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세상의 모든 주부님께 사과드립니다...
오늘 남자친구와 경주에 놀러 갔었어요..
김밥 안 싸도 된다는거 억지로 제가 우겨서 싸갔습니다...(간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토욜 저녁 이마트가서 장을 봤네요...
이것 저것 이쁜 피크닉 가방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비싼 메론도 한통 샀습니다...
그리고 재료를 다듬었습니다...
허거걱...
젤 먼저... 시금치 다듬기...
도데체 뭘 다듬어야 되는지 모르겠네요...
결국 다듬고 나니 반은 쓰레기 통에 가고 그 큰 시금치 한단이 반쪽이 되더군요...
그리고 데치기...
어디서 소금 넣고 데친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근데 ,,, 데치고 나서 이 시금치를 물에 헹궈야 되나 모르겠네요...
그래서 계모임 가 게시던 엄마에게 전화걸어 물었습니다...
엄마가 물에 헹궈서 냉장고에 넣어 두라네요....
그리고 오이...
어디서 씨를 빼야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근데.. 이 오이를 지금 소금에 절여야 되는지 아침에 해야 되는지 몰겠네요.. 또 전화 할까 하다가 집안 망신인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당근한개를 10분동안 열심히 가늘게 썰고...양파 까면서 눈물 줄줄흘리고..(첨 싸는 김밥이면서 꼴에 또 참치 김밥 쌌습니다....)
암튼 재료 손질 대충 끝냈습니다...
재료 손질 끝내고 나니 부엌이 폭탄 맞은거 같네요..
계모임 갔다 오신 엄마....
왜 사먹으면 될꺼를 김밥 싼다고 밤에 난리나구.. 쿠사리 엄청나게 먹고 잤습니다....
아침에 6시에 일어나니....
엄마가 재료 준비를 다 해 놓으셨네요...
제가 6시에 일어 났는데 저희 엄마는 언제 일어나서 준비를 하셨을까요?
그리고 열심히 김밥을 말았습니다...
역시나... 옆구리 터지고 밥은 한쪽에 몽땅 몰려 있고 한 깁밥은 터져서 울고 있고...
옆에서 보시다 엄마가 다 싸셨습니다...
네....
저.... 엄마가 싸준 김밥 들고 경주 놀러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남자 친구한테는 내가 싼거라고 뻥에 뻥을 치면서 김밥 먹었습니다....(남자 친구 정말 맛있다고 입에 거품 물었습니다.. 당연하죠 ..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난 저희 엄마가 다 해준 깁밥인데 당근 맛있죠...^^)
그리고 경주에서는 어제 야심한 밤과 꼭두 새벽부터 설친 덕택에 경주가서는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피곤해서요...)그냥 황남빵만 사들고 왔습니다..(남자친구 이제부터 절대 김밥싸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냥 사먹는다구요..)
여기서 부터...
사과문 들어 갑니다...
저.. 어린이 집에서 근무하면서...
한번씩 소풍갈때.. 어머님들 께서 김밥 싸주시면....
왜 맛이 없을까.. 하고 투덜 거렸습니다...왜 간이 이리도 안 맞을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 했습니다...
그리고 깁밥 사서 보내 주시면.. ...
왜 그래도 아이들 소풍인데 김밥 사서 보낼까 하고 솔직히 싫어라 했습니다... 그냥 간단히 싸면 될꺼를 말야... 그럼서요.... 이렇게 쉬운(?)김밥을 왜 사서 보낼까 하고 다른 선생님들 하고 입방정 했습니다.(여기서 너무 죄송해서 할말이 없습니다...)
정말 이 세상 모든 주부님께 사과드려요...
아직 김밥 한 번도 안 싸보고... 시금치 한번 무쳐 보지 않은 제가 다른 어머님들 음식솜씨를 나무랬습니다...
정말 너무 사과 드립니다....
다음부턴 절대 음식 타박 하지 않고 이 김밥을 만드시기 위해 얼마나 힘드셨을지를 생각하고....
열심히 먹을깨요.....^^
오늘 김밥 사건으로 인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한 ^^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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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주부님께 사과드려요...
^^ 조회수 : 1,441
작성일 : 2004-08-15 21:01:06
IP : 221.139.xxx.8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8.15 9:03 PM (211.201.xxx.27)하하하...저도 주부의 한사람으로 그 사과 받을께요..
2. jill
'04.8.15 11:45 PM (219.248.xxx.201)좋은 경험하셨네요...
돈주고도 살수 없는... ^^3. 피글렛
'04.8.15 11:48 PM (194.80.xxx.10)누굴까 ^^님이...?
김밥 싸다가 이리도 깊은 반성을...ㅋㅋㅋ4. 깜찌기 펭
'04.8.15 11:56 PM (220.81.xxx.179)ㅎㅎ
먼저 엄마께 감사드려야겠네요 ^^5. 쵸콜릿
'04.8.16 12:29 AM (218.237.xxx.142)ㅎㅎㅎ 저도 받아도 될랑가요.
전 우리애 놀이방에서 애들김밥도 다 싸줘요.
대신 선생님이랑 애들 먹으라고 간식을 바리바리 싸서 보내는데요.
걍 그렇게 보내두...맛있게 먹어주실꺼죠 ^^6. xingxing
'04.8.16 12:30 AM (222.97.xxx.42)혹시 우리 큰애 어린이집 선생님도 김밥드시다가 그런 생각을...ㅋㅋㅋ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있나요?
나중에 좋은 주부 되실거예요~
사과 잘 받았습니다.7. 짱여사
'04.8.16 10:19 AM (211.229.xxx.210)ㅋㅋㅋ 전 아직도 김밥 못 싼답니다..==333
8. 라라
'04.8.16 10:28 AM (210.223.xxx.138)ㅎㅎㅎ..
좋은 주부가 되실거예요!9. 멋대로
'04.8.16 12:08 PM (24.208.xxx.78)이렇게 글을 재미있게 쓰시다니...
어린이들이 좋아라~ 선생님 많이 따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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