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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서 땀 흘리기

청포도 조회수 : 1,048
작성일 : 2004-08-10 11:20:56
어젠 퇴근시간 다 되어서 올케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퇴근후에 약속있느냐? 없음 엄마네 가자고 하네요. 어디서 맛조개를 얻었다고 삶아서 회무침 해먹고 칼국수 끓여먹자구요.
대답을 해 놓고 혼자 피식 피식 웃었어요.
왜냐구요. 그~냥 좋아서요.
복날이라지만 전 너무 더워서 친정이고 시댁이고 다 잊고 있었거든요.
근데 올케언니가 울엄마 챙겨주니 넘 고맙쟎아요.
평소에 가던 번잡한 도로로 않가고 한적한 시골 논길로 가는데 바람에 일렁이는 들판이 너무 평화롭네요.

올케언니가 엄마한테 저녁에 들어간다고 전화하니까 울엄마 그러더레요.
"왜 오니?" 쌀쌀맞게......그런다고 우리가 않가느냐고........
집에 가니 벌써 햇콩 수확을 했나봐요. 엄만 콩을 키질하고 계시네요.

언닌 토종닭 한마리는 백숙으로, 또 한마리는 전기오븐에 넣어 통닭을 해 먹기로 하고 맛조개 삶고, 저와 엄만 마늘까주고 양파, 감자까주고, 조개가 익자 작은오빤 들어와 언니와 껍질을 까주네요.

불을 세군데나 켜 놓았으니 얼마나 덥겠어요.
불없는 밖에 잠깐 나가고 싶지만 언니한테 미안해서 열심히 보조주방장에 충실해야죠.
올케언니 윗옷이 다 젖었어요.

백숙에, 기름기 못드시는 엄마는 조개국물로 죽을 쒀 드리고, 통닭에, 칼국수까지 해서 엄마, 큰오빠, 작은오빠네, 막내오빠, 우리식구 옹기종기 호호 불며 먹은 저녁 너무 맛있네요.
올케언니에게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단 인사를 빼놓지 않고들 하네요.

설겆이거리 빼가는 동안 막내오빤 행주로 상 닦아서 정리하고 거실이랑 주방까지 걸레질 쳐 주고 비누로 걸레까지 싹싹 빨아서 널어줬어요.
올케언니 설겆이 하는 동안 전 그릇정리해서 넣어줬구요.
울 올케언니 "누구네 집에 이런 고모랑 삼촌있나 나와 보라구 해!"

울 오빠들 어릴적부터 엄마나 누나 도와서 집안일을 많이했기 때문에 주방에서 마늘까주는거 방걸레질하는거 걸레빠는거 빨래하는거 참 들 잘 해요.
그래서인지 주방에 오빠들이랑 올케언니들 음식하는거 참 보기좋고 엄마도 지들이 알어서 잘 하겠지 하시고 방에 누워 주무세요.

며느리가 편해야 집안이 편하다는걸 새삼 또 느낀 밤이었어요.
전에 말했던 올케언니들한테 내준 제 자리가 바로 여기랍니다. 전 영원히 올케언니들의 막내동생이니까요.
참 저희 올케언닌 집에오면 엄마랑 포옹부터 먼저합니다. (어머니 영란이 왔어요.  어유 그래!!) 하면서요.
샘나면 시댁가서 하라나요..............치....그래 울엄마  다 가져라............

IP : 203.240.xxx.2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연두
    '04.8.10 11:38 AM (211.204.xxx.224)

    진짜 부럽당~~

  • 2. 진저맨
    '04.8.10 11:39 AM (211.169.xxx.157)

    참 행복하시네요. 부럽습니다. 더운 여름에 가족이 같이 식사하니 더위도 가족 사랑을 이기지 못하고...... 많이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 3. candy
    '04.8.10 12:20 PM (220.125.xxx.146)

    왜..눈물이 난대요...^^

  • 4. 미씨
    '04.8.10 12:33 PM (203.234.xxx.253)

    저도 부럽스럽니다,,,
    말복임에도,, 친정에 전화한통하지도 못하고,,,,

  • 5. champlain
    '04.8.10 1:28 PM (66.185.xxx.72)

    어머,,진짜 멋진 올케언니네요..
    님도 이쁜 시누이구요..
    아름다운 모습 감사합니다..

  • 6. 청포도
    '04.8.10 2:08 PM (203.240.xxx.20)

    저희집 불문율이 하나 있어요.
    그건 절대로 올케언니 흉 보지 말라 입니다.
    너나 니 시집에 잘하라고.....
    올케언니들도 최선을 다 하는거라고......
    울 엄마 명절때, 생신때 올케언니들 수고했다고 용돈(몇만원) 봉투에 넣어 줍니다.
    울 엄마 74세 된 시골노인넨데 그래도 멋쟁이 맞죠?

  • 7. 박미련
    '04.8.10 2:11 PM (203.234.xxx.253)

    멋진 올케언니네요. 저두 그렇게 멋지게~ 쿨~ 하게 살고 싶습니다.
    제가 오늘 그랬걸랑요.
    전 혜경 샘처럼 살고파요라구.. 청포도님네 같은 분위기면 더 좋겠지요?

  • 8. yozy
    '04.8.10 3:14 PM (220.78.xxx.59)

    제가 다 행복해지네요.
    부럽기도 하구요.

  • 9. 강아지똥
    '04.8.10 4:08 PM (218.235.xxx.96)

    ^^

  • 10. 여니쌤
    '04.8.10 6:34 PM (221.140.xxx.173)

    저도 처음 아파트 분양 받아서 입주 앞두고 입주자 카페를 통해 탄성코트를 알고 공구로 신청했어요.
    색깔도 다양하고 하고는 싶은데 꼭 해야할까 고민 많이 했었죠.
    지금 입주한 지 3년차인데 탄성코트는 새 아파트 입주할 경우라면 100% 권유하고 싶습니다.
    보통 회색같은 어두운 색을 권하는 편인데 기왕이면 밝은 색으로 하세요.
    확장을 하지 않았고 바닥과 샷시, 베란다 바닥 타일 모두 아이보리 계열 나무색이라 분홍계열의
    탄성코트로 했는데 집이 넓고 화사해 보입니다. 또한 도배한 듯한 시각적인 효과도 있어요.
    빨래를 해야하는 다용도실처럼 물이 벽에 자주 묻을 수밖에 없는 공간에서 톡톡히 탄성코트의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흰 콘크리트 벽에 스크래치도 안생겨서 좋아요. 저희 집 구경하고 탄성코트를 알게 된
    언니도 늦게나마 탄성코트를 하려고 했으나 오래된 아파트일 경우엔 오히려 탄성코트가 들떠서 벗겨진다고
    업자가 되레 만류했다고 합니다.
    입주 앞두고 이것저것 돈 들어갈 것이 많고 예상도 못한 시공을 권해서 해야하는 것이 좋은 지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탄성코트 만큼은 후회없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 11. 김혜경
    '04.8.10 9:53 PM (218.237.xxx.99)

    올케언니도 좋은 분이시지만...친정어머니가 참 현명하시네요...

  • 12. 환이맘
    '04.8.11 9:25 AM (210.105.xxx.2)

    항상 감동 시키시네여..잔잔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정말 다들 너무나도 좋으신 분들이네여
    늘 행복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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