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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계속 다녀야 할까요??

직장맘이고픈 맘 조회수 : 1,325
작성일 : 2004-08-09 13:20:59
저에게도 이런 고민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아들을 낳기 전엔 남편이 가장 큰 후원자 였었는데..
지금 남편이 먼저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네요..

제가 넘 이기적일까요?

캠퍼스 커플로 만나서 연애할 만큼하고.. 결혼하고..
모든게 순탄한 것 만 같았습니다.
전 외국계회사 비스무리한 곳.. 대한민국에서 잘 나간다는 직장에 취직을 했구요.
남편은 IT회사 다니다가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댁 형편 넉넉하셔서 남편이름으로 아파트 몇채 있구요.
저희도 시댁에서 마련해주신 아파트에서 친정에서 바리바리 싸주신 혼수로 없는거 없이 잘해놓구 시작했습니다.

결혼하고 바로 아기 갖게되면 둘만의 시간이 없다고 한 일년동안 신혼생활 즐겼구요.

아기 원하던 시기에 갖게 되서 떡하니 아들 낳아놓으니.. 시댁에서 좋아라하시고..남편도 좋아합니다.

출산휴가 120일 받아서 아기 키우다가 막상 회사갈 날이 다가오게 되니..
신랑이 반대를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들이 돌 될때까지 집에 있으면 안되겠냐고.. 설득을 하기 시작하는데..후후..

전 근데 집에서 살림하고 아기 키우고.. 그게 더 힘이들더라구요..
우울증 걸릴꺼 같기도 하고.. 내 인생이 왜이리 될까.. 싶기도 하고..
계속해서 이렇게 산다면 어떡게 될까.. 아득하기만 하더라구요.
또 아들 돌 될때 저보구 어서옵쇼.. 하는 직장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니..불안하기도 하구요..

육아 문제.. 그럼 아직 돌도 안된아기.. 어떡하냐고..
시댁에서 아줌마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아줌마 구하면.. 아줌마 비용은 시어머니가 대 주신다고..
아줌마 구했으나.. 아줌마를 만나 보신 친정엄마 바로 우리 아들 안고 친정으로 가셨습니다.
어찌 그 어린 것을 모르는 남한테 맡기냐면서요..
지금은 아들내미 친정에 있고.. 전 복직을 하게 됬구요..

근데 문제는요.. 저의 직장 문제로 제가 장기 외국생활을 하게 됬다는 데 있습니다.
한 삼사년 외국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데..
아직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나갈 수도 없고..  그래서 일단은 다니되.. 발령이 나면.. 이직을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보자고 신랑 놓구.. 아들도 떼어 놓구.. 나가서 일하는가 싶어서요..
그런데 여기서 울 신랑.. 또 딴지 겁니다.

나가라는 거예요..
그렇게 원하는 일.. 그렇게 원하는 직장 다니는데.. 나가서 보란듯이 일하라고..
안 나갈꺼면.. 그만두라고...후후..
진심일까요??

친정어머님께도 아기 맡겨놓는거 죄송스럽고..
아줌마 들이면 비용대주시겠다던 시댁.. 친정어머니가 키우게 되니.. 입 딱 씻습니다...
친정엄마 용돈이야.. 제 월급에서 드리면 된다고 하지만서도.. 조금은 야속합니다.
아무렴 남보다 낳지 않겠습니까??

아기 낳기 전에는 가사일 많이 도와주던 남편..
이젠 보란듯이 손 하나 까딱안하구요..
집에 김치가 없네.. 뭐가 없네.. 투정만 늘어가구..

사업이라고 하긴하지만.. 사업하는 사람.. 수입 있을 떈 있고.. 없을 땐 없잖아요..
제 월급.. 적지 않은데.. 그런건 안중에도 없습니다.

백만원 가지고 살림하고.. 아기 키우고 저축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그리고 제가 집에 있게 되면.. 시댁에서 제 월급만큼 줄꺼라고.. 시댁부모님을 믿고 계시더라구요.

