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요... 원래 지난 금욜이 둘째 예정일이었는데요, 아직도 아기가 나올 생각을 않하고 있다죠.
주위 분들이 다들 둘째는 빨리 나온다구 겁을 주셔서 친정엄마가 오시기까지 1주일 정도를 맘 졸이면서 보냈더랬습니다. 첫아이도 2주 정도 늦게, 그것도 유도분만으로 세상에 나왔는데 둘째까지 이렇게 늦게 나올 줄 몰랐었죠.
아무튼... 오늘 하려는 야그는 말이죠, 지난 화욜에 친정엄마께서 뱅기타구 오셨거든요. 이곳에 취항한지 오래되지 않은 A 항공사를 이용하셨는데요, 새비행기라 좋다구, 짐이 무쟈게 오바됐는데 아무 소리 없이 다 받아주더라... 기분좋게 타셨는데, 요기 도착하셔서 짐을 찾으시면서 기분, 스타일 다 구겨버리셨습니다.
짐을 발견해서 카트에 실으려는데 야릇한 냄새가 나더랍니다. 엄마가 하나뿐이 사위 주시겠다구 사신 갖가지 젓갈은 분명 백화점에서 진공포장해서 핸드캐리 하셨는데, 이게 먼일인가 싶으셨죠. 알구 봤더니, 누군가가 자기 짐속에 까나리액젓을 넣었는데, 그게 뱅기 짐칸에서 터지는 바람에 울엄마 트렁크 두개가 다 젖어 버렸습니다.
공항에서 엄마가 나오시기를 기다리는데, A항공사 직원 둘이 무전기 들구 앞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길래 왜저러나 싶었었는데, 울엄마가 나오시니까 바짝 따라붙어서 머라구머라구 하면서 명함을 건네더라구요. 1년 반만에 만나는 딸과 포옹도 못하구 '반가움의 미소' 잠깐 후에 속상해 하시는 엄마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그 짐을 차에 싫은 남편도 냄새에 기절하면서 집까지 겨우 왔구요.
짐 검사 하실 때 개가 킁킁대면서 계속 쫓아다니구, 세관 직원들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구...
가방들을 현관 안에 들여놓지도 못하구 현관 밖에서 짐을 꺼내는데, 엄마가 가져오신 옷 대부분이 액젓의 향기에 취해 있더군요. 얼룩은 물론이구요... 그대로 쇼핑백에 담아서 세탁소로 갔죠. 집에서 빨 수 있는 옷은 세탁기로 들어갔구요. 헝겊으로 된 트렁크는 세탁소에서 드라이 크리닝이 않된다 그래서 현관 앞에 있다가 마당에서 온갖 세제 섞은 물로 박박 닦았는데, 그 냄새가 절대 않없어지네요.
옷을 모두 빨거나 드라이 맡기는 바람에 저희 엄마 처음 이틀 동안은 제 츄리닝 입구 계셨다죠... 그 옷들을 크리닝 맡은 세탁소 부부는 대부분의 옷을 세번이나 드리아 해야했구, 그럼에도 불구하구 냄새가 가시지 않는 엄마가 가장 아끼는 정장 두벌은 주말 동안 두번 더 해본다구 그래서 아직도 못찾아 왔답니다. 그 키위 부부 그가 드라이 하다가 냄새에 질식해서 기절할뻔 했답니다.
항공사 점장이 드라이 비용 다 청구하시라구 그랬다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저희 부부, 까나리 액젓은 물론 그거 넣고 담은 김치도 못먹을것 같습니다.
엄마는 저희집에 묵을 예정이셨으니 그렇다 치지만, 이런 식으로 피해를 본 사람 중에 혹 이곳에 여행을 온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은 그 가방과 옷가지들을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빨리쿡 여러분들 중에는 아무도 그럴 분이 않계시겠지만, 뱅기 타실 때 부치는 짐속에는 절대로 음식 넣지 마세요. 절대로... 국제적인 망신이랍니다.
이토록 사태는 심각한데... 다행인가요... 그일만 생각하면 별일도 다있다 싶으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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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요-[까나리 액젓 사건]
키위맘 조회수 : 1,123
작성일 : 2004-08-15 21:58:06
IP : 219.89.xxx.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jill
'04.8.15 11:40 PM (219.248.xxx.201)에구궁... 액젖냄새는 현대과학으로는 제거 불가능하달 정도로 독한데..
어째요..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어머님도 무지 속상해하셨을것 같아요..
속상한거 접으시고 순산하세요..^^2. 새콤달콤상큼
'04.8.16 12:25 AM (221.155.xxx.191)그래도 항공사에서 배상해 준다니 불행중 다행... 다른항공은요, 정말 넘넘 불친절하거든요.뉴질랜드 계세요? 제 아이들 낳을 때 생각나네요. 그나마 한겨울은 지나서 산후조리에 좀 낫겠어요. 순산하시고, 산후조리 잘 하세요.
3. 하늬맘
'04.8.16 10:14 AM (203.238.xxx.202)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옛날이라 트랜스퍼 하려면 일단 가방 찾아서 다음 비행기 타러 가야 했는데
가방에 국물이 질펀하고 젓갈 냄새가 진동하기에..
제가 챙겨 넣은 김치(진공포장된 김치를 랲으로 20번도 더 넘게 꽁꽁 쌌는데..)가
일낸 줄 알고 고개도 못들고 얼굴만 벌개서 어쩔 줄 몰랐는데..
도착해서 가방 열어보니 가방안은 멀쩡하더라구요..다른 사람 짐에서 묻은 거지요.
엄마도 오셨겠다..맘 편히 먹고 둘째 순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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