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라는 것... 정말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남편___
결혼한 지 석달 만에 해외근무를 시작해서 20년 동안 함께 한 시간이 채 10년도 안됩니다.
지금은 주말부부가 된지 거의 10년 되어 갑니다.
중간에 한 1년 살다가 또 지방으로, 또다시 반복....
직장에 다니는 나는 늘 혼자 동동거리면서 지내야 했고,
아이들 응급실에도 혼자 들쳐 업고 뛰어야 했고,
사춘기 넘기는 것도 나 혼자 감당해야 했고, 이제 큰 아들이 대학엘 들어갔습니다.
그 사이에 남편이 무심하게 지내도 그저 남자들이 그러려니 하고 넘기고,
남편이 딴 짓을 할 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의심한 적 없었기에,,
첫 번째 여자를 알았을 때...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았습니다.
두 달 동안 밥도 못 먹고, 누워만 지냈습니다.
남편이 하는 말이 더욱 가관이었지요...
-친구일 뿐이다.. 아무 사이 아니다..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해라...
-매일 전화 주고받고, 메일 주고받고(그 메일 읽는 동안의 배신감은 4년이 지난 지금도 피 가 거꾸로
솟는 것 같습니다.)
-여자가 만든 쿠키 현장에 보내주고,
-퀼트로 만든 벼갯잇이니 인형이니를 제 방에다 걸어놓고 지냈으면서...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도 못 들었습니다.
저는 감히 아이들을 놔두고 이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참아냈습니다.
두 번째 여자...
세이클럽 동호회에 모임을 자주 갖더군요.
2주만에 집에 와서도 그 모임에 다니느라 정신 못차리더니,
이혼을 하고 힘들어하는 여자가 있어 도와준다면서 몇 번 만나더니..
결국은
-금요일 저녁에 집에 왔다가
현장에 급한일이 있다면서 토요일 오후에 그 여자 집에 가질 않나..
(현장에서 먹는다면서 집에 있는 포도주니 와인이니 다 챙겨가고)
느낌이 이상해서 남편에게 전화하고, 그 여자 전화하니 동시에 울리더군요..
-결혼기념일 날,, 전무님 딸 결혼식이 있다면서 그 여자랑 함께 있다 오질 않나..
-메일에 들어있는 그 여자 사진(남편 현장 근처의 관광지에서 찍은)까지 보고 나니 모든 것이 끝났다
싶었고, 다시 절망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큰아들이 고1이었고,
전력을 다해서 아들의 공부를 도와주어도 시원치 않을 때라 또 참아 넘겼습니다.
이미 내 속은 속이 아니었습니다...
옆에 누운 남편도 껍데기로 여겨질 뿐,
상처받은 내 맘에서 점점 떠나보내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여자..
이전에 2-3건이던 핸드폰 문자사용이 70건이 되더니,
또 다른 조짐이 보이고...
현장 근처의 어린이집 원장...
남편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친구일 뿐이라고 딱 잡아떼는 것도 싫었지만,
남편보다 나이도 많고, 우린 그런 사이 아니라고,
남편이 외로워 보이니까 잘 해주라고 충고까지 하는 여자는 저를 더욱 절망으로 내몰았습니다..
남편은 그 어린이집에 가서 이것저것 도와주고..
같이 놀러 다니고,,
아들 수능 보기 전날 올라오면서 그 여자가 사준 초콜릿 손에 받아들고 오고,
구정 때 집에 새벽 5시에 들어오면서 그 여자가 사준 한과 한 상자 들고 들어오고,,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하기 힘들 때면 술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나이 40이 될 때까지 술 한모금 입에 못 댔었는데..
술을 먹는 것이 위로가 되고, 빨리 잠들 수 있어서..
너무 괴로워서 밉다고 전화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데 왜 그러냐고 전화기 집어던집디다...
끝났냐구요?
아직이요.. 지금 진행 중인 네 번째 여자 있습니다.
현장의 그 사람 집에 들어가면 거실 한가운데 네 번째 여자가 그린 연꽃 유화가 걸려있고,
-미술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한다나봐요.. 물론 남편도 딸도 있는 여자...
도자기로 만든 탁자위의 재떨이, 부엌의 녹차잔 셋트, 책장의 도자기...가 있습니다.
물론 휴대폰 통화량 1위도 이 여자이구요...
이제 휴대폰 바꿨으니 더 이상 내역을 볼 수는 없을 것 같구...
어떻게 이러고 사는지 궁금하시죠... 한 번 참고, 두 번 참고,,
너무도 심성 고운 아이들에게 상처주기 싫어서 참고
지금 이혼한다고 뭐 뾰족한 수 있나 싶어서 참고
그 사이 첫 번째 여자 암으로 죽고, 세 번째 여자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느낌이 묘하더군요..
이 세상에서 즐길 것 다 즐기고
내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기고 떠난 그 여자들이 너무 얄미웠습니다...
언젠가 혜경샘이 살아갈수록 남편을 사랑한다는 말 하셨지요...
그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내게는 닿을 수 없는 행복...
제 잘못이 하나도 없지는 않아요..
남편의 외로움을 잡아 주지 못한 책임이 제게도 있지요..
그래도 이런 일이 이렇게 쉽게 일어나는 것 인줄은.....
지금은
세상 사람들 내 맘 같지 않구나..
할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 가슴에 간직하면서..
아주 견디기 힘들 땐 술 한잔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강변으로 드라이브 하면서
그냥 삽니다..
원글님..
어떤 결정이 현명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제 가슴에 남아 있는 멍울이 수시로 제 가슴을 쑤시고 고통을 줍니다.
남편 나이가 50이 되어 가니 곧 돌아오지 않을까...
이미 내게 주어진 행복이란 포기하고 아무 생각 없이 숨만 쉬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 취급도 안하지만 아이들 장래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인터넷의 ‘위민넷’ 이나 ‘가정법률상담소’-(곽배희 님이 상담해 주시는 곳)
아니면 이혼 전문 변호사에게라도 가서 상담해 보세요.
님의 남편 분도 구제 불능이라 여겨지긴 하지만
덜컥 이혼부터 할 수는 없잖아요..
막상 이런 일을 당하는 당사자들이 섣불리 이혼을 하기엔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은 듯 합니다.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불행은 이제 그만... 이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re] 남편의 거짓말,그리고 여자-[12917]글쓴 님도 보세요
경험자 조회수 : 915
작성일 : 2004-08-24 22:15:39
IP : 211.117.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8.24 11:28 PM (211.178.xxx.7)경험자님...
...
더 이상 눈물흘리실 일 없을 거에요...2. jasmine
'04.8.25 12:17 AM (218.39.xxx.75).......ㅠㅠ...
3. 리틀 세실리아
'04.8.25 10:34 AM (210.118.xxx.2)너무 맘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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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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