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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니지만 답답한 마음에..

꼬마신부 조회수 : 1,111
작성일 : 2004-08-28 19:05:37
가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여러님들 말씀 읽다 보니 절로 마음이 푸근해져서
그냥 솔직하게 몇마디 적고 가려구요.

결혼한지 오늘로 딱 여덟달 된 새댁입니다. 아이는 없구요.
졸업도 하기 전에 결혼해서 아직 학교 다니는 중이고
시집오기 전에 집에서 별로 물 안 묻히고 산데다
일년 못되는 외국 생활 동안에도 제 입에 들어갈 것만 해 먹고 사느라
살림에 대한 걸 전혀 모르거든요.
막연히 결혼하고, 직접 해 보면 늘겠지, 했는데
여덟달 동안 변한게 전혀 없는 것 같아서요.
애도 없고 집에 있는 시간도 많은데
왜 이리 집은 늘 난장판인지.
손님 오면 방 하난 폐쇕니다..ㅠㅠ 지저분한거 쓸어넣고 닫아버리느라고.
와이셔츠 다리는 것도 미리미리 못 해놓고
집안 전체를 하루에 다 닦은 건 열손가락에 꼽나봐요.ㅜ_ㅜ
요리는 아직까지도 냉국, 미역국, 된장국, 김치찌개.. 이걸로 돌려먹구요.
밥은 꼬들었다 질었다.. 난리구.
그나마도 매끼 안 해먹네요. 귀찮아서. ㅠ___ㅠ
성격 무던한 고마운 신랑은 아침에 씨리얼 우유말아먹고.. 빵쪼각 먹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 이런것도 다 도와주면서
별 얘기 안 하고 있는데요
겁이 더럭 나네요. 이대로 빵점주부로 늘 있을까봐서.
애까지 생기면 그 혼돈을 어찌 감당할까도 싶고
내가 남자라도 이런 사람(꼭 여자라서가 아니라)한텐 정떨어지겠다 싶어요.
여기 계시는 분들 보면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 뿐이에요.
집안일을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청소.. 가정시간.. 이런거 되게 좋아했거든요.)
또 아예 손 놓고 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정말 집안일에 소질이 없는건지.
아니면 너무너무 굼뜬건지(좀 느리긴 해요..제가. 집중도 잘 못하고..).
시간가면 해결이 되는건지, 아니면 맘 다잡고 생활습관을 바꿔야 하는건지.
제 문제라 그런지 대책이 서질 않네요.
해결책이 있을까요????
정말 가소로운 문제처럼 들리겠지만
전 너무너무 답답해요 이 상황이......ㅠ________ㅠ
IP : 218.152.xxx.3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영희
    '04.8.28 7:27 PM (211.217.xxx.165)

    ㅎㅎㅎ...이해 할수 있어요.
    집안일 도 머리를 많이 써야 되는일 이구요.
    먼저 12시안에 청소랑 빨래 끝내자.
    이젠 세탁기로 전 힌색 먼저 두번째 색깔옷...
    세탁기 돌리면서 정리 시작해요.
    책도 제자리로 정리가 다 끝난 다음 청소기를 돌리든 딱아내든지 해야 청소 한티가 나요....
    글구 부엌으로 가서 청소 끝내고 저녘과 아침에 먹을걸 적어요...
    항상 장봐온것은 바로 정리해 넣지 않음 검정 봉다리만 냉장고에 이리저리....한가득...
    이리 해도 10일 단위로 대작업 하지 않음 정신 없어요....
    조금 도움이 되실런지....^^;;;;

  • 2. 동감
    '04.8.28 8:29 PM (211.49.xxx.117)

    전 결혼 7년차인데도 별반 다른게 없는데...이궁...ㅜ.ㅜ
    그래도 처음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더라구요.
    문제가 있다고 느끼시는 것 자체가 저보다 훨씬 빠르신대요???무흐흐흐....
    관심있으시면 금방 좋아져요. 화이팅!!!!!!

