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드시죠? 세월이 약이되기도 한답니다.
20여년전 남편 부모님을 처음 뵙던 날 어머님 두분 아버님 한분 뵜는데 처음엔 황당하더이다. 남편 민망할까 어찌된 사연인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남편이 말하더군요. 대학교 1학년때 친부모님께서 양자보내셨다고. 원래 남편 본가는 큰댁이고 3남 1녀를 두셨는데 막내 작은 아버님께서 딸도 없고 평생을 무자식으로 살아오시다가 남편 대학교 1학년때쯤 본가 사정도 갑자기 안 좋아지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양자로 입적했답니다. 대학생활 내내 작은 댁에서 학비 대주시고 ...
저희 결혼할 때 친가에서 전혀 도움 안주셨습니다. 양자 보냈으니까. 물론 약간의 부주는 하셨더군요 작은 댁으로.. 물론 작은 댁에서 대학 생활내내 학비 대주시고 남편 하숙비 대주시고 평생 자식없이 사시다가 늦게나마 다 큰 조카지만 네 몫이다 생각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겠지요. 지방에서 그리 부자도 아니고 30여년전 일이니까 그리 쉽지는 않았을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산고의 고통없이... 다 키워서 말썽 피우는 일 없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류대학다니지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그때 저의 친 시부모님 어떤 마음으로 양자를 보내셨는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이들은 이해가 안되겠지만 오래전에는 이런 일이 종종있기도 했고 더욱이 저희 시댁은 자손이 귀해서 양자보내는 것이 그리 크게 생각되는 부분은 아니였나 봅니다.
결혼이라는 걸 하고나니 양쪽 부모님 지방에서 교대로 올라오시거나 아니면 같이 올라오시더이다. 본가 시어머님 작은 시아버님같이 오시는 경우, 본가 시엄머님이 며칠 계시다 가시면 작은 시아버님이 올라 오시더이다 1달에 1번꼴로... 그것도 교대로... 그런데 힘들다 말 못하겠더이다. 남편 생각해서....
양쪽 시부모님 남편에게는 되도록 조심하십니다. 본가 시어머님의 경우 남편이 고등학교때부터 집떠나 서울에서 공부하느라고 독립해 있었기에 자식이지만 약간의 거리감 있고 작은 시부모님의 경우 양자 들인 자식이라 약간의 거리감있고.. 그래서 양쪽 어른들 잘된 자식 하나놓고 저 힘들게 하더이다.
다행스럽게 제 남편도 님의 남편분처럼 절대적으로 제편 들어주고 저한테 모든 것을 위임했던지라 세월이 흐르고 나니 모든 것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도 알아가고 이쪽 저쪽 상황에 맞춰 드리고 밥그릇 수가 배짱도 늘게 하더이다.
남편과 결혼해서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아들 낳고 딸 낳고 살면서 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봅니다. 본가 어머님편에서 생각해 보고 작은 시부모님 편에서도 생각해 보고 또 네 남편이 어떤 것을 나한테 바라나 생각해 봅니다.
저희가 결혼 할때 쯤 남편이 자리잡고 결혼 하기전 집도 양쪽 부모 도움없이 자력으로 장만하고 20년이 흐른 지금 남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삶 살고 있습니다.이럴 때 본가 어머님 입장에서 볼때 양자 준 막내 자식이 제일 잘되고 얼마나 가슴 아플까 생각해 봅니다. 데리고 있는 큰 아들 부모한테 받은 재산 쫄딱 들어먹고 하는 일마다 변변치 않습니다.
작은 시어머님 평생 딸도 없이 사시면서 얼마나 눈치보시면서 사셨을까요. 남들은 양자들인 자식에게 재산도 물려 주고 하신다는데 대학생활내내 학비대주시고 하숙비 대준게 끝이였는데 저희 결혼후 가진 재산 다 날리셨습니다. 사기당하고 이래저래 가진 것 없게 되었을때 저와 제 남편 저희 가진 것 일부 처분해서 아파트 장만해 드렸습니다. 지금도 생활비 보조해드립니다.
본가 어머님께는 용돈 보조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것 쉬운 일은 물론 아닙니다. 내가 즐기고 살 수 있는 어떤 부분을 희생하고 감수해야하니까요. 그런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시고 사는 훌륭한 분들도 있지 앟습니까? 저 그 분들 존경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라면 저도 자식을 키우니까요. 그리고 저도 10년 후 쯤이면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되지 않겠습니까? 장모도 될 것이구요.
그리고 님.
제사나 명절 부분은요. 지금은 양자 들어간 작은 댁이 제사가 없으니까 당연히 큰댁으로 가야겠지요. 그러자면 형님과 부딪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것은 작은 댁의 부보님 중 한 분이라도 돌아가시면 제사가 있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겠어요? 형님과의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두서가 없었습니다. 제가 원래 82 열혈 팬이지만 눈팅족이라 절대 글 안올리고 좋은 정보 쏙쏙 빽가서 해 먹어 보고 특히나 눈에 띄는 몇 분들에게는 감탄을 연발하고 평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끼며 살지만 감사의 글 한 번 올린 적없는 뻔뻔한 눈팅족이지만 오늘은 저랑 너무나 똑같은 상황속에서 힘들어 하시는 님을 보며 그래도 세월이 흐르면 해결되는 것도 있음을 알려드리고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도 해보면 어떨까 해서 두서 없이 올립니다.
혹여 두서 없는 제 글중에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아무도 딴지 걸지 말아주세요. 저 무지 소심합니다... 딴지 걸면 우옵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re] 남편이 작은집 양아들로 입적되어 계신분들...
miya 조회수 : 926
작성일 : 2004-08-08 18:11:32
IP : 61.81.xxx.14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yuni
'04.8.8 6:31 PM (211.178.xxx.230)miya님!!
오늘 쓰신글을 보니 저보다 연배도 위이신거 같고
글 쓰심이 찬찬하신게 많은 가르침을 주실분 같습니다.
앞으로 눈팅족에 머무르지 마시고 글 많이 올려주세요. 부탁드려요. *^^*2. kim hyunjoo
'04.8.8 10:21 PM (81.205.xxx.243)저도 또한 번 탄복하고 갑니다...
저처럼 얇팍하게 ㅎㅎ하고 사는 처지가 있는가하면.....
많은 어머니들께 많이 배우기도하기에 녀기 82를 자주 -아니다.매일-.-;;찾고 있는거죠.3. 최은주
'04.8.9 10:40 AM (218.152.xxx.139)잔잔하게 쓰신글이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현명하게 대처할수 있는
방법을 배울수 있게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miya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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