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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꽁한지....

저도 익명 ^^ 조회수 : 1,120
작성일 : 2004-08-05 14:12:41
오랜만에 친정 동생과 전화통화했습니다.
저보다 거의 10년 못되게 차이나는 동생.

딸만 셋인 저희 집에서 저만 결혼해서 애가 둘이고 동생 둘은 아직 미혼이에요.
혼기 지난 동생도 있고, 아직 한창인 동생도 있고....

저희 부모님 좀 별나시고 유난히 엄하셔서 저 학교다니고 결혼전까지 통금이 있었어요.
지금도 동생들에게 그게 유효하지만, 이제 기운이 빠지셔서인지 저한테 하신 것만큼 엄하게
하시지도 않고, 동생들도 슬금슬금 어겨가며 새벽 12시도 좋고, 1시도 좋고....
가끔 이런거 보면 열도 받아요.
나때는 그렇게 지키고 앉으셔서 무섭게 도끼눈을 뜨시더니...

하지만, 결혼해서 애 낳고 나니 친정에서 엄마, 아빠한테 불만있던거, 대들던거 다 잊어버리죠.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친정 엄마의 입장이 더 이해가 많이가고,
연세 드시는거 안타깝고...

그런데, 이런 제 마음이 동생들에게는 잘 전달이 안되네요.
연애하는 막내동생이 우리집 통금시간때문에 남친이 짜증낼까 염려하길래 제가 좀 영감님 같은
소리를 했죠. 부모님 하시는 말씀을 제가 또 한거죠..^^
그랬더니 돌아오는 소리가 언니는 머 시집가기 전에 그렇게 잘했냐구...
나이차이도 얼마 안나면서 그런 소리 한다고...

네, 저도 왜 제가 이렇게 영감같은 소리를 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엄마가 애들땜에 너무 신경 쓰시는게 걱정되고, 동생들도 싫고 짜증스러운 면이 있어도
걱정하시는 맘 좀 헤아려서 좀 잘했으면 싶어서 하는 말인데,
너는 뭐 그리 잘했냐는 식으로 대답이 돌아오니 머리카락이 확 서네요.
괘씸하기도 하구.

뭐 그렇다고 저한테 대놓고 그런건 아니지만...
전화 끊고나니 서서히 열받는게 다시 전화해서 혼구멍을 낼까하다가
제 자신이 너무 꽁한거 같아서 참았어요.

어려서 그런거지...아직 몰라서 그런거지 생각하려고 애는 쓰는데
왜 이리 화가 나는지, 게다가 대범하게 웃고 넘기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꽁한거 같아서
더 화가 나네요.

에구, 그냥 넋두리에요.
이제 30대 초반인데 애 둘 낳고 저 왜 이리 영감같이 변했을까요.
애들 철없이 히히덕 대는 소리 하나도 우습지 않고...
아, 나도 예전에 한 유머했었는데.....^^;;;;
이런 것도 좀 씁쓸하구...

IP : 211.59.xxx.10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해가 가요
    '04.8.5 2:29 PM (221.155.xxx.55)

    그건 동생들이 언니 기강을 세워줘야하는거 아닌가요?
    나이가 들면서 서열은 참 중요하다는거 느낍니다
    저두 언니가 잘못하는거 가끔 보여도 언니가 뭐라하면 엄마한테는 한소리하면서도 언니한테는 납죽 엎드려서 네~ 마님 합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어차피 언니가 집안의 기둥이니까요.
    저는 둘째라 아래에 동생 보기에도 그러는 편이 좋을것 같아서 언니를 머리에 이고 삽니다
    그래야 제가 나중에 동생을 나무랄 일이 있어도 말빨이 먹히죠~
    크게 잘못하지 않는 이상..형만한 아우는 없다고 보거든요
    동생분이 이해가 갈수준에서 다시한번 타일러 보세요
    동생분도 말은 그리 해놓고 맘이 안편할겁니다
    형제 자매간에는 결혼하고 나니까 오히려 사소한 말도 조심해야하더라구요

  • 2. 아모로소
    '04.8.5 2:47 PM (210.222.xxx.110)

    남의 인생에 먼말들이 그리많아요?
    다들 자기 앞가름이나 제대로 하고 살아요.
    불쌍하고 안타까운인생들.

  • 3. ..
    '04.8.5 2:57 PM (141.223.xxx.143)

    저두 늦게 다녔는데, 동생 늦게 다니는거 보면서.. 일찍 다닐껄 후회되더라구요. 동생한테 안좋은거 알게 모르게 가르쳤나보다하구요..

  • 4. bean
    '04.8.5 3:59 PM (211.207.xxx.245)

    7천 갖고 나왔으면 앞으로 양육비는 아이들에게 보내는거겠죠? 그거 안보내면 저는 친구라도 사람취급 안하겠어요.
    저는 다행히 좋은 사람만나 재혼했지만.. 그 아이 둘 키울 아빠 정말 걱정되네요.

  • 5. 무위자연
    '04.8.5 5:54 PM (222.106.xxx.206)

    아무래도 여자 형제들이 위계질서란 게 더 없기 마련이죠~
    어차피 걱정되서 해주는 소리 알아줄 리도 없고 전 걍 이젠 포기하고 되는대로 내버려둔답니다. 언젠가 문제가 생겨서 도움을 요청하면 그때나 도와주자 생각하고 있죠.

  • 6. 자운영
    '04.8.5 8:26 PM (219.250.xxx.11)

    제동생 저랑 다섯살 차이납니다.
    그런데 그애는 항상 제딸을보면 그럽니다.
    너는 어쩜 늬엄마 어릴때랑 똑같니?
    늬 엄마 클때랑~ 똑같다야~! "
    이소리 들을때마다 저 기가막힙니다.
    내가 열살이나 되었을때 지는 겨우 다섯살이었던
    동생입에서 그런말을 듣는 제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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