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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주는 휴가...
[ 첫번째 이야기 - 뻥 뚫린 길 ]
여름 휴가 피크는 7월 31일부터 8월 4일이죠?
저희 가족, 8월 1일 아침에 떠나 3일 오후에 왔는데,
오가는 길, 것도 강원도인데....한 번도 안 밀렸네요.
길이 너무 잘 뚫려
야....잘 뚫린다 입 밖에 내고 싶었으나, 입에 담는 순간 막힐까봐 오가는 길.
근질근질한 입 다물고 있느라 욕 봤심더.....^^
전날,
내부순환로에서 북부간선도로까지 3시간이라는 교통방송 멘트를 들었는데,
저희는 30분만에 통과했고,
홍천까지 3시간,
그 유명한 화로구이 먹고 갔는데도 (1시간 지체)
인제까지 5시간 밖에 안 걸렸습니다.
오는 길도 역시나 뻥~~~~ 뚫려 4시간만에....ㅋㅋㅋ
[ 두번째 이야기 - 첫 휴가 ]
남편이 동대문 시장과 연관된 일을 하다보니
저희집 휴가는 꼭 이 피크때랍니다. 대략 지옥의 기간이죠.
아이들 어릴때 강릉 14시간, 변산반도 17시간 달려보고는 다시는 꿈도 안꾸었습니다.
젖먹이들 데리고, 사람 할 짓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몇해는 서울 호텔 패키지 1박을 이용했고....근데, 그 안에서 뭘 할 수 있었을까요?
어린 아이들 데리고 자고, 아침 먹고, 수영장에서 애들 노는거 보다 집에 오는게 다였죠...
4년 전엔,
저 혼자 아이들 데리고 용인 콘도에 갔고,
3년 전엔 아이들과만 베어스타운에...뭔 재미가 있었겠습니까? 쌔빠지게 힘만 들었지....
재작년과 작년엔 수영장 하루로 제끼고....
이거이, 저의 결혼 13년간 여름휴가였답니다.....ㅠㅠ
정말이지,
다 큰 아이들, 남편과 함께 휴가를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는....슬픈....야그...
[ 세번째 이야기 - 鳥頭 부부 ]
원래 원했던 곳은 홍천 (장수산나님이 소개한...)이었으나.
너무 늦게 신청한지라....짤리고.
몇 차례 소개받아 인제로 낙찰을 봤죠.
소개 전화 받으며 쭈욱 필기한 쪽지 들고 보무도 당당하게 출발한 울 부부
이미 짤린 홍천이랑 계속 전화하며.
씩씩하게도 홍천에 갔다죠. 도착해서 명단에 이름이 없자
그제서야 우리가 예약한 곳은 인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까지 3시간 넘게 가는 동안 몇 번씩 통화하면서,
두 사람 다, 단 한 번도 인제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기억 못 했다는......
chicken head (* 대가리)를 가진 부모 덕에 아이들은 한시간 이상 차에서 더 시달려야 했다는
슬픈...야그...우린 진정한 평등부부입니다....ㅠㅠ
ps. 장수산나님이 소개한 홍천의 펜션...너무 이뽀요.
샤워부스, 최신식 부엌, 냉장고, 침대, 다락방, 창문 열면 강이 보이는.....
곧, 거기 가볼 겁니다......평일 6만원, 피크 8만원입니다.
장수산나님으로 검색하면 그 홈피 들어갈 수 있답니다.
[ 네번째 이야기 - 펜션에서 생긴 일 ]
이 시즌에 인제에 펜션을 잡은 건 큰 행운이었습니다.
집 바로 앞에 계곡이 펼쳐져 수영, 낚시 모두 가능했고,
깊은 산이라 모기도 없고, 숯불구이, 야영 모두 가능한 시설....
단점이라면
더운 물이 안 나온다는 것, 냉장고가 공동사용이라는 것 뿐이었죠...이거이 큰 문제가 될 줄은....
저희 도착한 날,
2인실 2개, 4인실 2개인 펜션.
2인실 2개에 무려 6 가족이 묶고 있었더랬죠.
도착 즉시 봐야했던 건....
우리 애들이 저 그런거 못 보는 것 잘 알기에....(princess cancer 말기)
아들, 딸 모두 저를 둘러싸며.
"엄마, 보지마.... "
뭔가 안 좋은 일이라는 건 짐작했는데.
우리 방앞에 큰 수도가 있는데, 거기서 개를 잡았더군요............ㅠㅠ
담날 저녁엔 제 앞에서
닭을 잡았습니다........저, 닭 시로해요.....
돌로 머리를 찢고......숨이 남은 놈 털 뽑고,....
저, 방문 열다 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이틀 밤새 6가족 (24명쯤....)이 마당에서 노래하고, 술 마시고, 떠들고.
