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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 되고싶었던 깡*

쮸미 조회수 : 1,036
작성일 : 2004-07-14 23:17:46
아침에 숲속님의 장미 사진에 리플 달다가 문득 생각났는데요..

누구나 다 그러셨겠지만 저도 결혼하기전에는 공주였죠....ㅋㅋ

저녁먹고 TV보다가 엄마가 과일줄까 하면 으응..글쎄 ...복숭아있어?  이러구 앉아서 받아먹고.....
지금도 그렇지만 머리카락 엄청 빠지는데 제손으로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 주워담아본적 없구요..
머리 감고 화장실 수채구멍 막히도록 머리카락이 있어도 더러워서(--!!) 한번 손댄적 없습니다.
회사 다니느라고 혹은 공부하느라고 방 청소 할시간 당연히 없었구요...ㅋㅋ
맛있는 반찬만 골라먹고 입맛 안 맞는건 건들지도 않고........
생선 반찬있으면 살만 골라 먹고 지저분한건 그냥 건들지 않았구요.
(써놓고 보니 공주과 라기보담은 왕*가지네요....참 뉘집 딸인지.....)

목소리는 자그마했고 몸가짐도 조신하게 천천히 움직였고 밥도 무지하게 천천히 먹어댔죠...
욕이라고는 `이놈`소리도 천박하게 느껴져 한번도 안하고 살았드랬습니다....
웃음소리 당연히 호호...손으로 입가리고 고개를 외로 꼬고 ...(그림 그려지시죠?)

지금 결혼 9년차 입니다.
저녁 먹고 어머니께서 과일의 `과`말씀 떨어지기 무섭게 부엌으로 뛰어가며, 어머니.오늘 배 괜찮은데
배 드실래요? 사과도 있어요...주절주절 호호호...하면서 한접시 깎아 대령하고....ㅋㅋ
머리카락 떨어질까봐 일단 묶고 다니고
화장실 더러운 수채구멍 손으로 회애액 저어 머리카락 다 꺼내고...ㅋㅋ
저절로 청소되지 않으니 온 집안 다 청소하고,빨래하고,음식하고,설겆이 하고
맛있는 반찬 남편 , 애들 주고  나는 손 안가는 남은 반찬 먹고
생선 살은 애들 주고 나는 가시 발라 씹어먹고(조기 옆뎅이 가시가 그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음.)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도 다 좋습니다.
힘들게 청소해놓아도 내 살림이니 내가 뿌듯하고
하얗게 빨래해 입혀 내보내면 내 얼굴 생색나는것이니 더 좋고
나는 가시 먹어도 (그거 진짜 맛있어요..ㅎㅎ) 통통한 살점들 내새끼 입에서오물거리니 그것도 좋고...
진짜 다 좋다구요....

문제는 저에요....

이리저리 후다닥거리며 헤집고 다니는 행동거지하며,
온동네 쩌렁거리는 목소리에 흐하하하 하는 호탕한 웃음소리...
밥은 또 왜이리 빨리 먹는지, (맨 나중에 앉아서 제일 먼저 일어나야하므로..)
거기다 애들 혼낼때 육두문자 등장하기 시작한건 이미 오래전이고.....

전 정말 스스로 여왕 혹은 왕비처럼 살고 싶었거든요.
돈으로 해결되는 그런거 말구요..아시죠? 무슨 말인지...

아들 둘한테 시달려도 우아한 엄마들 많던데 전 왜 이모양인지............
일단 우리 애들이 그렇게 얌전한 애들이 아니에요.
전 어렸을때 남의 집 가면 엄마가 가자 할때까지 한자리에서 꼼짝않고 무릎 꿇고 앉았다가 왔는데
얘네들은요....10초에 한번씩  `이야아!!너 가만 안있을래?` `만지면 안되지!!!`해주지 않으면
남의집 살림 다 들쑤시고 다니고요 .. .. 가만히 앉아서 노는법이 없고 일단 뛰고 봐야하구요......ㅎㅎㅎ
애구 말해 뭐합니까, 애들 다 그렇지요....에휴.....
제가 애들 다루는 법을 잘 모르는건지.......
요즘은 애들하고 있다보면 거의 깡*수준으로 사는거 같아요.
육두문자에, 고함에, 다양하게 바뀌는 몽뎅이들 까지...(얼마전에는 청소기 밀다가 그대로 돌진해
청소기 뽑아들고 무협지를 찍기도....흑흑흑...)

