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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것 땜에 우울한 날.

오렌지피코 조회수 : 1,609
작성일 : 2004-08-14 23:08:16
드뎌 아이 낳고 삼칠일이 지났습니다.
저땜에 울 집에 와계시던 친정엄마는 버얼써 며칠전에 돌아가 버리셨고,
도우미 아주머니는 다음주까지 오실 예정입니다.

아이가 꼬물거리는건 이쁜데, 막상 친정 엄마 가버리시니깐 밤에 아이랑 자는게 적응이 안되더군요.
신경쓰고 자다보니 거의 밤잠을 못자게 되구...ㅠ.ㅠ

그래도 도우미 아줌마가 아이 빨래며, 집안일을 해주니까, 아직까진 지낼만 하다고 위안을 하고 있었습니다.
친정엄마도 믿는 구석이 있으시니 그리 빨리 올라가 버리신거구요.

하지만, 역시 내 살림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게 영 내맘같지 않더라구요.
정말, 맨날 드라마에서처럼 가정부 두고 사는 사람들은 아예 살림을 몰라서 믿고 맡기는 걸까요, 아님 맘이 넓어서 이해하면서 사는걸까요?
저 같은 과는, 로또라도 당첨이 되어서 당장 갑부가 된다해도 쉽게 살림 내주고 공주처럼 살진 못할거 같아요. 제가 답답해서요.

이를테면, 제가 빨래 할때보다 같은양을 하는데도 세제 소비량이 두배는 는거 같고,
설겆이도 해놓은거 보면 밥풀 같은거 그냥 묻어 있을때가 있고,

글구, 젤 맘에 안드는건,
진짜 음식이 먹을 만한게 없다는 겁니다.
근데도 양념들은 왜그리 많이 넣는지...볶은 깨며 참기름이며, 식용유며, 소비되는 양 보면 어이가 없어요.

오늘은 토요일이라 아줌마가 일찍 가는 날인데,
저녁 해 놓았다고 먹으라고 해서 꺼내보곤 막 화가나서 혼자 엄청 짜증을 냈답니다.

전 모유수유중이라 매운거 못먹고, 먹을 사람이라고는 달랑 남편 뿐인데,
매운 꽈리고추 멸치조림을 커다란 반찬통으로(배추 반쪽 썰어 놓으면 다 들어가는 크기) 하나 가득을 해놓은 거예요.
당연히 간도 안맞고, 기름기만 덕지덕지.

안그래도 애호박 엄마가 3개 사다놓고 가신 다음에, 주야장창 호박 나물만 해대서 질린 차에(호박으로 할수 있은 음식이 얼마나 많습니까? 근데 그 아줌마는 딱 한가지 밖에 모르시는가봐요.ㅠ.ㅠ), 그 많은 멸치볶음을 보고 너무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오늘도 미역국에 밥말아서 찬물에 행군 김치랑 꾸역거리고 억지로 먹고 있으려니까, 신랑이 안쓰러운지 스팸 한캔을 따서 구워 주더이다. 그거라도 먹어야 젖이 나온다고.

친정 엄마가 구워 주라고 사다 놓고 간 고기며, 생선은 제가 꺼내서 들이밀지 않으면 해줄 생각을 안하구요,
간식은 오로지 토마토만 열심히 썰어주고 땡이예요.(그나마 친정 엄마 계실땐 엄마가 사다가 주시고 해서 죽도 먹고, 과일도 이것저것 먹었었는데...제가 해달라고 말해야 해주는건가요?)

치사하지만 먹는것 땜에 젤 스트레스예요.
덥기도 더워서 팥빙수며,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고, 커피도 마시고 싶지만 아이를 위해서 참고 있는건데,
그런거 아니라도 입맛 도는 반찬 먹고 싶은데,
제가 아줌마 제끼고 나서서 할 처지도 아니고,
...저 그래서 요새 키친토크는 왠만하면 안 열어보잖아요. 보면 염장일까봐...ㅠ.ㅠ;;

이제 다음주에 아줌마 가고 나면, 제맘대로 할수 있을까요? 아이때문에 아무래도 한동안 힘들겠죠?

흑! ㅠ.ㅠ

...요새 아기는 벌써 깨어 있으면 안아달라고 보채요. 꽤가 말짱해져서.
그래도 아기는 너무 이뻐요. 참!...
IP : 218.53.xxx.24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04.8.14 11:21 PM (211.204.xxx.52)

    아줌마 가시고 나더라도 도우미 아줌마 일주일에 몇번은 부르세요.
    백일까지는 정말 몸조리 잘해야해요.
    반찬은 염장질 같아도 82에 자주 들어오시고 아줌마보고 해달라고 하세요.
    이렇게, 저렇게 일일히 가르쳐서 쪼금이라도 내입에 맞게...
    오렌지피코님이 워낙 솜씨가 좋으시니
    어느 아줌마가 입에 딱맞게 해줄라나 걱정은 됩니다. ^^*
    삼칠일 지나니 애기가 하루자면 새인물이고 그렇지요??
    고물고물할때가 제일 예뻤는데...

  • 2. 하루나
    '04.8.14 11:23 PM (61.73.xxx.78)

    우아~넘넘 귀여버...ㅠ_ㅠ 아기 안아보고 싶어요. 제가 신생아를 넘 좋아하거든요. 왜? 가볍고, 반항이 별로 없어서...-_-;;;

    저도 걱정이에요. 아기 낳으면 엄마가 아줌마를 불러주신다고 하시는데, 제가 남의 손 맡기는거 누구보다 싫어해서요. 쩝...저도 로또 되봤자, 제가 집안일하느냐 힘든건 똑같을걸요.

