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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선배님들께 정말 묻고싶은 질문

노처녀 조회수 : 2,381
작성일 : 2004-07-15 10:16:44
삼십대 초반의 노처녑니다.

올해는 정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올해들어 계속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결혼 정보업체도 통해서 소개받기도 하고, 주변의 소개팅, 아니면 인터넷 만남 종류에서 프로포즈 받아서 사람을 만나보기도 하구여...
학교다닐 때는 범생처럼 학교만 다니고, 직장 생활해서는 일 열씨미 한답시고 연애를 게을리하고 집과 회사만 왔다갔다하다보니...나이가 어느덧...그래서 사람 보는 눈도 아직 미숙하고, 연애도 초보져.

처음엔 소개팅으루 만나다가 한두달 만나고 끝나기를 몇번, 그담엔 결혼정보업체서 소개받고 있는데 제가 좋으면 그쪽에서 자기와 맞지 않다고한다던가, 아님 그 반대던가..이런식으로 아직 인연을 못만났죠.
사실 저는 결혼 정보업체에 대해서 그다지 나쁜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아요. 어떤 방식으로든, 어디서든, 제 인연을 열씨미 찾는게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어서요. 특히나, 결혼한 친구들, 사촌들이 다들 연애를 해서 교제를 하구 더군다나 나름대로 경제력이 있는 상대들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결혼생활에는 돈이 중요하다'라는 애기를 하두 들어서.... 결혼 정보업체를 통하니, 일단 집안이나 본인의 경제력이나 환경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만나니, 만남의 자리에서는 오히려 본인의 성격이나 태도만 보면 되니까 좀 편하기도 하더군여.

그러다가 다시 요새 인터넷 미혼남녀들이 모이는 사이트에서 간혹 프로포즈가 들어오는데, 대충 학력과 하는 일정도만 아는 상태에서 사람을 만나니...오히려 답답한 면도 있더군요. 그런 환경적인 요소들 때문에 나중에 잘되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그렇다고 제가 잘났다거나 전문직 남성을 찾는건 아닙니다. 전문직 남성들은 저보다 어리고 외모가 더 좋은 여자들을 찾는다는걸 알았거든요. 저 역시 그런 사람을 바라는건 아니구요. 제 외모는 그냥 좋아하는 남자들도 있고 자기 타입이 아니라는 남자들도 있을 정도의 보기 나쁘지 않은 정도, 공부는 남들이 인정하는 학교에서 석사까지 했고, IT쪽 회사서 중간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어요. 나름대로 진로와 미래에 대해 대비하며 살고 있고.. 저희 집안 역시 보통 수준의 집안이기 때문에, 저 역시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안정된 평탄한 가정이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래도 보통 남들은 까다롭다고 하죠. 왜냐면 그래도 왠만큼 학벌이나 직업을 고려하고 사람을 찾으니까요..

이런 시간들을 계속 보내다보니, 요새는 정말 순서가 헷갈리고 있어요. 한평생 같이 살 사람을 찾을때 정말 어떤 요소들을 우선시해서 찾아야 하는건지...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가 복지가 잘된 나라도 아니고, 조기 명퇴다 워낙 고용도 불안한 나라라..경제력이나 직업을 고려하지 않을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학벌과 능력은 결코 비례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학력이 어느정도 받쳐줘야 승진을 하든 , 아님 직장을 옮기든 운신의 폭이 조금은 더 넓다고 느껴지더군요. 어떤 친구들은, 남편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집안이 그래도 여유가 있어야, 남자가 사업에서 중간에 실패를 하던가 직장이 불안하더라도 조금이나마 도와줄수 잇는 여력이 있으니, 집안을 더 봐야 한다는 친구들도 있구요...

글이 너무 장황하고 두서없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조건만 따져서 약게 시집가려는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겠죠?)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고려하고 나머지는 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으로 극복할 생각으로 포기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결혼을 하시고 먼저 인생을 경험하신 여성분들의 의견을 구하고 싶어요. 여동생에게 충고하는 언니의 입장에서, 어떤 점들이 정말 중요한건지... 남자의 인성, 됨됨이 외에 가장 현실적인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IP : 221.150.xxx.225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04.7.15 10:42 AM (221.151.xxx.93)

    님글 다시 읽어보니 글속에 답이 나와 있네요. 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으로...

    애정이 생기는 남자랑 하셔야지요. 조건이야 바꿀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으나, 애정은 맘대로 안된답니다...

  • 2. 노처녀
    '04.7.15 10:53 AM (221.150.xxx.225)

    좀 오해를 하셨나본데요..
    제가 애정없는 결혼을 하겠다는게 아니구요. 선을 보든 소개팅을 하든, 어쨋든 바보가 아닌담에야 애정도 없고 끌리지 않는 사람이랑 결혼하는 여자가 어디있겠어요. 결혼이 도박도 아니고.. 하지만, 제가 이미 결혼을 했고, 제게 여동생이 있다면 먼가 현실적인 조언을 할 필요도 있을것 같아요. 사랑과 애정도 어느정도 시기가 지나면 시들하고 믿음과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는것도 알고 있구요. 제가 말한 몇가지라는건 물론 외적 조건도 잇지만, 종교라던지, 성장과정이라던지, 이런것도 포함된 뜻이었구요.