우여곡절 끝에 직장에 복귀는 했습니다만..계속 전 죄인인 것 같습니다.
아기 떼어놓구 일하러 나온 이기적인 엄마 인것 같습니다.
신랑이 자꾸 그런 쪽으로 몰아가고..
가사일도 전적으로 저에게 다 떠넘기고..
집에 무언가 조금만 부족해져도 절 살림못하는 여자로 몰아가니..
눈물만 납니다.
회사복직하게 해달라고 울며불며 매달렸는데.. 왜 그랬는지..
진짜 집에서 살림하면서 사는 것이 힘들긴 했었나봐여.. 그 4개월 동안..

너 회사 나가면 집안일도 잘하고.. 아들한테도 잘한다고 하지 않았냐..
근데 이게 뭐냐..
집도 엉망이고.. 집에 김치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내가 살림을 못해서 그렇다..

알면 다행이다..

아들 보는 낙에 손꼽아 기다렸던 일요일 오후.. 소리 지른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이기 때문일까요?
살림을 너무 못하기 때문일까요?

계속 회사를 다녀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참 우울한 하루하루 네요..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남기가 녹록치 않을 듯한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IP : 210.223.xxx.3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4.8.9 2:27 PM (210.118.xxx.2)

    님은 정말 아이를 떼어놓고 외국에 나갈수있으실것 같으세요?
    남편분도 아마 그러지 못할걸 알기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것은 아닐지 싶고요.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두가지 일을 하기위해서는 정말이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싶어요.
    그나마 님은 전문직 종사자 인것같으시니 만약 사람을 써서 돈을 지불해도 괜찮을지 싶고요.
    보통사무직 근로자들은 정말이지 받은돈 전부를 사람쓰는데 써야하니까 그럴려면
    내가 아예 관두자...식이 많거든요.
    ..
    그리고 지금껏 시댁에서 풍족하게 많이 도움을 받으신듯한데,
    친정어머니가 봐주셨다고 돈안주신다고 섭섭해하시는건..좀 그런것같네요.
    제가 시부모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봐줄사람이 없어서 사람을 쓰게되서 ..
    (그나마..지금 생각은 있어도 그냥 자식들 알아서 하라고 도와주지않을것같지만)
    돈을 주실수는 있지만, 친정어머니 수고비드려라...하면서 돈을 주실수는 없으실것같아요.

    결혼전에 그런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들 하셨나요?
    여하튼,
    남편분과 잘 상의하셔서 해결해나가셨음좋겠네요.

    저와는 참 반대되는 입장이라서 님이 부러워지기도합니다.

  • 2. ...
    '04.8.9 3:02 PM (210.105.xxx.2)

    진짜 좀 부러운면도 없지 않이 있네여
    능력있는 남편에 뒷 받침 되는 시댁에...
    전 능력만 됨 집에서 아이만 보고있고 싶은 맘 이거든여
    애보는거 힘들져
    저도 산휴 기간중에 집에서 애만 보고 있는데 미치겠더라구요
    근데 정말 참 잠깐이더라구여
    벌써 아이가 커서 엄마하고 부르면서 통통거리고 뛰어다니는것 봄
    흐뭇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가장 우선이 아기가 되야할것 같아여
    그리고 좀 죄송한 말이지만 남편분도 좀 이기적인것 같네여
    좋게 타협 할수도 있을텐데..
    잘 해결되시길...

  • 3. 민유정
    '04.8.9 4:35 PM (210.101.xxx.125)

    전 원글님께서 직장을 계속 다니시고자하는 이유를
    먼저 정리해보심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기 키우는게 넘 힘들어 내 인생이 이게뭐야 하는 심정으로 직장을 나가신다면..
    직장을 다니며 아이들 키우는 것도 참으로 힘든일이라는것을 아시게 될거예요.

    자아성취를 위해 직장다니는 사람? 제 생각에는 정말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어떤 이유들이 있어서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경제적인 면인거 같구요.

    님께서는 경제적인 면이 어느정도 해결되신 것 같은데....
    원글님이 정말 직장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고
    스스로 내린 결론에 따라 정하시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강요로 내려진 결론은 힘들일이 닥칠때마다 그사람과의 관계를 어렵게 합니다.