아들 둘 키운 우리 이모는 이모부랑 아들 둘 한테 떠받들여져 완전히 여왕마마시던데....
전 저 스스로가 여왕이기를 포기하고 깡*처럼 사는것 같아
반성하고 후회하고 좌절하도 노력도 하는데 여엉  바뀌질 않네요.....후유.........
님들은 우아하게 여왕처럼 사시나요?

혹시 그러시다면 비법 좀 알려주실래요?   ㅋㅋ


IP : 220.90.xxx.1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시마
    '04.7.14 11:28 PM (222.101.xxx.37)

    저는 지금의 쮸미님이 훨씬 인간적이고 정감있게 느껴지는데요.
    근데 아이들 좀 더 커 보세요.
    심심해져서리... 말 좀 시켜 줬음 할 때가 온다니까요.

  • 2. 쮸미
    '04.7.14 11:35 PM (220.90.xxx.18)

    앗! 다시마님. 방금 다시마님의 수려한 외모에 감탄하고 왔는데 이렇게 말씀까지 올려주시니
    영광입니다.
    다시마님은 외모에서부터 왕비마마의 기품이 느껴지는데요......

  • 3. 브라운아이즈
    '04.7.14 11:37 PM (211.227.xxx.246)

    연년생 아들둘 키우다보니..
    저 목에서 피나오겠답니다..
    옆에 사람덜이..
    저두 쮸미님처럼..
    곱게 컸드랬었는데..

  • 4. 건이현이
    '04.7.14 11:42 PM (211.169.xxx.159)

    오늘 제생일 이었거든요.
    어제 저녁 남편이, "선물뭐해줄까? "
    7살4살 아들래미 둘까지 붙어 셋이 제앞에 앉아서 병풍을 치고 물어 대는겁니다.
    " 만약에 해줄수 있으면 ~ 내일 나 돈 백만원주고 셋이 내눈앞에서 24시간마 사라져줘. 되겠냐?"
    우리 큰아들 왈 " 고마 됐~다"(지네 아빠 버젼입니다.)
    쮸미님, 제가 오죽하면 저런 주문을 하겠습니까?
    저는 아이들 머리에 물이라도 주고 싶습니다.ㅠ.ㅜ (혹시 그러면 좀 빨리클까싶어서요)

  • 5. 로렌
    '04.7.14 11:47 PM (211.50.xxx.30)

    전 오히려 애들 키우는 아줌니가 너무 톡톡 털고 아가씨인양 하는거 못봐주겠다는...
    전 지금 *패 같은 아줌니가 편한거같아요 ...그냥 이대로가 편해요 ...ㅋㅋㅋ

  • 6. 쮸미
    '04.7.14 11:47 PM (220.90.xxx.18)

    건이현이님...호호호
    저도 그런 생일선물 한번 달라고 해볼까요?
    너무 웃었어요..

    브라운아이즈님.저도 가끔 목에서 피나오지 싶을때 있답니다..ㅎㅎ

  • 7. 쮸미
    '04.7.14 11:55 PM (220.90.xxx.18)

    로렌님.ㅎㅎㅎㅎ전 그래도 그런 아줌마 한번 되어보고파요..

  • 8. 로렌
    '04.7.15 12:19 AM (211.50.xxx.30)

    그러시면 가끔 연기를 하셔야죵 .....우아~~~하게스리 ....가끔 그럴 필요도 있지용 ...ㅎㅎ

  • 9. 스페셜
    '04.7.15 12:26 AM (211.178.xxx.173)

    어쩜 꼭 제 얘기 같아요? ㅋㅋ

  • 10. 클라라
    '04.7.15 9:03 AM (68.110.xxx.230)

