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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제사와 숙제

비오는데... 조회수 : 876
작성일 : 2004-07-16 17:47:50
맞벌이구. 하반기에 주간대학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직 회사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라, 대학원 간다고 공식적으로 양해(?)나 주위의 묵인을 받은 상태가 아닌데, 벌써 방학중 세미나는 진행입니다.
휴가를 내서 참석을 해야하는데, 문제는 공부한지 한참되서 세미나라는게 그냥 앉아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하는것쯤...자료도 2,3장 만들면 되겠지..하고 생각하고 있었죠.

근데,
오늘이 시할머니 제사여서 지방에 내려갑니다(여기서 3시간정도)
비는 많이 오지, 부모님이 간밤에 이상한 꿈을 꿨다고, 기차타고 가면 안되겠냐...싱숭생숭한 말을 했는데,
대학원 선배가 보내준 메일(세미나 준비에 필요한 자료니 참고하라고...고맙게도 잘 챙겨주더군요.)
을 열어보니, 제가 약한 파워포인트로 17장에다 워드도 10장이 넘는 요약본이었습니다.
원서를 20장도 넘는걸 보고 발표하는건데,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부죠.
간단히 2,3장 요약자료 만들면 되겠지(그것도 워드로만... -..-;;;) 하던 차에 갑자기 불똥이 떨어지구,
제사는 오늘밤이어서 상관없지만, 일요일에 시부모님께서 성당에서 견진성사가 있어서, 그걸 축하해드리고 올라올려고 하던 참에 갑자기 세미나땜에 불똥을 맞았죠.

넘 답답해서, 우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제사만 드리고는 신랑 남겨두고 저혼자 내일 먼저 올라오려구 했는데, 집에 전화드렸더니, 이미 시고모님들이 와서 음식준비하느라 바쁘답니다.  그 와중에 차마 "저 제사만 드리고, 내일 먼저 올라와야될것 같아요..."라는 말이 안떨어져서, 그냥 저녁에 뵐께요..하고 전화 끊었죠...바부...T.T

신랑한테 전화했더니, 세미나에서 그런것(파워포인트에다 자료 많이 준비하는거) 몰랐냐고, 뭐했냐고 혼부터 냅니다. 일요일까지 있기로 되어 있는데, 먼저 올라오겠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화를 내죠. 속상한건 이해하지만, 오늘 오전에 벼락(?)을 맞은 저도 참 속상합니다.
나혼자 좋자고 공부하는것도 아니고, 맞벌이하면서, 회사일때문에 석사는 받아야겠고,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저도 희생하고, 주위에 가족도 그걸 인정해줘야 하는데, 벌써부터 삐걱거리니...말이죠.
원서에 참고서적에, 사전에 바리바리 싸들고 시댁내려간다하더라도, 혼자서 공부할 분위기도 안되구, 당장 컴퓨터 써야하는데, 그럼 PC방가서 하면서라도 자리를 지켜야 하는건가요. 신랑도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 싶으니까, 그럼 어쩔수 없지...하면서도, 친척들과 부모님이 뭐라하겠냐고. 걱정입니다.

이럴때는 말이죠.
내가 왜...이 고생하나 싶습니다.
비도 오는데 우울하구 말이죠. 벌써부터 한숨부터 나옵니다. 내일 나오면서도, 눈치보일듯하고, 허리도 아파서 침맞고 왔는데, 가서 또 계속 일할걸 생각하면...

IP : 210.117.xxx.20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건이현이
    '04.7.16 6:21 PM (141.223.xxx.154)

    뭐 좀 할려구 하면 꼭 일이 겹치죠?
    결혼하고 여자들 공부하는거 정말 벼슬아니더라구요. 저는 벼슬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힘들게 공부해서 나중에 써먹으면 좋쟎아요. 힘내세요.
    지나고 나면 그때 그러면서 공부했었지....하실겁니다.
    홧~팅!!!!!!!!

  • 2. 예은맘
    '04.7.16 6:23 PM (211.227.xxx.85)

    휴우. 정말 여러가지로 힘드시겠어요,
    일단은 비도오는데 안전하게 잘 내려가시구요. 내일 올라오실때 상황설명 충분히해드리구 올라오세요. 뭐라하셔도 어쩔수없는건 어떻게할수 없잖아요.
    하늘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동경미님말씀) 조금만 생각의 여유를 가지시구요.

  • 3. 마농
    '04.7.16 6:30 PM (61.84.xxx.159)

    당당하게 행동하세요. 어머니에게 .."어머니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저도 이 나이에
    공부하기 싫어요. 혼자 벌어서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저도 같이 벌어야하쟎아요.
    계속 돈 벌려면...석사 따야하거든요. 이해해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생각이 바로 박힌 시어머니라면....발등에 불 떨어져셔 동동거리는 며느리...
    오히려 안쓰럽게 생각할겁니다.

  • 4. 강금희
    '04.7.16 10:07 PM (211.212.xxx.42)

    제사 끝내고 오는데 뭐가 문제라고 걱정을 하시는지....
    본인 스스로가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시면 다른 사람들도 눌릴 겁니다요.
    버릇은 만들기 나름인데, 신랑도 델꼬 올라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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