    열렬히 죽자사자 결혼햇어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깨지는 커플들을 수없이 봤는데, 그렇게 애정만 강조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오해없으시길 바래요..

  • 3. 글쎄요..
    '04.7.15 11:07 AM (220.75.xxx.196)

    노처님의 성격에 달린거라 생각됩니다..
    경제적인문제나 시댁과의 갈등등 모든것을 사랑으로 감싸 안을수 있다면..
    조건이 기울어도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할수 있겠지만..
    시부모를 모셔야한다던가, 결혼자금 제로에서 시작한다든가..
    실제로 이런 조건에서도 열심히 사시면서 행복해하시는분들도 많구요..

    그런 모든것을 감당하면서 사랑을 택하는게 버거운 사람이라면..
    일단 괜찮은 조건의 남자와 조금씩 친해지면서 사랑할만하다라고 느껴진다면..
    결혼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전 제가 후자에 속하는편이라..
    물론 누구든 닥치면 힘들일도 다 하게 돼있지만..
    힘들거 알면서 뛰어들고 싶진 않네요..

    전 비슷한 집안의 남자를 친구의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했고..
    시부모님들이 작은 아파트 사주시는것으로..
    경제적 어려움없이 결혼생활 시작했음에도..
    결혼전과는 많이 다른 어려움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내옷 하나 사려면 망설여지고, 식비도 아껴야하고, 육아비도 만만치 않고..
    물론 시부모 모시면서 생활비까지 대는 분들의 어려움에 비하면..
    그게 뭔 고생이냐, 당연하거지..란 소리밖에 못듣지요..

    이 남자를 너무너무 사랑해서 결혼했다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남자말고 더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것도 아니고요..
    소개팅으로 만나 조금씩 조금씩 친해지고, 서로의 배우자감으로 괜찮다 싶게 느껴지고..
    그렇게 사랑해가면서 지금은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떤남자와 결혼해야하건지는 친정부모님들과 상의해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전 친정엄마께, 장남에게 시집가려면 그냥 차라리 혼자 살아라..
    평생 엄마 맘고생 시키지 말고.. 란 소리많이 들었습니다..
    철없는 딸이라 20대 후반이 되도록 시집가란 소리도 별로 안하신거 같구요..
    친구들중에는 친정엄마가 장남도 괜챃다, 그러시는분들도 있구요..
    자기자식이니 부모님들이 잘 아시겠죠.
    다 자기그릇이 있다고 봅니다..

    노처녀님이 헤쳐나가야할 결혼생활입니다..
    님의 그릇에 맞게 선택하세요..
    도움이 되셨길..

  • 4. 외눈박이
    '04.7.15 11:10 AM (61.73.xxx.137)

    저 죽자사자 결혼한 사람중의 한명입니다. 결혼전에 남편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남편은 조건에 해당되는 것들이 한개도 없었지만 저에겐 다 좋아보였죠. 능력은 없지만 성실하고, 베짱은 없지만 착하고 재산은 없지만 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결혼 한달도 못되서 아니 일주일만에 땅을치고 후회했습니다. 제가 너무 생각없이 결혼을 했다는거죠. 결혼하면 사정이 어떨거라는거랑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걸 전혀 생각없이 그저 나이도 꽉 찼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산다는 생각에 다른건 생각을 안했다는거죠.

    돈없이 힘든 남편과 저에게 거머리처럼 달려드는 시댁사람들과 무조건복종, 희생을 요구하시는 시부모님들과 생활비가 턱없이 모잘라 쪼들려서 아기도 낳을수 없다는 조건에 환장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몇달이 흐른 지금...남편 자는 꼬락서니도 얄밉고, 짜증납니다.

    그리고 매일 이혼을 꿈꿉니다.

    중매로 좋은 조건에 따뜻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란 남편을 만날껄하고 또 울면서 후회합니다. 엄마가 그렇게 권해주고 선을 봤던 남자들은 답답하다고 제가 다 차버렸거든요.

    남편은 불행한 어린시절로 인해서 성격이 참 삐뚤어지고 가끔은 폭력도 씁니다. 다 시아버지가 시어머니에게 하는 행동들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이죠.

    몇년동안 나만을 죽도록 아끼고 사랑했던 그 남편이 결혼하고 나서, 무의식중에 자기도 모르게 남편은 아내에게 자기 아버지가 했던거 그대로 하는 사람이죠.

    저희 친정엄마 피눈물을 흘리시면서, 왜 너를 머리라도 정말 잘라서 방에 가두지 못해서 속상하다고 하시면서, 동생 결혼은 좋은 집안에서 화목하게 큰 사람으로 꼭 할꺼라고 우셨습니다.

