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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 공주에서 결혼후 하녀가 되버린 내모습을 보면서...

돌무덤 조회수 : 1,668
작성일 : 2004-07-30 15:29:26
날씨가 미친듯이 찌네요. 외출도 하기 싫어서 며칠 집에만 있었습니다. 집에만 있으니 전화만 계속 오네요.

친구들은 휴가라서 어디어디로 간다고 자랑이 한참입니다. 다들 능력있는 남편 만나서 결혼전보다 훨씬 우아하게 살죠. 저는 결혼전에 우아하다가 결혼후 하녀로 전락한 사람이지요.

친구들 자랑아닌 자랑을 계속 듣다보니, 결혼후 왜 친구들이 사라진다는 주위분들 말씀이 이해가 점점 갑니다.

친구들 남편 연봉은 우리남편 연봉의 세네배가 많고, 그러니 어쩔수없이 사는 수준이 차이가 나고, 비교가 생기는거죠. 알량한 자존심에 많이 부족한 제가 서서히 떨어져 나가겠지요.

가끔 만나는 친구들 모임에서 이제 슬슬 추레해지는 제모습에 모임도 나가기 싫어서 간신히 나가는 중이지요.

그래도 십년넘게 만나는 친구들인데, 친구사정 뻔히 알면서 그렇게 자랑을 늘어놓으니, 심술이 부글부글 일어나는것이 제 맘이 너무 싫어집니다.

친구들 한번 쓰는 옷값이 내 한달 생활비이니 어찌 심술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이제 아이가 태어나면 잠깐 만나던 친구들 모임도 끝내야하 할판이죠. 몇년 부은 곗돈 넣는것도 힘들테니까요.

시댁 용돈 때문에 힘들다고 푸념이라도 조금 나올라치면, 남편은 바로 니네 친구들 곗돈 그거부터 끊으라고 하죠. 그게 몇만원이 그리 아까워서 머리속에 항상 저장하고 있었나봐요.

친구들도 다 끊고, 시댁 용돈도 끊고 그렇게 머리속 편하게 살아볼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젠 친정엄마에게 찾아가는것도 싫어서 자꾸 미루네요. 전화도 하기 싫고, 잘사냐고 묻는말에 거짓으로 대답하고 거짓웃음으로 행복을 꾸미는것도 싫어서 이렇게 되나봐요.

어떤님들 말씀처럼 아기도 없을때 그냥 이런 생활 접어버릴까?하는 못된 생각만 들고, 변해도 너무 변해버린 이기적인 남편에게 질려버려서 하루하루가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축축하고 눅눅하게 바닥에 붙어 지냅니다.

인생 선배님들께 따끔한 말씀 한마디 듣고 싶어서 또 투정 부렸습니다. 날도 더운데 왜 저는 속 더워지는 말만 늘어놓을까요......



IP : 61.73.xxx.1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7.30 3:31 PM (210.118.xxx.2)

    아마 너무 더워서 그럴꺼여요.
    저도 회사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정말이지 여름되니까 정말...회사가 너무 좋더군요.
    에어콘을 장만하던지 해야지... 저도 오늘까지 휴가였는데 도저히 집에 있다가 못참고 뛰어나왔어요.

    힘내세요 님.
    전 너무 더워서 오후엔 혼자 영화보러 갈꺼여요.
    요즘같아서는 정말 집에 들어가기 싫네요..

  • 2. 음...
    '04.7.30 3:57 PM (221.151.xxx.194)

    누가 님에게 따끔한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도 잘못한 게 없고 우울하기만 한 님에게...
    결혼 전과 후가 다를 때 여성이 느끼는 심적 고통은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죠. 친정도 말할 곳이 못되니 더 속상하죠...
    특히 친구들과 비교가 될 때는 어디다 향할지 모르는 분노로 가득차구요...
    언젠가 좋은 날이 오리라 생각하는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몰두할 뭔가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구요.
    날도 더운데 너무 속상해 마시고 시원한 거 드시고 힘내세요!

  • 3. kim hyunjoo
    '04.7.30 4:17 PM (81.205.xxx.243)

    ^^;; 심정 이해합니다...
    하지만 고민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걸요? 그 잘나가는 친구들도 다 속사정이란게 분명 있을거구....똑같이 우울해할 때가 있을거구....사람이란 다 똑같아요.어떤 입장에서든 불만과 한탄이 있기 마련이죠.저야말로 해외 살다보니 울화병이라는 진단까지 나왔는걸요.갖은 우울증에.....남 보기에는 저리 낙천적이고 행복해 보이는데 왤까,할지도 모르지만....
    지도 폭발하고 미칠것 같은 심정일때가 많답니다....
    그러다 또 괜찮아지고...
    내꼴이 이게뭔가 싶다가도....잠도 안 올 때두 있구....
    잘 사는 친구들 보면 부럽기도 하겠지만,또 그들이 안 가진 걸 나는 가졌다는 것도 생각하세요.더 못하고 불우한 사람들도 많다는거 아시잖아요.
    더운데 기운 내시구 맛난 거 먹으면서 아이 생각하시고 행복한 웃음 찾으세요.
    너무 이뻐서 이런 복덩이가 있나,하실거예요.
    행복은 맘에 있다잖아요.

  • 4. 음2..
    '04.7.30 4:20 PM (211.117.xxx.84)

    말이라도 하셔서 푸셔야지요.
    요즘 저도 그렇답니다.
    이럴땐 님보다 나은 친구를 보지 말고.
    옆의 비슷한 저를 보심이..?
    힘내셨으면 해서..
    맘 풀리지 않을 위로라도 드리네요.

  • 5. 승연맘
    '04.7.30 5:40 PM (211.204.xxx.147)

    친구들 사정은 그냥 그렇게 살아라...하시고 나름대로 사세요. 잘사는 친구들 쳐다보면
    대한민국 주부들 대부분이 지금 남편하고 이혼하고 한기주 같은 남자 찾아 나설겁니다.
    남편이 경제적인 능력이 뛰어나지 않았어도 원글님이 배우자로 선택했던 이유가 있을겁니다.
    그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돈 생각하면 평범한 샐러리맨하고 살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지금 우울한 원인이 남편의 무심함과 냉정함에 있는지 잘 생각해보시고 그것부터
    해결하세요.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떠나시던지요.

  • 6. teresah
    '04.7.30 9:59 PM (218.237.xxx.229)

    우울하실땐 여기에서라도 맘속 얘기하고 숨돌리고 또 살아야죠
    힘내세요

  • 7. 김혜경
    '04.7.31 9:23 AM (218.51.xxx.13)

    그 친구들도 속내들여다보면...다 사람사는 거 거기서 거깁니다....

    제 주변에도 돈걱정 안하면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아프거나 사이가 무쟈게 안좋거나...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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