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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친구와 자전거타기------중간보고

맑은하늘 조회수 : 892
작성일 : 2004-08-28 18:36:01
야호!!
드디어 제가 뒤에서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운동장 몇바퀴 정도는
넘어지지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어요. (열분들이 기를 몰아주셔서....)

우당탕~넘어지고 다리는 온통 멍투성이고.. 노력해도 균형은 잡을 수 없고...해서
아! 내가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인가보다.....했었는데
어느 순간!  정말 어느 순간입니다!!
제가 몇 미터를 넘어지지 않고 달리고 있는 거에요.
우와!!!!

그러나 저의 자전거타기는 아직은 미완입니다.
왜냐?
혼자 출발을 못하거든요.
다리의 근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님 여전히 균형의 문제인지 친구가 뒤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넘어지고 맙니다.
내릴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처음과 끝은 못하고 중간만 하는 셈이지요.

그래도 제 친구는 "내가 잡아주지 않아도 잘 달리네! 너 머지않아 하산하겠다!!" 소리치며 아낌없이 칭찬을 보냅니다. (용기 백배!!!)

저는 자전거를 타고 삐뚤빼뚤 달리고, 제 친구는 자전거 속도에 맞춰 열심히 뜁니다.
그러다...
둘이 지치면 땅바닥에 뒹글어 버립니다.
자전거도 함께 뒹굽니다.
한낮의 강렬한 태양을 품고 있던 대지는 뒹구는 우리들의 온 몸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줍니다.
우리는 밤하늘을 향해 누워
우리가 자신있게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별자리인 북두칠성을 찾아내기도하고,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어버린 우리들 젊은 날의 꿈들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국민학교2학년에 처음만나 온갖 슬픔과 기쁨을 함께 공유했던
우리는 어느새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나이가 되었습니다.
[잘 늙어 가기]가 하나의 화두가 되어버린 나이가 된 거지요.

누구나의 청춘이 그러하듯
우리의 청춘은 삶의 모색과 고뇌의 시기였고 늘 이상을 향해 달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달콤한 고민도 많았고 나름대로 빛나는 시절이기도 했지만
전 왠지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 지금의 이 평화로움이 좋습니다.
'평범함'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라는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고
자연과 삶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 40대 중반의 가슴이 전 너무 좋습니다.

후회없는 청춘은 없겠지요.
우리 역시 많은 실수와 나태와 아쉬움이 묻어있는 청춘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우린 서로의 어깨를 토닥입니다.
"친구여, 그래도 우린 그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노라고... 정말 애쓰며 살았노라고..."

이렇게 밤하늘을 향해 횡설수설 떠들던 우리는 벌떡일어나 운동장을 다시 돕니다.
"다음 화요일엔 혼자 출발하는 연습을 한다!"라고 친구가 말합니다.
슬며시 겁이난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가 뭐~~ 자전거 배워서 올림픽에 출전할 것도 아닌데 혹독한 훈련은 시키지 말아라.
  알.것.니?"
속 넓은 내친구는 하하...웃습니다.
아마도 어둠속에 서있던 나무들도 하하하... 나뭇잎 흔들며 웃었을 것입니다.



IP : 61.85.xxx.8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치즈
    '04.8.28 7:21 PM (211.194.xxx.187)

    목포까지 내쳐달려 내려오셔요.^^
    두 분 우정 너무 부럽습니다.
    혹독하게 마저 하시고 ...하신김에 올림픽도 대수냐 한번 해보시길.ㅎㅎㅎ

  • 2. 싱아
    '04.8.28 9:26 PM (221.155.xxx.114)

    두분의 우정이 영원하시길......
    그리고 다시 한번 얍~~~!!!! 기 넣어 드려요.

  • 3. 김혜경
    '04.8.29 8:55 AM (211.201.xxx.235)

    하하...두분의 모습, 아름답습니다..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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