  • 4. 지나가다
    '04.8.9 6:08 PM (220.85.xxx.137)

    원글님도 고민스러워서 글올리신것 같은데 제가볼땐 부럽기만 하네요.
    모든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 되는데 무엇이 걱정이신건지...
    직장을 다니고픈데 아이때문에 직장그만두신다면 두고두고 후회하십니다.
    사실 첨엔 아이를떼놓고 직장에 다니면 눈물이 나고 그래요.
    근데 집에서 애만 보니까요.정말 우울증에 걸려요.
    내 자신이 이게 뭔가 싶고...아이를 아줌마에게 맡기고 직장에 나가고 싶어도
    맡기는 비용이나 내가 버는 비용이나 그게그거다 싶어 애를 보고 있거든요.
    근데 원글님 같은경우는 글쎄요...제가 볼땐 경제적여유도 있으신데
    아줌마두고 직장계속다니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 5. 지나가다
    '04.8.9 11:07 PM (221.151.xxx.95)

    아들 데리고 나가심 좋을 거 같은데...

  • 6. 잠보
    '04.8.10 9:15 AM (211.178.xxx.147)

    남편분 행동에 정말 화가 나네요.
    어찌됬든 부인이 원하고 하고싶어하는 일로 지원을 해줘야 하는것 아닌가요?
    왜 아이낳은 후로 싸악 변하셨대요? 지금부터 그렇게 살림트집잡고 그러면 애 키우면서 별별일 많을텐데 그 원인은 다 님 책임이 되겠네요.
    휴,,, 정말... 나가서 돈벌어오라는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사회생활 이해못해주는 사람도 똑같네요. 남편분과 어떻게든 그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야하셔야 할것 같아요.

  • 7. 글로리아
    '04.8.10 9:21 AM (210.92.xxx.230)

    원글님, 외국인 회사들은 이직.전직이 자주 있는 편이죠?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알아보세요.
    일단 아기랑 보낼수 있는 많은 시간을 확보하시라는 뜻입니다.
    저는 일하면서 `변형된 시간근무제'(예를들어 오전 7시출근-오후 1시퇴근, 9시 출근-4시 퇴근)
    이런 근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어요.
    회사가 전면적으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해주기는 기대하지 못하고,
    직장 안에서 일부 부서라도 이런 근무패턴을 허용해준다면 아기들 키우거나 방과후
    초등학생 돌봐줘야할 사원은 정말 숨통이 트입니다. 단 몇년간이라도...
    그러니까 님을 좀더 편하게 해줄 직장을 찾아보시고, 커리어가 많이 쌓여 몸값을
    높일수 있는 경우라면 근무시간 조정하는 협상도 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러나 설령 근무시간이 럴럴해졌어도 아줌마는 꼭 두십시오.
    아줌마가 집안도 청소하고, 음식도 어느정도 해놓아야 남편께서 조용해 지시겠어요.

    외국 나가는거....아기의 나이로 봐 지금은 반대입니다.
    제가 그런 생활을 겪어봤거든요.
    사실 일하는 여자에게는 외국이 편해요. 일도 없는데 사무실에 붙들어두지도 않고,
    회식도 적고, 데이케어시스템 빵빵하고, 어린이 보호.안전의식 낫고, 하다못해
    빠르게 살림하고 편하게 해먹을수 있는 물건도 넘치지요.
    우리나라 회사들이 일하는 엄마들의 어려움을 너무 도외시하고 있어 화날 때가 많은데..
    앞으로는 "아이 키우기에 더 나은 조건을 찾았으니 나 회사 옮기겠소"라고 당당히 말하고
    전직하거나, 외국에서의 직장을 택하는 여성들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회사는 그렇게 해서 키워놓은 여성인력이
    막 다른 회사로, 외국으로(가정이 아닙니다!!!) 빠져나가야 정신 차릴 것입니다.

    얘기가 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행을 반대하는 이유는,
    지금 님이 아기 데불고 나가신다면 아기가 `아빠'의 개념을, 님이 아기를 놔두고 떠나신다면
    `엄마'의 개념이 희미해질 것입니다. 당장은 모르겠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기때 부모의 공백이 아기의 정서에 미쳤던 나쁜 영향들이 서서히 드러난다는 것이죠.
    저도 몇년 떨어져 살았는데, 그냥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대한 교육이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거 처절하게 느꼈습니다.
    이것은, 떨어져 살아서 모든 일은 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당장의 물리적인 수고 내지는 피로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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