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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납니다.
제 아이 손에는 화상으로 입은 흉터가 있습니다.
돌이 조금 넘었을 때, 전기밥솥 스팀 나오는 부분을 만져서 입은 화상이에요.
왼손 둘째 세째 손가락을 심하게 데었습니다. 3도화상이었어요.
결국 허벅지 부분에서 피부를 떼어내어 이식수술을 받아야 했지요.
그러고도 경과가 안 좋아서, 그다지 깨끗하게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세째 손가락은 그나마 이식부위가 검어서 그렇지 모양은 괜찮은데,
둘째 손가락은 색깔도 색깔이지만 마치 관절 하나가 더 있는 것처럼 울퉁불퉁합니다.
그래도 그냥저냥 회복되어, 잘 지내 왔어요.
어지간해서는 자세가 어색하더라도 왼손보다는 오른손을 쓴다든가,
설사 왼손을 쓴다고 해도 둘째손가락은 절대 쓰지 않는 모습 따위를 보면서 마음 아플 때도 있긴 했지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더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않은가 하고 자위하면서, 잘 지내 왔거든요.
그런데 이제 32개월 된 녀석이, 조금 전에, 자기 손을 유심히 보더군요.
재우려고 눕혀 놓고, 저도 같이 누워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참이었어요.
흉터를 가리키며 엄마 이게 뭐에요? 묻습니다.
이거 규빈이 수술한 자리야, 대답해 줬지요.
그랬더니 제 손을 잡고, 같은 부분을 열심히 들여다 봅니다.
아무 것도 없으니까, 이번에는 반대쪽 손도 들여다 보구요.
엄마는 없네요. 시무룩한 목소리로 한마디 합니다.
아 젠장, 그 시점에서 벌써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그래도 참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규빈이 아이 뜨거 해서 수술한 거라고 엄마가 전에도 얘기해 줬지?
네.
그러더니 또 잠시 들여다 보고,
시꺼먼 이식피부를, 오른손 손톱으로 긁어 보기도 합니다.
이젠 안 뜨거우니까 이거 떼어 주세요.
...숨이 턱 막히더군요.
이건 떼는 거 아냐, 어쩌구 둘러대고는,
마침 샤워 마치고 나오신 어머니께 아이를 맡기고 서둘러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샤워하면서, 내내 울었습니다.
저는 잘 안 우는 편입니다.
정작 그 일을 당했을 때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렸어요.
오히려 친정어머니 위로해드리고,
그런 일 있었다고 남편이나 시집식구들 앞에서 주눅들지 말라고 코치까지 하고,
하여간 스스로가 대견할 정도로 침착하고 어른스럽게 처신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왜, 이제서야, 그 오랜 세월 지나서,
철모르는 아이의 한마디에 이다지도 가슴이 찢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그 검은 피부를 떼어낼 수 없다는 걸,
커갈수록 손가락 기능이 안좋아질지도 모른다는 걸,
그 아이가 완전히 이해하게 되는 날,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더 심한 일 당한 아이들도 많은데, 평소에는 잘 알고 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칙칙한 얘기 하고 가네요. 죄송합니다...
1. 쵸콜릿
'04.8.16 1:17 AM (218.237.xxx.142)십만원1장만 필요하신가봐요
저는 그냥 전부 다 팔구 싶어요
한사람한테요2. ....
'04.8.16 1:40 AM (211.218.xxx.50)저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엄마마음에 내 새끼 다친것을
더 중하고 덜한것과 비교한다고 위로가 되겠어요..
그렇지만 의술도 한해가 다르게 발달하니까
조금만 크면 분명히 깨끗하게 성형할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우리 아이도 2도화상이었지만 두군데 병원에서 다 흉터가
남을거라고 어쩔수없다고 했어요. 부위도 넓었고.
그런데 지금은 깨끗합니다. 4년전이예요.3. 키티
'04.8.16 1:46 AM (211.35.xxx.138)저두 횟수로 20년가까이 다가가네요.. 매년마다 회사를 더 다녀야 하나 말아야하나 항상 고민입니다.
관리자가 되고보니 원글님처럼 회사서 요구하는 사항들이 제 능력밖이라 한계에 부딪히네요.