    제가 무슨말하는지 알죠? 저 같은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도 있으니 잘 알아보시고 결혼을 내가 왜 지금 해야하는지, 꼭 지금해야 좋을지, 내가 결혼하고도 후회없이 열심히 노력하면서 이겨내갈수 있는 확신이라도 세우고 하세요. 그래야 후회도 좀 적어지겠죠.

  • 5. 노처녀
    '04.7.15 11:17 AM (221.150.xxx.225)

    네..제가 원했던 조언들이 이런것들이거든요.
    저 결혼을 통해 팔자를 바꿔보겠다던지, 머 이런 생각 가진 사람 결코 아니거든요.
    학력, 집안, 외모, 장남여부, 이런게 두루 좋은 사람을 찾겠다는것도 결코 아니구요. 다만, 아직 인생경험이 짧아서, 평소 생각햇던 기준이나 우선순위가, 사람들을 마니 만나고 하다보니 조금씩 많이 뒤바뀌고 있다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본겁니다. 가끔, 결혼 생활에 힘겨워하시는 분들의 글을 봤던 기억에...

    참고로, 저희 어머니가 병환중이셔서 앞으로 제게 이런 애길 해주실수는 없구요.
    저는 막내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행동하고 사는 막내입니다.

  • 6. 저도 지나가다
    '04.7.15 11:26 AM (211.176.xxx.14)

    가지 않은 길은 아무도 모르는거잖아요.
    저를 포함 여기 계신 모든 님들이 크던 작던 모두 하나 혹은 그 이상씩의 문제를 안고 살고 있어요.
    좋아서 결혼했는데 사랑만 먹고 살수 없더라, 조건이 좋아서 했더니 그게 족쇄다..경우의 수는 끝도 없죠.
    무엇을 먼저 보아야 하냐..이건 사실 막상 누군가를 만났는데 끌리더라 하게되면 의미없어져요. 얘기는 그때부터 시작되는것이죠.
    전 학력도 직업도 괜찮고 자상하고 성실하고 재미있는 남편과 살고 있지만(자랑 아니여요 아시죠) 새어머니이신 시댁과의 관계가 거의 지옥입니다.
    남편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시어머니 성격을 미리 알았더라면 어쩜 다른 선택을 할수도 있었겠다 생각할 정도예요. 저 또한 그리될줄 알았겠습니까.
    무엇을 먼저 볼까하는 질문은 굉장히 주관적인것 같아요. 우선 순위에 따라 생길수있는 반대급부는 정말 상상을 못할정도로 다양한것이라서요.
    다만 사람착하고 성실하고 무능력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싶으면 주저마세요.
    그 외는 정말 내가 결정할게 아닌것 같더라고요..
    나름대로 결혼생활 4년만에 느낀것을 말씀드린건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 7. 저도 지나가다
    '04.7.15 11:29 AM (211.176.xxx.14)

    쓰고보니 별로 희망적인 이야긴 아니네요.
    그렇다고 결혼한 사람들이 모두 문제만을 안고 사는것은 아닌것 아시죠.
    알아서 걸러셔 생각하셨음 좋겠어요.
    저도 마음고생에 고생이 끝이 없다보니 어느덧 득도했나봐요..흑흑

  • 8. vineyard
    '04.7.15 11:50 AM (211.215.xxx.113)

    노처녀님,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위에 어떤 분 자기 그릇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가령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집안행사 많고 여러사람 어울려 상대해야 하는 종갓집 맏며느리 역할은 힘들 겁니다.
    반대로 사교적이고 대인관계가 어렵지 않은 사람은 며느리 노릇(그 말많고 탈많은 노릇!)이 상대적으로 쉬울 겁니다.

    그러니 우선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할 겁니다.
    노처녀님이 글에서 자신의 외모, 학력, 직장에서 위치나 연봉, 가정환경 같은 '조건'들을 대충 설명하셨는데요
    그런 것들은 노처녀님이란 사람의 일부만을 설명할 뿐이죠.
    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 좋아하는게 뭔지, 정말 참을 수 없는게 뭔지 그런 걸 아는게 사실은 배우자를 고르는데 더 중요하지 않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에니어그램이나 MBTI같은 성격유형 프로그램 같은 걸 통해서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면 배우자 고르는 데도 참 도움이 될겁니다.

    예를 들기 위해 제 얘길 좀 하자면 전 옛날에 신랑 고를 때 돈은 없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제가 에니어그램에서 5번 유형이라 다른 어떤 성격유형의 사람들보다 물욕이 없었기 때문이더군요. 물욕이 없다고 해서 제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단 말이 절대 아니구요 그 대신 저 같은 사람은 지식욕이 많은 타입이라 전 책 안 읽는 남자하곤 도저히 같이 못 산다고 생각했답니다.
    저 같은 5번 타입은 밖으로 드러나는 성과를 중요시하는 3번이나 마냥 즐겁기만 한 7번 (사실 이건 3번과 7번의 단편적인 특징입니다만) 과는 같이 살기 좀 힘듭니다. 전 다행이 저랑 넘 잘 맞는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의 객관적 조건보다 그 사람의 성격유형이 제겐 꼭 맞는 사람이었거든요.