  • 3. 벚꽃
    '04.8.28 11:16 PM (211.224.xxx.30)

    전 결혼 5년차 .... 하지만 님과 비슷합니다.
    단지 제 스스로 느끼기에 조금 나아진것 같지만
    남편이 보기엔 똑. 같답니다 ㅡ.ㅡ;

    다른건 몰라도 요리는 애 생기기전에 어느정도 할수 있어야
    할거예요. 커면 이유식도 해야하기 때문에요.

    그리고 친구들 보니까 큰일 치루는(제사나 맏이여서 손님초대 많이하고..)애들이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일을 겁내지 않는거 같구요.
    저처럼 자기식구 밥이나 해먹고 하는 친구들은 손이 영 어설퍼요. 헤~

    음.. 사실은 저 정리정돈에 관한책 많이 읽었거든요(아마 이런책 읽는 사람 없을걸요^^;)
    거기보면 첫째, 물건에 집을 정해줘라--> 책은 책꽂이에, 옷은 옷걸이에...등 바닥을 쓸고
    닦는것보다 먼지가 있더라도 정리가 돼 있으면 깨끗해 보이거든요.

    둘째, 바로바로 치워라--> 깨끗하게 하는 사람들은 설거지거리 있으면 커피잔 하나라도
    바로바로 씻더군요(저요? 전 대청소하다가 피곤하면 거기서 자기도 한답니다^^;)

    셋째, 이건 제 개인적으로 느낀건데요. 집안일에 다른사람보다 두세배 시간이 걸리는 사람은
    몸이 허약해서 일을 빨리빨리 못해서 그런거거든요. 그래서 건강해야 돼요. 그래서 운동해야 하구요. 집안일이 운동이 될것 같애도 노동이랑 운동은 다르거든요.

  • 4. 꼬마신부
    '04.8.28 11:50 PM (218.152.xxx.35)

    아.. 그렇군요.. 바로바로! 시간 배분해서! 물건은 자릴 정해서!
    쬐끔 감이 잡히는 것 같기도 해요.
    낼 아침부터 바로 정리 들어가야겠어요. 감사해요~

    정리 깨끗히 해놓고 요리 하나둘씩 도전하다 보면 언젠간 프로주부가 될 수 있겠죠? ㅠㅠ
    집안일 때문에 답답할 땐 괜히 일찍 시집왔나부다..
    엄마 밥 먹고 학교 다니는 친구들 부럽다.. 그런 심정이네요..

  • 5. Beauty
    '04.8.29 4:42 AM (81.205.xxx.243)

    ㅎㅎ 다들 저 아는 친구들이나 울 엄마 친구분들이 저 애 둘 낳고 사는거 보고 장하다,놀랍다...감탄합니다.
    제가 무쟈 자사일이라고는 젬병에 덜렁에...진짜 공주병 찐했거든요.
    단 한번도 내 방 청소를 해 본 일 없이 자란....외동딸...
    그 댓가는 좀 참혹하긴해요...-.-;;
    바로 신혼을 해외 살아서 대충 어찌 커버가 되어 살았지만....
    5년 반 뒤 애들 둘 델고 한국 들어와 어찌나 힘든지...
    얼굴은 피골이 상접-마치 밑이 빠질것 처럼 힘들고 갖은 부인병 중세 다 있었구....
    난리도 아니였죠.
    아그들은 맨날 집안 폭탄....
    그런데 살다보니 그래도 점점 옛날보다 나아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니깐요.
    인간이 되어가구 있다고 해야하나...-.-;;
    암튼...전 딸내미에게 무지 집안일 잘 거들게 할 생각입니다.
    왜 백설공주나 신데렐라도 청소는 엄청 잘했잖여요? 야그야 어떻든간에...ㅎㅎ
    그걸 이용,내 딸의 미래?를 위해 마구 부려 먹어 나중에 애 먹지않게 할 생각이랍니다.
    ㅎㅎ
    저도 40 가까운 이 나이에도 아직도 엄마 밑에서 다 해 받고 편편히 놀던 때가 그립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며 산답니다...
    울 엄마,저희집에 오시는걸 이제 두려워하시죠....대책 없이 엄마가 다 해야하니...-.-;;
    우째 이런 일이....
    나에게 스트레스 받는 남편에게 늘 세뇌 시키고 있습니다.
    "자기 팔자라고 생각해."