겨우 방 4개짜리 펜션에, 2개가 그들 차지였으니....
다음 날 아침,
그들이 떠날 채비를 하더군요, 참 다행이다 싶더군요...
저희는 그들 짐 싸는 것 보면서
싫은 내색도 못 하고, 잘 가시라 인사까지 했다죠.
물 놀이 갔다 오후 늦게 집에 와
저녁을 차리는데.....
헉스.....김치랑 밑반찬이 락앤락 통째로 없더군요.
또 한 집은 찌개가 냄비째 없어졌고,
주인 집은
개 한마리, 닭 두마리, 이불 두채, 벼개 두개 없어진 걸 알았고.....
저희는 그날 밤과 담날 아침,
아무 반찬 없는 삼겹살과 찌개로만 밥을 먹었답니다......
남은 밥이랑 버섯으로 부친 전, 김만 도시락에 담고 출발했는데
오는 길에 차안에서 도시락 먹으며...김치 먹고 싶어..했다
남편한테 혼만 났습니다.....안 좋은 일, 빨리 잊지 못한다고.....ㅠㅠ
이거이 이번 여름 휴가의 추억입니다........
1. 승연맘
'04.8.5 9:56 PM (211.204.xxx.161)정말 엄청난 휴가였겠습니다. 하하하...개, 닭 잡는 건 그래도 어쩔 수 없지만 냉장고 도둑
참 괘씸하지요? 전 시어머님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셨을때 6인실이 보험처리 된다고
해서 냉장고 공동으로 쓰다가 제가 임신해서 땀 흘리며 만든 반찬이 통째로 없어졌어요.
알고보니 대각선 쪽에 입원한 한 할머니가 유유히 그걸 드시는데...기가 차지만 냅뒀어요.
별걸 다 훔치는 인간들이 있더라구요. 좋은 추억 만드셨다니..부럽기만 합니다. 에효~2. 김혜경
'04.8.5 10:01 PM (211.215.xxx.31)ㅋㅋ...누군 집 지키는데 누군 휴가 가니까...그렇죵...=3=3=3
3. 다시마
'04.8.5 10:11 PM (222.101.xxx.87)ㅎㅎ 기다리고 기다리렸네요 ~ . 드뎌 살아 돌아오셨군요.
엄청난 추억의 여파에서 얼른 헤어나오시와요.4. yuni
'04.8.5 10:39 PM (218.49.xxx.9)정말 주겨주는 휴가입니다.
좋은것만 기억하시고 나쁜건 훌훌 털어잊으세요.5. 노아
'04.8.5 11:33 PM (192.33.xxx.54)설마 주인집 개랑 닭을 훔쳐서? 잡아 먹은 건 아니겠죠? ^^;;
6. 김새봄
'04.8.5 11:34 PM (211.206.xxx.68)음...엄청난 강적을 만나셨군요...그래도 전 자스민님이 부럽습니다용..
7. 강금희
'04.8.5 11:35 PM (211.212.xxx.42)펜션에서 개잡고 닭잡는 건 심했네.......
8. yuni
'04.8.5 11:40 PM (218.49.xxx.9)노아님!! 설마가 역시나인거 같은데요. ^^::
9. 아라레
'04.8.6 12:01 AM (220.118.xxx.191)이불하고 벼개 훔쳐갔다에 찰푸닥... 참 세상엔 벼라별 사람이 다 있군요.
10. 앨리엄마
'04.8.6 1:55 AM (61.253.xxx.11)홍천가셨다가 인제가신거 너무 재밌어요.
저도 충분히 그런 건망증의 소유자이기에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전 어려서도 도시락 가방 가지러 집에 다시와서 책가방 내려놓고 도시락 가방만 들고 나가는 중증입니다요...11. 헤르미온느
'04.8.6 2:06 AM (210.207.xxx.231)남편 휴가가 13일이라 자스민님 인제휴가 정보만 기둘리고 있었는데...속상하셨겠어요.
그래도 남편이랑 함께 하신 휴가시니 위로가 되시길...^^12. Ellie
'04.8.6 4:10 AM (24.162.xxx.174)자스민님 결혼 13년간 휴가 이야기가 울엄마 이야기 같습죠.. ㅠ.ㅠ
얼마나 힘드셨을까..
다같이 휴가가면, 그래도 즐거웠던 것보다, 그렇게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나중에 더 기억에 많이 남아요.ㅋㅋㅋ13. 햇님마미
'04.8.6 7:30 AM (218.156.xxx.86)그래도 기억이 제일 많이 남으시겠어요..
휴가가서 그런것 보기가 그리 쉽나요..
이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와야 될텐데 싫으시죠...
원래 쉬고 나면 더 일하기 싫잖아요..