    에니어그램을 자세히 다 설명하자면 좀 길어요. ^^;;
    하지만 전 나중에 우리 아들들 장가보낼 때 다른 건 몰라도 성격유형만큼은 서로 꼭 짚어보고 결정하라고 할 겁니다.
    아, 얼마 전 신문에서 에니어그램과 MBTI 검사를 해서 그 자료를 가지고 중매시켜주는 결혼상담소가 생겼단 기사 본 적 있어요.

  • 9. iamchris
    '04.7.15 11:52 AM (220.74.xxx.182)

    전 원글 쓰신 님의 상황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요. 제 30살에 했던 고민들과 동일하네요.
    지금 현재 내 앞에 어느 누구도 없는 상황에서는
    머리 속으로는 결혼에 대한 정석(애정과 신뢰가 first)을 알고는 있지만 그와 동일한 무게로 조건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마련이니까요.
    저 역시 애정이 우선이다. 그래도 경제력, 학력, 종교, 집안 분위기가 나랑 맞았으면 좋겠다. 우스갯소리고 '신'돈키호테(신앙좋고 돈많고 키크고, 호감가고, ......)를 바라는 마음 당근 있었지요.
    저도 30살 되던 해에 친한 친구의 교회 선배 소개받았지요. 6개월 연애하고 결혼했구요. 아무래도 소개받는 경우에는 소개해주는 사람이 어느 정도 개념이 있으면 양쪽의 집안형편이나 학력, 직업 등은 고려해주잖아요. 그럼 나머지는 내가 직접 보고 판단.

    첨엔 남편의 성격과 태도가 처음에는 별로 맘에 안 들어서 그만 만나려고 했었어요.
    그래도 한번쯤은 내가 가진 불만들을 얘기나 해보고 그 사람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고 싶었거든요. 하루 날잡아 심각하게 분위기 잡고 아쉬운 부분들에 대해 내 생각을 말했을 때 그 사람도 왜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자기 마음 속에 있었던 말들을 하나 둘 씩 꺼내기 시작했고 그 부분에 대해 서로가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상대에 대한 일종의 sympathy mode(죄송. 우리나라 말로 딱 적합한 말이 생각이 안 나서요. 잘난 체가 아니라)로 간 거 같아요. 그리고 지금 남편이 생각하는 자신의 약점(상황적인)에 대해 제 생각을 말하면서 신뢰가 생기는 계기가 되었지요.

    솔직히 둘 다 눈에 콩깍지가 덮일만큼 조건을 무시하고 서로에 대해 애 닳아서 결혼한 건 아니었어요, 나이가 찼고, 다시 누구를 만나도 이만한 상대는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던거 같고, 비슷한 형편 속에서 서로가 말이 통한다는 것.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 양가 분위기가 괜찮았다는 것, 그리고 제가 중요하게 봤던 건 내가 우리나라 며느리의 상식선에서 행동하면 시댁 분들이 나에게 며느리로서의 막연하고 무거운 의무를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는 판단에서 결혼에 대한 상승모드로 갔지요.

    물론 서로에게 애정이 있었으니 모든 판단이 긍정적으로 되었던 거겠지만 애정에 못지않게 시댁분위기(이거이 정말로 중요!!! 신앙문제가 걸리면 그것도 매우 중요), 경제력, 학력도 고려해야한다는 겁니다. 그건 나와 그 사람이 함께 하게 될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더 영양가 있게 대답해드려야 하는데 말만 길어졌네요. 혹시 적나라하게 물어보실 내용이 있으시면 쪽지주세요. ^^ 솔직히 저는 애정이 우선이다 그러나... 라는 의견입니다.

  • 10. iamchris
    '04.7.15 12:01 PM (220.74.xxx.182)

    vineyard님이 지혜롭게 말씀해주신것 같아요. 개인의 성격에 따라 위의 모든 내용들의 적용이 달라질 수 있겠는데요. 저는 MBTI 라는 심리검사 유형상 ESTJ유형이거든요. 그 성격은 뭐든 사전에 확인하고 여건이 마련되어야 일을 진행하고, 계획이 없이 일을 저지르기 싫어하고... 그런 성격이에요. 그러니 애정도 중요했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수 있나하는 예상이 되어야 움직이는 성격이거든요. 남편도 저와 비슷하구요.

    근데 다른 성격유형의 사람은 그렇지 않고도 일을 저지를 수 있어요.
    이건 제 유형의 사람들이 보면 대단히 무모해 보이는 거지만 반대 유형의 사람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일이 진행이 안되거든요. 어떤 유형이 좋다 나쁘다 그런 판단이 아니라 그렇게 사람이 다르다는 걸로 보면 됩니다.

