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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시어른들

시어른 고맙습니다 조회수 : 1,338
작성일 : 2004-08-31 18:52:35
저랑 신랑 어린나이에 객지에서 만나서 사랑하게 되었는데
저희 친정에서 너무 어려서 결혼 못 시킨다고 해서 동거 허락만 겨우 받아
시댁식구들이랑 상견례라고 할까 약혼식이라고 할까 비슷하게 하고
동거 시작했어요.
십여전에 저희 시부모님 나이 환갑을 넘기신 나이였죠

근데 동거하고 얼마 안 있어 애기 생겨서 양가 알리는 저희 친정에서는 난리가
났는데 시댁에서 축제 분위기였답니다
친정은 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고 돈 벌수 있는 사람이 저랑 엄마밖에 없었거든요.
친정 아버지 아프시다가 돌아가셔서 남은건 달랑 집한채밖에 없는 상태에다
저도 대학 졸업하고 갓 돈을 벌어서 차비빼고 매달 친정에 붙쳐서 빚 갚는 상태였으니까요.

저희 친정엄마 결혼 못 시킨다고 해서 저희 시댁에서 시어른들이
결혼식장부터 신혼여행,결혼식날짜 잡는것까지 모두 알아서 해 주셨어요.
저 결혼할때 시부모님 예단 이불한채랑 간단한 신랑 예물만 했어요.
결혼비용 총 삼백도 안 들었어요.

그래도 저 다이아는 못 받았어도 기본 예물 다 받고 보통 신부가 받는거 다 받았어요
거기다 제가 막내 며느리라고 더 혼사 치루일 없다고 저희 시어른들
딴 사람들 섭섭해 한다고 어른들 돈으로 동서들하고 시누들 반지 하나씩 해 주시면서
막내가 해 준걸로 알라고 하시고 친척들한테도 이불해서 돌리면서
제가 해 왔다고 이야기 하셨답니다.
그리고 예식 치루고 남은 돈 전부 제 손에 쥐어 주셔서 저희 신랑이 친정에 드렸어요.
아직도 이사실은 시댁에 비밀이지만.

정말 내 핏줄 내 부모같지 않아서 아픈소리도 하시고
못마땅해 하고 구박도 하시지만 이치에 어긋나거나
대놓고 돈을 요구하거나 하시지 않으시니까 참고 산다고
신랑을 구박했는데
여동생 결혼 준비하면서 참 울 시어른들 고마운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사년동안 델고 살던 여동생이 2~3년뒤나 결혼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애기가 생기는 바람에 결혼을 서둘러서 얼마전에 상견례를 치루었어요.
3남매중 둘째 아들인데 아직 형이 장가를 안가고 막내는 여동생은 내년쯤에 결혼예정인데
상견례 자리에서 하시는 말씀이 애기 없었더라면 결혼 안 서둘렀을거라고 하더라구요.
또 결혼 별로 안 급하다고 애기 낳고 해도 된다는둥 니맘도 해라둥 하시는거예요
그러면서 저희 친정엄마한테 알아서 하라고 하대요.
저희 친정엄마는 돈이 없어서 정말 아무것도 못 해준다고 하니까
안사돈 왈 저도 구리반지만 하나 해 줄꺼예요.
딴건 못 해줘요 하면서 구리반지,구리반지 하는데 무지 듣기 싫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희 여동생한테 눈길한번 제대로 안 주더라고요.
동생 시집가면 시집살이할게 눈에 보여서 속상해 죽겠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랑 비교가 되는거예요

저 시댁에서 저희 엄마한테 딸 주신것만으로 감사하다고 그냥 결혼식만 올리자고
예단 같은거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면서 저희 엄마한테 저 일찍 델고 가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또 저 결혼 준비 때문에 시댁 내려가게 되면 미리 전화 주셔서 먹고 싶은거 물어 보시고
시댁에 온 집안 식구들이 절 위해 음식 해다 주고 신경써 주고 말한마디도 조심했는데...
둘째때는 덜 했지만 전 첫째때 정말 여왕같은 대접을 받았어요.
전 모든 시댁이 그런줄 알았어요.

저희 여동생은 시엄마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더라구요.
아니 오히려 책망하는 듯하더라고요.
다들 첫애때 친정 시댁 그리고 신랑 사랑을 젤 많이 받고
귀한 대접을 받는데 제 여동생은 그렇지 못한것 같아 넘 불쌍해요.
IP : 221.140.xxx.19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eresah
    '04.8.31 7:09 PM (211.58.xxx.189)

    그렇네여 정말 동생때매 마음 아프시겠어요
    정말 동생분 배속에 아기만 없으면 그 결혼 말리고 싶네요
    그리고 원글님은 참 좋은 시어른들 두셨네요

  • 2. 김혜경
    '04.8.31 8:33 PM (218.237.xxx.217)

    에이구...속상해서 어떡해요...

  • 3. 부러울따름
    '04.8.31 10:54 PM (211.50.xxx.59)

    정은아가 아파트 선전하는 광고에서 하는 말...."부! 럽! 다!"
    지금 하고싶네요...^^
    님도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좋은 사람 되어주세요^^

  • 4. 은행나무
    '04.8.31 11:38 PM (220.79.xxx.74)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임신했을때 힘든건 정말 평생갈꺼 같은데....
    언니라도 동생분한테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 5. teresah
    '04.9.1 6:46 AM (219.241.xxx.107)

    어허 요즘 애기 임신해서 결혼하는게 젤 큰 혼수라는데 그 쪽 어른들이 멀 모르시네요

  • 6. veronica
    '04.9.1 10:53 AM (211.251.xxx.129)

    그런데 제가 100%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절대 딴지 아니구요.....
    님은 아무래도 그쪽댁에 마지막 혼사이니 훨씬 부모님이 너그러울수 있는거고 이쪽은 첫번째니 좀 그럴것 같아요. 아무리 결혼이 당사자들 중심이 되어야 한대도 본인들이 완전히 경제적으로 200%독립하지 못한 바에는,
    그댁 부모님도 어떤 계획이라는게 있었을텐데 그걸 무효화시키는게 그리 기쁘시진 않으시겠죠. 그런데다 계속 "아무것도 못해준다" 이렇게 먼저 말씀하시는것도 뭐 그쪽에서 좋게만은 들리겠습니까?

    시어머니를 탓하기 전에 자매분이 모두 그런식으로 결혼하시는게 한국사람 사고방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도 많답니다.(절대 오해하시면 안되는데...........)
    왜 이런거 있잖아요. 남들은 나 그럴수도 있는데 난 안되는거, 우리 식구는 절대 그꼴 못보는거 그런거요........

    제 친구가 딱 그랬는데.......저희 친구들 간에도 원체 그런애가 없다보니.....저희도 왜그리 갑자기 결혼하나 싶었는데........뭐라고 할수도 없는거고 참 그렇더라구요.
    시댁에서도 훨씬 심하게 뭐라하고 그랬는데 애기 낳고 좀 지나니 그런대로 다 묻히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훨씬 좋아지실 거예요.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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