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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망하기만 하네요...
얼마 전에 친정아버지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올린 거 같은데...그후론 제 몸과 마음이 아주 안 좋네요.
결국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하셔서 신중하게 의료진과 같이 항암치료와 수술 스케쥴을 잡고 계십니다.
연로하신 탓에 둘 다 버거우실 것 같아 속이 상하고 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신경이 쓰입니다.
저 원래 효녀 아니었는데...불효녀라 그런지...더 미칠 것 같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금 제가 임신 19주인데요..뭐 병원에선 5개월이라 합니다만...제 남편은 제가 임산부라는 걸 까먹고
삽니다. 도대체 배려하는 것도 도와주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젠 아예 포기하기로 했어요.
아버지 소식 듣고 현기증이 생겨서 병원에도 갔는데...얼마나 머리가 아픈지..지갑도 집에 두고 갔네요.
다행히 빈혈은 아니고 처방해줄 약이 없다고 해서 돈은 안 내고 왔는데..몸이 얼마나 힘든지..
제 정신으로 살아가는 게 아닙니다.
임신만 해도 그렇게 머리가 아프고 현기증이 생긴다네요.
첫아이땐 안 그랬는데..이번엔 아주 끝내주는 고통입니다. 토하고 구역질이 날것 같은 거 있지요...
우리 남편 이번 여름에 휴가도 반납하고 일 열심히 했습니다. 9월에도 휴가 내기 힘들거라고 합니다.
왜 그렇게 바쁜지, 뭐가 그리 일이 많은지 묻지는 않았지만...솔직히 전 짜증이 났습니다.
애가 한참 놀 나이에 바닷가 한번, 계곡물에 한번 못 가보고 여름을 보냈는데 미안한 기색도 없네요.
하다못해 주말에 수영장에라도 갔으면 좋을 걸...그나마도 같이 못 갔어요.
힘들게 돈 벌어오는 거 안쓰럽고 딱하기도 하지만..전 애 안키우고 노나요. 살림 안 하나요...
아버지 소식 듣고 전 세상도 허무하고 사는 게 다 지겨운데...살림도 제대로 잘하라고 하고 할건 하면서
살자고 합니다. 서울로 이사갈 예정이었는데..아버지 회복된 후에 가자고 했더니 난감해하더군요.
직장이 대치동이라 고양시에서 멀긴 합니다만, 아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만족스럽고 전 여기서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하고 싶지만 서울서 직장을 편하게 다니고 싶어합니다.
게다가 아버지가 편찮으신데 친정을 두고 떠나는 게 맘이 걸리는 걸 왜 그렇게 이해를 못 하는지...
처가에서 크게 도와준 건 없지만 아들인 저희 오빠보다 더 챙기고 아껴주었는데 어쩜 그리도 서운케
하는지 지금 분위기 아주 살벌합니다. 오늘 참다못해 폭발해서 친구하고 맥주 마시고 왔습니다.
물론 한컵 겨우 한잔 한거지만 뱃속의 애만 아니었으면 한 박스라도 마시고 싶었습니다.
친정이 어려운 형편은 아니라서 돈을 꼭 보탤 필요는 없지만 도리를 다하고 싶은 마음에 남편이 알아서
주었으면 하지만 그것도 제가 먼저 말을 꺼내게 되네요. 일단은 의논해서 급한대로 조금 드렸습니다.
암 치료비 기본이 수천만원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아프지도 못합니다. 이게 대한민국이죠.
생판 모르는 남하고 사는 것 같고 뱃속에 남편의 아이가 있는 데에도 정말이지 태교가 안됩니다.
시댁이든 친정이든 큰 우환이 없고 맘 고생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그래서 그런지 이번 일은 제게
아주 큰 충격이고 힘든 일입니다. 남편들은 왜 이런 일에 있어서 그렇게 방관자일까요?
여하튼 결혼하면 다 이렇게 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만 그런건지..남들도 그런건데 말을 안하는
건지...원래 살림에 취미도 없고 의무적으로 하는 거지만 이런 상황에서 집안 일 더 하기 싫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요? 필요한 말외엔 말도 걸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좋겠습니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지도 못하고 묵묵히 있다가 간섭하는 남편이라면 다시 생각해보고 싶네요.
