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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였어도..

익명(__) 조회수 : 2,220
작성일 : 2004-08-20 15:03:36
저의 대학 베스트 프랜드가 얼마전에 출산해서,
어제 친구집에 놀러갔다왔는데
아직까지 우울하네요.

대학때 지방에서 서울에서 올라와서 같은 지방출신은 아니지만
친구아버지는 공무원 저의아버지는 그냥 회사원
그냥저냥 비슷한 집안아이들끼리 친해져서 아직까지 젤 친하죠.서로.
저희가 이대다녔으니까 부잣집 아이들 속에서 많이 힘들었죠.

열아홉때 만나서 지금 28인데 참 많이 달라지네요.
"사모님"과 "아줌마"차이.

대학졸업하고 둘다 비슷한 수준의 회사 들어간것 까지는 비슷했는데,
전 25살때 군인인 남편 만나서 모아둔돈두 별루없이
남편두가진것 하나없구,제두 직장다니면서 2천만원 모은걸루 결혼했죠.
전그때 저의 아버지는 퇴직하시구 사기당하시구 엄마랑 이혼하셔서
엄마는 제 결혼식때두 안 오구
시댁에선 일원한푼 한 보태주시고 직장 다니면서 동생들도
돌봐야 돼서 돈두 많이 못 모았죠 전

친구는 회사 5년 다니면서, 일억모았다고 하더군요
친구가 경영학과라서 주식두하구 일단은,부모님께 드리는 돈없이
자기 월급 받아서 여자 혼자 쓰고 모으니 돈은 확실히 모아지더군요.
그렇다구 궁상떤것두 아니구 명품가방 7-8개는 있었구 이것저것
자기계발이라구 많이 쓰기도 했죠.

그러다 친구가 작년에, 선봐서 한의사랑 결혼했어요.
남자는 이미 한의원 개원한 상태구 아파트두 있었고, 시댁형편두 너무 좋구
시댁에선 돈 많으니까 참한애만 찾았는데
그때까지는 공무원이던 아버지며, 고만고만 형제에 화목한 가정에
친구또한 나무랄때 없으니까 친구네가 그렇게 잘 사는 편이 아니어도
그리고 당사자들끼리 좋아하니까 일사천리로 결혼했죠.

결혼후에도 저는 회사일해야죠,시댁 돌봐야줘(경제능력 부족), 친정 돌봐야줘(경제능력 제로)
주말부부도 아니고 한달부부죠(남편발령땜에)

친구는 결혼 보름전에 딱 회사 그만두고 시댁에 마음만 열심히 잘 하면 되죠
공무원 아버지 퇴직하고 연금으로 두분 사시는데 지장없다고 하죠
남편 돈 잘 벌어와서 친구는 재테크만 하면되죠.
(사실 저두 재테크 잘할 자신 있읍니다. 종자돈만 있으면 --;;;;)

어제 친구네 갔는데, 친정엄마 와 계시고 도우미 아줌마 계시고
그 와중에 시어머니는 백화점에서 메론선물셋트 사와서 친구 먹인다고
다듬고 있는데,
왜 그렇게 부러운지..
전 친정엄마두 없이 혼자서 애 낳구, 산후조리 2주있다고 혼자서 조리햇거든요.
저두 아버지 사업실패안하시고 부모님 이혼안 하셨으면
친구처럼 좋은 집에 시집가서 편하게 살수 있었으리라는 점 --;;;;

그리고 미혼 여러분,
결혼은 결혼은 정말 정말 현실이에요.
사랑만으로 결혼하지 마세요
사랑+능력입니다.
그 사람의 미래 가능성 물론 중요하지만
가능성이 현실이 될 동안 너무 힘들어요 ㅠㅠ

IP : 211.192.xxx.216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같은생각이예요
    '04.8.20 3:15 PM (220.126.xxx.149)

    그 심정 이해할 것 같아요.
    저는 결혼하기 전 유복하게 구김살없이 살았는데
    조건 좋은 결혼한 친구들과 지금 너무 차이가 납니다.
    출발부터가 상대가 되지 않았지요.
    그때 그 친구들은 정말 소박하게 오히려 어렵게 지낸 형편이었는데요,
    경제적으로 피게 된 그 친구들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구석엔 제 처지가 너무 속상합니다.

  • 2. 뽀빠이
    '04.8.20 3:17 PM (165.213.xxx.1)

    님 지나온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셨네요..그래두 가족들 다 건강하고 다닐 직장이 있고
    남편분하고 큰문제없고 그것만으로도 님이 가진게 많다고 생각해서요..다들 그렇게 삽니다..
    님처럼요..가정에 한가지씩 문제없는집 없구요..친구분 지금 결혼잘하셨다하지만 20년뒤면
    다 거기서 거기라더군요..남편살아있고 자식들 자기 밥벌이하면 성공한거라구요..
    길게 내다보세요..넘 우울해하지말고 님보다 훨씬 힘겹게 사는사람들도 많잖아요..
    매사에 다행찾기를 해보세요..지금 돈이 좀 없지만 아픈사람없는게 어디야..다행이지 이러면서요..