  • 6. 김혜경
    '04.8.29 8:54 AM (211.201.xxx.235)

    우리 지은이랑 동창이시라면서요??
    못하는 거 당연합니다..그래도 잘하고픈 맘이 있으니까 조금씩조금씩 늘어서 머잖아 적응하게 될거에요.

    엄마한테 고맙죠??

  • 7. 공작부인
    '04.8.29 9:29 AM (220.121.xxx.67)

    그게 어려서부터 습관인거 같은게 제가 중고대 학교때 놀러갔을때 방이 깨끗하던 애들은 여전히 지금도 집이 깨끗한데 방이 폭탄맞은거 같던 애들은 여전히 집이 그모양 .. 흐흐
    저도 청소라면 정말 젬병이라서 사람들 놀러오면 우리집 금방 이사가는줄 압니다

  • 8. 커피와케익
    '04.8.29 12:44 PM (210.183.xxx.237)

    집안일..의외로(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지만) 엄청난 정.신.노.동 입네다....

    저도 코스웤 중간에 결혼해갖고...
    정말 신랑과 단둘이인 살림이라도 얼마나 엄청나게 신경을 많이 뺏기던지여..

    결혼전 내 공부만 신경쓰던 때랑은 비교도 안되게
    정신없고 엄벙덤벙...원글님은 그래도 기본적인 마인드는
    확실히 갖고 계신분 같네요..전 더 심했어요...(지금도 별반 달라진게 없..는지도-.-)

    그래도 만 4년동안 정말 몸으로 깨져가며 얻은 노하우라는 것은...

    1)매일 할일을 정해놓고 되도록이면 지키도록 노력하기
    (예를 들면..월요일은 화장실 청소 화요일은 냉장고 정리 수요일은 집 전체 환기구와 천장닦기 월수금은 가구와 유리창 닦기..뭐 이런식으로요..)

    2)냉장고 속 재고정리표를 냉장고문에 붙여놓기
    (살림고수들은 웃으시겠지만..살림이 손에 익기전까지는 전 이방법을 썼습니다..화이트보드로요..매일매일 출고(?) 될때마다 지우고 또 쓰고 했었죠..양파 2개 남았음..돼지고기 반근 냉동칸으로 이동..이런 식으로요..)

    3)요리는 자꾸 해보지 않으면 결혼 생활 20년이라도 안늘게 됩니다..
    그리고 자꾸 해보다 보면..응용력이 배가되서...안해봤던 것들도 꽤 잘하게 되더군요..
    이때 왠만큼 익혀놓으시면..나중에 아기가 태어나도 이유식 잘하는 엄마가 되실 겁니다...

    하여튼..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이런 맘을 갖고 계신 자체만으로도
    신랑분은 장가 자알~~드신 거라는 겁니다..^^
    더 자세한 내용들은 여그에 워낙 고수분들이 많으시니...
    전 이만~~

  • 9. 꼬마신부
    '04.8.29 11:12 PM (218.152.xxx.35)

    커피와 케익님 감사합니다.
    재고정리표!! 당장 해봐야겠어요. 내일 화이트보드나 뭐 비스무리한거 사러 갑니다. ㅎㅎ
    이대로만 하면 살림 척척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게
    꼭 공부계획표만 짜놓고 놀고있는 고삼같은 기분....^^;;

  • 10. 개월이
    '04.8.30 1:06 AM (222.101.xxx.157)

    느긋하게 생각하세요
    누구나 시작은 있으니까요

    물건정리를 말씀 하시니
    전에 책에서 읽은 글이 생각나네요

    어느 맹인 부부가 있었는데 항상 뭔가를 사용하면 다시 더듬어서
    제자리에 가져다두더래요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가 참 정리를 잘한다고 칭찬을 하니까

    맹인 친구가 말하길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두는건 당연하지 않은가?
    아니면 다음에 쓸때 불편하니까......" 라고 하더래요

    저 반성했다는거 아닙니까
    저희집 저만 없음 아주깨끗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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