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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으로 밥 먹는 아이

승연맘 조회수 : 1,366
작성일 : 2004-08-16 23:08:44
저희 딸아이는 참 요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특히 식습관이 아주 특이한 편이죠.
일단 밥을 꼭 젓가락으로 먹습니다. 에디슨 젓가락을 돌 지나고 사주었는데...무용지물입니다.
그냥 젓가락을 달라고 하더군요. 35개월인데 지금은 어지간한 유치원생 만큼 젓가락으로 먹습니다.
문제는 밥인데요...밥을 꼭 젓가락으로 먹습니다. 이유식때부터 두돌까진 숟가락으로 잘 먹더니..
이젠 뭐든 젓가락으로 먹어야 합니다. 오늘은 안 그래도 피곤했는데..젓가락으로 밥을 먹겠다고
난리를 쳐서 그냥 두었더니..밥알이 잘 안 잡힌다면서 징징대다가 결국 일본 사람들처럼 그릇을 입에
대고 젓가락으로 퍼넣는 경지에 이르러야 식사를 끝내더라구요. 보고 있는 저는 거의 미치죠...
숟가락 주면서 이걸로 먹으면 잘 떠진다...반찬은 젓가락으로 먹고 밥은 숟가락으로 먹어라...
소귀에 경읽기입니다. 절대 말 안 듣습니다. 혈압 올라서 오늘 졸도할 뻔 했습니다.
젓가락을 뺐어서 던져버리고 싶었으니...그 심정을 아실라나...에궁...


더 기막힌 건 매운 음식을 엄청 잘 먹는다는 거죠. 김치를 먹이려고 백김치를 담가먹이다가
힘이 들어 종가집 백김치를 주문해서 숟가락에 얹어주었더니 조금 먹는 척하고 어른 김치에
손을 댑니다. 무슨 음식이든 고춧가루만 보이면 아주 좋아라 먹습니다. (눈에서 불이 반짝~)
떡볶이며 오징어볶음이며 물에 씻어먹이려고 하면 밥상 뒤집어지게 징징댑니다. 그냥 달라구...
솔직히 편하긴 하지만 어린 나이에 위장 버릴까봐 되게 신경쓰입니다.
어른들도 호호 불며 먹는 매운 음식쯤은 거뜬히 먹는데...이거 어쩌면 좋을까요.
예전엔 육고기만 못 먹고 반찬을 주는대로 잘 먹었는데 이젠 생선도 안 먹고 김치에 밥만 먹네요.
만두도 속은 버리고 피만 뜯어 먹습니다. 왕만두는 그래도 좀 속까지 먹네요.
기껏 맛있는 음식 해줘도 김치하고 밥만 먹으니...그나마 카레라이스는 잘 먹습니다.


여름이 물러가서 좀 낫다 싶으니...딸래미가 밥상 가지구 속 썩이네요. 아유...미쳐...
IP : 211.204.xxx.23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저맨
    '04.8.16 11:58 PM (211.207.xxx.134)

    울딸이랑 비슷.... 저희도 35개월. 밥하고 그것도 열무 김치만 잘 먹습니다. 매운것에 덤벼들고... 국수는 젓갈락으로 꼭 난리를 치고.... 반찬도 어른따라 젓가락 없으면 난리.
    그런때가 있나봅니다. 이쁜짓도 점점 늘고. 또 미운 고집도 늘고.
    그래도 이쁘지요?
    너무 매운 반찬 어른도 안 좋다니 저희도 잘 안해먹습니다 . 자식 때문에. 헤헤

  • 2. 쵸콜릿
    '04.8.17 12:33 AM (211.208.xxx.43)

    힘드시겠어요...밥상에서 속썩이면 정말...답이 없더라구요.
    매운거 잘 먹는 애들이 있더라구요...전 참 신기해여
    제가 매운걸 잘 못먹거든요.
    우리 큰애도 매운거 잘 못먹어서...쩝~~
    요즘 김치 씻어서 주면 좀 먹더라구요.
    제가 아는 분이 매운걸 먹으면 내장이 퉁퉁붓는데요.
    그 얘기 들은 후로 저도 매운것 더 못 먹겠더라구요.