    그러니 vineyard님의 조언이 옳은 거지요.
    근데 vineyard님 혹시 제가 알수도 있는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학생때 특정 기독교 동아리 하셨나요? 애니어그램이나 MBTI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ㅎㅎ

  • 11. bero
    '04.7.15 12:12 PM (211.194.xxx.62)

    저는 부모님이 맏이가 아닌데도 맏이 노릇하며 할머니 모시고 제사 여러개 모시면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사람 안만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맏이노릇하는 막내 만났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해 결혼한 이유는(중매입니다) 믿음이 갔습니다.
    선 몇번 보다보니 참 여러가지 사람들 있더군요....
    제 남편은 막내인데도 첨보는 사람들은 막내인지 모릅니다.
    본인이 직접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작은 건설업체),
    사회생활 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시댁형편이 어려워 도움하나도 못받았습니다)
    책임감 강하고 남 도움 없이 일을 해결하려는 사람이죠.
    물론 첨만났을때 호감이 갔고, 만날수록 믿음이 갔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본건 저희 부모님께 잘하겠다는 점하고,
    친구들이 다양하고 친구관계가 원만하다는 거,
    무슨일을 하든 처자식 힘들게 하지는 않겠다 하는 그런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댁식구들도 중요합니다. 우리끼리만 사는거 아니니까..
    모두들 좋은분들입니다.(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에서 남편이 중심을 잘 잡기도 하고요.
    살면서 물론 불만인 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첨에 '나는 저사람 이러저런 점이 좋고 평생을 같이해도 좋겠다'는 확신이 선 결혼이기 때문에 후회되지는 않습니다.
    넘 길어졌네요.
    중요한건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된다는 거죠.
    다른사람들도 그러더라구요. 선봐서 사람 만나는 경우는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하나 세워서 사람 맘에 들고 그 기준에 합당하면 된다고... 맞는말 같아요.
    원글님께서 배우자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시고
    기준을 잡으십시오. 제가 해드릴 말을 그것뿐이네요.

  • 12. asdf
    '04.7.15 1:05 PM (221.141.xxx.73)

    전 중매로 했으니 조건을 많이 봤다고 해야겠지요. 그래도 짧게나마 사귀면서 착하고 성실하고 그런것들을 보고 맘을 결정했다고 봐요. 하지만 맏며느리라는 걸 얕보지않아나 후회가 되요. 저 다시하면 안되겠지만 다시 한다면 정말 맏이는 피하고 싶어요. 겉으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이 보여도 딸만 둘인것도 스트레스요 , 부모 봉양은 당연히 장남이라는 인식도 스트레스입니다. 시댁어른들의 사고까지 알고 시집을 간다는건 불가능하다고봐요. 우린 너무 가족끼리 뭉쳐있길 바라는 스타일이라 버겁습니다. 신랑의 착하고 효자라는 좋았던 모습이 정말 날 힘들게하는 족쇄가 되어버린 셈이죠. 독립된 가정의 주인공 이고 싶습니다.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아 하소연을 한듯하네요. 모든걸 알면 더 어려운것 아닐까 싶은데...
    좋ㅇ은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 13. 겨란
    '04.7.15 1:13 PM (211.119.xxx.119)

    저도 삽십대 초반의 꽃처녑니다.
    전 딱 두개 봅니다. 웃기고, 요리 잘 하는 남자면 됩니다. 딴거 안 봅니다.
    (아 물론 자기 밥벌이는 해야죠, 저 역시 다른 사람한테 나를 평생 먹여살리라고 할 생각은 전혀 없고, 혹시나 내한테 '딸린 식구'가 생긴다 생각하면 어쩐지 모골이 송연해짐)

    근데 전 아마 결혼 못할거 같아요.
    먹고 살만큼 돈 벌지 밥 잘하지 혼자서도 맨날 재미나지 아 결혼을 웨 한단 말입니까 히히히

    님은 왜 결혼하시려고요?
    외로우세요?
    외롭다는 이유로 사람을 사귀지 말라고 세이노 아저씨가 그랬는데 -.-

    잘은 모르지만,
    지금 문제는 님이 머리로는 이것저것 보고 눈에도 그런 것이 빤히 보이는데(30대니까) 가슴으로는 '나는 약게 조건 따져서 시집가려는게 아냐' 하기 때문인거 같은데......

    암튼.
    내가 젤 좋아하는게 뭔지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겠어요??

  • 14. 기혼녀
    '04.7.15 1:26 PM (220.94.xxx.130)

    다 중요해요.

    저는 남편이 저랑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비슷하고 존경할만한 사람이어서 결혼했어요.
    남녀 통틀어 남편만큼 저랑 비슷한 사람 못 봤습니다.
    저희는 잘 싸우지도 않고 웬만하면 서로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근데 저희는 둘다 조건에서 빠지는 부분이 없었어요.
    (너무 재수없나요. ^^; 그것 때문에 싸울 일이 없나 가끔은 생각해서 덧붙여요.)

