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친정부모님, 남부럽지 않게 저 뒷바라지 하시고,
제가 돈벌기 시작할때 결혼한다고 하자,
투자한거 뽑을 때 되니까 남한테 준다고 너털웃음 짓더군요.
그렇다고 지금 유세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위에 예비장모님 글쓰신 것처럼 아직도 며느리와 사위는 다른 지위니까요)
울 신랑도 전문직이긴 했지만.
솔직히 결혼할때 제가 아깝다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나이차도 많이 났고 신랑 장가 못보내 시어머니 애가 타셨을 테니까요.
저 처음 인사드린 자리에서 날 잡자고 하시고, 엄청 결혼 서두르셨어요.
전 우습게도(순진한건가요?) 울 시부모님도 그리 생각하실 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들이 잘났으니 그런 며느리 얻었다는 생각이시더라구요.
결혼하고 첫 제사때 저 어떻게 하나 보러 오신 친척들땜에
시부모님 체면 생각해서
지방임에도 하루종일 음식 거들고 새벽 1시까지 제사하는거 보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서울가서 출근했습니다.
(당연한 거라고 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만, 저 혼자 올라갔거든요. 버스타고)
음식하는 동안,
시아버님은 거실에서 친척들한테 며느리자랑,
며느리 직업에 대해 잘 아시는 것처럼 한참 말씀하시더군요.
시어머니, 나가시면 우리 며느리...다 라고 자랑하시지만,
한번 올라오시면 냉장고 점검에 살림 훈수 두십니다.
(물론 여기 올라오는 다른 유별난 시어머니들에 비해서야 양반이시지만.. )
신랑이랑 내려가면
울 시어머니, 우리 아들, 우리아들..
우리 아들 왜 이렇게 헬쓱해졌냐..
아들 이뻐 죽겠다는 눈으로 시선도 때지 못하십니다.
결혼 전까지 남자에 비해 떨어지는 거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시집가고 보니 난 그 집에서 며느리일 뿐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라도 콧대높아 시부모님 공경할 줄 모른다는 소리 들을까봐
예, 예 할 뿐입니다.
울 시어머니 저 직장일땜에 바쁜거 아시면서도
아이 많이 낳으라고 하십니다.
아들 귀한 것도 그렇지만,
며느리도 한 집안에서 귀한 딸입니다.
직업, 능력 이런 거 다 떠나서..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 늘어놓았습니다.
>저 아래 속상한 예비 며느리, 개천용, 고마운 시어른...들 여러 얘기들을 읽고, 새우 이야기 보면서 참 예민하게도 반응한다 싶은데...
>
> 아들과 여자 친구, 아직 양가 상견례는 없지만, 저희는 결혼이 기정 사실화된거 같고...
>울 아들은 그 또래 젊은이 보다 5~6 배 고액 연봉 받는 전문직인데, 부모 마음은 물론 성취감이야 있지만, 고액 연봉에 따르는 직업 스트레스 & 노동 강도에 건강 해치지 않을까 안스런 마음이 더 큰데...
>
>부모가 기울인 정성이나 노력 보다 훨씬 더 잘 자라준 내 아들이 너무 잘나 보여서 그런지 상대방은 너무 평범하다 못해 이십 프로 부족해 보이고...
>
>사실 아들이 유학하는 동안 , 나는 만원 한장 맘 놓고 써보지 못했고, 남대문 시장 좌판에서 산 5천원 짜리 티셔츠 두장으로 몇년을 지내 면서, 동생들도 알게 모르게 풍족하게 해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들한테 부모의 노후 생활비를 대라거나, 동생들 부양하라거나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혼수로 받고 싶은 것도 없지만, 예단 거하게 해 주고 싶지도 않다.
>
>아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예비 며늘이 기여한 바는 없는데 그열매는 혼자 차지한다면...그건 쫌 억울하다.
>게다가 소위 명품 사들이고, 집안 치장한다고 아들이 힘들게 번돈으로 소비 지향적이라면..그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에 정말 용납이 안되는건 ? 잔소리 하고 싶지 않은데 , 시엄니 잔소리로 치부하거나, 간섭한다고 하면?
>
>아들이 결혼하면 남남으로 지내야 하나?
>
>또 아들이 번돈으로 친정을 도와 준다 거나 (그 마음까지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힘들게 일하고 들어온 남편한테 가사 분담을 요구하거나, 다른 요구 사항이 많아서 아들이 피곤해 지면?
>
>착한 여자 컴플렉스도 있다지만, "쿨한 시엄니" 컴플렉스 땜에 속병 나지 않을까?
>상견레 자리에서 사돈될 사람이 "우리는 형편이 안돼서 아무것도 못해준다"고 하는것도 너무 무례한거 아닌가? "형편 껏해서 잘 살게 도와줍시다" 해야 하는거 아닌가?
>어떤 답글에 빚을 내서라도 해줄거 해주고 받을거 받자고 하는거는 또 무언가?
>정말 그럴까봐 겁난다.
>부모 마음은 결혼한 후에 부모 형제와 화목하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주면서 , "잘" 살수 있을까...
>아들이 결혼한다고 해도 이래저래 심란해서 잠이 안온다.
>
>너무 일방적인 댓글은 사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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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저는 전문직 며느리
며늘 조회수 : 1,335
작성일 : 2004-09-01 11:55:28
IP : 203.240.xx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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