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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속마음을 대충이라도 알았다.

화가나서 조회수 : 1,956
작성일 : 2004-08-23 14:18:59
결혼전 돈 땡전한푼 보태줄수 없으니까 니들 알아서 하라는 시부모 덕분에 우리 부모님에게 부탁해서 천만원 보태서 겨우 살만한 전세집을 구했다. 시부모 그래놓고는 부끄럽지도 않는지 예단비 요구에 현물예단 요구에 바리바리 다 받아내고 막상 나에게 줄때는 윗형님 배려한다고 싸구리로 뭉쳐서 줬다.

결혼전에 그리 인간적으로 내게 착하게 굴던 남편, 그 방값 보탤테니까 다른방으로 알아보자는 얘기할때, 남편이 화를 내면서 싫다고 할줄 알았다. 그러나 화색이 만연한 얼굴에 잘 됬다며 좋아하는 모습에 좀 의아했으나 워낙 정신없을때라 그려러니 했고 넘어갔다.

결혼하고 박봉중의 박봉 월급이라서 쪼들리는 내가 불쌍한지 엄마가 넌지시 나에게 남편 예전에 사업하던거 다시 하면 안되냐고 은근히 물어보시면서 사업자금 없으면 대주시겠다고 했다. 나 펄펄 뛰면서 싫다고 했다. 방 얻으라고 준돈도 다 시부모님이 얻어주는 돈으로 다들 알고 있을정도로 시부모들이 자랑하고 다니는 꼴에 며칠 잠 못자고 억울해 했는데, 사업자금이라니...속이 뒤집어지는 말이어서 다신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부모님 노후자금이라고 모아 두신돈으로 사업했다가 망하면 그때 아들네 집으로 들어가서 며느리 구박당하며 살라고? 듣기만 해도 울화통이 터져서 엄마에게 막 화를 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며칠전 남편이 계속 불만이었던 문제가 또 나왔다. 왜 지금까지 나이먹도록 면허도 안땄냐고 뭐라고 하는거다. 나는 기계치라서 싫다고 하니까 그래도 없는것보다 나으니까 어서 따라고 종용하길래, 우리 지금 형편에 면허학원비가 되냐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뭐라고 하는지...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벌어서 그돈으로 다니란다. 몸이 약한대다가 결혼하고 하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약한 혈압이 뚝뚝 떨어져서 일도 많이 못하는데 그런말을 하다니...

시부모들이 애보다 돈이 급하니까 몇년 돈벌어서 애 놓으라고 할때, 서운해서 눈물 한바가지 흘렸다. 그렇게 급하면서 왜 용돈을 꼬박꼬박 다 받아내는지 도저히 이해도 안되서 더 서운했다.

드디어 어저께 남편이 친정에 다녀오는 차안에서 나에게 말했다. 사업을 하긴 해야겠는데, 장인어른보고 좀 사업자금을 투자하라고 할까?하고 물어보는거였다.

또 피가 꺼꾸로 서는 느낌에 분노를 간신히 누르면서 물어봤다. 왜 장인어른에게 빌리냐고? 아버님에게 빌려야 되지 않냐고? 가시 돋힌 내말에 남편은 다른말로 화제를 돌렸다.

뭐라고 하면 사람을 치사한 놈 취급을 한다고 그 결혼전에 안 보였던 더러운 성격을 보이면서 싸움을 또 걸겠지? 내가 선택한 결혼이라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시부모 나에게 힘들게 한건 참고 또 참을수 있지만 남편이 이렇게 나에게 서운하게 만들땐 정말 헤어지고 싶은 맘뿐이다.

시댁에선 용돈 빼앗아가고 적금하나 제대로 못 든다고 친정엄마가 들어준 주택부금이니 뭐니 다 깨버리고 싶다. 이렇게 잘해주니까 그런 생각을 맘속에 품고 살았나보다. 그러니까 사위는 다 도둑놈이라는 옛말 하나 틀린거 없나보다.



IP : 61.73.xxx.12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똑같네요
    '04.8.23 2:27 PM (211.35.xxx.9)

    절대 안그럴것 같던...울남편도 그러던데요.
    결혼할때 작은 빌라를 샀는데...나중에 알고보니 다 내빚이더라구요.
    저요...혼수 바리바리해갔죠.
    뭔 일만 생기면 울엄마 아빠한테 비벼볼라하구
    지네집엔....끊임없이 퍼 날라야하구

    어느날 제가 열받아서...들이받았습니다.
    니네집가서 살어라...너쓰라구 울아빠가 돈벌어 모은거 아니다 !!!
    약간 이성을 잃은 사람마냥 소리 지르면서 난리를 한번 치고나니
    아직까지는....더이상 안하더라구요.
    그거 못하게 해야합니다...끝까지 처가집을 봉으로 알아요

  • 2. 웃음보따리
    '04.8.23 2:48 PM (211.104.xxx.9)

    아직 미혼인 저 글 읽으면서 그냥 너무 답답해서 숨이 안 쉬어집니다.
    예전에는 멀기만 했던 결혼이라는 단어가 현실로 받아 들어지면서
    참...씁쓸하기만 합니다.

