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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심에 망한 여자 그 버릇 개 못주고...

익명일수밖에 조회수 : 2,466
작성일 : 2004-08-16 19:37:50

제가 아가씨때부터 누가 보기에도 동정심이 좀 많았습니다..
불쌍해보이는 남자..(젊은 남자이긴 한게 다행이죠)를 보면..
저 안에서 끓어오르는 모성애땜에..
지금의 남편과 여차저차해서 결혼까지 이르렀으니까요..
사실.. 전 친구 이상은 아니었는데..
남편이 매일 퇴근시간마다 회사앞에서 기다리고.. 주말마다 집앞에와서 전화하고..
영화표 예매해놓고 불쌍하게 얘기하고 기다리고..
그렇게 하기를 몇년..
결정적으로..
어느날 아침이었어요..
그 전날 뭐 때문이었는지.. 남편이랑 전화 통화하면서 막 싸우다가 전화를 확 끊어버리고..
전.. 신경도 안쓰고 잠이 들었습니다..
담날 아침.. 그날이 몇년만에 가장 춥다는 날이었습니다..
출근을 하려 대문을 여는 순간..
지금의 남편이 머리는 땡땡 얼어가지고 (그 새벽에 머리감고 안말리고 나와서리) 양복하나 입고
(그나마 모직이니 다행) 오돌오돌 떠는거라...
오 마이 갓.. 미쳤어.. 하면서도 왜 글케 가슴이 아프던지..
그 사건이후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해 결혼에 이르게 되었었죠..
나중에 알고보니 설정이었다는..

저를 가장 잘 아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그래도 너같이 동정심 많은애가 하자없는 남편이 걸린게 다행이라고..
아무 남자한테나 홀까닥 넘어가서 결혼은 했는데.. 것두 어린나이었으니 암것도 모르고 했죠..
정말 천만 다행입니다.. 때리는 남편도 아니고.. 책임감 없는 남편도 아니고..
애들한테도 잘하고 하니.. 천만다행이죠.. 얼굴도 평균은 되니.. 휴~~
동정심땜에 망할수도 있었죠.. 안그랬다면 더 좋은 사람(조건이) 만났을수도 있고.. 그쵸?

그런데.. 어제..
남편 친구들이랑 놀러를 갔습니다..
남편 나이가 32살이니 적잖은 나이죠..
친구들은 모두 결혼해서 애가 있고.. 울 신랑은 결혼을 일찍해서 애들이 모두 다 키웠다는 말을
들었는데..
친구중에 연애한번 못해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 얼마나 부러워하던지..
사실 부럽겠죠.. 여자친구라도 있다면 모를까.. 조금만 있으면 또 33이 되버리는데..
갈 기약은 없지..
술을 먹고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아니.. 왜 또 불쌍한거야..
저 병인가봐요..
지금도 막 궁금한것이..
불쌍하기도 하고..
위로도 해주고 싶고.. (미쳤나봐요)
제 친구들은 다 시집갔고..
보아하니 주변머리가 없어보여 누구 소개시켜주기도 뭐하고..
오늘 하루종일 신경이 쓰이는것이..
얼마나 속상할까..
어제 다친거 같던데..
아~~유... 미쳤어 미쳤어.. 하면서..
혼자 별생각을 다 합니다..
아무래도 불쌍해서 다 데려다 살거 같은 이 주책스러움..
아마 고아원 같은거라면 벌써 데려왔을거구만..
제가 이것땜에 망합니다..
엄마가 남자한테 동정심 갖으면 망한다고.. 그렇게 누누히 일러주셨건만.. ㅠㅠ
IP : 211.227.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8.16 7:47 PM (211.216.xxx.239)

    제가 보기엔 그 남자 하나도 안불쌍한대요. -_-
    좀 있음 33살씩이나 되면서.. 여자친구 없다고 그 나이에 술먹고 망가진다라...........
    그것도 다른 커플들 있는데서..... 흠..
    저 같음 누구 소개시켜달라고 해도 절대!!! 소개 안시켜줄거예요.
    누구 욕먹을일 있나요.
    그러니깐 그 나이까정 결혼도 못하고 여자친구도 없죠.
    절대로 안불쌍한대요. -_-

  • 2. 익명일수밖에
    '04.8.16 7:56 PM (211.227.xxx.131)

    그러니까요..
    그걸 흉하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진짜 이상하단 말이죠..
    생긴게 좀 멀쩡해서 불쌍하다 생각한건지..
    병이 확실합니다..

  • 3. ,,
    '04.8.16 8:00 PM (218.236.xxx.92)

    엄마 친구 생각납니다요
    자기 딸 얘기를 하면서 언제나..그 기*애는 왜 감당못 할 측은지심이 그렇게 많은지 몰라..하시던 모습 ㅋㅋ
    그 분 딸 남친도 전 날 싸우고 헤어졌는데 담 날 새벽 신문 꺼내려고 문 열어보니 그렇게 집 앞에서 꽁꽁 얼어있어서 딸이 넘어갔다죠^^
    동정심 거두시고 남편님만 잘 생각하시어요~

  • 4. 키세스
    '04.8.16 8:08 PM (211.176.xxx.134)

    술 먹고 망가지고 그런건 아니지만 제 신랑 친구 중에도 결혼이 늦어서 외로워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리 신경이 쓰이대요.
    신랑친구들이 그 친구랑 선봐서 만나고 있는 아가씨한테 전화로 오라오라 하면 막 짜증이 나더라구요.
    저리 짓궃게 굴어 그 아가씨 신랑 친구에게 부담 느껴 잘 안될까봐서요.
    나중에 결혼 소식 듣고 제가 다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런데 참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뭐가 그리 안풀리는지 아가씨가 정신병력 속이고 결혼했더군요.
    결혼하자마자 병이 도져서 헤어져 혼자 살고, 요샌 모임에도 안나오네요. 에고~ 안쓰러워요.
    님이나 저나 성격탓이 맞을거예요.
    혹시 큰딸 아니세요?

  • 5. 익명일수밖에
    '04.8.16 8:13 PM (211.227.xxx.131)

    막내입니다.. ㅠㅠ
    철이 없어서 그런가..

  • 6. 리틀 세실리아
    '04.8.16 11:56 PM (221.162.xxx.202)

    미혼일때 이성에 대한 동정심은 그래도 괜찮치만,
    기혼일때 동정심은 자칫 잘못 흘러들수도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그분을 위해서 기도한번만 날려주시고...잊으세요^^(잊으라니깐 좀 어감이 이상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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