사원때처럼 주어진일만 하면 정말 마음편한데, 이젠 정신적 스트레스가. ㅠㅠ
남편은 그만두고 쉬고싶으나 쉬라하나, 막상 출산휴가제외하고 평생쉬어본적이 없어 남편말대로 전업으로 돌아서면 제가 우울증 걸릴까 이래저래 걱정만 하네요..4. 글로리아
'04.8.16 1:47 AM (218.145.xxx.140)성형수술은 늦었나요?
그런 케이스로 일본에 가서 성형수술을 받는걸
심각하게 생각하던 경우를 봤습니다.
일본이 제일 발달해 있다던데...
그 밥솥이 정말 골칫거리죠.
아기들 키우는 집 전기밥솥 정말이지
냉장고 꼭대기에다 올려놓으세요5. 승연맘
'04.8.16 1:52 AM (211.204.xxx.61)저희 딸아이도 얼마전에 제 부주의로 턱을 데었어요. 지금은 다행히 아물었지만...
하지만 돌 지나고 턱을 가구 모서리에 찢긴 상처는 아직도 흉이 남아있습니다.
전 그 현장에 없었는데 외과에서 봉합하는 중에 그렇게 서럽게 울더랍니다.
외투에 피가 묻고 굉장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아찔합니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 입장에선 죄책감이 들고 같이 마음이 아프지요.
언젠가는 상처를 잊고 밝게 뛰어놀 날이 올겁니다. 걱정 하지 마세요.6. Ellie
'04.8.16 7:57 AM (24.162.xxx.174)아드님 제가 꼬옥 한번 껴않아 주고 싶어요.
저도 큰사고 당해서 왼손에 한 10cm 정도의 흉터가 있어요. 또, 신체 부분부분 수술자국 때문에 흉터가.. ^^;;
예전에 너무 아파서 눈도 못뜰때, 아무것도 기억안나는데 딱 하나 기억나는게,
엄마가 "우리딸,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면 좋을걸.. "하시면서 우신던, 그 목소리만 기억이 나요. 생크림 요구르트님 글 읽으니깐 엄마생각 나네요.여하튼 그 이후로는 저, 아파도 아프단말 절대로 집엔 안해요.
아드님, 아프로는 별일없이 건강하게 쑥쑥 잘 자라길 빌겠습니다. 힘내세요!!7. 경빈마마
'04.8.16 10:21 AM (211.36.xxx.98)-.-;;;;;
잘 이겨내세요...8. 조용필팬
'04.8.16 10:52 AM (210.117.xxx.182)생크림요구르트님 칙칙하다니요 죄송하다니요....
어디에 말할수 없고 마음아플때 한마디 소리내어서 말하고 울어버리는게
얼마나 좋은건데요 힘든일 있을때 좋은친구(82)가 있느니깐 힘내세요
엄마의 미소가 규빈이를 더욱 밝게 자라게 합니다
화이팅 !아자!아자!아자....9. 초보맘
'04.8.16 10:58 AM (61.102.xxx.29)힘내세요...
엄마가 밝은 모습으로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접근한다면 언젠가는 아이도 밝은 모습으로 그 부분에 대해 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생크림요구르트님!!10. 깜찌기 펭
'04.8.16 11:18 AM (220.89.xxx.14)속이 얼마나 상하실지.. --;
11. champlain
'04.8.16 11:30 AM (66.185.xxx.72)아이 얼굴에 조그만 상처가 나도 내내 맘이 걸리는 것이
엄마 맘인데 얼마나 속상하실까요..
많은 분들의 위로 받으시고 기운 내셔요..
아이가 클 때쯤엔 분명 좋은 방법이 생길꺼예요.
아드님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길 기도합니다...12. plumtea
'04.8.16 11:34 AM (211.201.xxx.97)저도 눈물 나네요. 속 많이 상하시죠...의술이 빨리빨리 좋아져서 아이가 학교갈 즈음엔 좋은 치료법이 나왔음 좋겠습니다.
13. 달개비
'04.8.16 12:52 PM (221.155.xxx.117)그 마음 모든 엄마들이 다 잘 알지요.