  • 3. 메리골드
    '04.8.17 12:59 AM (69.88.xxx.138)

    너무 틀리네요.
    저희 아이는 아직 젓가락질은 커녕 혼자 떠먹으려 들지도 않아요
    33개월인데 김치는커녕 고춧가루 한톨이라도 들어있으면 맵다고 두손으로 입을 막고
    끼니때는 늘 고기나 생선 아니면 햄이라도 있어야 해요.
    채소류는 오이 정도 먹을까 왠만한건 다 안먹으려 들구요.. 콩나물같은거 막 무치고 있으면 그거 자꾸 집어먹으려고는 하니 좀 크면 먹겠지 싶어요...
    대신 감자(볶음 이나 된장국에 넣은거)는 아주 좋아해요.
    카레도 맵다고 안먹었는데 이번에 오랫만에 해주니 한그릇 다비워서 흐뭇 했네요.
    원체 뭐든 안먹겠다고 도리도리 치던 녀석이라 요즘 어떻게든 밥 한그릇(그래봤자 어른밥그릇 반도 안되지만) 비워주니 감사할 따름이네요.

  • 4. 다린엄마
    '04.8.17 8:19 AM (210.107.xxx.88)

    젓가락 사용, 저는 굳이 안 말리겠어요. 손가락 많이 쓰는게 좋다잖아요?

  • 5. 최은진
    '04.8.17 9:11 AM (211.196.xxx.43)

    아직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더 많은거 같습니다.

  • 6. 소금별
    '04.8.17 12:39 PM (211.207.xxx.47)

    아휴.. 이쁘네요..
    밥안먹는다 징징대지 않아서 이뿌고.. 피자 치킨.. 요런 인스턴트에 집착안한다니 더 이뿌고..

    우리아이는 젓가락이나 수저를 사용하려고 용쓰는데, 17개월짜리가 플라스틱 수저 젓가락은 포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조건 어른용 스댕으로 달락합니다..
    음식을 뜨지 못하니 손으로 집어서 젓가락이나 수저에 올려서 고걸 먹네요..
    그 모습은 얼매나 귀여운지 몰라요..

  • 7. 뽀삐
    '04.8.17 3:22 PM (211.215.xxx.29)

    혹시 식사시간에 엄마께서도 젓가락쓰시지말고 숟가락만으로 식사를 하시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불편하시겠지만...
    반찬도 국물많은 걸루하시고... 무릴까요?
    근데 젓가락 많이 사용하면 좋다는데 계속하다보면 익숙하게되지않을까요?
    저도 국물있는 반찬을 안좋아해선지 거의 젓가락으로만 먹거든요.

  • 8. 바다사랑
    '04.8.17 4:01 PM (218.146.xxx.113)

    오행생식에 폐쪽이 약하면 매운것을 찾게 된다고 되어있어요.
    아이가 원하는 식성을 인정하셔요.
    우리아이는 어릴때부터 자기체질에 맞는걸 잘 찾아먹더군요.
    엄마가 체질에 대해서 공부를 했으니까 아이가 신통해보이더라고요.
    애들은 몸이 순수해서 자기한테 필요한걸 잘 찾아서 먹습니다.
    우리아이는 사이다 콜라 못먹습니다.
    대신 오이 ,된장찌개의 콩골라먹기 ,양파무침등 자기에게 필요한것은 잘먹어요.
    참고로 우리아이 코가 안좋고 가래가 있거든요.
    아이가 오염되지 않은 식성 인정해주면서 엄마가 먹이고 싶은걸 권해보세요.

  • 9. 푸우
    '04.8.17 7:55 PM (218.52.xxx.153)

    우리 현우도 숟가락질 못하면서 먹여주는건 싫답니다,,
    그래서 밥먹고 나면 난장판,, 그냥 떠먹여주는거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젓가락이고 어른 반찬이고 ,, 어른이 하는건 다 하고 싶어하고 먹을려고 합니다,,
    하여간 밥먹일려면 기본으로 숟가락 3개 젓가락 2개는 기본입니다,,

    컵사용도 벌써부터 혼자서 하겠다고 해서 먹는거 반 흘리는거 반,,(이것까진 참겠는데,, 옷까지 버리잖아요,,,윽,,)
    근데,, 저번달부터 컵을 아주 잘 사용하더군요,,
    숟가락도 퍼는 걸 못해서 그렇지 퍼 놓은걸 입안으로 가져가서 먹는건 밥한톨 안흘리고 야무지게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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