  • 15. 엉뚱이
    '04.7.15 1:33 PM (221.151.xxx.78)

    오래 전 어느 익게에서 본 글이 생각나는군요. 그 여자분 회사에 킹카가 왔대요. 잘생긴 외모에 큰키, 좋은 학벌에 가문, 재력과 능력, 세련된 매너... 모두들 뿅갔는데, 글쓴분이 간택이 되어서 데이트 신청을 받았답니다. 그리고 연애모드로... 드디어 밤을 같이 보내고 절교했답니다.그 이유가 참... 넘 작아서(키는 크다고 했죠?. 그러니 어디가 작은지는 짐작하실듯...^^)

    하긴 그것도 매우 중요한 조건의 하나겠죠?^^

  • 16. 언니
    '04.7.15 1:49 PM (211.216.xxx.167)

    저희 어머니가 저희 키우실 때 말씀하셨던 것들, 살아보니까 상당히 맘에 와 닿았던 것들, 그래서 여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있다면...

    - 형제 간에 비슷비슷하면 좋다. 저희 어머니 항상 하시던 말씀이 '개천에서 난 용'은 싫더라.. 즉 당사자는 일류대 나오고 대단한 직업 가졌는데 다른 형제들은 너무 처지면 불화가 생길 가능성도 많고 그러면 며느리가 몹시 힘들어진다네요.

    - 성장과정에서 큰 상처나 컴플렉스가 없는 사람이 좋다. 마음 한구석이 병들어 있으면 결국 옆의 사람까지 힘들게 만든대요. 그리고 컴플렉스는 객관적으로 자기가 잘나고 못나고에서만 생기는 건 아니더라구요. 예를 들어 서울법대를 나왔어도 자기 친구들 다 사법고시 붙었는데 자기는 안돼서 직장생활한다.. 이러면 그 컴플렉스 평생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구요. 키가 조막만 해도 자기보다 큰 와이프가 키 가지고 농담해도 허허하는 사람 있는가하면 아내가 좀 높은 구두만 신어도 '저게 남편 알기를...' 이러는 사람도 있구요.

    -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앗 나중에 더 쓸께요

  • 17. 지나가는 아줌마
    '04.7.15 3:26 PM (211.204.xxx.118)

    참, 결혼이란 문제가 어렵긴 어렵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철없던 시절에 눈맞아 3년 연애해서 결혼했는데, 별로 따진것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우연히 시댁도 편안하고, 남편도 가정적이라 별 탈없이 사는 여자입니다만,
    나이 먹어 생각해보면 결혼이라는 메카니즘이란 얼마나 정치적인 것인가...하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흔히, 20대에는 사랑과 조건이라 함이 별개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 그렇지 않거든요?
    어디까지나 어떤 사람을 보고 애정을 갖게 되기 까지는 그 사람이 가진것들에 기인하게 되지요.
    스무살 시절에, 잘 생기고 키큰 사람을 보면 좋아하다가, 30대에 돈 많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 사랑을 따지다가 조건을 따지는 쪽으로 변형된건 아니라는 것이죠.
    결국 인물 따지는 것도 조건이요, 경제력을 따지는 것도 조건이랍니다. 성격이나 환경을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좀 웃기는 비약일수도 있겠지만, 결국 애정이란 것이 결혼의-한 사람과 죽을때까지 같이 살아야 하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가장 중대한 조건이 된다면,
    그 애정이라 함은 사람들이 우선 순위를 매기는 각각의 수많은 조건들의 결합으로 이루어 진다, 이게 제 생각이랍니다.(너무 어렵나? 말로 표현하기 되게 어렵네요. ㅜ.ㅜ)

    제 주변의 커플들의 예를 들어보면, 그래서 결국, 고만고만한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서 잘 살지요.
    A커플 : 남자는 명문대 대졸에, 대기업 사원, 여자는 여상 출신-->만나서 잘 삽니다. 알고보니 여자는 미인이고, 남자는 집에 돈이 너무 없었어요.
    B커플 : 남자는 지방대 출신에 별볼일 없는 중소기업 사원, 여자는 명문대 출신이지만 결혼때까지 백수 생활, 외모도 별볼일 없음-->이 커플도 역시 행복하게 잘 삽디다.
    C커플 : 남자는 좋은 집안에, 좋은 학벌에, 좋은 인물에...모든걸 갖췄더군요. 결혼 역시, 자신 처럼 완벽한 여자를 만나서 잘 삽니다.

    제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냐 하면,
    결국, 조건은 님께서 가진 것에 비례해서 적당히 골라지는 겁니다.
    님의 학벌과 직업, 외모 등이 비례해서 고만고만 비슷하게 만나면 되는거고,
    님께서 스스로 결혼을 통해 팔자 고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하셨듯이, 그런 과장된 욕심만 없다면, 자연스럽게 짝을 만날수 있다는 거죠.

