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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집안간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나는 결혼
왕짜증 조회수 : 934
작성일 : 2004-08-31 17:56:04
>하신 분들 계신지요.
>
>남자친구는.. 일명 개천룡이라고 하데요. 그런 케이스입니다.
>
>그럭저럭 잘 사는 경우도 많고 아닌 사람도 많은 모양이에요.
>
>케이스 바이 케이스고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
>솔직한 충고나 조언, 경험담 부탁합니다.....
>
>제 개인이메일도 닉네임 '익명미혼'에 링크해놓았습니다.....
>
>여기 와서 보니 저도 개천룡의 아내내요.
제 남편은 박사이긴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그냥 월급쟁이이죠. 저희 남편은 고등학교부터 장학금을 받으며 기숙사생활을 했고(대학까지) 대학원때는 자기가 과외하며 고학하느라 집에서 돈을 가져다 쓴적은 한번도 없었다더군요. 오히려 외부장학금(90년대 당시 6백만원)을 받아 집에 드렸다더군요. 그래서 당연하겠지만 우리보고 돈을 대라는 직접적인 요구는 별로 없습니다(아 한번 있네요. 이번 봄 시어머니 유럽여행간다면서 여행비 달라고 하더군요. 조금 미안한듯 가도 되냐고 물어봤지만 안된다고 하면 삐졌겠죠. 그래서 5백만원 보냈죠). 물론 저도 '사'자 직업을 가진터라 맨날 '고소득'이라며 뭔가를 기대하시죠. 그 잘난 아들 키워놨으니 당연히 대접 받아야 한다는 식이예요.
그래서 돈으로 귀찮게 하지 않더라도 모든 가족이 하늘처럼 바라보는 위대한 '잘난 아들' '잘난 오빠' 피곤합니다. 결혼하려 시댁에 갔더니 먼저 결혼한 여동생이 그러더군요. 자기 오빠가 이상형이었다고. 그러더니 결혼하고 났는데 자기 맘대로 내가 손아귀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그러더군요. "우리 오빠가 동생들이라면 얼마나 끔찍했는데..." 하도 기가 막혀 남편한테 도대체 뭘 그렇게 잘해주었냐고 물어봤더니 뭐 별로 잘해준것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우리 시어머니 언제나 돈이 세상 최고의 선입니다. 내가 행여 직장 그만둘까봐 여자도 돈벌어야 한다며 집에서 놀면 시집살이 시킬거다라며 노골적으로 스트레스 주십니다.
또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남편 외아들인데 시어머니 맨날 이 아들하나 바라보고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자기 삶의 기둥이었다고, 남편없이는 살아도 아들없이는 못산다고 난립니다. 정말 피곤합니다. 저희는 시댁이랑 다른 지방에 사는 이유로 자주 가진 않는데 한번씩 갔다가 빨리 우리 친정 갈려하면 "잘난아들 키워놨더니 남의 식구 들어와 아들도 남의 식구 다 되버렸다"고 난리십니다.
우리 남편 아주 이성적입니다. 다들 효자된다고 하는데 우리 남편은 아니예요. 항상 객관적이고 이성을 지킵니다. 그래서 제가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따지면 다 수긍하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그나마 제가 살죠. 우리 시어머니 남편이 그런것에 더 배신감 느껴 하십니다.
아무튼 결론입니다. 우리 시댁 돈달라 노골적으로 요구하시는것 없습니다. 제 남편 아주 이성적이고 항상 제편입니다. 제가 원한다면 부모와 연이라도 끊겠답니다. 하지만 그게 쉽습니까? 누구는 대단함과 냉정함을 가지면 괜찮을 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지만(일편으로 맞기도 하겠죠) 사실 어렵습니다. 그게 쉬우면 이 많은 글들 없겠죠. 전 그렇게 나밖에 모르는 남편임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는 길은 이혼밖에 생각이 안나드라구요. 잘난 아들, 잘난 오빠만을 외치는 시댁 식구들 피곤합니다. 항상 뭔가를 기대하죠. 그리고 그 기대에 차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실망하고 분개합니다. 서로 기대하지도 바라지도 말고 그저 성실하게 잘 살아주는것에 감사하며 살면 서로가 피곤하지 않고 피해의식도 없으니까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습니다(저희 친정은 그렇습니다). 가난했던 시댁 피곤합니다. 뭐든지 돈이 최고입니다. 결혼할때 친정에서 1500 보냈더니 500 주더군요.
지금은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누구 말대로 어차피 남편하고만 잘 살면 시부모는 점점 멀어진다니까요. 근데 내가 대담하지 못해서 그러겠지만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스스로 판단하시겠지만 성격이 중요한 것 같아요. 누구처럼 대담하게 무시하고 살 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저처럼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라면 힘들것 같아요.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결혼하지 말라고 하는것도 쉽지는 않네요. 영원한 풀리지 않는 숙제예요.
IP : 210.183.xx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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