좀 넓은 곳을 빌리려면 일박에 20만원 가까이 되더군요....
게다가 기름값에..... 안하던 귀성전쟁까지....

어제 시어머니가 전화하셨길래, 좀 서운한 소리를 했습니다...
성묘를 빙자한 가족여행인데, 가족여행이라면 다같이 의논해서 결정할 일이지, 아들들이 다 결정하구서 뒷처리는 며느리를 시키느냐..
돈도 돈이지만 아이들 멀미하는거 너무 괴롭다.... 어쩌구...

처음에는 제편을 들어주시는 듯 싶더니, 그래도 결정된 일이니 잘 따라라 하시더군요..
암말 안했습니다... 결정된 건 여행가기로 한 것 뿐 준비는 모두 제 몫인데....
좀 안하던 투정을 하니 놀라셨는지, 당황하시는 듯 싶더니, 결국은 "얘,잘부탁한다.." 하시더군요..
삐진 맏며느리... "뭘요??" 했더니 허허 웃으시네요..

게다가 멀리서 뱅기타고 오는 동서는 맞벌이에 아이 어리다고 빈손으로 옵니다...
도대체 맏며느리가 무슨 죄로 으.....

시부모님이랑 아들들은 가족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즐거워 하겠지만 전 숙제하러 가는 기분입니다...
가끔 보면 다같이 어디 다녀와서 자고 있는데, 문 두드리시고 "아범 깨지 않게 조심히 나와서 밥해라"
하시는 분이니 이번 여행도 끔찍합니다...

아... 맏며느리의 자질이 부족한 걸가요....
IP : 221.151.xxx.10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돌무덤
    '04.9.3 2:50 PM (61.75.xxx.124)

    울 시모도 자기아들 코가 삐뚤어지게 자는건 안쓰럽고 애타지만, 며느리가 여섯시 넘게 자는건 속 뒤집어지는 일이랍니다. ㅎㅎㅎ
    맞벌이하면 아들이 덜 힘들어서 좋은데, 잘 못챙겨줄까봐 항상 걱정이고, 또 돈 좀 벌어다준다고 유세떨어서 아들 기죽일까봐 며느리에게 훈계하시는것이 취미이시지요...ㅋㅋㅋ

  • 2. 동병상련
    '04.9.3 3:26 PM (220.87.xxx.106)

    저두 맏며느리입니다.
    화나실만 하네요..
    너무 일방적이었어요.. 상의도 없이....

    저는 명절마다 지옥 같은 교통난 속에 도착해서도 앉아볼새도 없이 너무 바쁘게 일하다옵니다. 결혼하고 첫추석때 임신 중이라 힘들땐데 집에 오는 길이 10시간 걸렸던 적있어요.
    4시간이면 다닐 거리를요. 어찌그리 밀리는 길로만 갔던건지..
    얼마나 힘들던지 막 눈물이 나더군요. 결혼 전엔 한번도 명절에 교통땜에 고생해본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첫 명절은 좀 서럽고 부모님도 보고 싶고 그렇쟎아요.

    잘 도착했다고 전화하면서 너무 길이 밀려서 차안에서 애가 나올까 봐 무서웠다고 그랬더니 그러시더군요." 애가그렇게 쉽게 나오니? 막달에 밭에서 힘들게 일해도 쉽게 안나온다!!"
    하시더군요..저는 지금도 그 얘기가 잊혀지지 않아요..
    결혼 1년이 채 안되어 이래서 시댁이구나 하고 절감했죠.
    아마 자기 딸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는 않았겠죠?
    이일을 계기로 시댁에 대한 철없고 순진한 맘을 달리 하게 되었죠.
    더도 덜도 말고 딱 기본만 하기로....

    암튼 저는 배가 그리 불러서도 그많은 명절 설겆이를 다했는데 몇년 전 들어온 동서는
    힘든 일에서 잘 면제가 되더군요.. 명절에도 설겆이 하는거 별로 본적 없는거 같아요.
    지난 설에는 폭설이 내려서 결국 시댁에 못가고마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동서한테 못가서 미안하다고 전화했더니 큰애도 안오니 음식 간단하게 하자고 하셔서
    할 일이 거의 없었다고 그러더군요. 동서네 애는 무지 효녀(?)여요.결국 음식도 설겆이도
    시모가 하시구...에효~~

    시댁은 지방,친정은 서울....이번처럼 명절 뒤가 짧을 때는 꽤죄죄한 몰골로 바로 친정에 가기도 하구요.. 시댁에서 일하다 보면 화장실 갈 새도 없더군요...
    명절을 아예 극기 훈련이다 생각하고 살죠..
    잠부족, 정신적 육체적 피로 ...뭐 극기 훈련이랑 다를바 없지요?
    내 집이 아니니 불편하기 짝이 없공.....

    저는 명절 전에 쇼핑도 하구 나름대로 명절증후군을 없애려 노력합니다.
    시댁 다녀와서 백화점이라두 다녀오던지 아님 평소 갖고 싶은거 사달라고 하던지..
    뭐 값나가는건 아니지만 저자신을 위한 선물이랄까 그렇게요.
    헤어 악세서리나 티셔츠라두요...
    남편도 이젠 제마음을 이해하고 명절 전에 최대한 제 기분 맞춰 주더군요.

    맘 푸시고 이왕 벌어진 일(?) 잘 다녀오세요..
    그래도 저보다 처지가 낫쟎아요... 전 늘 이런데(교통지옥+ 막노동)....
    어쨋거나 시간은 가고 명절끝은 옵니다.국방부 시계는 돌아가듯이....

    시부모 모시고 같이 사시는 분들 이글 보시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다 하시겠지만서도...
    존경합니다.얼마나 힘드실지....

    명절 1년에 한번으로 줄이면 안될까요?

  • 3. 김혜경
    '04.9.3 3:41 PM (211.201.xxx.163)

    성묘...미리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제일 복잡할 때 피해서요...그쵸?

  • 4. 화가 나서
    '04.9.3 5:43 PM (220.85.xxx.210)

    그 놈의 집구석에 콱 돌 하나를 던지고 싶네요

  • 5. 마농
    '04.9.3 9:50 PM (61.84.xxx.22)

    맏며느리가 뭔 봉이래요. 에구.....

  • 6. 모래주머니
    '04.9.3 10:08 PM (220.85.xxx.167)

    정말 제가 가슴이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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