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우는 대신 자고 싶어

자고싶어! 조회수 : 1,412
작성일 : 2004-08-19 01:15:40
짝사랑은 힘드네요.

남편은 외도를 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육체적 폭력을 쓰지도 않고, 도박을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집에 오는 시각이 매우 늦습니다. 평균 새벽 3시쯤. 술을 많이 마십니다.
결혼한지 조금 더 있으면 1년입니다. 속도 위반으로 결혼했고 우리 많이 늙었습니다.
지금까지 같이 동침한것은 한 다섯번쯤 되나.
가끔 제가 원하는 것처럼 느끼는 날이면 여자가 더럽다고 너는 그런것만 생각하며 사냐고
너가 동물이냐고 하면서 기분나빠합니다

남편은 보스 기질이 있고, 가슴의 한이 있는 사람인데
술을 마시다 보면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마십니다.

그리고 지방 출신의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바람을 피는 것도 아니고 마누라를 패는 것도 아니니까'
자기는 좋은 남편이라고 저에게 세뇌를 시킵니다.
아이러니컬한건 매력적인 좋은 구석도 많다는 겁니다.
(제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것일수도 있어요)

사업을 해서 돈은 잘 버는 편인데,
결혼하고 일년안쪽 생활비로 돈을 준 적은 두번이에요.
그런데 자기 소비는 많습니다.
제가 애를 낳고 산후우울증이 무척 심해져서
친정엄마가 등떠밀어 애낳고 한달만에 같이 남산에 드라이브갔는데
자기좋아하는 카메라샵에 가서 어마어마한 액수의 초특급 전문가용 디카를 사더군요.
제 선물이요? 없었죠.
20만원짜리 디카라도 사줬으면 지금 요긴하게 애기 사진 찍을텐데
돈이 서른배쯤 되는 전문가용 사서 결국 사용하기 까다로와서
손해많이 보고 옥션에 팔더군요.

임신했을때
가슴이 답답하다고 주말이나 설날이나 1박2일 바다낚시를 가는데
낚시복이야 낚시대야 주렁주렁 몇백만원 어치 사더군요.
그때 5만원짜리 임신복이라도 하나 골라줬다면
애기 옷이라도 같이 골라줬다면 나중에 두고두고 생각나지 않을텐데
아 제 옷도 사준게 있네요
옥션에서 골라서 2만원짜리 티셔츠.

남편은 돈쓰는 귀신이 붙은 사람처럼 돈을씁니다.
시어머니한테도 생활비 드리고
서른넘은 시동생 고시공부할 뒷돈도 다 대주는데
저런 식으로 돈을 쓰고 다니기 때문에
제 생각엔 거기에 대면 새발에 피처럼 느껴지니까
별루 고맙게 느껴질 것 같지 않습니다.
어쨌든 저는 한달에 50만원이라도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받으면 좋겠어요.

애기는 시골에서 어머니가 키우고 계시고
5-6시간 떨어진 곳이지만 주말마다 열심히 다녀옵니다.
남편은 지금까지 두세번 다녀온 것 같군요. 바빠서요.


... 하지만 이건 다 그냥 하는 푸념이고

정말 괴로운 것은 뭐냐면

밤에 들어올 때까지 제가 도저히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겁니다.

전 정말 자고 싶어요.

하지만 몸은 몹시 피곤해도 정신이 초롱초롱해서 잠이 오질 않고
요행히 잠이 들어도 딱 두시간 살짝 자다가 깜짝놀라 잠이 깨고
시계를 보면 한참 밤인데 오지 않은걸 보고 또 속상하고

어쩔때는 너무 화가 나서
무슨 분노의 령에 빙의된 것처럼
제가 제가 아닌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저번에는 애꿎은 휴대폰을 홧김에 부러뜨리기도하고요,
그 다음부터는 비싼것 대신에 잡지를 찢어서..
그래도 안오면 찢은 잡지를 싱크대에서 태우고..

뭐랄까 억울한 감정이 가슴 속에서 꽉 차있기 때문에
가슴이 갑갑해서 뭐라도 해야 속이 편해질것 같기에
이런 자해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마음이 아니고 육체적으로 가슴이 아리고 갑갑해서 숨쉬기가 힘들어요.


남편은 일 때문에 외국에 자주 가는데요,
거의 떨어져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힌국에 오면 저런 생활 패턴이 됩니다.

오늘도 한국에 오는 날인데요,
저녁 8시대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을텐데
현재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전화 한통 없이 집에 오질 않네요.