제가 임신 중이라 예민한 걸까요? 아이를 생각해서 잘 해보고 싶은데...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원래 좀 예민한 스타일의 남자라...세상 어느 남자와 살아도 고민이 없겠습니까만...평생 스트레스
받을 거 요즘 다 몰아서 받는 느낌입니다. 사는 게 싫고 허망하기만 합니다.
1. 나래
'04.9.3 2:14 AM (203.246.xxx.177)승연맘님 뱃속의 귀여운 아가 생각하셔서 기운내세요....
승연맘님이 이렇게 속상해 하시면 아가도 함께 힘들어 할거예요.
제 기운 보내드립니다. 아자아자~ 화이팅!!!!!!!!2. 빼빼로
'04.9.3 2:19 AM (219.251.xxx.157)저두 애기 가졌을 때 무지 힘든 일 많았거든요.저희 아빠도 암수술...
근데 애기도 건강하게 낳았구 아빠도 수술 잘 되셔서 지금 5년 됐는데도
건강하셔요.아마 잘 되실 거예요.임신함 모든 게 비관적으로 보일 때가 있더라구요.
저두 신랑이랑 암것두 아닌 일로 많이 다퉜는데 지나고 나니 정말 정신건강에 안 좋고
태교에 안 좋을 것을 왜 그랬나 싶더라구요.맘 편하게 가지시구요...힘내세요.^^3. 위로
'04.9.3 3:36 AM (192.33.xxx.39)뱃속의 아기를 위해서 맘편히 가지세요.
임신하면 모든 것이 좀 과장되어서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좋은 일은 더 좋게, 슬픈 일은 더 슬프게...
다 잘될거예요. 아버님 치료에 최선을 다하시고,
만약의 경우....안된다면 또 어쩌겠어요.
살아계실 때만이라도 지금부터 다정하게 대해드리는 거지요.
가장 힘든 건 아버님이실거예요.
두렵고 고통스러우시겠지요. 그렇 때 곁에 계셔주세요.4. champlain
'04.9.3 6:46 AM (66.185.xxx.72)임신이 아니여도 기분이 바닥까지 내려가고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일 때 있어요.
임신 땐 더욱 예민지구요.
전 뱃속의 아기 생각에 맘껏 고민도 못하고 술 마시며 풀지도 못하고(술도 잘 못 마시지만)
그래서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태교스트레스 ^ ^;;;
승연맘님 기운 내셔요..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정말 괜찮아지실께예요..
화이팅~~5. ...
'04.9.3 7:41 AM (220.118.xxx.115)아기를 위해서라도 힘내세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남편분도 출퇴근하시기에 굉장히 힘드시겠네요.
제가 대치동 근처에 사는데 일산에 시댁이 있어서 한번씩 갔다오면 뻗어 버리거든요.
전철만 타도 꼬박 두시간 (왕복 4시간)이고 주말에 차가지고 갔을땐 더 걸리때도 있어요.
직장이 대치동이면서 계속 고양시에 사는것은 무리일듯 싶네요.6. 미스테리
'04.9.3 8:43 AM (220.118.xxx.59)승연맘님...힘내세요!!!
요즘 저도 걍 이유없이 허전,허무,짜증...전에 글도 썼었죠!
전 이유도 없이 그러는데 아버님도 그러시니 맘이 더 안좋으시겠네요...^^;
그래서 오늘은 기분을 한번 업!!! 시켜 보려구요~~~^^
제가 기분을 업!시킨거 유치하게 했지만 아침부터 오랫만에 웃었어요~
좀 이따 어떻게 업! 시켰는지 제글에 올릴께요!!!
아~자 !!!7. 김혜경
'04.9.3 8:49 AM (211.201.xxx.163)승연맘님..이사는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하루 몇시간씩 시달리는 남편 생각 좀 해주시구요..
그리구 병원 문제며..이런저런거 그냥 편하게 서로 얘기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먼저 알아서 해주길 기다리는 것 보다...8. 마농
'04.9.3 9:16 AM (61.84.xxx.22)내 부모를 배우자도 진심으로 나처럼 생각해주기를...... 그런 마음은 애초에 버리는게...
좋은 것같아요. 남편은 그런 기대 말고,아내도 남편에게 그런 기대 말고....
내 부모는 내가 주도적으로 챙기고..배우자는 내 의사를 존중해서 예의바르게 잘
따라주면..그걸로 만족해야하는 것같구요.