  • 3. 미운 **
    '04.8.23 3:18 PM (211.210.xxx.232)

    다 거기서 거기인 남자들인가 싶어서 씁쓸하네요
    친정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받은 조의금은 우리집 빛 갚는데 쓰고
    비행기값까지 받와왔죠(친정이 미국)ㅠㅠ
    연이어 시부 돌아가시니까 빛 얻어서 묘지 사거라고요
    지금도 가슴이 아프고 빛갚는데 앞장슨 내가 싫어요

  • 4. 리틀 세실리아
    '04.8.23 4:00 PM (210.118.xxx.2)

    너무 얄미운 남편이시네요.
    만약에 저에게 그런일이 생긴다면...아마 화가나서 화병걸릴수도--;

  • 5. 예비주부
    '04.8.23 4:41 PM (147.46.xxx.72)

    저도 요즘 결혼에 회의적이게 되었어요.
    결혼할 사람이 있지만..남자라는 사람들..다 이기적이고 다 뻔해보입니다.
    그런 사람과 평생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네요.
    결혼을 물러야할지..다 뻔하니까 그냥 하고 말지..생각이 너무 많네요.

    님..어떤일이 있더라도 처갓집 돈 뺏기지 마세요..
    저의 엄마..즉 저 외갓집이 아빠 사업땜에..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 두분다 돌아가셨는데..엄마의 설움 말로 다 못합니다.
    꼭!!!지키세요~

  • 6. 헤스티아
    '04.8.23 4:56 PM (218.144.xxx.200)

    양가에서 몇 천만원씩 도와주신다는 거 다 거절하고, 쥐가 들락거리는 집에 살고 있습니다. 양가에서 도움받으면 나중에 다시 그거 갚으려고 끌려다녀야 한다고, 독립심이 강한 남편을 만나서 그렇게 지내고 있네요. 결혼하고 지금까지 한푼도 받은거 없네요. 예비주부님. 모든 남편이 다 그런건 아니에요.

  • 7. 리틀 세실리아
    '04.8.23 4:59 PM (210.118.xxx.2)

    예비주부님....남자들 전부가 그렇다는것은 좀 그렇구요.
    안 그런남자분들도 많아요..
    어떤 사람들은 너무 자존심이 강해서 좀 도움받지 싶어도 절대 안받으려 하는 사람들도
    많구요....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요.

    일단은,
    언제나 비빌수 있는 곳이다라는 느낌을 주면 안될것같아요.
    있으면서도 없는척한다는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저는 내가 도움줄까? 라고 말씀하실정도로 넉넉한 친정집들이 부러울때가 있어요.
    참 열심히 사셨는데도 아직도 돈때문에 힘들어하시는거 보면 말이죠.

    예비주부님.
    결혼앞두시고 너무 부정적인 부분만 보지 마시고 좋은면들도 많이 보셨음 해요.

  • 8. 예비주부
    '04.8.23 5:29 PM (147.46.xxx.72)

    네^^
    사소한 일로 싸우고 나니..다 제일같아서 여기저기 답글 달고 있네요..
    제 남친은 친정덕보려는 건 하나도 없는데.(왜냐..친정이 기울어서 빌붙을수 없음^^)
    혼자 자라서 그런지..생각이 이기적인게 결혼하려니 왜글케 보이는지
    5년 연애했는데..결혼하려니 제 맘이 예전같지 않네요.
    다 제일 같은것이..저 오지랍 넓죠?

  • 9. 공주병
    '04.8.23 5:46 PM (210.104.xxx.61)

    정말 다 똑같아..
    시부모들은 왜 이렇게 당당할까???

  • 10. 리틀 세실리아
    '04.8.23 5:53 PM (210.118.xxx.2)

    아니여요...그게 당연한걸요.예비주부님.
    저도 1년반 연애하고난뒤 준비했는데 가장 힘들었던건..
    현실적인것들로 대화하고 조정해나가고 맘상하고 뭐 그런것들이였어요
    때론 남처럼 느껴질만큼 차갑기도 햇고요..
    연애할때는 뭐 그런것 생각한적있나요?
    모두 겪는 과정이려니 생각하시고 그 시기들 잘 헤쳐나가셨음 해요
    결혼하신 분들이 모두들 그시기가 그래도 가장 좋은시기다 하셨는데
    결혼하고 보니 그런것같기도하고요^^(결혼하면 워낙 이런저런 일들이 많으니까..)

    화이팅입니다!

  • 11. 예비주부
    '04.8.23 10:55 PM (211.109.xxx.150)

    히히!! 원글님 덕분에 저도 기운차려봅니다! 모두 아자아자 홧팅!
    리틀 세실리아님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여~

  • 12. raingruv
    '04.8.24 4:09 AM (220.86.xxx.46)

    저도 행여 제가 조금이라도 이렇게 보일까,
    결혼이라는거 꼭 해야만하나....
    이러구 요즘 점점 독신주의가 마음에 굳어가는중입니다 --;;;;;
    82cook의 유일한 '폐해' ㅜ.ㅠ

  • 13. ........
    '04.8.24 11:28 AM (211.225.xxx.95)

    남편 버릇을 처음부터 잘 들여야 하는데....
    솔직히 아내는 내 집안생각해서.. 아끼느라고 친정에 조금 못하고. 시댁에 조금 잘하고
    그러다 보면,,남편은 그게 당연한건줄 알더라고요
    저는 명절때나 생신때나
    친정.시댁 똑같이 돈드려요.
    친정엄마가 안받으시면? 헤헤 따로 비밀통장을 만들어서 거기다 넣어 두지요.
    첨에는 울남편도 친정을 비빌 언덕으로 생각하더니만.
    지금은 어림반푼어치도 없어요.
    제가 일언지하에 딱 자르고. 꿈도 못꾸게 하거든요.
    자신이 온달인줄 알고 사는 남편을 정신 들게 시시때때로 스치듯이 얘기하세요
    tv보다가도 그런 드라마 나오면 ..저 한마디 합니다.
    세상에 젤로 추접한 인간이 ..여자 등쳐먹는 인간이라고
    친정돈 끌어다가..쓰는 인간도 마찬가지지.. 흠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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