세상의 엄마들은 이런 글만 읽어도~~가슴이 시큰해진답니다.14. 빠끄미
'04.8.16 1:16 PM (61.74.xxx.101)생크림욕르트님....꼬옥..토닥토닥......
요구르트님의 마음이 제게도 전해집니다....... 아이보다.. 더 아파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기운내세요...... 엄마는 그냥 얻어지는 자리가 아니잖아요....
엄마는 강해야합니다... 아프지도말구.. 씩씩해야합니다...
한번 실컷 우시고.. 다시 화이팅하세요~!!!!!
그래서 우리아이..잘 보다듬고...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랑스런 아이로 키워야죠~!^^15. 힘내세요
'04.8.16 2:08 PM (24.70.xxx.205)생크림요구르트님, 저도 눈물이 핑돌게 마음이 아프게 아이의 질문이 그려지네요
엄마신데.... 그런 질문에 담대히 대답하시려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아이들 모두 크고작은 상처는 가지고 있잖아요
손가락이 조금 남들과 다른 모습이라고 받는 상처보다, 님처럼 멋진 엄마를 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멋진 아이로 자라날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칙칙하다니요, 별것도 아닌것 베일에 싸인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님이 정말 멋있어 보입니다16. 아라레
'04.8.16 2:43 PM (220.118.xxx.112)기운 내세요. 글 읽고 같이 가슴이 아픕니다.
앞으로 자라면서 더 많이 호전될 거에요.17. 음...
'04.8.16 4:48 PM (221.140.xxx.170)저는 7살에 큰 화상을 입었습니다.
옆집에 놀러갔다가 그 집 아줌마가 물을 펄펄 끓여서 마루 한 가운데 놓은 것을 잘못해서 동생이 엎지르는 바람에 제가 한 쪽 다리 모두에 화상을 입었지요.
남동생은 양쪽다리 모두 다...
다행히 남동생은 응급처치를 빨리 해서 흉터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저는 화상 직후에 무서운 마음에 화장실에 숨어있어서 그만 화기가 피부 깊숙히 들어가 지금도 한 쪽 다리에 흉터가 있어요.
그래도 그 당시에는 친정집이 잘 살 때라 좋은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아서인지 피부색이 짙다거나 그렇지는 않구요, 원 피부색과 좀 다르고 조금 심하게 데인 곳은 약간 비닐 같은 피부라고나 할까...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도 그런 다리를 내놓고 다니는 거에 대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어요.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시절에도...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제가 다리가 이쁘다는 소리 많이 듣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리를 많이 쳐다보는 편이긴 한데 의외로 사람들이 잘 눈치 못 채더라구요.
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고 다니니까 그냥 피부색이 약간 다른가보다 하구요...
제 스스로는 이 흉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오히려 부모님이 제 다리를 볼 때마다 한 번씩 쓰다듬으면서 이걸 수술해 줘야 하는데...하시면 제가 더 미안해지곤 했어요.
남동생도 자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주 커서까지도 의사가 되어서 누나 다리 고쳐준다고 했었지요.
그런 가족들 모습이 더 가슴아팠던 거 같아요.
아직 자녀분이 어려서 더 가슴 아프시겠지만 제 생각에는 자연스럽게 대하시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제 친구 중 하나는 팔에 흉터가 있는데 한여름에도 긴 팔 입고 다니는 걸 보면서 그냥 드러내면 오히려 편할텐데 하고 생각했었어든요...
이왕 흉터가 생겼다면 그것도 내 몸의 한 부분이라고 여기로 살아가도록 어머님이 힘을 내세요...
저도 초등학교 입학식을 한 달 남기고 화상을 입은 거라 1학년 때 한동안은 엄마가 업고 등하교를 하셨어요.
걸음마도 새로 배울 정도 였구요.
다리에 힘이 없으니 당연히 달리기도 못했지요.
그랬지만 엄마가 항상 용기를 주시니까 나중에 중고등학교 때는 반 대표로 계주선수도 했어요.
말이 길어졌네요.
그냥 자연스럽게 대해주세요.
어머님의 아픈 마음을 느끼는게 아기에게는 더 고통일 수 있으니까요...18. 민유정
'04.8.16 5:22 PM (210.101.xxx.125)애덜 아빠 팔꿈치 안쪽에 커다란 화상으로 인한 흉처가 있습니다.
