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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이라크에 가게될것 같데요..

청포도 조회수 : 962
작성일 : 2004-08-16 14:32:10
언니한테 전화 받고 울음이 나와서 혼났네요.

군입대한지 오늘로 딱 6개월인데..
어제 외박나왔다 들어가면서도 지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그냥 가더니 전화가 왔답니다.
이녀석 내 자식보다도 더 귀한 녀석인데...
우리 아들녀석들은 내 품에서 키우지 못했는데 이녀석은 내 품에서 5년이나 잠이들고 깨고 한 녀석이거든요.
결혼전 언니집에서 직장다닐때 항상 이모곁에서 떨어지지 않던 녀석이에요.
엄마 없어도 이모만 옆에 있으면 울지도 않고 놀던 녀석이 어느덧 대학에 가고 군입대를 하고 그 덥기로 유명한 경북 영천에 배치받아 열심히 군 복무 중이거든요.
33살에 혼자된 엄마 맘 아플까봐 힘들어도 내색한번 않는 버팀목인데...울 언닌 지금부터 눈물바람이네요.
TV뉴스로만 보던 서희제마부대, 이라크파병, 파병반대시위....이러한 것들 항상 남의 일로만 여겼었는데 지금 우리 가족에게도 해당되네요.

아직도 애기얼굴이고 이모만 보면 옆에 붙어 앉아서 끌어안고 손 잡고 좋아 어쩔줄 모른는 강아지 같은 녀석을 어떻게 보낼수 있을까요.

부모 동의서는 있어야 한다고는 하네요.
물론 지 엄마나 이모 외삼촌 모두 한결같이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석 단 6개월 가는 것이고 거기 간다고 다 큰일 나는것도 아니니까 가게 되면 가는거라고 걱정말라고 한답니다.

이 녀석 초등학교 1학년때 아빠 잃고 다른 아이들보다 비교적 철이 일찍 든 녀석입니다.
살림만 하던 엄마 직장 찾아 나가게 되자 학교에서 돌아와 6살짜리 동생 응가 마렵다고 하면 질질 끌어 안아다 변기에 앉히고 똥꼬 닦아주고 밥 찾아 먹이고...중학교땐 지 차비 아끼고 걸어와 붕어빵 1000원어치 사다가 식어빠져도 엄마랑 동생 기다려서 같이 먹고, 바나나 하나가 생겨도 지 입에 않넣고 동생 먼저 먹이는 녀석....고등학교때부터 저 군대가면 외로울 엄마 걱정 먼저 한 녀석인데....

입대한지 6개월 밖에 않됐는데도 보고 싶어 밤잠을 설치는 엄마와 이모가 있는데 이녀석은 어떻게 그 곳을 가겠다는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사병 봉금 이만몇천원보다 이백몇십만원 준다는 말에 혹한건 아닐런지...
지 엄마 힘들게 사는게 안스러워 그런 결정을 낸거라면 이모가 제대후에 주겠다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 이녀석과 통화도 못하네요.

지금 텔레파시 보내고 있어요.
"제발 이녀석아 이모한테 전화좀 해라"
하고요.
지금 제 가슴이 이렇게 절절한데 지 엄만 어쩌겠어요.
언니랑 통화할땐 눈물이 참아지는데 혼자 있으면 자꾸 눈물이 나네요.

이녀석 정말 가게 될까요?
우리 82가족분들중에도 이런 고통이 있는분 있나요?
정말 가도 괜챦은건지 너무 걱정됩니다.
한편으론 이녀석이 이렇게 커서 대범하고 용기있는 사나이가 됐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녀석 가기로 결정한다면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고 용기를 북돋아 줘야 되는거겠죠?
한숨만 나네요.
IP : 203.240.xxx.2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뽀삐
    '04.8.16 2:35 PM (211.207.xxx.71)

    왜 이렇게 제 가슴이 찡할까요...

  • 2. 유경희
    '04.8.16 3:00 PM (219.253.xxx.102)

    같은 또래 아들을 둔 엄마로써 눈물이 나네요.

  • 3. 블루마운틴
    '04.8.16 3:59 PM (211.104.xxx.234)

    제 동생도 그랬어요
    어머니는 반대를 하셨지만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으셔서 동의서를 보냈죠
    인명은 제천이라고 하시면서요
    그리고 경기도 광주로 훈련을 받으러 갔죠
    근데 감기가 계속 낳지 않아서
    약가지구 면회를 갔는데 맘이 영 불편하더라고요
    그후 무슨일인지 다시 부대로 복귀했어요
    몸 상태가 않좋아서인지
    한동안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자신이 하려던일이 무산되어서
    근데 저하고 어머니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 했죠
    전 반대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거 동의하고 나면 본인 보다도 남은 사람이 더 힘들더라고요
    동생 말로는 굉장히 안전하다라고 하지만
    하루하루 가시 방석이더라고요
    간것두 아니고 단지 훈련 받는다고 있었는데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 그런지
    많이들 지원하더라고요
    6개월 정도 가 있으면 한 천만원 정도 벌 수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돈보단 사람이 목숨이 더 귀한것 같아요
    잘 설득하세요
    어머니 혼자신데
    정말 돌아 올때까지 맘편히 못 사세요
    요즘들어 더 정세두 불안하던데....

