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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즐거웠는가?

honey 조회수 : 944
작성일 : 2004-08-13 16:44:39
그 동안 내 인생은 즐거웠는가~~~~~ 하고! 저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이유인즉슨......
내 친구때문이지요....
제가 제일로 사랑하는 친구.....
그 친구를 보면서 내가 여태까지 산 인생은 즐겁게..살았는가 하고 질문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인생의 패턴이 틀리고 즐기는것이 틀리고 추구하는것이 틀리기 때문에
다를꺼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제 친구를 보면서 제가 산 인생은 재미가 없었던 것 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왜 그럴까요?

제 친구랑은 어릴때부터 한동네에서 살았습니다. 바로 옆동이요 교회도 같이 다니고요
근데 저희 엄마께서는 제가 그 친구랑 어울려 다니는걸 싫어하셨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는데 나중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말씀해주시더군요...

저희 부모님은 힘들게 일하고 알뜰하게 모아 성공이라고 하면 성공을 하셨죠...
무일푼으로 서울에 올라와 문방구부터 시작하셔서 지금은 남 부럽지 않게 살고 계십니다.
그렇다고 짠순이 짠돌이도 아니십니다.
'필요없는 10원짜리 사주느니 필요한 10만원짜리 사주고만다' 라는 철칙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배웠구요

근데 제 친구 집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저희 아파트에서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평판이 좋지 않았던것입니다.
집안은 이루 말할수 없이 지저분하게 해놓고 살면서 골프에 사치에...
집안에 앉을 곳도 없고 싱크대 문짝은 떨어져 나가고 냉장고 손잡이는 만질수 없게 더럽고....

제 친구 이모나 제 친구 엄마나, 삼촌들....모두 그러했던것입니다.
결국엔 제 친구의 이모는 사람들 돈을 때어 먹고 도망갔구요
변변한 직장도 없는 제 친구 아빠는 에쿠스를 몰고 다녔구요...(이건 제가 고등학교 졸업후...)

그런 이유로 제가 배울까 싶어 같이 다니는걸 싫어 하셨던것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서도 한 2년 쯤은 그런것을 느끼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친구도 그럴까 했는데 결국에 똑같더군요...
지금은 엄마랑 둘이서 임대아파트 전세에 살고 있는데 SM5를 몰고 다니더군요...
제 친구 엄마께서는 경기가 안좋아 지금은 직장도 잃으셨는데 SM5를 몰고 아르바이트를 가고
제 친구는 가끔 교회나 강남을 갈때는 차를 몰고 나옵니다.
대학교때는 등록금도 없어서 저한테 돈을 빌려달라고까지 했구요
저희 엄마에게도 부탁하길 원했지만 수중에 백만원도 융통할수 없는데
괜히 받지 못하면 친구끼리 사이도 안좋아진다며 저희 엄마는 빌려주시길 거부하시더군요

학교다닐때 저는 용돈이 부족해서 알바를 하려고 했으나 철야 작업이 많은 과라
차라리 장학금을 타기로 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장학금 타는 돈은 저한테 고스란히 주겠다 약속하셨습니다. 부모님이..
그런데 등록금이 없던 제 친구는 알바는 커녕 해외로 가는 졸업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빌려야했구요
결국엔 등록금에서 모자란 백만원은 돈많은 남자친구 부모님한테 받았구요

쇼핑몰을 하던 제 친구 장사가 안된다며 우울해 했었는데
한두개라도 팔아서 남는 걸로 신상품을 했어야 했는데 그걸로 스키장 가더군요
보통 한번 스키장가면 20만원돈은 듭니다.
요번 겨울에 4번정도는 가더라구요
저도 한번같이 갔었는데 저는 부모님께 5만원 원조 받고 제 용돈으로 갔습니다.

25살....어리면 어리다고 할수 있는데
저는 그리 풍족하지 않은 집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빛도 있구요
(막내아들인데 윗 형님이 능력이 안되시어 부모님부양과 대출금은 모두 갚아드렸습니다.)
빛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능력있는 사람이라 간간히 부수입도 있어
그 빛 다 갚고 작지만 내 집을 살수 있을꺼라 생각을 하면서
쌀뜸물로 화분에 물주고 가계부 쓰고 쓰지 않는 전기 코드는 꼭 빼고 이렇게 사는데...
그 친구를 보면서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그 친구를 욕하고 싶은건 아닙니다.
물론 친구이지만 욕먹을 곳도 많습니다. 제가 충고도 했구요
당연히 친구로서도 선을 넘으면 안되기에 자기가 알고 있는데도 못하는것에 대한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근데 제가 너무 재미 없게 살았던 건 아니였나 생각이 듭니다.
그 친구는 미국영주권이 있는 남자친구랑 결혼할것이고 여태까지도 돈때문에 걱정은 했지만
남자 친구 부모님이 등록금도 대주고 용돈도 몇십만원씩 받기도 하고 옷도 사주고
쇼핑몰 잘 안될때 돈도 대주시고
나중에 그 남자친구의 부모님이랑 살게 되면 미국에서 학교도 다닐꺼고 물론
그 남자친구 부모님이 등록금이라 생활비 대주실테고...
이래저래 돈 빌려가면서라도 신나게 놀기도 하고 멋지게 폼도 잡아봤고...

오히려 그 친구에 비해 풍족했던 저는 더 알뜰하게 살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용돈 8만원 받으면 2만원은 적금들었고
대학졸업후 자격증공부할때도 알바해서 용돈벌고 학원비 벌고...
저는 풍족하면서도 알뜰하고 야무진게 더 좋은거라 생각해왔기에
어딜가든지 포인트카드나 할인카드를 내밀었고...그걸로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짧은 인생 돈이 부족하더라도 폼나고 멋지게 살아야 하는것인지...
그리고 돈 많은 남자랑 결혼을 해야하는것인지...
지금 생활에 만족을 하면서도.......