  • 3. 깡통
    '04.8.20 3:52 PM (218.36.xxx.244)

    님 심정 이해도 갑니다 저두 그런적 있었거든요
    부러워 하면 할수록 제 자신이 더 못나보이고 초라해보이고 막말로 팔자타령까지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괜한 스트레스도 받게 되구요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왜 이래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 차리자 싶어 그 친구보다 금전적으로 가진건 많지 않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는 행복하다고 생각을 갖기로 하고 작은것에서 부터 감사한 마음 가질려고 노력해봤어요
    그러다 보니 감사할 일들이 너무도 많고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던 때도 있었어요
    신랑.. 친구신랑 보다는 많은걸 갖추고 있지 않은 사람이지만 나 끔찍히 생각해주고 딴짓안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성실한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맘 가지고 지금은 삽니다

    조금만 넓게 멀리 생각을 가지신다면 님의 생각도 많이 달라지실겁니다

  • 4. 민유정
    '04.8.20 4:04 PM (210.101.xxx.125)

    대학 다닐때 다섯명이 친했더랬습니다.
    다 비슷한 가정 분위기 경제적인 여건...
    전 동갑이랑 결혼해서 결혼 10년차인데 올해부터 애덜 아빠 봉급 가져옵니다.

    친구들 3살 부터 많게는 7살 위랑 결혼해서 결혼하자마자 집사구 (강남 목동...)
    아이낳구 직장 그만두구...
    전 아직도 직장 왕복 3시간 걸려 다닙니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친구들 엄청 부러웠죠...신랑 원망도 했었죠..

    지금 저 친구들 하나도 안부럽습니다.
    집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걱정 없는 집 없습니다.
    지금 내 상황이 어렵더라도 발전될꺼라는 희망과
    가족간의 끈끈한 유대감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시간이 지나가면 조금씩 해결되어지고 극복되어 진답니다.

  • 5. duddnd
    '04.8.20 4:08 PM (218.153.xxx.160)

    불만 하나씩 걱정없이 사는 가정은 이세상엔 없을거라 생각해요.
    친구분 부러워 하지마세요, 인생 살아가다보면 별거아니에요,
    한가족 서루 사랑하면서 시부모님 마음써드리면서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것이
    정말 행복인것같은데..건강하지못해서 하구싶은것, 먹구싶은것두 못한다면 돈,여유.우습죠.
    내가 택한사람 측은지심으루 잘 돌봐주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늘 하루하루를 만들어보세요,
    사람 마다 사는것이 다 다르잖아요, 아자^아자^아자^ 힘내세요/

  • 6. 열쩡
    '04.8.20 4:24 PM (220.118.xxx.94)

    우울할 수 있죠. 근데 잠깐만 우울해하시고 잊어버리세요.
    원래 인생은 불공평한 거라구 케네디가 그랬다네요?ㅎㅎ
    님도 직장 있고 남편도 안정된 직장이 있으니
    경제적 걱정은 마음먹기 달린 것같아요
    힘내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저도 요즘 이래저래 돈걱정 하던 버릇 버리고
    적게 벌면 적게 쓴다 생각하니깐 부족한게 없네요..

  • 7. 그냥
    '04.8.20 4:45 PM (210.115.xxx.169)

    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행복한, 유복한 가정이 왜 없겠어요.

    근데, 그냥 널려놓고 생각하세요.
    인생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사실 친구분들보다 더 유복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렇게 비교가 되는 것은
    단지 내 옆에 있는.. 전에는 비슷한 것 같았던..
    그래서 그런 것인데

    친구일뿐 이죠.
    친구 중에 하나는 잘사는 , 그리고 하나는 아주 쪼들리는
    상황을 맞게 되었는 데,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아니구요)
    말만 죽마고우지...
    말만 걱정하지
    몇 백만원도 그냥 주는 것.. 못하든데요.

    이도저도 아닌 저는 중간에서 얼마라도 만들어 주자는 말 목에 까지 나왔지만
    참았지요. 하고 싶으면 하고픈 사람 혼자 해야지, 말꺼내 부담주고 맘상하게 할 것 같아서요.
    결국 저도 못했지요. 고민만 하다가..이게 한계인가 싶더라구요.
    (그 친구 이젠 형편이 회복되었어요)

    혹 님은 거꾸로 그런 사정이 되면 퍼 주실만큼
    친밀한 맘이신지 모릅니다만..

    그냥 결국인생은 혼자다 생각하면 편하든데요.