    아...친구말 들어보니 그것도 한때이니까, 너무 이쁜 아기님 얼굴보고 조금만 참아보세요. 저희 엄마도 그래서 남의손 맡기면 조미료니 뭐니 퍽퍽 쓰고 맛은 밋대로 없어서 그냥 힘들더라도 그냥 내가 하고 만다 하시거든요. 울엄마의 항상 말씀...내손이 젤 낫다...에혀...

  • 3. 치즈
    '04.8.14 11:52 PM (211.194.xxx.139)

    삶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고나서 뜨거울때 비누물 빠지게 치대서 빠는게 중요해요.
    맑은 물 나오게 손으로 헹구는게 힘들어 세탁기에 넣더라도
    3번 헹굼은 손으로 하시는게 좋아요

  • 4. 쮸미
    '04.8.15 1:35 AM (211.50.xxx.19)

    어떻해요, 잘드셔야 할텐데.....
    애기가 참 예쁘네요..
    애기 생각해서 꾹 참고 많이 드세요....
    생각 같아선 저라도 쪼르르 달려가 뭐 좀 드시게 했으면 좋겠지만 제 음식솜씨도 별볼일 없어서리.....--!!
    애기 좀 크면 언제 밖에서 맛있는거 사드릴께요.......*^^*

  • 5. 이영희
    '04.8.15 1:41 PM (211.192.xxx.216)

    넵!!! 감사~~~

  • 6. 오렌지피코
    '04.8.15 2:20 PM (211.204.xxx.10)

    어흑! ㅠ.ㅠ 쮸미님, 이영희님...오셔서 맛난거 해주세요....(농담!)

  • 7. 미씨
    '04.8.15 4:54 PM (203.234.xxx.253)

    10년만에 찾아온 폭염이라고 했는데,,정말 산후조리 하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아직은 자판같은것 치지 마세요,,,(가끔,,아주 가끔씩만,,,)
    저도 산후조리할때,,넘 심심해,, msn하다 많이 혼났어요,,나중에 팔목시린다고,,ㅋㅋㅋ
    산후조리할때,,맵고 딱딱하고 차고, 밀가루음식등,,그런것 못먹는데,, 꼭 그런것들만 땡기고,,,,
    아줌마한테,,, 이것좀 해주세요,,저것좀 해주세요,, 애교있게 말씀드려도 안해주시려나,,,,
    아직은 더 쉬셔야 하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 8. 푸우
    '04.8.15 5:24 PM (218.52.xxx.153)

    맞아요,,제 친구도 도우미 쓸려면 마음의 각오를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저두 이제 한달도 안남았네요,,그래서 오늘도 아이스크림이며 먹고 싶은거 억지로 생각해내서 마구마구 먹었어요,,미역국은 가급적 자제하고,,

    곰국이나 맑은 콩나물국,,뭐 이런 다른 국도 드세요,,미역국만 드시면 넘 질리잖아요,,
    전 빵, 케잌이 너무너무 먹고 싶은데,, 친정엄마가 안그래도 젖이 모자란데 단거 먹으면 젖이 잘안돈다고 주구장창 밥만 먹어야 했던게,,너무너무 스트레스였어요,,
    게다가 겨울이라 과일도 사과, 배 정도인데,,둘다 안좋아하는 과일이였으니,,

    조금만 참으세요,,금방 백일 지나요,,,

    아기 넘 귀여워요,,
    전 첫아이땐 정말 아무 생각없이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저 혼자 키울생각을 하니 무서운 생각만 들던데,,,

  • 9. 밍키
    '04.8.15 11:13 PM (218.49.xxx.77)

    도우미 아줌마들 중에서 반찬 잘하시는 분 구하시긴 쉽지 않는것 같습니다.
    저도 산후 조리를 도우미 아줌마 도움 받으며 그렇게 했는데 빨래 청소 이런것은 그다지 그리 불만이 없었는데.. 입맛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장보고 손질이나 재료준비까지 부탁드리고 진짜 음식하시는 것은 직접 하신다음 뒷정리를 부탁하시는 쪽으로 운영해보심이 좋을것 같습니다

  • 10. 코알라
    '04.8.15 11:53 PM (219.254.xxx.115)

    아줌마 쓰실때 음식 잘하시는 분은 만나기가 힘들어요.그리고 살림방식이 달라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중의 하나이지요.
    오래오셨던 아줌마3,잠깐 오셨던 아줌마2 중에 음식 그나마 좀 하시는 분은 2이셨는데 대체로 음식 잘하시는 분들은 좀 나이가 많으시거든요.그래서 청소 등 하고계신 거 보면 내가 더 힘이 듭니다. 대체로 좀 젊은신 분들은 힘이 세서 청소등은 잘하시는데 요리는 참 못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모든걸 다 잘하길 바라긴 힘들겠지요.요리시키시려면 어느 정도는 감수하시고 전 아이낳고 7주지나서는 요리 특히 반찬은 제가 했어요.손질과 밥,국정도만 부탁드리구요.(국도 먹다먹다 맛이 없어서 제가 하기도 하고) 그리고 반찬 종류는 거의 일일이 말씀해주셔야 될거예요.오래 쓰신 분이 아니시라면요.
    조금 참으시면 4개월 얼추 그때가 되면 아이도 편안해지고 엄마도 많이 편안해질거예요.
    힘내세요. 화이팅. 아자!

  • 11. 소금별
    '04.8.16 8:32 AM (218.235.xxx.142)

    아이가 너무너무 예뻐요..
    우리경연이가 17개월인데, 저런 갓난쟁이 시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우휴~~~깨물고 싶어라,..
    날씨가지 이리도 더운데.. 고생많으시네요..
    음식은.. 너무 맵고 짠음식..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면.. 드셔도 괴안타니깐.. 너무 자제하려고하지마시고.. 드세요..
    모유수유도 부럽구.. 아기도 이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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