    여왕하셔도 되요. 엘리자베스 1세
    저도 용모가 착각을 일으키는주범이라
    주변사람들이 무척 조용한줄 아는데
    남편과 친정식구와 딱 두명의 친구가 저의 진면목을 알고있습니다
    시댁도 저의 이런 모습을 모르시는것같던데..
    저 깡패입니다 저는 자랄때부터 그래서 ~~~ 죄송
    우리집 아들들 잡는거 아주 쉽더군요.
    뭐 그래도 제 소원은 휴가때는 다들 가버리고 나혼자 집지키고 싶습니다만
    저의 친정부모님들 저키우면서 많이 혼란하셨대요
    생김도 거의 남자스러운데다가 하는것도 그래서

    그런데 20세 정도가되면서 용모가 확바뀌더니
    속은 깡패인데 외모가 아니라~~
    외모에 어울리게 엘리자베스 1세인척 생각도해보고 살아요 ^^

  • 11. 쮸미
    '04.7.15 9:18 AM (220.90.xxx.23)

    킅라라님, 우리 한번 만나죠...!! ㅋㅋ
    스페셜님, 비슷하신 분들이 계셔서 저 위로 받습니다....

  • 12. 로즈가든
    '04.7.15 12:29 PM (220.87.xxx.106)

    목에 피날거 같은 사람 한명 추가입니다.

    전 아들넘 하난데두(큰아들이 하나 더 있군요..남편) 그리 힘듭니다.

    친정엄마 저 사는거 보시구 애하나가 세몫은 하는거 같다고 하십니다.

    어쩌다 엄마랑 전화통화하면 **이 친구들 놀러왔니? 무지 시끄럽다...하십니다,

    혼자 놀면서두 월매나 시끄런지...그러니 제 목이 온전하겠습니껴?

    말을 너무 안들어서 저녁할 힘도 없을 때가 태반입니다.ㅠ.ㅠ

    우아하게사는 법이라....

    울 시누가 쫌 그런과인데요... 제가 지켜본 바로는 일단 남편이 무지 떠받들더만요.

    여지껏 결혼 10년이 넘도록 화장실 청소를 한번도 안해봤답니다.

    시누 비위가 약해서라 합니다...

    반대로 저희 집 남자 이사하는 날 딱 한번 합니다.휴우...

    뭐, 대략 이정도니 다른 건 말할 거 없죠? 저두 결혼 전엔 비위 무지 약했었는데....

    전 딴 방법은 읍구 여왕되구 싶은 날은 걍 자리보전하고 저녁두 안해주구 누워버립니다.

    그럼 라면이라도 특식이라구 하나 끓여 옵디다...

  • 13. 쮸미
    '04.7.15 12:40 PM (220.90.xxx.23)

    로즈가든님.....ㅎㅎㅎㅎㅎㅎㅎ
    맞아요. 저녁때는 서있을 기운도 없을때도 많아요...호호호
    저도 자리보존하고 누워볼까요?ㅋㅋ

  • 14. 로즈가든
    '04.7.15 1:32 PM (220.87.xxx.106)

    쮸미님 !!
    우리처럼 목에 피나올거 같은 여인들(이렇게 쓰고 보니 쫌 무서움) 언제 날잡아서 자리보전하고 들어 눕는 플래시몹 한번 할까여? 뭐 젊은 애들만 그런거 하란 법 읍지요...
    담날 집집마다 여인네들 파업했다고 신문에 나지 않을런지 ㅋㅋㅋ

  • 15. 혀니
    '04.7.15 1:35 PM (219.251.xxx.169)

    님들의 글을 읽으면서..오들오들 떨고 있습니다...
    아직 둘째 어려서리...
    벌써 이번 겨울이 두려워집니다..그려...
    (걷기 시작하면..얼마나 난리칠지...)

  • 16. 철부지
    '04.7.15 5:39 PM (218.50.xxx.213)

    한명 추가요!!!!! 저 딸둘입니다. 그런데도 목청 돋구는 날은 온동네 떠나가는 날이라는.....
    그러고는 챙피해서리 이사가고 싶어져요.
    앞집은 조용하던디.......

  • 17. 헤르미온느
    '04.7.16 10:31 AM (210.92.xxx.74)

    그분 벌써 책 내셨어요~~

  • 18. 쮸미
    '04.7.16 11:06 AM (220.90.xxx.165)

    헤르미온느님.
    그 앞집엄마 저한번 만나야 되겠는데요........ㅎㅎㅎㅎㅎㅎ
    저두 그래야되겠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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