승연맘님...임신에 아버님 병환에..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시겠지요..
하지만..남편분도..휴가도 없이 일하느라 많이 힘드셨을거예요.돈벌어서 처자식하고 먹고살라고 그 고생하는거쟎아요.
힘내세요..9. 핫코코아
'04.9.3 9:24 AM (211.243.xxx.125)지금은 누구나가 할것 없이 힘든 시기일거예요
남편분도 맘속으로는 다 생각하고 있을거예요
승연맘님..강하게 맘먹으시고 섭섭한 맘은 접으세요
임신하신 몸으로 어떡해요..힘이 드셔서..
힘내세요~10. 다시마
'04.9.3 9:34 AM (222.101.xxx.79)상황이 아주 안 좋지만 , 말씀하신 내용보다 백배는 더 힘드실지도 모르지만
나쁜 결과로 몰고 가지 않으려는 노력은 남자보다 여자가 좀더 잘해내잖아요.
철이 늦게 들어가는 저로서는 지금의 승연맘님같은 상황조차 견뎌내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바깥분이
폭염에 휴가도 반납하고 직장에 매달리신 이유가 뭐겠어요.뱃속의 아기와 승연맘님을 생각한 책임감과 배려가 아닐지.. 그리 생각하시고 조금 더 기운내 보세요.
아무래도 많이 예민해진 데다가 엎치고 덮쳐서 폭발하신게지요.
빨리 평안해지셨음....
남들도 다 이러구 살아요. ^^11. white
'04.9.3 10:10 AM (218.49.xxx.5)승연맘님..지난번 제가 질문올렸을때 넘잘 알려주셔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일산에 계시는군요..저도 일산..^^ 힘내시라는 말밖에 못해드려 아쉽네요..
저희남편도 청담쪽으로 다니는데 많이 힘들어해요..이사는 아직 생각중..
임신까지 하셨는데. 여러가지문제로 힘드시겠어요..
아버님도 빨리 좋은결과있으시길...예쁜아기 생각하시고 편안한 맘 가시세요..^^12. 코코샤넬
'04.9.3 10:41 AM (220.118.xxx.227)승연맘님..
둘째 임신해서 몸이 힘든데다 아버님까지 편찮으셔서 많이 힘들거라 생각해요..
제 경험에서만 봐도 임신해서는 뭐가 그렇게 예민하고 날카롭게 받아들여지던지..
승연맘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답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도 남편분도 많이 힘들어 보이십니다.
속으로 담아놓고 있으면 아무도 그마음을 몰라주니까 남편분과 많은 대화를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3자라 이래라 저래라 말은 못하겠지만 어찌됐든 풀어야할 일이라면 순리대로 차근차근 풀어 가심이.....13. beawoman
'04.9.3 11:06 AM (169.140.xxx.38)승연맘님 저도 이번에 친정 아버지 입원하셨고 역시 수술스켸쥴 잡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그런 면에 있어서 제가 먼저 돈이며 친정 가는 계획 말합니다.
신랑 바쁘기도 하고 저의 급한 맘을 못따라와 주거든요.
남편이 먼저 해주길 바란다 이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남편이 친정을 생각 안해서가 아니고
원래 남자들 집안 대소사 꼼꼼히 못챙기잖아요.
승연맘님이 말을 먼저 꺼내심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사는......서울 사정을 잘모르니 뭐라 말씀을 드리기 어렵네요14. 지성원
'04.9.3 11:12 AM (221.150.xxx.61)안녕하세요. 승연맘님! 소만마을에 사는 저 알지요? (본적없지만)
항상 님의 글을 읽으면 힘이 넘침을 느꼈는데,, 답답한 사연들이 있었네요.
82회원으로 가까이 살면서 위로가 못되는거 같아 괜히 미안합니다.
저도 둘째아기 낳기전까지 아침마다 토하며 눈 시뻘게지며 멀고도 먼 회사를 다니며
많이 속상했거든요. 님이 얼마나 힘들지 저는 충분히 알거 같아요.
첫애때 저는 소만에서 선릉역까지 출퇴근 하였답니다. 대치동보다는 좀 가깝겠죠?
멀긴 멀지만 아기가 뱃속에서 있다는 생각만해도 좋아하며 잘 다녔는데.