돈을 모을수 없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빛 갚는것에 기쁨을 느끼고 있는 제가 조금은 씁씁해집니다.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전세에 살고 있지만 누워서 잘곳도 있고...
작은것에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데 참 그 친구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오가곤 합니다.
저는 아닌데...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즐거운데 그 친구의 생활이나 사고 방식을 보면 씁씁해지는....honey였습돠~~~
IP : 210.115.xxx.4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8.13 5:26 PM (210.115.xxx.169)

    어릴 때(?) 저도 그런 문제로 갸우뚱한 적이 있습니다.
    과연 나처럼 사는 것이 잘하는 것인가. 어쩐지 불공평 한 것도 같고.
    지금도 그런의문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모아지더군요.

    인생에서 다가올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면서 사는 것이
    평범한 인생아니겠어요?

    그친구는 다행히도 그런 환경의 사람을 만났네요.
    좀 여유롭다고 다 그 친구의 예비시부모님 같지는 않아요.
    친구가 그렇지 못한 남친이나 그 주위분들을 만난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다른 얘깁니다만, 개인이 주식하면 실패하기 쉽상이라고 하지말라고
    말리는 것이 보통 듣는 말인데요. 주식해서 대박난 사람도 있는거지요.

    보통 사람은 거의가 약간은 소심(?)하게, 안정지향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닥칠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
    그래야 사회가 안정되게 유지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제가 너무 오바하는 건가요?)

    그런생각 드시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거구요,
    약간의 상실감도 느끼시겠지만, 잠깐이실 거예요.

    님 같이 품성에 그렇게 보고 자란분들은
    친구처럼 살라고 해도 무계획 무절제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여전히 건실하게 산답니다. 아마 제말이 맞지요?

    님 같으신 분들 덕택에 사회가 밝고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마움을 느낍니다.

  • 2. Ellie
    '04.8.13 5:50 PM (24.162.xxx.174)

    저도 살면서 正道가 뭔지 엄청 헷갈렸어요. (우리집도 이야기 보따리 풀면 엄청 엄청 길어요. 정말.. 아버지께서 형제분들 집 다 사주시고, 우리집 제일 마지막에 장만했어요.. ㅠ.ㅠ 이건 정말 세발의 피고요.. 엄청 엄청 사연이 길어요... )
    그런데, 사는건 그냥 물 흘러 가듯이, 그렇게 그렇게 흘러 가는것 같아요.

    honey님..(옛날에 분홍신분찐홍님, 맞죠? 샌드위치 씨리즈 올려 주셨던..)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요. *^^*

  • 3. 안경
    '04.8.13 6:45 PM (218.236.xxx.79)

    맞아요..그런 친구 옆에 있으면 참 갈등 많이 하게되지요.
    그런데 그 친구..지금은 결혼 잘하는 것 같지만 그 결혼 아마도 행복하지 않을거예요.
    왜냐하면 그 친구는 주제 파악 못하고 끝없이 사치를 할거고
    그 남자친구와 그 부모님이 그 친구의 진심을 알게되는건 머지않았으니까요.
    그렇다는걸 알게되면 누가 도와주겠어요.
    친정 어머니의 친구분이 꼭 같은 분이 계셨는데 그 분 자기 자식들 특히 딸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더라구요.
    딸을 부잣집으로 중매로 시집을 보내놓고선 얼마나 돈을 달라고 하더니만 결국 이혼시키고 그 위자료 몽땅 자기가 써버리고 그리곤 이혼하고 미국 간 딸에게 결국 쫒아가서 피해를 주더라구요..(엄청 잘 사는척하며교포들 사이에서 계를 모으고 계주하고 돈 떼먹고..그런 사람들 사치하니까 첨엔 사람들 다 믿잖아요..지금은 그 분 당뇨에 신장에 심장에 갖은 성인병 다 갈려서 절절매는데 주위엔 아무도 없고..그래도 아직도 그 버릇 못고치고 한국에 전화해서 울 엄마에게 돈 좀 빌려달라고 한다지요)
    그 친구 절대로 부러워 마세요..님이 백번 잘하고 계시는겁니다.

  • 4. 리틀 세실리아
    '04.8.13 6:52 PM (210.118.xxx.2)

    모두 자기가 가지고있는 그릇이 있고,
    그리고 가지고있는 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부럽게 느껴지시기도 하시겠지만,
    님께 그렇게 하라고 하면 못하시겠지요?
    아마 그분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때론 부러운 맘도 들때도 있고, 회의적인 생각도 들겠지만,
    어차피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그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이 다른이상,
    현재 자신이 가지고있는것에 행복해하고 만족해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사람들은 꼭 나쁘게 되고....라고 하기보다는,
    그렇게 쓰는만큼 다른한쪽에서는 치열하게 다른일들로 힘들수도있을것같고,
    아니면 정말 그사람이 그런부분으로 복이 많아서 평생 별 어려움없이 쓰고 살수도있는것같고....

    honey님.
    님의 이상을 향해 님의 하던 방식으로 행복할수있다면 그게 행복한거 아닐까 싶어요.
    화이팅!

  • 5. 김혜경
    '04.8.14 12:37 AM (211.178.xxx.64)

    honey님, 사랑하는 이와 마음 맞춰가며 오순도순 살면 그게 행복이지요...
    친구보고 심란하실 것 없어요, 인생이란게 생각보다 길어서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요.
    지금 힘들어도 행복하시면, 그게 최선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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