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이에요. 남편이 피곤하다며 일찍 잔다고 들어가 누웠고, 전 베란다에 빨래를 널고 있었어요.
아파트 주차장에 웬 봉고 하나가 와 서더니 시동을 켠채 5분 이상을 있더라구요.
에어컨을 켜 놓아서인지 차 엔진소리가 좀 거슬리기 시작!!!!!
"에이 뭐야? 시끄럽게, 쯧"
하고는 잔다고 들어간 신랑을 창문을 통해 한번 힐끗 쳐다봤더니 몸을 꿈지락 거리네요.
속으로 '저 차 뭐야! 우리 신랑 자야 되는데!' 투덜 거리면서 한번 내려다 보고 빨래를 널자니 그 차 잠시후에 가더군요.
그러더니 이번엔 아예 우리 베란다 밑에 다른차가 또 와서 서는게 아니겠어요?
이 차도 역시 에어컨 켜고 붕!붕!붕!
또 잠자는 신랑 들여다 보니 또 꼼지락 꼼지락..........
평소엔 아침도 잘 안챙겨줘 혼자 먹고가는 신랑 뭐 별로 안쓰럽거나 미안해 하지도 않으면서 무척이나 위하는 것처럼 들여다 보고 궁시렁 궁시렁
'아니 얘기를 하려면 집에 들어가서 하지 왜 차에서 저려냐, 시끄럽구만!'
빨래를 다 널어갈쯤 그 차는 떠났는데 이번엔 주차장에서 빵!빵!빵!빵!빵! 연속해서 자동차 크락션이 우는거예요.
아! 참을수 없는 이 소음 공해들.............
우리 신랑 드디어 한마디 합니다.
"뭐야! 저 자식들"
정말 화가 났나봐요. 우리 신랑 평소엔 말도 잘 않하는데 잠잘 때 건드리면 엄청 싫어 하거든요.
"몰라, 더워서 차 크락션 늘어 붙었나봐, 좀 나와보지, 사람들이냐구....."
저 빨래 다 널구 겸사 겸사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나갔어요.
그때까지도 그 차는 계속해서 빵!빵!빵!빵!빵! 그치지 않고 계속 빵!빵!빵!빵!빵!
쓰레기 버리며 아파트 한번 쫘악 훝어봤더니 왠 스파이더맨들이 그리도 많은지!!!!!!
전부 베란다에 나와 몸이 방충망에 찰싹 붙어있더라구요. 어머 되게 웃긴다 하며 앞동을 보니 앞동엔 다용도실에 얼굴만 동동 걸린 아줌마, 아저씨들.............
정말 웃기는거 있죠?
그러면서 다들 한마디씩
"누구야" "야! 시끄러워" "빨리 차빼"
앞동의 경비아저씬 어느차에서 우나 나와 계시는데 우리동 경비아저씬 앉아 계시더라구요!
갑자기 좀 화가 나는거예요.
'아니 저 아저씨는 그냥 앉아 계시면 어쩌자는 거야?' 또 궁시렁 거리며 경비실로 갔어요.
창에 얼굴 들이밀고
"아저씨 저 차 몇호차예요?. 베란다에 사람들 다 나와 있어요!"
예쁘고 상냥한 목소리로 저는 물어봤거든요?
그랬더니 아저씨 갑자기 인상을 쓰면서 "아! 지금 찿고 있잖아요?"
저 금방 기죽어서 "아∼ 예∼, 저거 지난번에 TV에서 봤는데 뭐 주파수가 잘 않맞아서 그런데요. 이동주차 시키면 괜챦을거예요. 이동주차 시키라고 하세요"
저 공손히 말씀드리고 돌아서는데 저도 모르게 갑자기 버럭 속에서 화가 나는거있죠?
'아니 아저씬 내가 그냥 물어본건데 왜 나한테 화를 내시냐'
저 아무리 새벽에 애들 어른들 시끄럽게 떠들어도 베게로 귀 막고 사람사는게 다 그렇지 뭐 하고 마는데 그날은 그져 평범하고 수다스러운 동네 아줌마들처럼 아저씨께 해봤는데 역시 전 그런거 안어울리나봐요. 그냥 평소대로 소심하게 살 걸하는 후횔 하며 집으로 오는데 자다 말고 일어난 우리 신랑도 베란다에 나와 방충망에 붙었네요.
'어라 우리집도 스파이더맨이네'하며 들어가려는데 우리신랑
"00엄마, 저거 내차에서 그러는거 아니야?" 엥 뭔소리!!!!!!
"자기차 저거 달았어? 안달았잔아?"
하며 집에 들어가니
"아녀, 저차 가끔씩 저래. 뭐가 살짝만 닿아도 저래"
신랑 주섬 주섬 옷을 갈아입는데 "삐이익" 인터폰이 울립니다.
"어! 경비실이다. 진짜 자기찬가부다. 빨랑 나가, 빨랑 나가, 차 00에다가 주차시키고 와, 빨리........아! 어떡허냐! 나 경비아저씨한테 잘난척 하고 왔는데..........."
우리 신랑 나가서
"죄송합니다"
우리 신랑 차 빼가지고 꽁지가 빠져라 회사로 주차시키러 가는데 너무 웃긴게 차가 가면서 빵∼빵∼빵∼빵 꼭 방귀뀌듯이 도망가는거예요. 그 와중에도 웃기다니......
저 몇일동안 경비아저씨 눈에 안뜨이게 살 살 비켜 다니고 있어요.
뵈면 민망하쟎아요. 그리고 우리 아파트 주민여러분께도 죄송해요.
전 신랑차 고장난거 보고 혼자 속으로 신났어요.
아! 드디어 새차뽑는구나 하고요.
며칠 지나서 신랑한테 차 고쳤나고 물어봤어요. 속으론 못고친데 소리를 기대하면서......
"그거! 응"
어떻게 했냐구요 아예 크락션줄을 끊어 버렸데나 뭐래나~~~~
신랑 사무실이 바로 아파트 옆이라 차 탈일 없고, 그 찬 13년된 똥차랍니다.
이동시에는 제 차를 이용하죠.
우리 신랑 아직 10년은 끄떡없다고 하는데 그 차 어떻게 하면 폐차를 시킬수 있을까 고민중입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 남의 일에 나서지 맙시다.
요즘처럼 덥고 불쾌지수가 높을땐 서로 조금씩 참고 양보해야 우리 가족 우리 나라가 평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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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몇호 차예요?
청포도 조회수 : 886
작성일 : 2004-08-05 15:44:26
IP : 203.240.xxx.2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joymfeo
'04.8.5 4:09 PM (219.241.xxx.209)그거 저도 그런적 있었는데.. 되게 당황되더군요. ㅋㅋ 여름에 온도가 높아지면 풍선인가 뭔가가 팽창해서 그 소리가 난대요. 얼른 클락숀 눌리는 핸들부분 틈새에 뭘 끼워서 벌려놓으면 소리가 멈춰요. 여름 지나면 별 일 없을텐데 줄 끊으셨다니 아깝네요...
2. 김혜경
'04.8.5 9:35 PM (211.215.xxx.31)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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