    다만, 님께서 정말 어떤 사람을 만났을때, 정말 간과해서는 안될것은,
    그 사람의 성격, 가치관, 인생관이 님과 얼마나 잘 맞는가 하는 점일 거예요.
    결혼전에 님께 얼마나 잘해주더냐-비싼 선물을 사주고, 밤늦게 데려다 주고, 이벤트를 마련하고...등등-이런건 정말 쓰잘데기 없는거고...
    결혼 후에도 함께 한 곳을 바라보고 인생을 설계할수 있겠다-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또 한가지, 정말 경제력은, 진짜 빚말고는 가진게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면 모르겠지만,
    그 정도 아니라면 경제력있고 시부모 만만치 않은 집보다는 좀 덜 가졌어도 시부모 편안하고 남편 착한 사람이랑 사는게 훨 행복합니다요.

    두서 없이 길이만 길어졌는데...암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요...

  • 18. 읽다보니
    '04.7.15 3:34 PM (192.33.xxx.54)

    위에 언니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네요. 꼭 더 써주세요. ㅎㅎ

    노처녀님, 결혼에 있어서 경제적, 사회적 조건들 중요합니다.
    그것만 보고 결혼해서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못사는 사람도 있지만요.
    당당하게 나는 이런 조건들을 우선으로 고려할거야~ 라고 생각하세요.
    사람이 다 다르잖아요.

  • 19. 헤스티아
    '04.7.15 4:49 PM (211.227.xxx.245)

    겨란님의 생각 : <먹고 살만큼 돈 벌지 밥 잘하지 혼자서도 맨날 재미나지 아 결혼을 웨 한단 말입니까 히히히> 넘 재미있습니다. 맞아요.. 뭔가 허전해야 다른 이를 찾죠....^^

  • 20. 돌아온 언니
    '04.7.15 9:02 PM (211.196.xxx.49)

    갑자기 나갈 일이 생겨서 중간에 끊겼습니다.

    -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눈에 콩깍지 벗겨지고 난 다음에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사는 게 참 포근합니다. 이건 친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구요. 하다못해 만날 약속을 할 때도 쟤네 사무실이 어디니까 그 시간에 지하철이라도 타고 오려면 어디가 낫겠다거나 집이 먼 친구가 밤늦게 버스 한번이면 갈 수 있는 곳이 어딜까 생각하며 장소 정하는 사람 있습니다. 이건 부부간에 서로 해주면 한없는 상승작용을 일으키는데 한쪽이 영 꽉 막혀있으면 대답없는 공허한 메아리에 짜증이 쌓입니다. 아내가 좀 피곤해 보이면 자기도 피곤하지만 '내가 애 데리고 잠깐 놀이터 나갔다 올께, 당신은 좀 쉬어'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일주일 내내 피로가 쌓인 자기 몸 쉴 것 밖에 생각에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편이 저렇게 말하면 아내들은 잠깐 피곤을 쫓고 나서 남편 보양할 거리가 없나 저녁 준비에 부산할텐데 많은 남자들이 그걸 못해 지 복을 지가 차냅니다. ㅋㅋ

    - 경제적인 독립에 대한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저희 어머니가 싫어하는 사윗감 후보 중 하나가 아버지 사업 돕고 있는 부잣집 아들입니다. 아.. 물론 충분히 능력있고 할 일도 있는데 아버지가 부탁해서 함께 일하고 있는 경우 말고요. 올데 갈데 없어 젊은 나이부터 아버지 언덕에 비비고 있는 사람들이요. 아버지가 빌딩이 여기저기 많아 그거 관리하고 사는 아들(관리란 게 결국 월세 받는 거더군요 -_-), 아버지가 가게 하나 내 줘서 그걸로 먹고 사는 집. 시부모님한테 매달 생활비 타 쓰는 며느리... 대충 감이 오시죠?
    걔중 좋은 부모님들도 계시겠으나 많은 분들이, 또 나이드실수록 더욱더 아들,며느리를 돈으로 휘어잡으려고 하신답니다. 경제적 독립이 인격적 독립의 필요조건입니다.

    - 같이 즐기는 게 있거나 앞으로라도 같이 즐기려고 애쓰는 사람이 좋습니다.

    앗 애가... 나중에...

  • 21. 익명임
    '04.7.15 9:18 PM (194.80.xxx.10)

    야...읽다 보니 다들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시는 것 같아 정말 좋아요.
    전 언니가 없어서...뭐든 혼자 결정해야 했었는데요.
    82cook이 제가 결혼하기 전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꼬!
    계속되는 조언들 기대됩니다. 리플 많이 달렸으면 좋겠어요.