  • 8. 글쓴이
    '04.8.20 4:56 PM (211.192.xxx.216)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친구 걱정거리 없는거 같아요.ㅋ
    뭐 그 집 신랑보다 우리 남편이 잘 생긴거 하나밖에 없는거 같아요.
    뭐 어쩌겠어요. 얼굴 구워삶고 살아야지
    여러분들이 격려해주시니까 힘 나요.

  • 9. 저두요
    '04.8.20 5:17 PM (203.240.xxx.20)

    33살은 노총각에 해당되지도 아나효~~~~ ㅎㅎㅎㅎㅎ

    보통 노총각으로 불릴려면 36이 넘어가야죠

  • 10. 글로리아
    '04.8.20 5:43 PM (210.92.xxx.238)

    40살 넘으면 다들 비슷해진다는 말.
    그 나이가 가까워지니까 알겠어요.
    돈 많이 벌어도, 정해진 수입안에서 먹고살고 쪼개쓰는거 다 비슷합니다.
    님에게 근심이 없으면 다른 사람과 비교돼도 상심이 덜할텐데.....
    객관적으로 봐도 너무 힘든 상황이시네요.
    빨리 벗어나셔야 할텐데...

  • 11. 뽀삐
    '04.8.20 6:35 PM (211.207.xxx.173)

    제가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40대중반)
    살면서 두루두루 주변을 보게됩니다. 또 칠순넘기신 부모님들 주변을 보면서
    젊었을때 누리면서 사는거보다는 나이들어 잘사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돈 많아도 명예있어도 안풀리는 자식들 때문에 맘고생하시는 분들 많이 봤어요.
    물론 할 수만 있다면 편하게 사는게 좋겠지만 사람사는게 항상 같지는 않은 것같아요.
    여태 힘드셨다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산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 편하게 산다고 계속 누리며 산다는 보장도 물론 없구요.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거랍니다. 나중에 잘사는게 결국 잘사는거 아닐까요.
    지금 다소 힘드시더라도 힘내세요. 화이팅!

  • 12. @.@
    '04.8.20 6:53 PM (218.51.xxx.22)

    헉.. 직장생활 5년에 일억모으신거면 그친구분 대단하신거 아닌가요?^^;
    저도 직장생활해봤지만 (거기다가 제돈 다 제가 쓴 경우) 돈 번거 거의 다 쎴는데..ㅠ.ㅠ 그렇다고 명품을 사댄겄도 아니었구, 옷 좀 사고 학원도 다니고 좀 놀고 하다보면 남는게 없던데용..
    그분 재테크실력이 상당하신듯..

  • 13. 저두요..
    '04.8.20 11:18 PM (211.227.xxx.70)

    여고동창을 싸이에서 만났어요.. 두명 모두 분명 저보다 인기도 없었고.. 공부도 못했는데..
    둘다 아주 잘 사네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아파트도 비싼데더군요.. 속상했습니다..
    저두 어제 오늘 마음이 많이 심란했습니다.. 어제 오늘 남편 많이 갈궜어요..
    리플다신 글 보니 좀 위로가 되네요..

  • 14.
    '04.8.21 12:21 AM (211.200.xxx.162)

    난 내길을 가련다 하고 맘을 비워야지...안그럼 안될것 같아요.
    물론 저도 같은 경우로 자주 맘이 상해요...
    점점 친구들 결혼하고 사는게 틀려질수록 더하고요.
    걍...안보이는 척하고 안보고...난 나다..하고 살려고요^^:

  • 15. 여주댁
    '04.8.21 11:25 AM (222.99.xxx.119)

    '단순하게 살아라" 글 가운데 마음다스리는 법.
    "그래, 네것은 네가 가져라."

    살아보니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
    유복해보이는 집안도 현관문 열고 들어가 보면 모두 어깨에 무거운 문제 없는 집없구,
    세월이 지나다보니 다 비슷비슷해지더이다.

  • 16. Ellie
    '04.8.21 1:07 PM (24.162.xxx.174)

    글쓴이님 리플에 백만 스물 한표 추가요!!
    (제가 보기엔 너무 아름다우신 분인데~~~ 왜 그리 맘이 심란하실까? ^^)

  • 17. 가끔
    '04.8.22 3:36 AM (211.53.xxx.176)

    이런일 땜에 혼란스러웠던 경험 누구나 있을거같아요 ...
    나중에는 비슷해질것이란 생각도 그렇고 ( 경우에 따라 차이가 더 벌어짐 ) ...
    또한 친구형편이 나보다 못해지면 그게 맘 편한것도 아닐터 ...
    이런 경우 ... 원치않는 함정에 빠진거같은 느낌이었죠 ...
    흔한말로 우리네 인생 전체를 돌아보고 욕심을 조금 버리니까 비로소 마음의 평정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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