뭔가 문제가 생겼나 걱정이 되기에 앞서
화가 납니다. 이 익숙한 감정.
또 다시 밤에 잠못자는, 정신 초롱초롱 현상이 시작되네요.
밤마다 남편을 기다리는건 저에게 너무 무리인 것 같습니다.

어쩌지요.

제 생각으로는
애기를 데리고 제가 시골쪽 중소도시로 내려가 집얻고 직장얻어서
따로 살아야 좋을 것 같습니다. - 명목상 주말부부로 -

하지만 남편이 바쁘니까 뭐,
주말마다 만나지는 말고...
전화해서 약속이 되면 그날만 보는걸로.


작년초에 적어놓은 일기를 보니
생활이 만족스러워서 로또에 당첨될 필요도 없다고 적어놨는데
요즘은
덫에 걸려서 막다른 길로 가는 느낌이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머릿속에 '자살'이라는 단어가 문자 그대로 떠오른답니다.


이런 생활이 제 유전자에 들어있는
우울증 소인을 너무 강하게 자극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재미없는 긴 글 보아주셔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적고 있다보면 남편이 들어올까 해서 적고 있는데,
여전히 오질 않네요.  정말 자고 싶은데.
















IP : 211.41.xxx.11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새콤달콤상큼
    '04.8.19 1:48 AM (221.155.xxx.146)

    에고... 머라 말씀 드려야 할지...
    일단, 그런 성격의 남자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계시구요, 아이 델꼬 혼자 힘들어서 어케 사시겠어요. 게다가 직장까지 구하신다면서...
    일단은 생활비 확보 꼭 하시구요(안그러면 남편분 대하기가 더 궁색해져요) 최소한 1시를 귀가시간으로 해달라고 협박 내지는 설득 또는 사정... 해보세요.
    오늘 귀국하시는 날이면 공항에 마중 나가시지 그러셨어요. 시간이 안 되셨나요? 그러면 중간에, 혹은 집에 와서라도 어쨌거나 일단은 약속을 잡는거에요. 8시 도착이면 10시쯤이면 집에 오겠네? 그럼 10시에 집에서 봐요... 이런식으로...

    물론 바쁘시고 술 좋아하시고 그러면 약속이고 머고 다 소용없겠죠. 안 지키시면 그만이니까..

    에효... 어쩌나요. 도움이 되드리고 싶은데 어찌해야 할지...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세요. 그럼 밤새는 줄도 모르잖아요. 어쩌면 나중에는 오히려 남편분을 귀찮게 여기실지도...

    글구, 꼭 님의 선물 한달에 한번정도 사달라고 조르세요. 여유 있으시다니까, 부담없이 조르세요. 그래야 버릇들어요. 가만 계시면 안줘도 되는줄 알고 아예 생각을 안한다니까요.
    그러다보면 차츰 여러면에서 님을 생각해주시지 않을까요?

  • 2. 블루마운틴
    '04.8.19 2:39 AM (211.104.xxx.234)

    너무 힘드시면
    정신과 상담 받아 보세요
    저희 엄마가 시집 오시구 시댁 식구들 때문에
    소위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홧병 때문에 우울증이 굉장히 심하셨어요
    그러다가 안되겠다구 생각하시고
    신경외과 상담 받고 많이 좋아 지셨어요
    지금도 계속 다니시기는 하시는데
    약 처방해준거 드시고 잠도 잘 주무세요
    되려 수면제드심 잘 못주무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신경외과 다니는거 하나두 창피한거 아니라고요
    다니면서 많이 편안해 하시더라고요

    다른 방법으로 해결이 되면 좋지만 안되시면 한번 다녀 보세요
    누군가가 이야기 를 들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하네요
    너무 쌓아두지마세요
    갈수록 더 힘들어 지십니다.
    울 엄니 보면서 느낌니다.
    참는것 모르는척하는게 능사는 아니라는 걸요
    표현하고 사세요

    좋은 방향으로 해결이되면 좋겠네요

  • 3. 더이상
    '04.8.19 6:44 AM (81.49.xxx.61)

    마음 고생하지 말고 그냥 애인을 따로 두세요. 우울증이 확 없어질걸요.

  • 4. ㅡ.ㅡ
    '04.8.19 8:46 AM (211.44.xxx.102)

    세상에..얼마나 힘드실지..
    글로 처음 뵙는 저도 이렇게 맘이 아픈데..님, 이런 심정을 남편분과 진지하게 얘기는 해보셨나요?
    그냥 남편이면서 왜 이것도 안하냐, 저것도 안하냐 따지는 거 말고
    내 마음이 지금 이렇게 지옥이다, 당신은 우리 관계에 대해 아무 문제도 못느끼냐..이렇게.
    차분히 얘기하셔서 우선 님의 거취문제(필요하다면 별거도 좋은 방법입니다. 음-)를 결정하시고, 그다음 두분의 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모색 해 보세요.
    함께 상담을 받는것도 좋구요..정기적으로 대화할 시간을 정하는 것도 좋구요..
    이런일엔 뭣보담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겠죠. 너나 나의 입장이 아닌 우리가 함께할 방법모색이 우선이라는...님, 힘내세요.