  • 22. yorizzang
    '04.7.16 3:10 AM (219.250.xxx.115)

    무지 고민하다 글 올립니다..시집갈 여성분의 고민을 언니들이 조언 하는데..뜬금없는 아저씨가 과연 나서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결혼이란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은 적응하거나 포기하거나..하면서 서로 맞추어 지는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일뿐 전부는 아니더라구요..(개인적으로 마눌님이랑..안맞는 몇가지 항상 고민중입니다) 즉..신랑감을 구할때 선택의 기준을 반대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것이 어떨지요? 즉..님의 성격을 가만히 거울로 바라보세요..어떤것은 절대로~ 절대로 내가 양보 할수 없는것인지..바로 이 양보할수 없는 것을 예비 신랑이 가지고 있다면..곤란하겠지요..
    예를 들면..시부모님 을 모시는 것..뭐..약간의 경제적인 어려움 내가 버티거나 적응할수 있다..조금 유머없고 재미없는 사람이라도 내가 리드하거나 이해 할수 있다..멋진 외모의 신랑덕에 다른 여자들이 조금씩 찝적거리는 것 잘생인 신랑이니깐 이해한다면..등등..
    만일 이해 할수있거나..양보할수 있는것은 넘어가시고..절대 양보가 어렵거나 이해할수 없는것..바로 그것이 무었인지 고민해보세요...그런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심각한 고민을 하셔야지오..예를 들면 모든것은 양보하지만 종교부분은 절대로 신랑이 나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면..바로 이부분을 판단의 조건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남정네의 주절 거림이었습니다...

  • 23. 샤코나
    '04.7.16 9:47 AM (211.216.xxx.167)

    yorizzang님 말씀 참 공감이 가네요. 내가 나랑 살아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_- 남이랑 사는 게 어련하겠어요. 어차피 안 맞는 부분들은 있기 마련인데 내가 어떤 것들에 더 민감한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혼자 커피 마시며 집에서 노닥거리는 거를 좋아해서 남편이 휴일날 아침 늦잠 자는 게 별로 안 거슬리거든요. 그리고 결혼했다고 꼭 둘이 같이 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적어서인지 남편이 주말에 친구 만난다고 하면 저는 애랑 둘이 수영장 가기도 하고 셋이 각자 룰루랄라 놀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좀 활동적인 분들은 휴일에 일찌감치 나서서 근교라도 애 데리고 다녀왔음 하는데 전날밤 술먹고 왔다고 늘어지게 자는 남편이 미워서 부부싸움 하는 분들도 있구요. 또 어떤 남편들은 저같은 아내에 대해서 같이 시간 안보내준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요.
    제가 아는 어떤 부부는 남편은 훌쩍 여행 가는 걸 좋아해서 틈나면 애 둘과 아내 데리고 어디든 가고 싶어 하는데 와이프는 애가 병난다느니 이런 저런 핑계로 집에 있고 싶어해서 부부싸움 자주 하시는 걸 봤어요.
    어떤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별 대꾸가 없이 묵묵한 사람이 짜증난다고 하고 부부간에도 적절한 논쟁을 즐기는가 하며 어떤 사람은 웃으며 얘기해도 자기 말에 말대꾸는 질색이라고 한답니다.
    거창하게 얘기하면 삶에 대한 가치관, 진보/보수에 대한 생각, 종교관 등등에서부터 사소한 일상의 습관까지 '나는 ~는 정말 싫어' 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 24. 샤코나
    '04.7.16 10:06 AM (211.216.xxx.167)

    저 어제 '언니'로 글 썼었어요. 처음에 회사 컴이라 로그인도 안된 상태이기도 했고 나중에 이어 쓰다 보니 그냥 계속 그 이름으로 썼었네요. 사실 이렇게 일반화해서 쓰는 와중에 마음 상하실 분들도 계실까 싶어 좀 걱정을 했어요.
    혹시 글 읽으시는 분들의 남편이, 동생이 제가 말씀드린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면 '그런 상황이라도 안 그런 사람 많이 있는데 일반화해서 말하지 마라'고 화내실 수도 있잖아요.
    제가 이런 경우 저런 경우 말씀드린 것은 혹시 여기에 해당하는 사항이 있을 경우 찬찬히 한 번 더 살펴보시란 뜻에서입니다. 모든 사람, 모든 사정이 다 특수성이 있으니까요. 즉 개천에서 난 용이면 부모나 형제와의 관계는 원만한 지, 부모님이나 형제들이 용의 성공은 전적으로 나의 희생 탓이라며 평생 먹고살 황금알 거위처럼 기대하시는 건 아닌 지 등등을 한 번 더 보시라는 얘기지요.
    글 읽으시는 분은 아무 오해 안하시고 계신데 저 혼자 예민해져서 중언부언했습니다. ^^

    참 그리고 반대로 자기도 상대편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저런 것들에 yes를 받을 수 있는 지 돌아봐야겠지요?

  • 25. 노처녀
    '04.7.16 2:37 PM (221.150.xxx.225)

    원글녑니다...
    첨엔 넘 복잡하기만 했는데, 선배님들 애기를 차근차근 들여다보니 좀 심정이 정리가 되는것 같네요. 넘넘 감사합니다(꾸벅)
    앞으로 곱씹으며 열씨미 살겟습니다..결혼에 골인하는 그날까지...!!

  • 26. yorizzang
    '04.7.16 6:24 PM (211.221.xxx.165)

    이런 수많은 분의 관심과 조언을 참고하시고 선택될 그 신랑이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신혼여행 다녀와서 두분 사진 올리면...인기짱~~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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