눈에 확띨 정도이고 비닐같이 맨질 맨질 하지요.
처음 연애할때 여름에도 항상 긴팔을 입어서 하루는 물어봤더니
긴팔이나 짧은 팔이나 별로 차이를 못느껴서 그냥 긴팔입는다고 하더군요.
우연히 흉터 봤을땐 좀 놀랐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서 같이 옷살때 짧은 팔 골라주며 입어보라 하니
굉장히 망설이다 입더군요.
아무렇지도 않다 흉하지 않다하곤 짧은팔 사입혔는데..
지금은 의식하지 않고 아무거나 입습니다.
본인이 힘들어하더라도 주위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용기를 주면 극복할수 있을꺼예요
엄마의 사랑으로 극복하게 도와주시고
또 윗글님 말씀처럼 점점 의술이 발달해서 수술방법이 개발되겠지요.
울 애덜 아빠 나중에 그러든데요.
그때 저아니었음 아직 긴팔입고 살았을거라고 =3=3=319. 키세스
'04.8.16 6:40 PM (211.176.xxx.134)정말 의술이 발달해서 그 자국 다 지워졌음 좋겠네요.
그리고 32개월이면... 엄마 난 왜 고추가 없어?... 이런 질문 한참 할때니까 규빈이도 그냥 물어본거다 생각하고 너무 의식 많이 하지마세요.
엄마는 다칠 때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 다 기억하니까 더 많이 아픈걸거예요.20. 성형외과
'04.8.16 7:42 PM (221.147.xxx.144)의사분이시라니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성형외과 상담 다시 받아보셨어요?
화상 당시에 허벅지에서 부분층식피술을 받았고 경과도 안 좋았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전층식피술이라든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평생 그 검은 피부를 떼어낼 수 없는 건 아닐 거고요,
다치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 가지는 못하겠지만 좀더 나은 피부로 덮어줄 수 있을 거예요.
최소한 둘째 손가락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을 것 같고요
커갈수록 손가락 기능이 안 좋아지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거예요.
작은 아이들 구축성 반흔있으면 성장에 문제될 수도 있으니까,
계속 관찰 요하는 것, 잘 알고 계시지요...?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의외로 의사 가정이 무의촌인 경우를 많이 보아서 노파심에...
오지랖 떨었네요.
생크림요구르트님이라면 아이가 언젠가 다시 물어올 때
용기를 줄 수 있을 거라 믿어요...21. 푸우
'04.8.16 8:21 PM (218.52.xxx.153)저두 6월에 아들놈이 정수기에 손목을 데였어요,,
분당에서 한강성심병원까지 다녔지요,,
정말 한순간이더라구요,, 밤에 잠도 안오고, 흉지면 어쩌나,,
2도 화상이었고 팔 안쪽이라 그나마 나았는데,, 정말 한강성심 병원 가니까 우리 아들 화상은 화상도 아니더군요,,
생크림 요구르트님 마음이 어떨지 정말 이해해요,,
부모가 된다는것이 정말 힘들고 무섭다는 걸 시간이 흐를수록 더 느껴요,,,
규빈이 마음이 많이 안 아팠으면 좋겠는데,,,22. 생크림요구르트
'04.8.16 11:14 PM (220.72.xxx.176)여러분들 말씀 너무 감사히 읽었습니다.
여기다가 얘기한 거,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구요...
제가 평소에는 정말 남들이 정떨어져할^^;;정도로 강심장인데,
어젯밤에는 도대체 무슨 마가 끼었는지...
하도 울었더니 아침에 눈이 다 퉁퉁 부었네요.
(가뜩이나 작은 눈이 거의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더라는...-.-;;)
음...그렇지요. 아들녀석은 그냥 별 생각 없이 물어본 건데 제가 오버한 거지요.
저부터가 그걸 '컴플렉스' 로 여기지 않는 연습, 더 해야 겠습니다.
참, 의사 가정이 무의촌이라는 건 어느 정도 맞는 말씀입니다^^
현대 의학의 한계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기대를 안 한달까요....
다시 한 번, 힘 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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