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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여지 없음이지만...
아부지 병실에
정신은 맑으신데 당뇨합병증으로인한
몸이 전신불수가 되시어
딸자식 손길에
간병인 손길에
치부 훤히 드러내 맡겨 두시고 대소변을 치르시며
코로 연결된 호스로 미음받아 넘기며 연명 하시는
스스로가 비참해 꺼이 꺼이 울음 토해 내시는
어른이 두분 계십니다.
반면 가래침 뱉은 휴지 한장도 자식손에 안묻혀 주려 는
그 깔깔함 지켜 가시며
정신도 육신도 아직은 너무도 또렷하신데
입안이
식도가 헐고 부어 올라 물한 모금 못넘기시는
너무도 간단히 희망의 끈을 절망의 끈으로
옮겨 잡으시는 내 아부지를 보며
우리들에게 생과 사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주어진다면
어떤 길을 택할수 있을까요?
사람마음 만큼 간사한것이 없구나 싶은것이
아직은 기력들 팔팔하신 보호자나 간병인들은
한치 망설임도 없이 늙으면 얼른 얼른들 죽어야 한다는둥
나이 칠십 넘으면 뭔 미련들을 부리냐는둥
환자들이 듣거나 말거나
팔순어른 면전에서
너무도 가벼이 토해내는 말말말들을 들으며
정작 절망의 끈에 대롱 대롱이며 매달려 있는 환자들은
삶에 대한 애착이 간절해짐을 보며...
나는 어떤 길을 택할수 있을것인가
몇년전 아이아빠에 주검 앞에서
큰놈이 그 광경을 그 현실을 인정하기 싫었던지
"엄마 저건 우리 아빠가 아니지
우리 아빤 어딘가에 따로 계신거지,란 질문을 받으며
만물의 영장이라 일컬어 지는 사람에 인간에 마지막길
정녕 아름 다울수는 없는걸까
숨길이 다한 순간 흉한 물체로 남을 것이 아니라
한방울 이슬로 흩어질수 있다면 좋겠다란
황당한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또렷한 정신으로 서서히
혹은 급격히 내 육신에서 빠져 나가는
말라져 가는 습기를 바라봐야 한다는거
것두 못할일이지 싶습니다.
가슴 먹먹한 아침이라 글이 횡설 수설임을 미리 양해
구합니다.
오늘이 내생애 마지막인양
먹고 싶은 것도 오늘 드십시오
용서를 구할것도 오늘 하십시오
못다한 사랑표현도 오늘 이순간 다하며 사십시오
위에 두 어르신도 부지불식간에 쓰러져 전신불수가 되신 거랍니다
저의 아부지 어제 같이 다 이겨낼거란 자신감으로
운동도 식사도 열심이셨는데
분초를 다툴만큼 급격한 약물 후유증으로
물 한모금을 못 넘기시며 무균실
가시기 직전이십니다.
생과 사
선택의 여지 없음이지만
최소한 후회는 키우지 말아야지요.
건강 하십시오
모든 님들!
1. 냉동
'04.8.10 9:45 AM (220.119.xxx.118)힘드시겠어요.
그래도 힘을 내야죠.2. 청포도
'04.8.10 10:01 AM (203.240.xxx.20)용서를 구할것도 오늘 하십시오.
못다한 사랑표현도 오늘 이순간 다하며 사십시오.
가슴에 와 닿네요.
힘 내세요.3. 소금별
'04.8.10 10:08 AM (211.203.xxx.186)마음이 짜안해집니다..
제아버지가 일흔후반이신데, 아직은 건강하십니다만 늘 가슴이 아플따름이지요.. 10년만 젊으셨으면........
제가 너무 늦동이로 태어나서 "아빠, 아빠" 하고 불러대고 어리광도 피우고 애교도 떨고하는 모습 보시며.. 농담처럼 말씀하시네요.. 내 나이에 아빠, 아빠 소리 듣는 사람이 어딨냐고..
막내딸 걱정에 늙을겨를도 없으셨다고 하십니다..
이젠 그 막내딸의 두살배기 아들늠도 할아버지라 하지 않고 "아빠~ 아빠" 하고 불러대며 애교들 부립니다. 손자녀석 등살에 힘겨워도 하시지만, 그녀석을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그윽하여 또 한번 가슴이 아파옵니다..
사람이 늙는다는건 참으로 슬픈일입니다..
그리고 아름답게 멋지게 늙는다는건 정말이지 아름다운 일입니다..
우리모두 아름답게 늙어질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4. Ellie
'04.8.10 10:23 AM (24.162.xxx.174)어...모닝요....어제 실습병원간호사들에게 들었는데요..
모닝산사람이 2명인데...(요번새차요)
이상하게 잘안나간다고 해요...80오를때까지 무척힘들다구요...구형모닝타다가 바꾸었는데 구형이 더낫다고..불만을 토로하더군요...둘다 경차만 몰았다네요..
신차라서 길낸다고..고속도로도 많이 달렸는데..가속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5. 현승맘
'04.8.10 10:41 AM (211.41.xxx.254)흥임님!힘내세요..건강 꼭 챙기시구요..
6. peacemaker
'04.8.10 10:55 AM (61.79.xxx.203)예..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삽시다..
마음 강건히 하시고..힘내십시오..7. champlain
'04.8.10 11:20 AM (66.185.xxx.72)님의 글 읽자 마자 한국으로 전화 합니다...
이럴 때 달려가 부모님 얼굴 볼 수 없어 맘이 아프네요..8. 크리스티
'04.8.10 11:27 AM (203.255.xxx.118)힐링캠프 잘 안 보는데 어제 운 좋게 유준상 편을 보게 됐어요.
정말 유쾌하고 성격도 좋은.. 괜찮은 남자더군요.
살면서 보니 저런 긍정적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어요.9. 담쟁이
'04.8.10 11:50 AM (219.241.xxx.230)목이 메어오는 것은 나또한 딸이라는 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한 아버지 생각에...
못다한 사랑표현 이순간하려고 전화합니다.
힘내시고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10. 깜찍이공주님
'04.8.10 12:29 PM (220.75.xxx.24)네...고마운 반성의 글이구요!님도 건강하시길..
11. 뽀로리~
'04.8.10 1:05 PM (65.96.xxx.1)님... 가슴이 아픕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든지 이걸 조금씩만 일찍 깨닫는다면 좋을테지요.
힘내세요......12. yozy
'04.8.10 3:20 PM (220.78.xxx.59)정말 힘내세요... 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님도 건강하세요~~~~13. 토토로
'04.8.10 3:23 PM (61.82.xxx.196)흥임님의 글을 보고 항상 많이 느끼고 ,
많이 배우고 갑니다......
힘내시고, 건강하세요.14. 김혜경
'04.8.10 9:54 PM (218.237.xxx.99)김흥임님...힘내세요..이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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