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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서운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아내 조회수 : 2,041
작성일 : 2004-07-25 02:41:09
결혼 8년차 주부입니다. 존경할 점이 많은 사랑하는 남편이기에 지금껏  존경하고 받드는 만큼 되돌아오는 사랑과 인정이 좋아 남편에게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는 왕궁 모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도 덩달아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하는 지극히 조선시대적인 분위기의 가정이 되었지요.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남편의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에 지치는 일이 생기네요.
존경의 마음보다 이 사람이 잘해주니까 정말 자기만 왕하고 난 무수리 삼으려나 싶은 억울함도 생기구요.
이상적인 희망사항은 왕처럼 대해주면 왕비대접을 받을 줄 알았거든요.

오늘 저녁 파리의 연인보고 더위에 지쳤는지 잠이 많이 오더군요.
그런데 남편은 쉘위댄스라는 영화를 하니 같이 보자기에 그만 보다 잠이 들었는데,
자다 깨어 보니 끝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못본 부분의 줄거리가 궁금해 질문을 하였더니 어찌 그리 퉁명스럽게 그러기에 왜 잤느냐고
하네요.
제가 얼마나 피곤한지 - 어린 아이가 줄줄이 셋이거든요.- 도와주지도 않고 골프만 치고 오고 자기 컨디션만 철저히 지키는 남편이 야속하고 얄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

제 맘이 상한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영화 끝나고 음악이 다 흐르도록 엄청 감동받은 영화였는지 한참을 보고 끊더군요.
그리고 남편은 지금 쿨쿨 자고 있지만 전 모든 피곤이 다 날라가 버릴 정도로 서운한 마음으로 바뀌어
잠이 오지 않네요.

인터넷 검색으로 쉘위댄스를 검색해 내용을 보니 그 영화 줄거리가 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사랑하려고 결혼하는 사람들이 왜 정성을 들여도 매너리즘에 빠지고 사랑하기 보다 미워하게 까지
되는걸까요.
사실 82쿡도 남편과 아이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해 주기 위해 틈틈히 눈팅만 해왔었는데
새벽 2시반이 된 지금 제 마음을 이곳에 쏟아 붓고 있네요.

인생을 오래사신 선배님들.... 특히 저처럼 다소곳한 조선시대 식으로 살아오신 순종파 선배님들
이럴땐 어찌해야 하나요. 한 수 가르쳐 주세요.
무작정 남편 늙을 때까지 기다렸다 복수할 수도 없고 지금 제 교양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남편에게 뭔가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지금까지는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었는데....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소리지르기 보다 싸늘하게 째려 보면 더 질려서 무서워 하는데
그 방법을 한번 써볼까 ... 제가 한시간 머리 쥐어 뜯고 생각해 낸 것은 여기까지거든요.
아니면 전유성씨 부인 (누구더라 기억이...)처럼 내일 아침 안씻은 콩나물로 국을 끓여 줄까요?
좋은 방법 아시는 분들 도움좀 주세요.

IP : 219.241.xxx.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kim hyunjoo
    '04.7.25 6:33 PM (81.205.xxx.243)

    ^^;; 누구는 남편이 미워서 칫솔로 화장실 바닥을 닦았더라는데.....정말 남편들,정신 차리구 아내에게 잘 해야 늙어서 대접도 받고 그러는데 말이죠....몰 몰라....자꾸 농담처럼 남자들이 늙으면 아내에게 대접 못 받고 겉 도는 실례를 들어 경각심을 부추기시죠.
    한데 아이들에게 싸늘하게 째려보면 더 질려서 무서워한다구요?
    호...착한 애들이다...우리 애들은 그러면 더 나에게 기어 올라 장난만 칠텐데....
    전 애들땜에 확 도는 편인데....
    가까울 수록 예의를 갖추라고했는데 넘 편하니까 당연히 모든 걸 받아 줄거라구 생각해서 남편들이 더 그러는지도 모르죠.
    그렇땐 똑같이 응징하는 수밖에....
    왕따를 시키는 겁니다.
    싸늘하게 대하고 필요한 말만하고.....그럼 웅?내가 뭘 잘못했나?저 사람이 왜 저러나,생각을 하게 되겠죠....
    그리고....기회가 되면 솔직히 섭섭한 거에 대해 말하세요.
    난 감정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이 사는 줄 아냐고....
    집집마다 아내들이 겪은 똑같은 상황이네요.
    전 한 번 본 때로 밥을 안 줬더니 그때부터는 저에게 잔소리를 함부로 못하더군요..ㅋㅋ