그래도 아직도 휴가를 안 떠난 사람들을 위해 힘네셔야지요^*^14. 겨란
'04.8.6 7:54 AM (211.119.xxx.119)와 휴가 가서 개 훔쳐다 잡아먹는 *들이 있구만요 거참..
결국 제목의 '죽여주는' 휴가란 개 죽여주고 닥 죽여주고 그런 뜻.... 설마 이히히 -.-15. 최은주
'04.8.6 8:29 AM (218.152.xxx.139)하하하..
홍천 화로구이 맛나게 드셨나요.
그 화로 열기에 땀 많이 흘리셨을거예요.
놀러가면 잘알 먹어야 한다는데..
좋은 추억 오래 간직하세요..16. 환이맘
'04.8.6 8:33 AM (210.105.xxx.2)안보이신다 했더니 휴가 다녀오셨군여..궁금했습니다
17. 홍이
'04.8.6 8:33 AM (211.227.xxx.175)닭은 그렇다 쳐도 ...기가막혀 말도 안나오네요 어찌 개까지 잡아먹고 간답니까? 개가 울부짖고 난리도 아닌텐데...별 인산들 다 있네요..것두 훔쳐서...얘들까지 데려와서 남의집 반찬 훔쳐가고 그 집얘들이 멀보구 배우겠어요?
18. 재은맘
'04.8.6 8:41 AM (203.248.xxx.4)휴가도 다녀오시고..너무 부러워요...
19. 핫코코아
'04.8.6 8:52 AM (211.243.xxx.125)휴가 가셨었군요~
사연이 구구절절인데 그래도 너무 즐거워보여요
그나마 무탈하게 다녀오셨으니 다행입니다^^20. 신짱구
'04.8.6 9:02 AM (211.253.xxx.36)그래도 개,닭은 너무했네요.
21. 열쩡
'04.8.6 9:46 AM (220.118.xxx.63)개, 닭만도 못한 사람들이네요
왜 잘 지내는 남의 집 생명들을 지들 마음대로 그런데요?
진짜 나쁜 사람들이다22. 하루나
'04.8.6 10:31 AM (61.73.xxx.139)헉...남의집 개를...어떻게...인간들도 아니네요. 그리고 예약할려면 다 주민번호니 뭐니 받지 않나요? 참내...어쩜...
저는 그래서 친구들이랑 다른 사람들 방해 안받고 편안하게 지내려고 통나무펜션 독채를 빌려서 맘대로 떠들고 놀다가 왔어요...단지...금액이 너무 무시무시해서 지갑이 텅~빈것이 아까운거 빼고 조용하게 쉬고 온건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무서운 사람들...남 먹다 남긴 반찬이랑 냄비랑 쓰다 놔둔 베개가 뭐에 쓸려고...참내...23. 쵸콜릿
'04.8.6 10:51 AM (211.35.xxx.9)정말 나쁜 사람들이군요.
혹시 담에 또 만나시면 신고하세요.24. 민서맘
'04.8.6 10:53 AM (218.145.xxx.231)하하하 아직 휴가를 못떠난 제가 읽기엔 넘 웃겨요(자스민님 지송)
하지만 결혼한지 8년동안 아직 휴가를 못간 저를 생각하시고
위로 받으시길...
갠적 사정이 있어서 못가고 있어요.
근데 그 무리를 정말 너무한것 같아요. 아주 뽕을 뺐네요.ㅎㅎ25. 민쵸
'04.8.6 11:02 AM (211.252.xxx.18)"저희는 그날 밤과 담날 아침,
아무 반찬 없는 삼겹살과 찌개로만 밥을 먹었답니다......"
배*잡고 넘어갑니다. ㅎㅎㅎ
그래도 잊지못할 휴가가 되셨네요26. 달개비
'04.8.6 11:30 AM (221.155.xxx.88)쟈스민님도 드뎌 돌아 오셨군요.
간만의 휴가였는데.... 못볼것을 너무 많이 보셨어요.
빨리 잊어버리시고 맛있는 얘기, 재미난 얘기 부탁 드립니다.27. 생크림요구르트
'04.8.6 12:23 PM (218.145.xxx.187)홍천으로 가신 얘기 너무 웃깁니다ㅠㅠ 평등부부...
악의 무리들 같으니...자스민님이 만드신 밑반찬 얼마나 맛있었을까...(꿀꺽)
아니 이게 아니고^^;;;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니 정신이 혼미하여...)
정말 나쁜 사람들이네요. 어떻게 그렇게 쪼잔한 짓을 할수가 있지.
자스민님 속상하시겠지만 언젠간 좋은(?) 추억이 되실겁니당.28. 코코샤넬
'04.8.6 4:44 PM (220.118.xxx.46)휴가가서 개 닭을 잡는 사람들 진짜 넘 하네요..
얼른 기억속에서 지워버리셔야 맘이 편하실듯 싶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사람들 진짜 무식하네... 애들도 있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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