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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귀찮아하는 남편

속상한엄마 조회수 : 1,354
작성일 : 2004-08-15 19:29:59
제가 부모님의 사랑을 담뿍 받고큰 행운아이어서일까요?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고 지금도 쭈욱 그러하십니다.
어릴적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그러한 부모님의 딸로 태어난걸 한없이 감사드리구요.

맛난것도 항상 저희먼저, 풍족한 장난감과 책들,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 기회되는대로 아이들을 데리고 꼭 가족여행을 가서,
맛난거 많이 사먹고 그리고 인물사진 찍으며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이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일단 내 자식을 낳게 되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이 저에게 그러했듯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랑 저랑은 육아방식이 너무나도 달라서 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

맛난거 있어도 애들은 줄필요 없다 하면서 오히려 저를 더 챙깁니다.
애들 태어나고 2년이 훌쩍 지난 동안 한번도 장난감, 책, 옷 등 아이물건을 사온적도 없어요.
자기 몸 편하고 기분좋을때만 아이구 이쁜 내 아들딸 하다가,
심사 뒤틀렸을때나 부부싸움 후 화가 날 때에는 귀찮아하며 화내고 사소한 잘못에도 손이 올라가고
또 방에 가두는 등 약간의 학대성 체벌을 하면서 화풀이를 해댑니다.
(얼마 전에는 둘째를 밀어 의자에서 넘어뜨렸다고 27개월된 첫아이 뺨을 세게 때리는 일까지 있었구요.)
어쩌다 친정엄마가 애들 둘 데려가 봐주시면 진심으로 홀가분해할수 없어요.
이렇게 좋은 걸 왜 애 둘을 낳았을까 하면서 제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쏟아내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파요.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아이가 아빠를 무서워하면서 눈치를 살핍니다.

남들은 너무 자식을 이뻐해 질투나고 속상해 한다는데,
이런 신랑 어찌해야 할까요.
너무나도 속상합니다.
IP : 221.148.xxx.21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8.15 8:47 PM (211.201.xxx.27)

    에구...어쩌면 좋을 지..뭐라 조언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 2.
    '04.8.15 10:31 PM (218.53.xxx.95)

    아이 사랑해주기...
    다른 사랑과 마찬가지로 경험과 연습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남편은 님과 다른 성장경험을 가졌을지 모르구요...
    남편이 아이를 사랑해줄 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자꾸 만들어보세요...
    현재 상태 그대로 두면 장차 아빠와 자녀들 간의 관계를 위해 안 좋을 꺼 같은 느낌이 들어요...
    자녀분들이 자라나서 다시 똑 같은 행동을 반복할지도 모르고...

  • 3. 구름
    '04.8.16 12:29 AM (69.88.xxx.138)

    음....근본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남편분 성장과정 이라던가....시부모님과의 관계....

    저희 남편도 참 철없고 자기만 알던 사람인데 .....아이 점점 자라면서 아버지의 모습이 되어가더라구요.
    저는 아버지로써의 책임감.....아이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모범이 되어야 하는지...아이란 정말 백치와도 같아서 모든걸 이해하고 가르쳐줘야 한다....인내심을 가져야한다.....이런걸 강조하고 늘 얘기 했어요.

    딴건 몰라도 목욕은 꼭 아빠가 시키도록 했구요.
    스스로 부모로써 책임감 ...또 함께 느끼는 행복감이나 뿌듯함을 실감하면서 부모가 되어가는것 같아요.

    자꾸 대화를 나누세요.

  • 4. 승연맘
    '04.8.16 2:24 AM (211.204.xxx.61)

    같이 목욕하고 미장원 데려가서 머리 다듬게 하는 거...정말 친해집니다.
    저희집은 남편이 딸아이를 목욕시켜주고 제가 임신한 후론 대중탕에도 데려갑니다.
    일찍 퇴근하는 날엔 놀이터나 뒷산에 데려가서 토끼 구경도 시켜주고요.
    뭐 애를 위해서 물건을 사오거나 그런 건 없지만 (고르는 안목이 없어서...^^;) 아이스크림
    이나 빵, 과자 같은 건 사옵니다. 대신 화낼땐 엄청 무섭게 야단을 치는 편이죠.

    짬짬이 길지 않은 시간동안 아이와 아빠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목욕은 힘들더라도 미장원 만큼은 같이 가도록 해보세요. 아님 온 가족이 같이 가도 좋구요.
    첨엔 어색하고 힘들지만...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언제 그랬냐 싶게 서서히 친해지게 됩니다.

  • 5. 삼돌엄마
    '04.8.16 10:44 AM (211.104.xxx.19)

    저희 남편은 지금은 아이들한테 잘하는 편이지만(큰아이 10살) 아이들 어릴땐 (큰아이 4살정도까지) 아우것도 모르는 아이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때린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도 아이들을 할머니댁에 맡겨두고 저랑 둘이서 영화를 보러가자고 할때가 종종 있어요. 저는 아이들을 떼어놓고 나가면 마음이 계속 편칠않아서 싫은데 남편이 평소에 바쁘고 피곤한 생활을 하다보니 좀 쉬고 싶어 그런 생각이 드는것 같더라구요. 님께서도 그런 남편을 얼마만큼은 이해해 주시고 때때로 대화로써 풀어가신다면 아이들이 자라가면서 조금씩 나아자실거라 생각합니다.

  • 6. 음.
    '04.8.16 12:02 PM (211.200.xxx.115)

    꼭 울 친정 아버지 같으시네요.
    자식 이쁜줄 모르시는...
    저희 아버지도 부모 사랑 못 받고 자랐다고 하는데요...
    원글님 남편처럼 하시는 울 아버지...저도 점 점 싫어지더군요.
    지금은 나이도 들고 그냥 내 아버지니까...그렇다 쳐도
    저도 아버지 싫어요...ㅜㅜ

  • 7. 그래도...
    '04.8.16 3:29 PM (203.230.xxx.110)

    엄마가 관계회복을 위해서 노력해보시지요.
    아이들 자라면서 아버지의역할 참 중요합니다.
    저희 남편도 아이들 줄 필요없다고 해서 절 절망하게 만들지만 그게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엄마인 나에게 당신 다음으로 아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고 아이들이 얼마나 아빠를 좋아하는지 과장해서 말씀하세요.

    당신이 집에 있으니 아이들이 편안해 하는것 같아.
    아이들이 당신 닮아서 다정다감한 것 같아.
    당신 참 좋은 아빠가 될 거야 등등

    또 아이들이 좀 크면 아빠들이 아이들과 잘놀게 됩니다. 노력해보세요. 모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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