사실 행신동과 대치동 꽤 먼거리죠 어쩔수 없이 먼거리땜에 시달리면 산다는 느낌이 들수있어요. 남편분하고는 긴장감 더이상 만들지 않고 잘 풀어나가시길 빌어요. 님을 알기도 전에 서울로 이사가시면 괜히 섭해질거 같은데.
서울로 이사가시게 되면 님이 승연이랑 친정에서 몇일씩 지내다 가시면 안되나요?
일주일에 2_3일정도씩. 이웃사촌의 느낌으로 그냥 제생각 써봤읍니다. 힘내세요.15. 승연맘
'04.9.3 1:11 PM (219.241.xxx.189)같이 걱정해주시고 염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당장 서울로 이사를 가고 싶어도 출산때문에 힘들고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꼭 가야할 상황이 되면 무리를 해서라도 갈 참입니다.
남편이 감수하겠지요.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에효....한숨 나오네요.
그리고 혹시나 건강보험이나 암보험 안 드신 분들...(보험사와 관계는 없지만서두)
꼭 하나 정도는 들어두세요. 사람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하는데 정말 그러네요.
다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16. 키세스
'04.9.3 2:11 PM (211.176.xxx.134)승연맘님 힘내세요.
속상해도 웃을거리 찾아서 웃고 잠깐씩 고민을 벗어놓고 있으세요.
너무 힘들어 보이셔서 속상하네요.17. 일심동체
'04.9.3 4:02 PM (211.225.xxx.184)사람이 원래 그래요.
자기 핏줄이 아닌일에는 절실하게 와 닿지 않거든요.
울남편. 저한테 잘하고 나름대로 착하고 하지만
울엄마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친정으로 가야하는데도. 같은 지역안에서 자기 볼일보고
맘급한 저한테 연락받고도 2시간이나 걸려서 집에와서는.. 중간에 고속도로 달리면서
배고파 죽겠다고. 뭣좀 먹고 가자고 휴게소로 진입하더라고요. 그때 얼마나 성질이 나던지..
사실 울남편 배고픈거 못참지만. 장모가 위독하다는데 그깟 한끼 굶은게 대숩니까? 난 두끼를 못먹고 있고만서도.. 그래서 저 성질나서 맛 퍼댔습니다.
"인간이 어째 그러냐? 내가 니엄마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을때 .너처럼 싸가지 없이 굴었냐? 나한테 진짜 말로 할수 없이 시집살이 시키고.. 악담하고 그랬어도.. 니엄마 아프다는 말에 그래도 잘 견뎌내서 오래 살아야 할텐데..하는 맘은 진심이였다.그리고 그때 내가 못한일만 생각나서 막울었잖느냐? 근데 너는 니 엄마 아니라고 밥먹자는 소리가 나오느냐? 너같은걸 사위라고 생각한 장모가 한심하다....위독한게 뭔지나 아니?..너 만약에 울엄마 ..뭔일이라도 나면 너랑나랑 끝장이다.. 하여튼 별별 소리를 다 질렀던거 같은데....
그래서 결국은 휴게소 못들어가고 바로 다시 고속도로 타서 170-180 으로 달렸어요.
차가 그 이상은 속력이 더 안나오더라고요. 저는 계속 펑펑 울고 있고...
그런데 제가 병원에 도착해서 5분쯤인가~ 있다..엄마는 돌아가셨어요.
정말 기함을 할 노릇이지 뭡니까? 겨우 돌아가시는 임종한번 보고."나는 이제 간다"는.말한마디 못듣고..
아무리 살을 부딪고 살아도.남편이 내게 잘해도....그때 느꼈어요.
남은 남이구나~18. 푸우
'04.9.3 11:34 PM (218.52.xxx.153)승연맘님 원래 임신하면 눈물도 자주 나고 조그만 일에도 사람이 심장이 막 상하고 그러더라구요,, 호르몬의 이상인지는 몰라두,,,
남편분도 아마 표현을 하지 않으셔서 그렇지 많이 생각하고 계실꺼예요,,
안그래도 둘째는 첫아이 때문에도 그렇고 모든게 첫아이때랑 임신기간이 힘들던데,,
어떡하면 좋아요,,정말 걱정이네요,,
맘이 힘들거나 괴로울때 여기에다가라도 하소연 하세요,,
아자아자 화이팅,,, 힘을 실어 드릴께요,,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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