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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세상물정도 알만큼 다 아는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요.
항상 마음 속에 생태마을에 대한 꿈을 품고 살더군요.
책도 찾아서 보고 직접 이런저런 농사도 지어보고요.
시골이기는 하지만 자기 땅이 없으니 농사는 다 남의 땅에서 지었어요.
노는 땅 있으면 공짜로 빌려서 한 해 짓고..
그 땅 다음해에 못 빌리면 다른 곳 찾고요..
몇 년 전에는 고추 농사를 지었어요.
이랑 내는 일부터 기계 쓰지 않고 괭이와 삽으로 시작하더군요.
힘은 센 줄 알지만... 무식한 일이지요-.-
고추 모종 사다가 심고 기둥 세우고 아래쪽에 붙은 잎 따주고...
비닐은 안깔더군요.
잡초도 다음 해에 거름이 되고 잡초를 뽑아 그 자리에 다시 깔아놓으면 다른 풀이 못 자란다고요.
당연히 비료 안주고요.
농약도 한 번 안했어요.
어떻게 믿냐고요?
오며가며 어떻게 농사짓는지 항상 보기도 했지만...
믿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거든요.
농사 오래 지으신 분들은 다들 지나가며 한마디씩 보태지요.
그렇게 약 안주고는 농사 못짓는다고요.
옆에 붙어있는 당신들 밭에 풀씨 날아든다고 욕하는 분도 계시고요.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더군요.
그 아내되는 사람과 그 사람은 과커플인데요.
좀 우습지만 경제학과 나온 사람들이거든요.
일년 농사 지어 800만원 벌면 한 달 수입 70만원꼴이니
다음 해에 충분히 농사짓고 먹고 산다는 계획이지요.
저 같으면 울고불고 해서 못하게 할텐데...
그 와이프는 시장에서 챙넓은 밀짚모자 하나 사서 선물하곤
말리는 기색도 없고요.
아무리 짓는 과정이 힘들어도 고추가 고추지 얼마를 받겠어요?
일반 고춧가루보다 약간 비싼 값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팔았는데요.
금방 팔리기는 했어요.
어찌어찌 해서 지금은 농사 쉬고요.
생협에서 나오는 물건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궁극적인 목적은
생태마을-.-;;
마농님 말씀도 맞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도 실제로 있거든요.
저도 솔직히 무농약 식품 찾아먹지는 않아요.
어차피 외식에 인스턴트를 달고 사니 좀 건강에 무심한 편이라서...
그렇지만 잘 믿기지 않아도 믿어주고 싶은 마음이예요.
저와는 삶의 방식이나 목표 자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요.
1. 마농
'04.8.27 6:14 PM (61.84.xxx.22)그런 분이 많은 세상을 기대한다면..... 지금으로썬 우리의 이기심이겠지요.
도대체 어떤 식으로 세상이 변하고 나라가 변해야지 그런 사람들이
양질의 생활 수준을 보장 받을 수가 있을지...갑갑합니다.
야옹냠냠님이 말씀하신 그 분이 지금 농사를 못짓고 물품공급일을
하고 있다는것도 넘 속상하고 안타깝구요.
그분이 생계가 가능한 만큼 번다면....가장 좋아하는 농사일을 하실텐데...휴..
제가 이사를 와서 지금은
가까이 살지는 않지만..제가 아는 분도..정말 무농약을 고집해서
부부가..농사를 지으십니다. 한달에 60만원 수입을 목표로....
근데....60만원 수입 달성한적이...5년 이상동안 한번도 없으시다네요.
먹거리는 직접 농사짓는걸로 해결한다지만...
먹는것만으로 생활이 되는게 아니니........ 많이 힘들어하시더군요.
그 부부도 농사말고 다른 생업거리를 찾고계시는지..아저씨가
돈을 빌려서 몇십만원 수강료내고 목수일을 배우고 있다고
목수필요하면..멀리라도 갈테니 소개해달라구...연락을 받았어요.
한달에 60만원 70만원 수입이....한사람의 용돈도 아니고
도대체 한 가정의 한달 생활비로 가능한 금액인지........
솔직히 전 그돈갖고 한달 못살거든요. 상상만해도 숨이 콱콱 막히구요.
대도시에서 무기농 채소들을 쓰는 사람들이 많구......
그 사람들 숫자를 고려하면....어마어마한 양의 채소들이 공급이
되는건데..........
그중 일부는 정직한 것도 있겠지만
솔직히 전....대부분은 무기농이 아니라 저농약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무농약을 농부들에게 바라는건....
지금도 가난한 농부들이 더더욱 가난해지길 바라는
도시사람들의 이기심같다는 생각도 들구....
요즘 제가 한가하고 심심해서인지....
평소와 달리..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하게 되네요.
(아!!..냠냠님 덕분에 주문한 칫솔모 오늘 도착했어요.^^
남편도 주문한 가격 듣더니 넘 기뻐하네요.
평소 치솔모 가격이 좀 부담스러웠거든요.고마워요.)2. 야옹냠냠
'04.8.27 7:02 PM (222.99.xxx.27)맞아요.
그 분에게는 농사가 신념을 '실천'하는 방법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직업'이라 하기는 힘들었죠.
최저 생계비조차도 안되니까요...-.-;;
그분과 생태마을을 준비하는 모임에 저희 남편이 함께 하는데요.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주말농장은 몇년 해봤지만
상추 한참 날때는 상추만 먹고
열무 한참 날때는 열무만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요.
막상 내가 먹고 싶을 때 그게 밭에 없으면 결국 돈주고 사야 하고...
남편은 소비와 욕구를 억누르면 된다지만 말처럼 쉽겠습니까...
그렇다고 전부 못믿겠다 외면하면 그나마 양심을 지키는 분조차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게 될 것 같고..
이런 생각이 있으면서도 생협 가입은 저부터도 망설이니
할말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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