  • 2. 아내
    '04.7.25 9:56 PM (211.215.xxx.136)

    kim님 감사해요. 사실 82에 처음 글 써 보고 여러번 열어보았는데 답글을 처음으로 달아주셨네요. 남편에게 화가 났을 때는 정말 미운데 또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마니 이래서 부부싸움은 칼로 물배기인가요.... 그러나 요즘은 아니죠. 정말 이혼율이 높으니까.
    누구신지는 몰라도 칫솔로 화장실 바닥을 닦았다니 정말 한참 웃었습니다.
    저희 남편에겐 이론으론 절대 못이기거든요. 게다가 얼마나 잘 삐지는지.
    그래서 긴 편지나 절절한 마음을 담은 메일도 보내 보았지요.
    그나마 그것이 가장 잘 통하더군요.
    아내는 아무리 화가나도 공손하고 예쁜 말투로 말해주기를 바라는 우리남편.
    언제나 철들런지.
    밥 한번 안주시고 그렇게 큰 효과가 있으시다니 남편 분 성품이 무지 좋으시네요.
    부럽습니다. 더운날 건강 조심하세요.^^

  • 3. 마농
    '04.7.25 10:58 PM (61.84.xxx.159)

    부부간에 같이 영화를 보는거...참 소중한 시간이거든요. 같은것을 보면서 웃고 울고,대화거리도 생기구..... 그런데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상대가 자버리면...다른 상대는 참 서운해요.
    특히나 그 영화가 유난히 재밌을 경우에는...그냥 자버린 상대에게 더더욱 서운함을 느끼게 되는 것같습니다.재밌게 본 영화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여운을 갖고 싶은 법이거든요.
    전..퉁명스럽게 대답한 남편분이 이해가 가는데..^^;;;;;
    물론 아이 셋 돌보느라 피곤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그 또한 미리 님께서 구구절절이
    말하지않으면 남자란 존재는 그런걸 알아차리기가 구조적으로 힘들거든요.
    애초에 아내님이 너무 피곤하고 졸리다는 것을 밝히지않았으니 남편분이 영화보자고
    했을테구..^^ 같이 보기로 해놓고는 그냥 쿨쿨 자버리는 아내에게 서운함을 느끼는것이
    당연하지요. 자던지 말던지 상관없이 혼자서 재밌으면 그만인 남편보다야 훨
    나은것같은걸요.^^....

  • 4. kim hyunjoo
    '04.7.26 8:35 PM (81.205.xxx.243)

    ㅎㅎ그러니깐 늘 상대방 입장이라는 것이 있어 같은 사건인데도 이야기가 틀려지듯이 다 그런가봐요.말씀했듯 칼로 물베기라고 언제 또 그런 일이 있었느냐,하게 금방 아무렇지않게 모든게 지나 갈 수도 있는게 부부 사이죠.가족이란게 그런건가봐요.
    물론 너무 쌓이다 폭발하면 안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한데 남편을 저리 위하고 노력하는 분보면,참 부럽고 좋아 보여요.
    전 입만 살아서 애교는 잘 떨어도 전혀 잘 해 주질 못하거든요.
    천성이 워낙 게으르고.....-.-;;
    서로에게 멋진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다는게....참 멋진 것 같아요,그쵸?
    드라마만 꿈구지말구 현실을 내가 그렇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성실한 자세가 중요한거 같아요.
    결혼해서도 서로에게 노력하는 모습.....
    아,난 입만 놀리지말구 언제 실천을 해 보나.....ㅋㅋ

  • 5. 아내
    '04.7.26 11:35 PM (211.215.xxx.109)

    모두 감사드려요. 남편과 화해 했어요. 마농님 의견 수렴해서 먼저 잤던 것 미안하다 말하고 kim님이 알려주신 좀 무서운 아줌마들 이야기도 재미있게 이야기 해 주면서 화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도자기를 너무 좋아해 이천과 여주에 얼마전 다녀 왔거든요. 아마 여주 도자기 엑스포에서 본 기억이 맞을 거예요. 제목은 부부인데 남편과 아내가 결혼할 때 입는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었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잔잔히 깨어져 있어요.
    일부러 깨어서 붙인것은 아니고 그런 의도로 만들어 진 작품 같았어요.
    남편과 함께 그 때 그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결혼은 이렇게 깨어진 두사람이 만나 온전한 사람으로 서로 만들어 가는 것인가보다"

    82쿡 열심히 보고 맛있는것 많이 만들어 주려고 쇼핑할 리스트 쫘악 뽑아 놓았어요.
    아직은 파리의 연인에 나오는 박신양보다 남편이 더 멋있는 제 마음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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