  • 5. .......
    '04.8.19 9:39 AM (218.48.xxx.103)

    맘 고생이 심하게네요.
    저도 결혼생활하면서 내속에 다른 인격체가 살고있는게 아닌지 의심스러울때가 있었어요.
    평소와는 다른무서운 행동...우울해지죠.
    저도 종일 친구와 전화로 수다떨고 그러다가 막상 남편만 집에오면 기분이 다운되고 짜쯩나고 그럴때가 있더라구요.
    집에오자만자 하는일이 티비켜고 컴퓨터켜고..리모콘으로 정신불안환자처럼 이리저리 채널돌리고 아님 서재방가서 뭔놈의 컴퓨터를 새벽늦도록까지 하는지.....
    저희 한달에 부부관계없는날도 숫합니다.저흰 결혼2년차인데도요..아이도없구요.
    님의 남편처럼 울신랑 자기 취미활동 도구들은 거금을 들여 장만합니다.
    골프채니 이딴것..
    그래도 대기업간부이니 사모님소리듣고 살아야할지 아님 헤어져야할지 하루에 수도없이 되뇌어봅니다.
    저렁같은처지인것같아 두서없이 적었네요.

  • 6. junomi
    '04.8.19 2:50 PM (206.116.xxx.69)

    우리 나라 남자들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온건지.,,,,,,
    너무나 이기적인 행동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님 글을 보니 제 신혼때가 생각이 나네요.
    그땐 정말 양말도 안벗고 새벽내내 그자세 그대로 신랑을 기다렸죠.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정말 힘들어지면서 신랑이 언제 들어왔는지.
    관심도 없어지더라구요.
    아 그런데 왜 아이는 시골에서 자라죠?
    그렇담 일을 가져보세요.
    너무 한사람에게만 신경이 집중되서 그럴수도 있어요.
    생각을 다른 쪽으로 분산시키고 내심 신랑한테 냉랭하게 대해보세요.
    무관심속의 관심을 표명하면서요.
    무언가 님에게 다른 세상이 필요할거같습니다.
    그리고 일을 가져보라는거 심각하게 생각해보세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 이혼이란 단어를 떠올릴때 여자들이 가장
    망설이는게 경제적인 이유가 많거든요.
    힘내시구요. 참지 마시고 여기라도 좋으니 님의 맘을 가끔은 털어놓으세요.
    참는게 미덕만은 아닙니다. 그러다 우울증걸립니다.

  • 7. 속상해서..
    '04.8.19 7:19 PM (210.103.xxx.25)

    원글님...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전 그상황 이겨내느데 딱 십년걸렸습니다.
    잠 못이루는 밤...
    처음엔걱정, 화,분노,이런게 먼저이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도 익숙해지더이다...
    낮엔 하루12시간 이상 일하는 자영업,내이름으로 된, 남편은 말 그래로 놈팽이...
    어찌 이혼 안하고 버텼나고요?

    몇번의 관계와 이어진 임신으로 인해 아빠 없는 애들 보담 폭력없고 도박안하고
    이런 포기로 살아왔습니다.

    둘째 애를 가졌을때 연락도 없이 2박3일을 안들어 오더군요..
    그때만 해도 신혼이라 2박3일을 날밤을 샌다는 것이 뭔지 확실하게 알았답니다.

    그 결과물, 지금은 거의 별거 상태입니다.
    여긴 지방이고 남편은 서울에 있다는것 밖에 모릅니다.

    빨래거리 쌓이면 가져오구 빨아논거 가져가고..것두 아줌마가 해주시니깐...

    아이가 있으시다니까 미래의 거취에 대해서 확실하게 하셔야 될것 같네요
    남편분은 더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것 같지 않거든요..
    아!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조언을 해줬으면 얼마나 위안이되고 결정이 쉬웠을까!합니다.

    정말 속상합니다...이젠 어느정도 잠을 잡니다.
    한창 힘들때는 모든 비디오를 다~섭렵했답니다.
    그 야심한 시각에 할수있는일이 그것뿐이 없더군요...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결혼생활이 엉망이라고 나머지 다른생활도
    엉망으로 이어갈순 없지않겠습니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4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5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4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