    쓰다 보니 두서가 없네요
    안타깝네요
    그 고집을 꺽기가 쉽지 않으실텐데....
    만약에 가게 된다면 건강이 다녀오길 기도 드립니다.

  • 4. 행복맘
    '04.8.16 4:18 PM (61.79.xxx.150)

    만약 돈때문이라면...
    살다보면 다른일로도 돈 벌일이 많지 않을까요?
    정부차원의 일이라지만
    궂이 목숨을 걸고 것두 홀어머니가 계신데
    영화속전쟁터보다
    실제 전쟁상황이 더 무섭다고 하던데...
    적극적으로 말려보셨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간다고 하면
    부디 몸조심하시길...건강하시고...

  • 5. 청포도
    '04.8.16 5:17 PM (203.240.xxx.20)

    지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네요.
    그냥 자꾸 눈물만 나네요.
    회사라서 일도 해야되고 주위직원들 눈치도 보이네요.
    왜 눈이 빨가냐고 물어보는데 그냥 눈물만 나네요.
    않가도 되는거죠?
    근데 안가면 부대내에서 혹 불이익 같은건 없을까요?
    그래도 아무리 고된 훈련과 상사들의 눈총을 받아도 여기 남을수 있으면 좋을텐데?!
    우리 어릴적 군인아저씨야 듬직했지만 지금 내 나이에서 보는 군인들 어디 듬직해 보입니까?
    그저 어린애기들 같기만 한것을요.
    부대 분위기나 고참들의 얘기에 가서 돈 벌 욕심이 생겼겠죠?
    제발 이녀석이 오늘 제게 전화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6. 이서영
    '04.8.16 5:30 PM (220.85.xxx.228)

    그거... 자원자만 가는거 아녜요?

  • 7. 가을밤
    '04.8.16 8:23 PM (218.152.xxx.231)

    제 동생도 봄에 거기 간다고 고집을 부려대서 식구들 모두 맘고생 무척 했습니다.
    도대체 애들한테 뭐라고 하는지 간다고 지원하는 애들이 많답니다.

    게다가 지금 있는곳이 힘들다고 생각하면 우선 다른데 가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나갈 구멍이 거기 밖에 없고, 또 돈도 많이 벌고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나 보더라고요.

    부모 동의서가 형식적으로 필요하지만, 부모 동의서에 본인이 서명을 해도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한마디로 본인이 가겠다고 마음 먹으면 부모도 어쩔 수 없던데요.

    제 동생은 부대에서 맡은 일 때문에 부대에서 보내질 않아서 캔슬 되었지만..그때를 생각하면..가슴이 서늘 해 집니다.

    말리세요.

  • 8. 쵸콜릿
    '04.8.17 12:38 AM (211.208.xxx.43)

    제 친구 동생이...군대에 있는데 갔어요.
    그 녀석이...도데채 무슨 생각으로 그걸 자원했는지
    3살때부터 본 녀석이구...가족들끼리도 너무 친하게 지내는지라
    제 동생보낸것 같아 맘이 안좋더라구요.
    요즘 이라크뉴스 나오면...아슬아슬한거 있죠.

  • 9. xingxing
    '04.8.17 1:43 AM (222.97.xxx.50)

    걱정 많이 되시죠?
    저희 시댁 쪽으로 큰집 조카가 지금 이라크 가있어요.
    떠나고 나서야 소식 듣고는 많이 놀랐어요.
    벌써 몇 달 지나서 10월이면 온다고 들었는데,
    이라크 뉴스 나오면 걱정이 되더라구요.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집으로 전화하도록 시킨데요.
    기왕 간 것,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언니분께서 일찍 혼자 되셔서 조카분이 안 가면 더 좋겠지만,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잘 위로해드리세요...

  • 10. 청포도
    '04.8.17 9:46 AM (203.240.xxx.20)

    걱정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 부대에서 전화가 왔데요.
    언니랑 잘 얘기하고 부대에서는 엄마는 허락했는데 결격사유가 있어서 탈락시켰다고 조카에게 얘기하겠다고 했다네요.
    휴~
    이제 한숨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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